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해 줄래?
하미라 지음 / 좋은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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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누군가 괜찮냐고 물으면 반사적으로 괜찮다고 답하는 우리들. 하지만 실상은 감정적 피로감에 찌들어 있진 않은가요?


괜찮은 척에 지친 당신에게 필요한, 감정의 언어를 되찾아 주는 따뜻한 에세이 『괜찮다고 말해 줄래?』.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괜찮지 않은 순간을 지나면서도, 마치 훈련된 배우처럼 괜찮은 척을 해내곤 합니다.


​22년차 방송작가이자 감정치유 에세이스트인 효담 하미라 작가는 그 억눌린 감정의 회로를 풀어내며 무너짐, 가면, 울림, 직면, 비교, 틈, 허용, 연결, 회복 그리고 믿음에 이르는 내면의 여행을 보여 줍니다.





감정의 첫 균열, 무너짐.  왜 나만 아플까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열며, 처음으로 자신이 무너진 순간을 담담히 고백합니다. 일상의 작은 상처가 쌓이고 쌓여 결국 마음의 저수지가 텅 비어 버린 순간을 묘사하며 감정이 말라 버린 날을 들려줍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공감을 느끼는 지점이 참 많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능숙하게 괜찮은 척을 해왔는지 일깨워 줍니다. 저자는 방송작가로서 누구보다 감정을 잘 표현할 줄 알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은 아무렇지 않은 척으로만 꾸며 왔다고 합니다.


빛나는 척, 웃는 척, 당당한 척. 하지만 그 척들 뒤에서 점점 더 고립되고 있었다는 고백이 와닿습니다. 다양한 인간관계 심지어 가족 앞에서도 늘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이들이라면 그동안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괜찮은 척의 피로감을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숨겨 두었던 감정이 불시에 울림을 만들어내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자는 문득, 스치듯, 꿈틀이라는 단어들로 그런 찰나를 표현합니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노래 한 소절에 다시 그때로 돌아가 있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감정은 억눌린다고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우리를 흔듭니다. 이 울림의 경험은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이어집니다.





저자의 전환점은 직면의 장입니다. 처음으로 자신이 느끼는 불안, 공허, 분노를 정직하게 불러냅니다. 자기 인식을 피하거나 미루던 사람이 각성을 하는 시점입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무너져도 돼, 울어도 돼. 이 문장들은 짧지만 힘이 있습니다. 직면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자기 회복의 출발선입니다. 지금 이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치유가 시작됩니다.


변화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보여 주기도 합니다. 아주 작은 용기나 미소 하나 같은 사소한 경험이 닫힌 마음의 문틈을 열어젖힙니다. 저자는 우연히 들은 노래 한 곡이 무너진 자신에게 숨통을 트이게 했던 순간을 기록하며, 그 미세한 틈이 얼마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는지 보여줍니다.


회복은 특별한 사건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자가 말하듯 평범한 하루가 가장 큰 회복의 증거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커피를 내리고, 익숙한 길을 걷는 것. 그 사소한 일상이 가능해졌을 때, 감정은 비로소 다시 살아납니다. 억지 긍정이 아니라 실제 회복의 과정을 현실적으로 보여 줍니다.


저자는 나를 믿기로 했다는 다짐으로 글을 맺습니다. 자기 확신과 자기 돌봄은 결국 동일한 지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믿음은 타인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눈물겨운 위로보다는 담백하게, 다정한 철학을 전하는 하미라 작가의 『괜찮다고 말해 줄래?』. 감정의 가면을 벗고, 무너짐에서 회복으로 가는 여정을 함께 걸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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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 - 프로 디자이너에게 묻고 싶은 디자인이라는 일
Ingectar-e 지음, 이소담 옮김 / 모스그린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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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프로디자이너들이 보는 책이라 생각해서 어렵게 생각했다가, 좌르륵 넘겨본 순간 단숨에 빠져들었습니다. 폰트와 색을 조합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하게 되는 고민거리를 모두 다루고 있는 책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 디자인 입문자는 물론이고 현직 디자이너에게도 정체성을 점검하고, 실무에서 길을 잃었을 때 나침반처럼 펼쳐볼 수 있는 책입니다.


브랜딩, 그래픽, 웹 디자인을 아우르는 디자인 사무소 ingectar-e가 집필한 이 책은 스튜디오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는 고민을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디자이너의 사고방식과 일의 흐름을 친근하면서도 전문적으로 풀어낸 안내서입니다.





예쁜 포트폴리오를 위한 장식용에 가까운 책이 아닙니다. 디자이너들의 진짜 속마음과 현실적 고민을 제대로 이해한 실무진이 쓴 진짜 가이드북입니다. 마치 선배 디자이너가 신입에게 속삭이는 절대 학교에서 안 가르쳐 주는 현실 조언과도 같습니다.


