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 도전과 모험을 앞둔 당신에게
김재철 지음 / 콜라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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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창업주 김재철 회장. 수산업계와 금융업계를 아우르는 거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출발점은 바다였습니다. 원양어선의 무급 실습 항해사로 시작했습니다. 매 순간 죽음을 곁에 둔 바다에서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 책은 자화자찬 성공기가 아닙니다.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은 인생철학과 경영 지혜가 담겼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답을 찾아나간 한 사람의 집요한 생존기이자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도전의 선언문입니다.


김재철 회장은 인생의 모든 갈림길에서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고 고백합니다. 일부러 어려운 길만 선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편한 길로 갈 힘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미 경쟁자가 포화 상태인 편한 길보다는 남들이 가지 않는 새로운 영역에서 기회를 찾았던 겁니다. 그 선택은 역설적으로 가장 실용적인 길이었습니다.





김재철 회장은 몸으로 부딪혀 얻은 경험과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서울대 대신 수산대를 선택하고 졸업 후 안정적인 항해사 자격을 포기하고 무급 수습 선원을 자처하며 몸으로 직접 어업 현장을 익히기로 결단합니다. 어업에서는 이론보다 실습, 학위보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그의 첫 번째 인생 원칙을 발견합니다. 기회는 물고기처럼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머뭇거림 없이 포착해야 합니다. 이 판단력은 바다에서 생사의 순간을 수없이 겪으며 단련된 그의 제2의 본능이 되었습니다.


김재철 회장의 두 번째 원동력은 호기심이었습니다. 알고 싶어 하는 수준을 넘어 호기심을 진정한 허기로 표현합니다. 배고픔이 음식을 찾게 하듯 지적 허기는 끊임없이 지식과 경험을 향해 나아가게 했습니다.


그의 호기심은 삶의 방향을 트는 동력이자 위기에서 길을 여는 나침반이었습니다. 호기심은 창의성으로 이어졌고,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조직 운영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산업체가 증권사를 인수하고 무차입 경영을 실현한 배경에는 이처럼 규칙을 의심하고 경계를 넘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융합적 사고가 자리합니다.


독서 철학 또한 호기심과 연결됩니다. 책을 정보를 얻는 도구로만 여기지 않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의 보고로 활용했습니다. 왜 읽는가와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독서의 목적과 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김재철 회장의 세 번째 성공 요인은 열정입니다. 열정을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자신만을 위한 일이 아닌, 조직과 사회를 위한 일에서 진정한 열정이 발현된다는 것입니다.


이 열정은 구체적인 보상 체계로 이어집니다. 동원그룹과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직원들의 성과에 따른 파격적인 보상을 실현했습니다. 직원이 사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그가 말하는 열정의 온도를 유지하는 전략이었습니다. 성과에 대한 인정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통해 조직 전체의 열정을 끌어올린 겁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김재철 회장이 도전만큼이나 포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무모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한계를 인식하고 과감히 물러설 줄 아는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깊이 생각하고 나서도 꼭 해보고 싶은 일이면 도전해야 한다. 하지만 도전에 앞서 '어느 정도 손실이 나면 과감하게 접는다'는 자신과의, 그리고 타인과의 약속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p88)라고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도전과 포기의 균형을 배웁니다. 실패의 한계선을 미리 정하고 그 선을 넘어서면 빠르게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무모한 도전보다 전략적인 철수가 때로는 더 큰 지혜일 수 있습니다.





김재철 회장은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습니다. 원양어업과 수산물 가공으로 시작했지만 물류, 축산, 가정간편식, 2차전지 소재 부품과 증권업까지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다각화 전략은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의 산물이었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다이내믹한 포트폴리오는 어떤 상황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의 체질을 만들어냈습니다. 오늘날 기업들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그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도전의 방식과 대상을 유연하게 변화시켰습니다. 그 결과 90세가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혁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현업 드리머(Dreamer)라고 일컫습니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실행하고 탐구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도전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열정으로 이어진다는 걸 몸소 보여줍니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실행하고 탐구하고 실행하다 보니, 도전이 도전을 낳고 습관이 됐을 뿐이다. 그 습관을 남들은 열정이라고 불렀다." - p23


가슴 뛰는 삶의 비결을 만나는 시간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아흔을 넘긴 고령에도 여전히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김재철 회장의 이야기가 멋집니다. 실패 공포 시대에 꼭 필요한 심리적 백신입니다. 정답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이 책은 자기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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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 브레인 - 우리 안의 극단주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레오르 즈미그로드 지음, 김아림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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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정치-신경과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개척한 레오르 즈미그로드의 <이데올로기 브레인>. 우리 안의 극단주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진보와 보수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표면적 질문을 넘어서 인간의 뇌가 이데올로기적 사고에 빠지는 근본 메커니즘을 탐구합니다.


