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위한 관계 수업 - 일보다 사람이 힘든 당신을 위한 인간관계술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김진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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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리더론에 휘둘려 에너지가 고갈되었나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스스로를 너무 압박하고 있지는 않은지. 일보다 사람이 힘든 당신을 위한 인간관계술을 알려주는 <리더를 위한 관계 수업>은 ~해야 한다에 얽매여 두려움에 사로잡힌 리더의 마음을 다독이고 있습니다.

 

하루 중 함께 보내는 시간은 가족, 연인, 친한 친구보다 더 긴데 정작 직장 내 상대방에 관해서는 잘 모릅니다. 개인적 사정은 세세하게 모르면서도 업무로 이해관계가 얽힌 관계인 직장 내 인간관계. 대인 관계가 좋아지면 우울증 증상이 호전된다는 상관관계처럼 대인 관계의 상태와 정신적 스트레스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정신과 전문의 미즈시마 히로코의 직장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비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여유 있고 성숙한 인간관계를 지향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겁니다.

 

 

 

저자는 리더를 두 종류로 나누고 있어요. 두려움에 사로잡힌 리더와 기능하는 리더입니다. 직장 내 인간관계가 원활하지 않는 이유로 리더의 마음속 '두려움'을 하나씩 건드립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결국 좋은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에 스스로를 가둬 오히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고요.

 

좋은 리더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우리는 단순히 각각의 리더의 '개성'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리더에게 본질적으로 필요한 자질은 리더로서 제대로 기능하는지의 여부로 판단하는 건데 말입니다. 리더의 기능이란 부하 직원을 강제적으로 따르게 하는 게 아닌,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겁니다. 강제적으로 따르게 하면 결국 지시받지 않은 일은 하지 않게 되거든요.

 

 

 

<리더를 위한 관계 수업>에서는 좋은 리더의 본질을 하나씩 짚어줍니다. 먼저 인간은 사회적 지위와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연관 짓기 쉬운데 인간으로서 상하관계는 없다는 걸 명심하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친구 같은 관계가 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대방의 영역을 배려하라는 뜻입니다.

 

 

 

모든 대인 스트레스의 원인은 사실 이거였어요. '어긋난 역할기대'.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역할기대를 품습니다. 품고만 있고 올바르게 전달, 조정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없고요. 상대방이 기대하는 바를 자신의 저지먼트를 바탕으로 결정하기에 정작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해보지 않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영역' 존중과 연결해 역할기대는 행동에 대한 역할기대여야지 인격에 관한 역할기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솔직히 제가 상대방에게 뭘 기대하고 있는 건지 저조차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인간과 행동은 구분하라는 조언 새겨야겠습니다.

 

 

 

사람은 바꿀 수 없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정작 닥치는 상황에선 까먹는 말이긴 하지만요. 기능하는 리더가 되려면 충고 대신 전문적인 조언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기능하는 리더의 조건 중 '듣기' 능력은 해결하려는 생각 없이 일단 듣는 태도를 가지겠다고 노력해야 가능합니다. 이상하게 리더 자리에 서면 말하기에 집중하는 일이 커지긴 하죠. 물론 잘 말하는 방법도 익혀야 합니다. 눈치껏 알아차리라는 식의 태도가 아닌, 역할기대를 확실히 전달해야 합니다.

 

 

 

늘 부주의한 사람, 소음에 예민한 사람, 다른 사람을 잘 못 믿는 사람, 금세 욱하는 사람 등 다양한 직장 내 인간 유형을 소개합니다. 그중 정말 어이없는 사례가 있었는데요. 부모님이 대신 불만을 이야기하는 사례였어요. 취업 면접 때도 부모가 따라가는 경우가 늘어났다더니 직장 생활 중에도 부모의 밑도 끝도 없는 간섭이 이어지는군요.

 

이런 경우 안전한 답변을 제시하는데 무척 솔깃했어요. '네, 알겠습니다.'처럼 쉽게 대답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으로 곡해될 소지가 있다는군요. 대신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하며 '이렇게 연락해주신 점에 대해서는 감사드립니다' 식의 답변을 하랍니다. 아, 이런 센스쟁이 저자.

 

그리고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하는데요. 직장에서의 우울증이라며 신형우울증이란 용어가 등장했는데, 자책이 아닌 타책, 모든 걸 직장 탓으로 돌리는 자세는 사실상 우울증이 아니라 '적응장애'라고 합니다. 회사 탓, 상사 탓만 계속하며 정신 건강을 망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 될 것 같아요. 회사에서 계속 일할 마음이 있으면 적어도 <리더를 위한 관계 수업>에 나오는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다 망가집니다.