목차를 훑는 순간, 그동안 질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그냥 흘려보냈던 주제, 늘 피상적인 답변만 접했던 부분들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이 책이라면 그런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밀려왔습니다.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은 클라이언트, 레이아웃, 폰트, 배색, 인쇄, 학습 & 마음가짐에 관한 주제를 다룹니다.


개인의 창의적 산출물을 넘어 디자인은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속에서 구체화됩니다. 제작을 의뢰받았을 때 클라이언트는 '더 세련되게, 더 고급스럽게, 더 임팩트 있게'라는 추상적이면서도 모호한 표현을 씁니다. 이때 디자이너는 그 표현이 지시하는 맥락을 탐구해야 합니다.


의뢰인의 언어를 시각적 언어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는 번역가가 됩니다. 클라이언트의 욕망과 시장의 맥락을 해석하는 일이 곧 디자인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저자는 클라이언트와의 첫 미팅 준비 사항에서 견적 산출 방법, 원만하게 조율하는 팁 등을 소개합니다.


갈등 상황에서의 태도에 대한 조언도 도움 됩니다. 무리한 요구를 받을 때 거절 대신 조건을 조율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처럼, 디자인은 결국 협업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상세페이지를 만들 때나 학교 신문을 만들 때 레이아웃의 중요성을 실감한 경험이 있습니다. 레이아웃은 디자인의 골격이자 무대 위 무대감독 같은 역할을 합니다. 레이아웃을 단순한 틀로만 취급할 수 있는데, 레이아웃은 내용의 논리와 시선의 흐름을 동시에 통제하는 장치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화면의 균형은 단지 눈에 보이는 정렬의 문제가 아니라, 독자가 느끼는 리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레이아웃의 미묘한 힘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폰트는 메시지의 정서를 형성하는 얼굴입니다. 폰트 선택은 말투를 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같은 문장도 고딕체로 쓰이면 현대적이며 또렷한 인상 톤이 되고, 명조체로 쓰면 품위 있고 신중한 울림이 됩니다.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에서는 폰트의 종류를 나열하기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지를 풀어냅니다. 서체 선택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단계이지만, 사실은 전체 디자인의 감도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ingectar-e 디자인사무소는 색채와 배색 관련 서적을 다수 집필한 만큼, 배색 파트의 설명도 세밀합니다. 색은 즉각적인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언어입니다. 색채를 다룰 때 가장 흔한 실수로 좋아하는 색을 무작정 쓰는 것 아닐까요?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맥락에 맞는 배색을 찾는 과정입니다. 저자는 색 고르기는 클라이언트의 의향과 정보, 분석이 받쳐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게다가 '요즘 느낌'을 잘 포착할 수 있는 팁까지, 색을 잘 다루는 것은 결국 맥락을 읽는 감각임을 보여줍니다.


디자인이 디지털 화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 세계와 맞닿는 순간은 인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에서는 제작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들을 다룹니다. 인쇄소와의 소통 방식, 색이 화면과 다르게 표현되는 이유, 종이 질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 사례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됩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이너의 학습법과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도 와닿았습니다. 매일의 학습이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관찰력과 사고방식을 훈련하는 과정임을 일깨웁니다.


디자인 책 고르는 법, 번아웃에 빠졌을 때의 대처법, 동기부여를 되살리는 방법, 장기적으로 경력을 유지하기 위한 태도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집니다. 멘토의 따뜻한 상담처럼 읽힙니다.


클라이언트와의 소통부터 인쇄 등 실무 프로세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6개 영역에 걸쳐 100가지 질문과 답변을 체계화한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어도 됩니다.


디자인의 주관적 특성상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식의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기 쉬운데, 이 책은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짚어주고 있어 도움 됩니다. 이론서가 주는 지적 만족감과 매뉴얼이 주는 실용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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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윤리 - 인간의 도리를 지키려는 우리의 선한 본성에 대하여
이권우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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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30년 넘게 도서평론가로 활동하며 고전부터 현대 철학·과학·역사까지 넘나드는 글쓰기를 이어오는 이권우 저자가 맹자를 소환합니다.


『최소한의 윤리』는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위기들 - 불평등·전쟁·기후 위기 속에서 도덕적 합의를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지 묻습니다. 그런데 맹자를 불러낸 까닭은 무엇일까요? 두려움의 시대를 건너는 방법은 이익과 욕망을 좇는 계산 대신 최소한의 인륜과 관계성을 지켜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윤리』는 2300년 전 맹자의 목소리를 빌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실존적 질문에 답합니다. 이익과 욕망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최후의 보루, 바로 인의(仁義, 사랑과 의로움)의 정신을 재발견하는 여정입니다.