2015년 ISIS에 가담하기 위해 영국을 떠난 소녀들의 뉴스를 보며 "왜 다른 소녀들이 아닌 바로 그 소녀들이 그랬을까?"라는 질문에서 이 연구가 출발합니다. 이념적 극단주의의 뿌리를 신경과학의 렌즈로 들여다보는 시도가 놀랍습니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부터 2016년 미국 대선 직전에 이르는 격동의 몇 개월 동안 실험을 시작한 덕분에,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의 방법론을 활용해 이데올로기적 사고의 기원과 결과를 연구한 최초의 과학자 중 한 사람이 된 겁니다.


즈미그로드 박사의 연구는 전통주의자부터 급진 진보주의자까지 정치적 스펙트럼을 아우르며 이들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던 정치적 이념에 대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습니다.


이데올로기는 그저 신념 체계가 아닙니다. 저자는 이데올로기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일종의 내러티브로 정의합니다.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제약하는 엄격한 규범을 포함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믿음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 믿음에 사로잡히거나 홀릴 수도 있다. 오늘날에는 강력한 측정 도구를 통해 이데올로기의 경직성이 불러일으킨 결과를 인간의 지각과 인지, 생리, 신경학적 과정에 이르기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인간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이데올로기에 끌린다고 합니다. 첫째, 세상을 일관된 방식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 둘째, 같은 신념을 가진 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갈망입니다. 문제는 이데올로기에 빠져들수록 사고의 경직성이 강화된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이데올로기와 뇌 기능 사이의 놀라운 유사점을 발견했습니다. 뇌는 예측과 의사소통을 통해 작동하는데 이데올로기가 하는 두 가지 핵심 기능과 일치합니다.


이데올로기는 우리 뇌의 불확실성에 대한 혐오와 공동체에 대한 갈망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효율적인 시스템인 셈입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형태로 발현될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흥미로운 실험을 통해 이데올로기적 성향과 인지적 경직성의 관계를 증명합니다. 참가자들에게 카드를 색깔이나 모양 등의 규칙에 따라 분류하도록 한 후, 참가자 모르게 규칙을 변경했습니다.


실험 결과 이데올로기적 사고에 취약한 사람들은 규칙이 바뀌었음에도 이전 규칙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반면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변화를 인식하고 행동을 빠르게 조정했습니다. 이 실험은 카드 게임의 차원을 넘어 극단적 종교나 정치 이념에 사로잡히는 경향과도 연결됩니다.


저자는 1940년대 심리학자 브룬즈비크가 수백 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소개합니다. 아직 정치적 신념을 형성하지 않은 어린 나이에도 일부 아이들은 인지적으로 더 경직된 특성을 보였으며 사회적 편견과 정신적 경직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합니다.


저자의 발견 중 하나는 이데올로기적 경직성과 도파민 조절 기제 사이의 연관성입니다. 특히 COMT라는 유전자의 변이가 도파민 농도를 조절하는 방식이 다른 이들과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데올로기적 성향이 순전히 환경적 요인만이 아닌 생물학적 기반을 가질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독단주의를 야기하는 단일한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합니다. 복잡한 유전적 메커니즘과 환경 요인의 상호작용의 결과입니다.


이데올로기의 영향은 생각에 그치지 않고 몸의 반응으로도 나타납니다.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생리적 반응을 측정한 흥미로운 실험은 물론이고,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공감 능력과 타인의 고통에 대한 민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를 소개합니다.





신경과학 기술의 발달로 정치적 신념이 뇌의 구조와 기능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fMRI 연구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뇌의 활성화 패턴이 다르게 나타남을 보여주었습니다.


신경의 양극화 결과를 통해 비슷한 이념을 가진 사람들의 뇌가 유사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왜 그토록 어려운지를 설명하는 신경과학적 근거가 됩니다.


