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
윤설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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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혼자 자라는 시간이 많았던 윤설 작가는 세상이 차갑고 인생은 혼자 견뎌야 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문득 돌아본 삶의 순간순간마다 조용히 등을 토닥여주던 말 한마디, 그 다정한 언어가 있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고백합니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 언어를 통해 마음을 다칩니다. 필요한 말도, 듣기 좋은 말도 서로를 향한 애정 없이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진심과 배려가 없으면 말은 칼날이 됩니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예쁜 말들을 모은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 각박한 사회에서 더욱 소중해진 언어의 힘에 주목합니다.


"결국 마음에 닿는 건 ‘필요한 말’이 아니라, ‘필요하면서도 듣기 좋은 말’이다. 그런 말엔 회복력이 있다."- p6





윤설 작가의 문장의 근간에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깔려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서로를 구원하고 지탱하는지 그리고 그 연결의 핵심에 '말'이 어떻게 자리하는지 일깨웁니다.


관계란 결국 서로에게 남기는 온기와 같다고 말합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나서 남는 것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전해준 온도입니다. 그리고 그 온도는 대개 말에서 가장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잘 맞는 관계보다 잘 맞추어 가는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우리는 흔히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의 관계를 좋은 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관계의 가치는 처음부터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조금씩 맞춰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일깨웁니다.


다른 점이 많을수록 배울 점도 많다며 차이를 통해 성장하는 관계의 가치를 짚어줍니다. 나와 완전히 같은 사람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뿐이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배울 수 있습니다.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에서는 관계의 본질, 말의 힘, 상처와 치유, 언어를 통한 성장을 풀어냅니다. 작가의 글에서 무심코 지나쳐온 관계의 관성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윤설 작가는 내버려두면 시드는 게 바로 관계라면서,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배려는 결국 말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예쁜 말은 그래서 ‘관계의 물’인 셈입니다. 말라가는 관계를 다시 피어나게 만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양분이 됩니다.


다툼, 갈등 속에서도 예쁜 말을 놓지 않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솔직함을 미덕처럼 포장하지만 그것이 상대의 마음을 어떻게 찌를 수 있는지를 경고합니다. 말의 온도를 읽고, 감정을 조율하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예쁜 말의 조건입니다.


무엇보다 말버릇이 곧 나의 브랜드라는 정의가 인상 깊었습니다. 자신의 말투와 언어 습관을 점검해야 하는 겁니다. 관계를 지키는 말에는 온도가 있습니다. 그 온도는 결국 나의 품격이 됩니다.


관계는 모든 것이 순탄할 때가 아니라 어려움과 슬픔을 함께 마주할 때 진짜 시작됩니다. 관계의 가장 어두운 시기인 슬픔과 이별의 시기를 통과하는 언어의 힘을 이야기하며 진성성의 가치를 일깨웁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굳이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에 너무 많은 마음을 쏟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집니다. 사람은 저마다 마음의 총량이 있다고 말이죠. 착한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에게 인색하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뼈아픈 자각을 안깁니다.





관계의 깊이를 결정짓는 언어의 태도를 이야기할 때는 윤설 작가의 언어 감각이 더욱 섬세하게 빛납니다. 글 쓰듯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과정을 들려주면서 말의 공력(功力)이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음을 짚어줍니다.


"글 쓰듯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말을 꺼내기 전에 수많은 단어를 떠올린다. 어떤 단어는 조금 날카롭고 어떤 단어는 너무 강렬해 보인다. 나열하고 보면 나쁘게 들릴 만한 문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걸 없앤다. 대신 부드럽고 상냥한 단어로 채워 넣는다." - p93


작가가 정의하는 예쁜 말이란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되, 그것을 듣기 좋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런 말에는 회복력이 있어 무너진 관계를 다시 세우고, 때로는 인생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SNS로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깊은 대화는 나누지 않는 현대인의 소통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로까지 확장시켜 언어가 가진 본래의 온도를 되찾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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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운영하기 - 돈 한 푼 안 들이고 매출이 터지는
서미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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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이 대세가 된 시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스마트스토어를 운영 중이지만 매출이 오르지 않아 막막한 초보 판매자, 상품에는 자신 있지만 내 스토어에 꼭 맞는 실행 전략을 찾지 못해 고민인 운영자, 스토어를 개설했지만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는 사람, 네이버 스토어 성장 전략을 제대로 적용하고 싶은 셀러, 광고비를 쓰지 않고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마케팅 해법이 궁금한 판매자인가요?