맹자와 양혜왕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위기에 몰린 양혜왕이 내 나라를 이롭게 할 방안이 무엇이냐고 묻자, 맹자는 "왕께선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라고 답합니다. 양혜왕이 어떻게 선량한 의도에서 시작해 결국 빌런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왕이 내 나라를 어떻게 이롭게 할까 고민하면 대부(지배층)는 내 가문을 어떻게 이롭게 할지 고민하고, 서민 역시 자기 한 몸을 이롭게 할 방안을 찾게 마련이다"라는 맹자의 통찰을 현대 신자유주의 경쟁 체제와 연결해 해석하는 대목이 빛납니다.


국민을 위한다, 회사를 위한다는 말이 사실은 내 권력을 위한다는 변주에 불과할 때, 우리는 양혜왕과 다르지 않게 됩니다. 결국 빌런이란 영웅을 흉내 내지만 욕망에 매몰된 얼굴입니다.


맹자는 이익의 정치가 세상을 파국으로 몰아간다고 보았습니다. GDP 성장률을 내세우며 사회적 불평등을 방치하는 정치, 기후 위기를 알면서도 탄소세를 회피하는 정치처럼 말입니다. 반대로 덕의 정치는 관계와 신뢰를 기반으로 합니다. 저자는 이를 공멸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정치적 상상력이라 부릅니다.


맹자가 제시한 대안은 인의(仁義). 부모를 사랑하고 타인의 처지를 헤아리는 마음, 부정의에 맞서는 용기입니다. 저자는 이를 관계의 윤리로 해석합니다. 온라인 혐오 댓글을 멈추게 하고, 기후 위기의 현장에서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게 하는 힘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한 욕망을 부추기는 존재론의 시대를 끝장내고, 관계론의 세상을 다시 열어야 한다는 데 있다."라며 관계론의 세상이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라 역설합니다.


저자는 맹자를 지성사 최초의 진화 철학자라 부르며 고대의 사유를 지금 여기로 소환합니다.맹자는 인간의 본성을 선하다고 믿었습니다. 아이가 우물에 빠질 때 누구나 본능적으로 구하려 한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맹자의 성선설은 현대 진화학자 프란스 드 발과 장대익 교수의 공감 본능 연구와도 연결됩니다. 뇌 속 거울뉴런의 작동이 바로 맹자의 성선설을 뒷받침한다는 겁니다.


맹자는 인간의 차별성을 사단(四端)에서 찾았습니다.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으로 인간이 짐승과 다를 수 있는 네 가지를 뜻합니다. 저자는 이를 네 가지 윤리적 본능으로 번역합니다. 오늘날에는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도덕 직관과도 연결됩니다.


트위터에서 혐오 발언을 보고 불편해지는 마음은 ‘수오지심’이고,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습관은 ‘사양지심’입니다. 맹자의 언어와 우리의 일상이 이처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윤리는 더 이상 고리타분한 옛말이 아닙니다.


센스있는 소제목을 보며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독재하는 ‘또라이’는 갈아치울 수 있다."라며 맹자는 폭정을 일삼는 왕을 폐위시켜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현대 정치와 제대로 겹쳐지지요.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법과 제도를 무력화하고 민주주의를 장식품으로 만든다면, 시민은 맹자의 말처럼 갈아치울 권리를 지닌다는 것입니다.


맹자가 강조한 인륜은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는 철학입니다. 저자는 이를 오늘날 네트워크 사회와 연결합니다. 무한 경쟁 속에서 고립된 개인은 결국 존재 기반을 상실합니다. 반면 관계성에 뿌리를 둔 윤리는 인간을 인간답게 유지하는 최소 조건입니다.





맹자는 중용을 삶의 도리로 삼았습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칼날 위를 걷기보다 어려운 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극단적 진영 논리를 넘어 중용을 실천하는 길은 그래서 더 절실하지만, 동시에 가장 실현하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거대한 이념이나 정치적 구호 대신, 일상에서 인의를 실천하는 삶. 『최소한의 윤리』는 이를 두고 희망의 대열에 끼어 살고 싶은 사람의 태도라 표현합니다. 거창하지 않지만 윤리는 결국 삶의 습관과 태도에서 구현된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고전 읽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최소한의 윤리』. 맹자의 언어를 21세기 담론과 연결하며 치밀한 독서와 현실 인식에 바탕한 진정한 고전 해석입니다.