<이데올로기 브레인>은 사람들이 점점 더 극단적인 이념에 빠져드는 과정을 나선에 비유합니다. 자기강화적인 순환 과정으로 한번 특정 이념에 빠지면 계속해서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팬데믹, 전쟁, 자연재해 등의 스트레스와 공포는 극단화 과정을 가속화합니다. 공포와 불안을 느낄 때 우리 뇌는 기존의 신념에 더욱 강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극단주의가 확산되는 현상을 설명해 줍니다.


저자는 이데올로기적 경직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유연한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흥미롭게도 연구 결과는 좌파 성향의 중도파가 인지적으로 가장 유연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극우와 극좌는 인지적으로 서로 비슷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흑백논리로 바라보는 경향은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 끝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됩니다. 결국 극단적인 이념의 문제가 그 내용보다는 사고의 경직성에 있음을 짚어줍니다.


<이데올로기 브레인>은 이데올로기에 대한 잘못된 신화들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진보 vs. 보수 프레임을 벗어나서 이데올로기가 어째서 인간에게 그렇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가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의 유전적, 환경적 영향이 경직된 사고를 유발할 수 있지만 결정론적인 것이 아닙니다. 저자는 우리가 어떤 이념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음을 역설합니다. 신경과학이 이데올로기적 사고의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를 그 족쇄에서 해방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한 오늘날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정치적 갈등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이데올로기가 단순한 신념 체계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각 지각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념적 갈등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음을 짚어줍니다.


생각하는 방식의 문제임을 일깨우는 <이데올로기 브레인>.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대본에서 벗어나기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검토하고 새로운 정보에 열린 태도를 유지하며 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하는 것, 극단주의의 덫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신경과학과 사회, 심리,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데올로기를 설명하며 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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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충분히 강한 사람입니다 -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600억 자산가 이야기
박지형(크리스)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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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인생이란 참으로 예측불가능한 여정입니다. 매일 일상을 살아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6개월이라는 시한부 판정이 내려진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박지형 저자는 위암 4기 복막 전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나는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 되겠습니다."라는 결의를 다집니다.


에세이 추천 목록에 올려야 할 귀중한 책 <당신은 이미 충분히 강한 사람입니다>는 6개월 시한부 판정 후 10년을 살아낸 600억 자산가의 강렬한 희망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국내 암 환자 200만 명 시대, 특히 말기 암환자들에게 좋은 예후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10년 이상을 살아내며 희망의 증거가 되었습니다.





이 분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 장면은 "죽는다고 했을 때, 나는 슬프지 않고 짜증이 났다"라며 그 순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낸 대목입니다. 절망이나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죽음은 두려움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삶의 중단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짜증'이라는 감정은 신선한 충격을 줍니다. 그는 "누워서 죽지 말고 뛰다가 죽자"라는 자신만의 모토를 세우고,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시작합니다.


박지형 저자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생존 사례입니다. 자신처럼 위암 4기 복막 전이 환자 중 5년 이상 생존한 사례를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뒤졌지만, 샘플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환자들을 직접 찾아다녔지만, 찾으면 찾을수록 희망의 증거보다는 죽음의 증거만 나왔다고 합니다.


"항암을 하면 1년, 하지 않으면 6개월이 예상됩니다."

"100%는 아니죠? 0.1%의 가능성은 있는 거죠?"

"그렇습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0.1%의 가능성이 있었기에 나는 나의 가능성을 100%로 만들었다"라는 말은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암뿐만 아니라 사업, 학업, 인간관계 등 우리 삶의 모든 싸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의지의 표현을 행동으로 실행합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난 후, 웨이크서핑에 빠져들어 시작한 지 2년 정도가 지난 뒤 전국대회에서 우승까지 해버립니다. 질병은 몸을 앓게 했지만, 정신과 의지를 이기지 못한 것입니다.





박지형 저자는 600억 자산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관점에서 돈의 의미는 남다릅니다. 죽기 전에 한 번쯤은 부자로 살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흐름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은 그 돈을 잃는다고 해도 그만큼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그가 존경하는 부자의 절반 이상은 대학병원 로비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적게는 수천만 원부터 많게는 수십억 원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한 겁니다.


