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 전 공룡오줌이 빗물로 내려요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5
강경아 글, 안녕달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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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만 환경과학그림책 시리즈 다섯 번째 책 <1억년 전 공룡오줌이 빗물로 내려요>

유치~초등 저학년용으로 알맞은 수준의 빗물 재사용과 관련한 환경이야기.

 

지구의 물은 어딘가에서 새로 생기는 게 아니라 하늘과 땅을 오가며 돌고 도는 물의 순환 원리를 따른다.

그러고 보면 이 돌고 도는 물을 깨끗하게 사용해야 깨끗하게 돌아올 것이라는 뻔한 상식을 우리는 잊고 사는 게 문제다.

 

 

자연이 주는 선물, 빗물.

이 빗물을 옛사람들은 농사를 위한 둠벙이나 저수지, 집집이 빗물 받는 항아리가 있어 그 물로 밥도 짓던 것은 물론 수도관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고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빗물이 생명줄인 만큼 생활에 아낌없이 활용했다.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쏴 나오고 먹는 물도 있는 우리 아이들 세상에서는 언뜻 상상이 되지 않겠지만 말이다.

예전엔 비 맞고 다니는 게 나름 운치 있는 행동이었지만 요즘은 비 한 방울 맞지 않으려고 애쓸 만큼 환경오염으로 인한 빗물 오염문제가 심각하고, 그런 빗물이 땅속에 스며들어 고인 물인 지하수 역시 오염이 될 수밖에 없고, 죄다 아스팔트 도로여서 빗물을 머금지도 못하고 그저 버려지는 수준인 현실은 악순환을 초래한다. 가뭄이 길어져도의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콸콸 나오니 물 부족을 체감하지도 못하고. 그럴수록 이런 책을 접해줘서 물의 소중함을 아이들이 느끼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1억년 전 공룡오줌이 빗물로 내려요> 에서는 빗물을 왜 모아야 하는지, 깨끗하게 모은 빗물이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세차, 도로청소, 스프링클러, 산불 끄기, 공공시설 화장실, 동물원 청소 등 빗물의 활용도가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실제 싱가포르 공항의 중수도 시설은 깨끗하게 모은 빗물로 화장실에 사용하고 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월드컵 경기장 일부에서 빗물받이를 이용해 빗물을 모아 잔디에 물을 주고 있다고 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설거지물, 빨래물도 그냥 버리지 않고 정화처리로 재사용해 공업용, 농업용으로 사용가능한 시설을 갖춘 나라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먹는 먹거리들은 물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단 하루 단수가 되더라도 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으면 돌고 도는 물의 순환원리를 생각해서..  빗물은 굳이 소독약을 타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게끔 우리가 환경보호를 왜 해야하는지에 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이 이어지게 된다.

이 책을 읽고나서 수도박물관 체험활동을 연계하면 더욱 의미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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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수렵도 - 고구려의 얼이 숨 쉬는 벽화 샘터역사동화 2
권타오 지음, 이종균 그림 / 샘터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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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자료를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감칠맛 나게 더해진 초등용 역사동화

<고구려의 얼이 숨 쉬는 벽화 : 꿈꾸는 수렵도>

 

감수성 충만한 그림책이 아닌 어린이동화, 그것도 역사동화를 읽으면서 눈물이 찔끔 났다.

정말 감동 받아서! ^^  샘터역사동화 시리즈는 반드시 계속 연명되어져야 할 책! 

 

 

아이들에겐 낯선 단어들이 많이 나오지만 단어 하나하나가 참 정겹고 구수하다.

암상궂다, 다다귀다다귀(다닥다닥의 본말), 날짱날짱.....

등장인물들 이름도 모모루, 늘미, 믄쇠, 비솜....... 독특하고

고구려 시대와 관련된 단어들인 분묘, 석회장이, 다복솔, 각궁, 돌방무덤 등 낯선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읽는데 무리가 없게끔 설명이 되어있거나 흐름상으로도 충분히 파악이 가능하다.