네이버 비즈니스 스쿨 대표 강사 서미진 저자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운영하기>로 고민을 해결해 보세요. 이 책은 스마트스토어 단순 기능 설명서가 아니라 실제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적 운영 지침서입니다.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했지만 매출이 정체되어 고민하는 판매자들에게 해결책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스토어를 성장시킬 수 있는 노하우를 담고 있습니다.


새로 생성되는 키워드와 트렌드에 맞춰 변경되는 카테고리 시스템. 키워드별 노출 카테고리를 확인해 보라는 조언을 읽자마자 저도 처음 등록할 때 이후 손대지 않고 방치한 것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이처럼 기본 사항인데도 놓치는 것들을 짚어주고 있어 유용했습니다.


무엇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라는 플랫폼의 업그레이드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 체크할 수도 있습니다. 수년 전 만들어두고 그럭저럭 흉내만 내고 있는 스토어의 경우 그사이 새로 생긴 사항들을 놓치는 경우가 흔합니다.


스마트스토어의 첫걸음은 검색 노출입니다. 상품을 등록했는데도 주문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내 스토어의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차근차근 따라 해봐야 합니다. 네이버의 검색 로직을 이해하고 적합한 키워드를 사용하여 상품 정보를 입력해야 합니다. 그룹상품등록을 통해 인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도 소개됩니다.


고객이 스토어를 재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매출 증대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스토어의 인테리어를 점검하고 프로모션 이미지와 공지사항, 자유배너, 쇼핑 스토리 등을 활용하여 고객에게 어필하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스마트플레이스, 쇼핑라이브 등 네이버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각 기능의 사용법, 판매상품 수가 많은 경우 또는 판매상품 수가 적은 경우 등 판매자 상황에 맞는 맞춤 전략까지 즉시 실행 가능한 방법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 애널리틱스를 활용하여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마케팅 전략 수립에 필요합니다. 실시간 분석, 유입 분석, 페이지 분석, 방문 분석, 사용자 분석 등을 통해 고객의 행동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숫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개선점을 찾을지 잘 보여줍니다.


목표 키워드와 네이버쇼핑 상품 수를 비교 분석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자동완성 키워드, 네이버쇼핑 키워드 추천, 함께 찾는 쇼핑 키워드 등을 활용하여 키워드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상품 수가 많다고 해서 유입자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커머스솔루션마켓, 구독 서비스, 스마트플레이스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유입 경로를 확대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최근 네이버스토어에서 주문한 상품들이 N배송으로 제법 빠르게 오더라고요. 이 책에서도 스마트스토어만 진행할 수 있는 광고인 N+상품광고, 쇼핑소식 광고, 브랜드 스토어 운영 등을 통해 광고가 처음인 사람도 비용 대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컨설팅과 강의 현장에서 자주 받은 질문들을 정리해 상품ID 재사용의 의미, 무검수 대상(화이트리스트)의 개념, 브랜드 권한 신청 시 주의사항 등 초보 판매자들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내용들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줍니다.


광고비를 쓰기 전에 내 스토어를 탄탄하게 만드는 방법부터 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선점 도출,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유입 경로 확대까지 종합적인 전략이 돋보입니다. 최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출시, 2025년 6월부터 변경되는 판매 수수료 등 따끈따끈한 최신 정보도 다루고 있습니다.


운영력을 키우고 싶다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운영하기>로 도움받아보세요. 기능 설명에 그치지 않고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 실무 전략을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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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위한 침묵 수업 -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침묵의 뇌과학
미셸 르 방 키앵 지음, 이세진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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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과 강단을 오가며 매일을 분주하게 살아가던 신경과학자 미셸 르 방 키앵. 그는 일이라는 이름의 중독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연구, 강의, 프로젝트로 하루하루를 채워 넣던 그는 어느 날 안면 마비 진단을 받습니다.


의사의 처방은 아무 일도 하지 말 것. 그렇게 시작된 한 달간의 강제적 침묵은 오히려 몸과 마음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뇌를 위한 침묵 수업>은 경험과 과학적 탐구가 결합된 결과물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소음과 행동 중독이 뇌에 어떤 손상을 주는지, 회복을 위해 어떤 형태의 침묵이 필요한지 파헤칩니다.