이처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부의 의미에 대한 성찰을 끌어냅니다. 저자는 "나는 당신의 1년을 100억에 사고 싶다"라고 말하며, 시간의 가치가 돈보다 훨씬 소중하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람이기에 더 절실하게 느낀 이 깨달음은 삶의 우선순위를 재고하게 만듭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강한 사람입니다>는 물질적 부보다 더 가치 있는 정신적 유산을 남기고자 하는 저자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가치, 특히 타인에게 희망이 되는 삶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했습니다.


병을 앓기 전과 후의 자신의 변화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공감 능력이 부족했던 자기중심적 삶을 살다가 큰 시련을 통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우게 된 저자의 변화는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합니다.


대학병원에 30분만 서 있으면 알게 되는 것이라는 챕터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병원에서 만난 다양한 환자들의 모습을 통해 건강이라는 일반적인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웁니다.


저자가 병마와 싸우며 경험한 삶과 죽음의 경계, 그 속에서 발견한 삶의 소중함을 절실히 전달합니다. 건강할 때는 당연하게 여겼던 하루의 의미가 얼마나 특별하고 귀중한지를 깨닫게 합니다.


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부터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까지 자신의 투병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삶의 지혜를 나눈 <당신인 이미 충분히 강한 사람입니다>.


"아픔은 언제나 슬픔을 데리고 오지만, 인고의 길 위에서 웃으며 살아온 나의 이야기가 '완벽한 가능성'이 아니라 가능성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으면 좋겠다." - p10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가 특별한 예외가 아닌, 모든 사람에게 존재하는 가능성의 증거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그가 10년간의 투병 생활을 기록으로 남긴 이유입니다.


삶과 죽음, 돈과 가치, 자아와 타인에 대한 성찰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10년 이상을 살아낸 실제 경험이 주는 무게감이 남다릅니다.


암 환자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인생의 끝을 마주했던 한 사람이 되돌아본 삶의 가치에 대한 기록이자 희망을 되찾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나게 됩니다.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할 수 있는 선물이 될 책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태도, 물질적 성공보다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는 삶의 방향성은 모든 이들에게 울림을 줍니다. 0.1%의 가능성에서도 기적은 시작됩니다.


#도서협찬

#당신은이미충분히강한사람입니다 #크리스 #박지형 #체인지업북스 #에세이추천 #선물하기좋은책 #암환자 #위로책 #인디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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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지침서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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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유성호 교수는 죽음을 매일 만나는 사람입니다. 3,000건이 넘는 부검을 집도했고, 숱한 현장에서 죽은 자가 말하지 못한 진실을 들어왔습니다. 죽음을 가장 많이 보는 직업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절실하게 삶을 생각합니다.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이후 6년 만에 출간된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는 저자가 일 년에 한 번씩 작성하는 유언을 통해 깨달은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실천적 지침서입니다.


이 책은 삶과 죽음, 애도와 기억, 유언과 유산이라는 인간 존재의 핵심 질문을 다룬 인문사회적 기록입니다. 저자의 시선은 냉철하면서도 따뜻하며, 통계가 아니라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가 주목한 주제 중 하나는 좋은 죽음에 대한 고민입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존엄과 권리 말입니다. 고통을 최소화하고 의미 있는 작별을 할 수 있는 여유, 그것이 바로 좋은 죽음의 핵심임을 일깨웁니다.


첫 번째 노트, 죽음을 배우는 시간 편에서는 죽음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합니다. 죽음은 단순히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라고 합니다.


죽음을 의식하면 삶에 더 겸손해지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된다며 삶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죽음은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존재로 여겨지지만, 죽음에 대한 인식이 더 충실한 삶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우리는 죽음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기에 현재의 삶을 의미 있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현재의 삶에서 그 의미를 찾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좋은 삶'의 끝에는 '좋은 죽음'이 있는 것이 아닐까.





유성호 교수는 좋은 죽음을 위한 준비가 결국 좋은 삶을 만든다는 역설적 진리를 전합니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이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존엄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죽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인의 고통뿐 아니라 남겨진 자의 트라우마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의학자로서 직접 마주한 다양한 죽음의 사례와 함께 현대 사회에서 죽음의 권리와 관련된 윤리적 질문들을 탐구하기도 합니다. 연명의료, 존엄사, 안락사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의학적, 윤리적, 법적 관점에서 균형 있는 시각을 펼쳐 보입니다.