 

비싼 종이 대신 자작나무 껍질에 그림을 숯으로 그린다거나, 화살로 사슴사냥을 한다거나,

노비와 귀족이라는 신분이 있었다거나, 기마무사 등 고구려인의 삶과 당시 시대상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고,

무엇보다 천손 민족(하늘의 아들)의 다물 정신(단군의 땅을 되찾으려는 불굴의 투지와 주인 의식) 이라는 고구려 정신과 우리 겨레가 처음으로 지어 부른 노래인 <어아가>에 관한 것도 접할 수 있다.

이쁜 문장과 탄탄한 스토리로 자연스럽게 접하는데 잊을래야 잊을수가 없을듯 하다.

 

 

아버지처럼 분묘의 벽화를 그리는 화공이 되고 싶어하는 주인공 모모루는 고구려의 수렵도를 왜 중국식으로 그려야 하는지 못마땅해 한다. 누구보다 고구려 사람다운 벽화를 그리고 싶어한다. 벽화 하나에도 고구려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담아야 하는데 그동안은 중국식 수렵도를 베끼던 솜씨 수준일 뿐이었다.

 

『 "고구려 벽화는 고구려 사람이 그려야 제맛이지......." 』 - p25

 

 

『 "세상에 혼자 우뚝한 것은 없단다. 백두산이 높은건 그 아래 땅이 받쳐 주기 때문이지. 이 이치를 제대로 모르면 반거들충이에 불과한거야" 』 - p45

 

벽화란 분묘의 주인과 함께 천년만년을 살아야 한다.

그런데 그림이 지워지거나 떨어져 나가면 안되니 바탕이 되는 석회부터 다룰 줄 아는게 좋은 화공이라는 것을 아버지는 일깨워준다.

 

이런저런 고충을 겪으며 결국엔

원하는 방식으로 수렵도를 완성시킨 모모루에게 그 자신의 분묘 벽화를 맡겼던 고추가 나리의 "네가 정녕 내가 꿈꾸던 세상을 숭덩 베어 왔구나." 라는 마지막 말은 읽는 이로 하여금 벅찬 감동을 준다. 

 

 

벽화에 대해 그저 외워야 할 하나의 지식으로만 알고 있었던게 정말 미안할 정도로....... 중국의 화풍을 뛰어넘고 천 오백년의 시간을 건너 온 고구려 무용총의 수렵도의 의미, 고구려의 얼이 굽이치는 기상을 이제서야 제대로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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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좌절하고 방황해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이성엽 옮김, 김동수 감수 / 황금부엉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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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접시닦이, 주유소, 주차장 등 하루를 근근이 먹고 사는 무일푼 노동자에서 인력계발회사 CEO로 동기부여와 성공학 분야에서는 스티븐 코비와 쌍벽을 이루는 사람,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터닝포인트를 만날 수 있는 책 <괜찮아, 좌절하고 방황해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항상 자신이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모호한 느낌을 가지고 있던 그는 사하라 종단을 계획하고 실천하며 그의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하게 되었다. 먼 목표를 향해 출발해서 도착했을 때의 즐거움만큼이나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을 즐긴(?) 이야기. 진정한 여행은 이전의 환경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느낌인 동시에 열망과 기대감으로 몸과 마음이 긴장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스펙이 아닌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마음의 힘'은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자신만의 길을 가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날의 한 사건을 단순한 추억이 아닌 지혜로 승화시키고 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그의 친구와 함께 한 사막여행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는 도전, 희망, 목표의 소중함, 실천의 중요성, 삶의 중요성을 엿볼수 있다.

 

그의 여행의 시작은 일을 하며 준비하고 이뤄진다. 영국으로 갈 때도 티켓을 끊어 편하게 가는 것이 아니라 선원일을 하며 간다. 여행자금을 모으는 것에서부터 깨달음을 얻는데 어떤 일이든 새로운 도전은 생각했던 것보다 두 배의 비용이 들고, 세 배의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 특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상품 혹은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에 예외없이 적용되는 진리였다고 한다.

 

『 여행 과정에서 위대한 성공의 돌파구나 행운의 순간은 당신이 포기하려는 단계를 넘어섰을 때 찾아온다. 』

- p57

 

여행의 시작이 느슨한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익숙한 방식들을 벗어던지기 위해 떠났던 첫걸음으로서 중요한 순간이라고 가정했다.