저자는 침묵을 단순히 소리를 제거하는 상태로 보지 않습니다. 8가지 침묵을 해부합니다. 신체의 침묵, 감각의 침묵, 정서의 침묵, 의지의 침묵, 기억의 침묵, 언어의 침묵, 자아의 침묵 그리고 궁극의 침묵.


신체의 침묵은 침묵의 출발점이자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전기충격을 선택하는 존재라는 실험 결과는 행동을 멈추는 것이 얼마나 불편하고 낯선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행동 중독은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스트레스 호르몬을 남용하게 만들고 그 결과 면역력과 전반적인 생체 기능이 무너집니다. 침묵은 바로 이 고장 난 회로를 복구하는 리셋 버튼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다스리려 애쓰지만 저자는 거꾸로 몸을 조율하라고 말합니다. 호흡은 자율신경계 중 유일하게 의식적으로 조절 가능한 기능이라고 합니다. 천천히, 깊게 숨 쉬는 것만으로 부교감신경이 작동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손발, 다리, 얼굴 등 특정 부위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점진적 근육 이완법을 소개합니다. 근육이 이완되면 마음도 따라 이완된다고 합니다. 이런 몸의 회복 과정은 우리의 인지 시스템에도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어서 뇌가 침묵을 통해 어떻게 집중력을 회복하는지 다룹니다.





탁 트인 사무실,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알림이 뇌의 전전두피질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서 집중력을 파괴합니다. 그런데 침묵은 몸을 쉬게 하는 요법인 동시에 집중력을 회복하는 생산성의 열쇠가 됩니다.


뇌는 고요할 때 독소를 배출한다고 합니다. 별아교세포의 활동이 촉진되는 침묵의 시간은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인지적 과부하를 해소하는 결정적인 시간입니다. 그저 휴식이란 말로 치부하기엔 부족합니다. 뇌의 생존을 위한 치유 시간인 셈입니다.


무위(無爲)의 상태가 죄악시되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신경과학은 멍 때리는 시간이야말로 창의성의 요람임을 증명합니다. 인간의 뇌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특정한 연결망을 활성화시키고, 이 상태에서 기억의 통합, 문제 해결, 창의적 발상이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창의력은 침묵 속에서 자랍니다.





흥미로운 것은 기억도 침묵을 먹고 자란다는 데 있습니다. 기억은 단순한 저장소가 아니라 재활성화되는 동적 시스템입니다. 저자는 실험을 통해 정보 습득 후 짧은 침묵의 시간이 기억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학습 효율성 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지점입니다.


휴식은 그저 쉬는 시간이 아니라 뇌가 정보를 구조화하고 분류하는 백그라운드 연산의 시간입니다. 기억은 침묵 속에서 살아나는 겁니다. 학습, 업무 환경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유용한 전략입니다.


<뇌를 위한 침묵 수업>은 침묵을 개인적 치유의 수단을 넘어 사회적, 윤리적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조건으로 확장합니다. 저자는 침묵은 타인에 대한 배려이자, 삶에 대한 경청이라고 말합니다. 니체, 루소, 노자가 말한 비움의 철학과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정보와 자극에 중독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침묵을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한 고요가 아니라 의식적인 삶의 태도입니다. 자신과 타인을 위한 공간을 남기는 것, 그것이 침묵의 윤리입니다.


저자는 각자의 상황에 맞게 디지털 디톡스와 의식적 침묵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짚어줍니다. 분주함에 지친 뇌에게 침묵의 시간을 주세요. 과로 사회에서 침묵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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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의 싸이코들 - 시나리오로 쉽게 이해하는 성격장애
두에인 L. 도버트 지음, 이윤혜 옮김 / 황소걸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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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 사사건건 의심하거나 누가 봐도 지나친 반응을 보이는 사람. 우리는 흔히 이런 사람들을 싸이코라고 부릅니다. 물론 진단명 사이코패스와는 다르지만요.