이 책은 법적 유언장을 권유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의 마음을 담은 기록으로서의 유언을 이야기합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용서를 구하는 고백, 남기고 싶은 삶의 가치와 철학. 유언장은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담는 서사입니다. 유언은 죽기 전에 쓰는 글이 아니라, 더 잘 살기 위한 문장입니다.


실제로 유언을 작성하면서 많은 이들이 과거를 돌아보고, 삶을 정리하고, 갈등을 해소하게 됩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삶의 밀도를 높이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죽음을 생각할수록 지금의 삶이 더 소중해집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죽음이 바꿔놓은 삶의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명사들의 유언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유언이 담고 있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분석하며, 자신이 일 년에 한 번씩 작성하는 유언이 어떻게 삶의 방향을 재설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지 보여줍니다.


자신의 부고를 미리 작성해 보거나 장례식을 상상해 보는 등 실천 방법이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초판 한정 부록 더 잘 살기 위한 30일 유언 노트는 그저 노트 기능에 그치지 않고, 나 자신을 완성하는 작업으로서의 질문과 미션이 있어 유용합니다.


처음엔 불편하고 두려울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고 의미를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정기적으로 돌아보고 기록하는 습관은 연령에 상관없이 더 충실한 현재를 살아가는 데 도움 됩니다.


죽음은 가장 확실한 미래입니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기에 그 누구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는 죽음을 관리할 수 있는 삶의 요소로 바라봅니다. 평소에 의료적 결정, 재산 분배, 인간관계 정리 등을 차분히 준비하면 마지막 순간의 혼란과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만이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책입니다. 살아 있는 자를 위한 죽음 수업을 만나보세요. 유언 작성은 끝이 아니라 더 잘 살기 위한 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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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이 사라졌다! 서사원 저학년 동화 2
윤선아 지음, 노아(조히) 그림 / 서사원주니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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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기발한 글자 유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초등 저학년 동화 <ㄴ이 사라졌다!>. 한글의 마법이 참 재밌습니다. 전작 <ㄱ이 사라졌다>에 이어 이번엔 자음 ㄴ이 사라집니다. 어떤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까요?


남자 화장실이 감자 화장실이 되어버립니다. ㄴ을 사라지게 한 마법 때문입니다. 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얼굴까지도 감자로 변해버립니다. 남자화장실에 들어갔던 니글니글 선생님과 필이가 곤경에 처합니다.





니글니글 선생님은 찌글찌글 선생찜이 되어버립니다. 니글니글과 찌글찌글은 발음할 때도 참 재밌잖아요. ㄴ이 사라지면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단어의 변형을 잘 보여줍니다.


선생님이 ㄴ을 발음할 수 없게 되면서 수업은 물론 일상 대화조차 불가능해집니다. 웃음과 동시에 위기감을 느끼게 합니다. ㄴ의 부재로 인해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이 사건으로 깨닫게 됩니다.


자음 하나가 사라지면 단어와 의미가 완전히 변할 수 있다는 것. 자음이 가진 힘이 대단하군요. 한글은 초성, 중성, 종성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표기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자음만 바뀌어도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죠. 동화 <ㄴ이 사라졌다!>는 한글의 특성을 아이들이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게 이야기 속에 녹여냈습니다.





ㄴ이 사라졌다는 것이 단순히 말놀이가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에 더 몰입감이 생깁니다. 그나저나 ㄴ이 왜 사라졌을까요? 누구의 소행일까요?


우리가 매일 무심코 사용하는 언어에서 단 하나의 자음만 빠져도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까요? "네"라고 대답하려 해도 "메"라는 소리만 나오게 된다면 우리의 일상은 얼마나 혼란스러워질까요?


저자는 단순히 웃음을 주는 상황 설정을 넘어서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많은 ㄴ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남자, 누나, 나무, 노래 등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들이 감자, 구나, 가무, 고래 등으로 바뀌는 상황은 언어의 작은 변화가 얼마나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당연하게 여겨온 한글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동화 <ㄴ이 사라졌다!>. 단 하나의 자음 사용이 제한되는 상황이 글자 놀이를 넘어서 창의력과 상상력의 즐거움을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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