- p59

5일동안 힘들게 자전거를 타고 온 길을 단 8시간만에 운전해 온 사람과의 만남에선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던 그들. 하지만 이걸 가치있는 교환으로 생각전환하는 모습이 대단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경험이 부족한 사람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 결국 계획을 과감히 수정하여 자전거에서 기차로 이동수단을 일시 변경하기도 한다. 단 이틀만에 밴쿠버에서 마드리드로 온 여성과의 만남에서도 그들은 무려 7개월간 화물선, 자동차, 도보, 히치하이킹, 자전거, 기차를 이용해서 먼 길을 왔었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추억과 경험들을 안게 되었다. 대부분의 어려움은 방해하기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 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마음가짐이 고된 여행의 바탕으로 자리잡고 있다.



『 사람들의 단 2%만이 '절박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만이 모든 경쟁을 극복하고 정상까지 올라간다. '지금 당장', '실제 상황' 으로 행동하겠다는 강인한 의지가 있어야만 모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 p91

 

『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미래지향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배웠다. 그들은 모든 것을 '어디에 있었는가?' 관점이 아니라 '어디로 갈 것인가?' 라는 관점에서 생각했다.

- p114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서술한 부분은 극히 적다. 고장과 지체, 기다림, 비용, 더위, 지역인의 생활습관방식 차이 등 모든 것이 인내의 시험의 도가니였던 여행일정 속 시시각각 변하는 심정들의 나열은 어려움을 겪으며 각각의 어려움이 지닌 교훈과 함께 여행의 목적, 여행이 남기는 의미에 관해 추상적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인생의 중요한 교훈들 대부분은 그 일을 되돌아보며 뒤늦게 깨닫는다. 경험은 있지만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쉽다. 중요한 경험을 하고 그 속에 함축된 모든 교훈과 지혜를 끌어내도록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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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 정원일기 - 어느 특별한 수목원의 기록
이영자 지음 / 샘터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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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이지만 정원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곳.

<아침고요수목원>의 5년간의 생생하고 담백한 일상이 담긴,

꽃과 나무가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말을 들려주는 책 <아침고요 정원일기>. 

 

 

겨우내 애쓰고 공들여 피는 꽃의 개화를 진심으로 축복하고

봄눈에 고개 꺾여 버린 튤립을 보며 가슴이 아리고......

사계절마다의 꽃들에 얽힌 에피소드들이

그저 만개한 상태에서 이쁘다 정도만 연발할줄 아는 나에게 또다른 감성을 안겨주었다.

 

농약을 치기 싫어 장미를 포기하고 병충해에 강한 덩쿨장미들만 남겨놓게 된 일화에서는

'꽃의 여왕' 장미를 대신할 각종 여러해살이풀들이 어울려 피운 꽃들의 하모니는 여왕의 아름다움을 능가하고도 남았다 한다. 이를 통해 팀워크를 조화롭게 이룰 줄 아는 사람에 대한 경영의 지혜까지 일깨워준다.

 

평소 꽃에 관해 문외한인 나로서는 꽃 이야기만 나왔다면 사실 지루했을듯.

하지만 저자의 일상과 지혜가 버무려진 글 이야기 하나하나마다 소중하게 들여다보게 해주는 맛이 있었다.

정원을 선물해 준 그런 남편을 둬서, 비록 고생은 했지만 가꿈을 배워나갈수 있게 되어서 부러움도 슬쩍 든다.

 

나의 꽃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향기로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미 내 가슴속에

피어 있기 때문이다

 

- 아침고요수목원 설립자인 남편이 이 책의 저자인 아내에게 바친 시

 

 

이런 멋진 정원이 우리나라에 있다는게 자랑스럽기도 하다.

계절마다 그곳에 가서 꽃과 나무들이 주는 숨이 멎는 아름다움을 맛보고 싶고

저자의 생각이 담겼던 그 장소들, 그 꽃들, 그 나무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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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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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고백>의 작가로 유명한 미나토 가나에의 신간 <모성>

 

10월 20일 오전 6시경, Y현 Y시 Y초 현영주택 정원에 시내 현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17)이 쓰러져 있는 것을 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Y경찰서에서는 여학생이 4층에 있는 자택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사고와 자살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여학생의 담임선생님은 "성실하고 반 학생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아이다. 특별히 고민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으며, 어머니는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기른 딸이 이렇게 되다니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끝으로 입을 닫았다.