두에인 L. 도버트의 <내 주변의 싸이코들>은 그들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나아가 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책입니다. 원제는 Understanding Personality Disorders, 즉 성격장애에 대한 이해입니다. 인간관계에서 겪는 고통의 실체를 파헤칩니다. 시나리오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예시를 보여주고 있어 쉽고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성격장애를 크게 세 유형으로 나눴습니다. 별나거나 이상한 성격, 감정적이거나 변덕스러운 성격,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는 성격까지 총 11가지 성격장애를 다룹니다.


먼저 성격장애에 대한 흔한 오해부터 걷어냅니다. 성격장애는 조현병이나 망상장애 같은 정신병(psychosis)이 아니라, 개인이 속한 문화가 기대하는 바에서 현저히 어긋나는 감정적 동요와 행동을 지속하는 경향이라고 정의내립니다. 사춘기나 성인 초기에 시작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고착화됩니다.


문제는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그들로 인해 피해자는 생긴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말이지요.


성격장애를 앓는 사람은 대체로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낮습니다. 게다가 법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는 어디에도 하소연하기 어렵습니다.


별나거나 이상한 성격 유형에서는 편집성 성격장애, 분열성 성격장애, 분열형 성격장애가 등장합니다. 아내의 휴대폰 위치 기록을 뒤지는 남편처럼 편집성 성격장애는 극단적인 불신과 의심이 특징입니다. 친구의 말 한마디, 상사의 행동 하나에도 저 사람, 뭔가 숨기는 게 있다고 해석합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방어적으로 행동하지만 오히려 관계를 파괴합니다.





흥미로운 건 분열성 성격장애와 분열형 성격장애인데요. 정서 표현이 거의 없고 대인 관계에 관심도 없는 분열성 성격장애는 누군가를 기쁘게 하거나 슬프게 하려는 욕망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불편한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런 고독을 즐기는 타입인 겁니다.


기묘함도 스타일이다 식의 분열형 성격장애도 마찬가지입니다. 초현실적인 관심사와 기묘한 의상을 즐기며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서툴지만, 예술적 창의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오히려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감정적이거나 변덕스러운 성격 유형으로는 행동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있습니다.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전조로 여겨지는 행동장애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거짓말, 무단결석, 동물 학대 등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는 행동이 특징입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면 죄의식 없는 괴물이 되어버립니다.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영화 속 사이코패스처럼 묘사될 수도 있지만 바로 옆자리의 직장 동료일 수도, 화려한 말솜씨로 무리의 리더가 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사랑과 증오 사이를 오가는 불안정한 대인 관계,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겪는 경계성 성격장애도 흥미롭습니다. 작은 일에도 극단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피해자는 정신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그 외에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극적인 행동을 하는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비판에는 매우 취약하면서도 칭찬에 굶주려 있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도 있습니다. 조직 내 갈등의 불씨가 되는 이들입니다. 공감 능력의 부재로 타인에게 정서적 상처를 주곤 합니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는 성격 유형으로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견디지 못하는 회피성 성격장애, 타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의존성 성격장애, 완벽주의와 통제 욕구가 지나쳐 주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습니다.


읽다 보면 성격장애가 반드시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 정도를 가지고 성격 '장애'라고 말할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 성격장애도 있습니다. 그 경계가 참 오묘하지만 성격장애는 지속적 행동 패턴이라는 걸 이해하면 됩니다.





<내 주변의 싸이코들>은 결국 우리는 모두 성격장애적 성향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그리고 성격장애를 이해함으로써 그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 방식을 알게 된다면, 그들과의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성격장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갈등의 본질을 꿰뚫고 효과적인 거리두기와 관계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격장애별 특징과 대응법을 구체적인 사례로 풀어내어 자신의 경험과 쉽게 연결할 수 있게 합니다.


성격장애는 극단적인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 안에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그들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성찰하며, 결국엔 인간관계의 더 나은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상처 입은 이들을 위한 생존 매뉴얼이자 자기 이해의 지도 <내 주변의 싸이코들>. 직장, 가정, 사회생활에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때문에 지친 이들이 읽어야 할 책입니다. 성격장애 이해를 통한 관계 개선의 지혜를 얻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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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안녕
유월 지음 / 서사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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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매일 타인의 아픔을 기록하는 가사조사관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 시대 가족과 관계의 민낯 그리고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소설 <마침내, 안녕>.