맹자가 2300년 전 전국시대의 위기를 마주하며 제시한 인의의 정신이, 공멸의 위기에 놓인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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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만 알면 되는 경제학 만화 - 뉴스가 어렵고 숫자에 약해도
김상현 지음 / 빅피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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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주식 차트만 봐도 현기증? 뉴스 속 경제용어는 외계어 같나요?


김상현 교수의 『이 정도만 알면 되는 경제학 만화』는 경제 알못도 웃으며 배울 수 있는 쓸모 있는 경제학 입문서입니다.


✔️ 복수, 퇴사, 잔소리까지 경제학?

✔️ 집값·주식·K팝 성공까지 경제 원리로 풀어낸다!

✔️ 숫자 대신 만화와 이야기로 술술 읽히는 책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가짜뉴스를 다룬 대목입니다. 신문의 정치적 편향은 언론의 소유주보다는 독자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합니다.


대중문화 속에서도 경제학의 원리를 찾아냅니다. K팝 스타의 성공은 단순한 개인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네트워크 효과라는 경제 원리로 설명됩니다.


시장이 커질수록 소수에게 집중되는 현상, 즉 소수의 아이돌 그룹만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SNS 인플루언서 현상은 부익부 빈익빈 구조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유명한 사람이 더 쉽게 팔로워를 늘리는 이유는 경제학적 불균형과 같은 맥락으로 설명됩니다. 단순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치부했던 현상이 구조적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가짜뉴스가 그저 공급자의 문제만이 아니라, 수요자들이 원하는 뉴스를 선택하는 결과라는 사실도 일깨워 줍니다. 시장 논리 속에서 진실이 아니라 믿고 싶은 이야기가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오늘날 정치 양극화와 정보 왜곡 문제를 바라보는 중요한 통찰로 이어집니다.


경제학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일상 속 경제학, 가볍게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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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김홍일 지음 / 좋은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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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가족의 마지막 선물이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되어 상속 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상속 전문 변호사 김홍일의 『상속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대법원 판례와 풍부한 현장 경험을 결합해 복잡한 상속 분쟁의 역학을 법리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사건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가를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상속이 재산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관계와 삶의 무게가 복합적으로 얽힌 서사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유류분 문제는 상속 분쟁의 가장 빈번한 쟁점입니다. 부담부증여의 경우 유류분액 산정 문제나 공동상속인에게 상속개시 10년 이전에 증여한 재산도 유류분 반환 청구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같은 항목을 보면 형제들끼리 또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감정싸움으로 현실화되는 갈등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부모가 생전에 장남에게 아파트를 증여했다면, 막내 입장에서는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법은 이런 상황에서 일정한 유류분을 보장해 균형을 맞추려 하지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저자는 판례를 인용하며 유류분 반환은 원물 반환이 원칙이지만 불가능할 경우 가액 반환으로 대체된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이 지점에서 상속 분쟁은 단순한 계산 문제가 아니라 감정과 법리의 충돌로 이어집니다.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연락되지 않을 경우의 재산분할 방법은 저희 외조부 상속 문제에서 겪었던 상황이라 더욱 와닿습니다. 수십 년 전 이민 간 이모네가 연락이 닿지 않아 한참 곤란했던 상황이 벌어졌거든요. 이 경우 번거롭긴 하지만 그래도 법은 특별대리인 선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해뒀습니다.


해결법을 미리 알았더라면 당시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진행을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 기본적인 내용은 알아두는 게 실제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겠더라고요.





부모 입장에서 자식에게까지 빚을 물려주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빚이 많은 부모의 재산을 그대로 상속받는 상황이 생긴다면 이 또한 방법이 있습니다.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통해 방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상속포기를 해도 보험금이나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는지 같은 질문을 통해 제도가 가진 복잡한 함정을 친절히 설명합니다. 결국 상속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몰라서 당하지 않는 것임을 일깨워 줍니다.


요즘은 다양한 가족 모델이 있습니다. 사실혼, 재혼가정, 그리고 구하라법까지 지금 한국 사회 가족의 변화에 맞춰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한 판례들이 소개됩니다. 상속재산분할 시 기여분에 대한 항목도 흥미롭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여분 기준이 꽤 높더라고요.


상속에서 자주 간과되는 부분인 유언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자필로 메모를 남기거나 말로만 의사를 표현하지만,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유언의 요건과 판례를 통해 단순히 재산의 분배가 아니라 남은 가족에게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로서의 무게를 강조합니다.


준비 없는 상속은 유산이 아니라 전쟁의 시작이 됩니다. 법적 지식의 부족은 경제적, 감정적 손실로 이어집니다. 상속 분쟁의 민낯을 파헤친  『상속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를 통해 분쟁을 예방하고 가족 관계를 보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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