 

 

17살 여고생이 자기 집에서 떨어졌다는, 사고로도 자살로도 판명되지 않은 사건의 기사를 서두로 엄마의 고백과 딸의 회상이 교차하며 이야기는 이어진다.

 

'왜 나는 딸을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길러냈는가.'에 관한 엄마의 고백에서는 진심을 담아 칭찬하고 언제나 자신에게 용기를 주며 태양같은 존재로서의 그녀의 엄마와의 추억이 가득하다.  문화센터 회화교실에서 만난 다도로코와 결혼을 하면서 다도로코 집안사람들은 칭찬하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이란걸 깨닫지만 깊은 호수같은 남편의 어두움을 해님같은 자신이 잘 보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게 된다. 하지만 이런 마음도 모두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였는데. 임신을 했을 때는 사랑을 담아, 훌륭한 작품을 완성시키듯 태교하며 엄마의 칭찬을 끊임없이 갈구했고,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성심성의껏 사랑을 주고, 남을 배려하는 아이로 키우며 자신처럼 사랑받는 아이가 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의 말 한마디에도 자신의 소중한 엄마를 슬프게 하는 말을 할 때면 (물론 그녀 혼자만의 생각이다) 역시 딸은 다도로코 피가 흐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의 엄마가 손녀를 향해 '보물'이란 단어를 써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엿볼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아이, 딸의 회상으로 건너가면

아이는 사랑받기 위해 올바로 행동하고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행동읗 하며 외할머니에게 말을 할 때에도 엄마가 바라는 말들만 하게 된다.

외할머니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셨지만 엄마는 '네가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식의 사랑 정도로만 느낄 뿐이다.

자신의 존재는 엄마가 그린 행복이라는 그림의 일부분 소도구일 뿐.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어하는 것은,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 한 걸까. 

- p48

 

그러다 산사태로 집이 무너져 그녀의 엄마와 아이가 장롱에 깔려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설상가상 집에 불까지 나버린 사건.

한 사람밖에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기를 낳아준 이를 구하는가, 자기가 낳은 이를 구하는가......

그녀가 순간 먼저 손을 내뻗어 구하려던 쪽은 아이가 아닌 엄마였다.

하지만 '부모라면 자식을 구해야지. 아이를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길러라.'는 엄마의 마지막 유언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가족의 관계가 이어진다.

 

『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대체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

- p222

 

어떻게하면 엄마가 나의 존재를 받아줄까.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늘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의 목소리는 엄마에게는 닿지 않는다. 그러다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를 깨닫는데...

사건의 진실은 도대체 무엇인지..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


 

 

 

 

모성의 사전적 의미는 여성이 자기가 낳은 자식을 보살피며 키워내려고 하는 어머니로서의 본능적인 성질이다.

하지만 <모성>의 나... 그녀에게 있어서 '어머니'라는 단어는 사랑하는 엄마 한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는냥 정작 자신의 아이에게는 어머니로 불리고 싶지는 않아 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사고로 엄마를 잃은 후, 딸에게는 있고 자신에게는 없는 엄마라는 존재.

그들은 각자 사랑을 갈구하고 있던 것이다.

 

 

 

 

'모성은 본능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엄마와 딸의 고통스러운 내면의 회상과 고백의 여정을 내밀한 아픔을 도려내듯 콕콕 찌르기도 하면서 조곤조곤하게 들려주며 그들의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손을 놓지 못하게 한 미나토 가나에의 <모성>.

모성은 인간이라면 타고나는 성질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화두는 대다수의 사람이 처음부터 타고나는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모성애가 없다고 지탄받으면 그 엄마는 인격을 부정당하는 착각에 빠져, 자기는 그런 불완전한 인간이 아니며 틀림없이 모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왠지 들키고 싶지 않은 내면의 깊은 곳을 들춰내는 불편함이 있을 정도로 엄마의 입장에도 공감을 하게 되는 모습이 나에게서도 느껴졌다. 이 작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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