배우 최강희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 극찬했고, 출간과 동시에 드라마 제작이 확정된 이 소설은 법원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의 외로움과 연결에 대한 갈망을 포착해냅니다. 유월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뛰어난 감정 묘사와 섬세한 시선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소설, 꼭 만나보세요.


주인공 도연은 법원에서 근무하는 가사조사관입니다. 이혼, 재산분할 등의 사건에서 당사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일을 합니다.


기대와 달리 법원은 기이한 모습을 보입니다. 근엄하고 합리적이어야 할 법원의 이면에 존재하는 보수적이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해냅니다. 풍자를 넘어서 제도권 내에 자리 잡은 관습과 형식이 얼마나 허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안에서 생존해야 하는 사람들의 모순적 상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도연이 조사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사연은 각양각색이지만, 그들의 표정은 우울과 불안과 분노가 필요한 만큼 적당히 섞인 얼굴로 묘사됩니다. 그러면서도 저마다의 사연 속에 담긴 취약함과 아픔을 세심하게 들여다봅니다.


자신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를 남기고 재혼을 선택한 엄마, 조직폭력배였던 과거를 숨기고 결혼했다가 폭력과 술로 자기 삶을 망친 남자, 갑작스러운 조현병으로 가족을 잃게 된 가장 등 다양한 사연들이 등장합니다.


19세 소녀 시재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가정 내 권력 관계와 그 속에서 희생되는 아이의 모습을 식물의 은유를 통해 섬세하게 포착해냅니다. 작가는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고발하면서도 그 속에서도 자라나는 시재의 생명력을 놓치지 않습니다.


도연은 자신이 돌보지 못했던 언니의 상처를 시재를 통해 다시 마주합니다. 이혼한 부모, 새아빠, 가정폭력의 그림자 아래 자라며 자신을 음지 생물처럼 여기던 시재의 사연은 도연의 과거를 소환합니다.


도연과 시재 사이의 관계는 치밀한 돌봄 대신 무심한 듯 연결되는 정서적 동조의 힘을 보여줍니다. 유월 작가는 소리 없이 흘러가는 위로의 미학을 펼쳐보입니다.





법원이라는 공간은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장면들을 압축해 보여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장면들을 반복해서 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문제가 되기 전까지는 문제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 도연의 말은 점차 무력해졌고, 보고서를 쓰는 것마저 지겨워질 때쯤 사건을 빨리 털어내는 것만이 목적이 되었다."라며 도연의 안일함은 버티기 위한 전략이 됩니다.


도연은 언제나 성실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을 지키려 애쓰던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타인의 인생을 끊임없이 듣는 일을 하면서 오히려 점점 무감각해지고 맙니다. 도연의 회피는 단순한 무책임이 아니라 매일 불행을 마주해야 하는 감정노동자의 방어기제와도 같습니다.


도연은 "협조하지 않는 당사자는 진상이라고 규정하면 그만"이었다며 자신의 안일함을 인정합니다. "남을 탓하는 건 언제나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는 인식을 통해 자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모습마저도 공감됩니다.


<마침내, 안녕>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거치며 도연의 과거를 조금씩 드러냅니다. 대학병원에서 임상심리사로 일했던 경험, 어릴 때부터 최선을 다해서 살라는 아버지의 말에 시달렸던 기억, 언니와의 복잡한 관계 등이 차츰 모습을 드러냅니다.


유월 작가는 인물들의 상처가 변화하는 여정을 세심하게 따라갑니다. 소설에서 만나게 되는 이 변화와 성장은 대단한 결심이나 드라마틱한 반전으로 그려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회복이라는 느리고 반복적인 감정의 물결이 관통합니다. 과거를 향한 회한, 당사자에 대한 연민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이해. 도연은 조용히 그리고 느리게 변화합니다.


무엇보다 <마침내, 안녕>은 타인의 고통을 들여다봄으로써 자기 자신도 치유해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의 제목은 어떤 사람과의 작별, 과거의 상처에 대한 작별, 성실한 삶이라는 강박과의 작별입니다. 동시에 안녕이라는 단어 덕분에 새로운 인연, 새로운 시작을 받아들이는 선언을 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섬세한 문장들을 읽는 그 자체만으로 위로가 됩니다. 누군가의 고통이 사사롭게 처리되지 않을 때, 그 고통을 진지하게 듣고 공감할 때 우리 모두가 조금씩 회복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가슴에 머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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