 

세상엔 완벽한 리더는 없습니다. 세상엔 완벽한 사람도 없습니다. 직장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매사가 잘 돌아가지 않는 데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고, 이 책은 그 두려움을 내려놓는 방법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의식하고 노력할수록 상황은 점차 선순환으로 바뀔 겁니다. 성숙한 인간관계의 기본을 위해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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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LL 시리즈
지넨 미키토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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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신선하면서도 재미와 깊이를 놓치지 않는 작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탄생한 황금가지의 레이블 LL 시리즈에 걸맞은 소설입니다. 애니메이션 같은 표지 때문에 가볍게 읽기 시작하다가도 어느새 감동에 푹 빠지게 되거든요. 특히 이 책은 훌쩍훌쩍~거리며 책장 덮었어요 ;;;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옹."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패러디한 첫 문장 덕분에 고양이 좋아하는 이들은 눈이 번쩍할 겁니다. 검은 수고양이 '나'의 시선으로 진행하는 소설은 시도 때도 없이 고양이 본능을 발산하는 주인공 때문에 깔깔거리며 읽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고양이는 평범한 고양이가 아닙니다. 인간의 혼을 인도하는 길잡이로 고위의 영적 존재인 '나'. 한마디로 저승사자죠. 그런데 생전의 미련에 묶여 돌아가길 거부하는 지박령이 늘어나면서 지박령이 될 뻔한 혼을 구하는 임무를 받아 지상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고양이의 몸을 빌려서.

 

'나'는 지박령의 미련을 해결해서 지상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만난 지박령은 하필 생전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 혼이었어요. 사고를 당한 뒤 혼수상태인 여자의 몸을 빌려 기억을 되살리려 하는데.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그녀는 기억을 찾을 동안 고양이의 몸이 된 '나'를 돌봐주니 상부상조하는 셈입니다. 그렇게 고양이 저승사자와 기억을 상실한 지박령 콤비의 활약이 시작됩니다.

 

 

 

여자의 몸을 빌린 지박령은 주변의 다른 지박령의 위치를 알려줍니다. 아내에게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하려다 사고사 당한 남편, 사건 해결을 하지 못한 채 암으로 죽은 형사의 혼을 만난 '나'는 그들이 생전 가진 미련을 해결합니다.

 

그 과정에서 주변 지박령들의 생전 인연이 얽히고 얽혀 그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는 걸 눈치챕니다. 한 제약회사의 비밀연구에 관여되어 있던 이들이 모두 살해되거나 행방불명되었던 겁니다. 지박령이 잠시 몸을 빌린 혼수상태였던 여자 역시 이 사건에 관련되어 있고요. 어느새 추리소설이 되어 있네요.

 

 

 

고귀한 존재인 '나'는 고양이로, 그의 동료는 개의 모습으로 있습니다. 수렵 본능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오고 사람의 손길에 어느새 골골송을 하고 있질 않나. 아무리 고고한 존재라고 해봤자 여지없이 나오는 동물적 행동 때문에 배꼽 잡으며 읽었어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처럼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에서도 고양이의 눈으로 본 온갖 인간 군상이 나옵니다. 감정이 방해를 해서 합리적 판단이 불가능한 일도 하는 이상한 존재인 인간. 처음 지상으로 내려왔을 땐 인간에게 특별한 관심 없었던 '나'는 지박령들의 미련을 다루는 과정에서 어느새 인간에게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지박령이 된 혼들은 '나'와 함께 하며 자신의 인생이 의미가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미련에서 해방하는 것은 결국 인간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는 일이었습니다. 얼마 안 되는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은 짧은 인간의 삶. 그 짧은 시간을 있는 힘껏 빛나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인간의 모습인 겁니다.

 

경쾌한 판타지 미스터리이면서 생각 외로 잔잔한 감동을 안겨 준 소설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진지하지 않게 읽기 시작했다가 진지하게 책장 덮은 책입니다 ^^

 

"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자신들에게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생물이, 그것 모르는 생물들보다도 태만하게 살다가 사후에 '미련'에 얽매인다. 이 무슨 얄궂은 일인가."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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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비즈니스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 경영 전략
노무라 나오유키 지음, 임해성 옮김, 김진호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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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이긴 알파고를 통해 딥 러닝이니 인공지능이니 하는 것의 위력을 실감했으면서도 여전히 먼 산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 같은가요.

 

추상적으로만 느껴지는 AI 시대를 조금 더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비즈니스>. MIT 인공지능연구소에서 활동한 노무라 나오유키는 인공지능이란 무엇인지 기초부터 차근차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인공지능의 산업 활용에 이르는 경영 전략까지 파고들며 인공지능이 바꾸는 10년 후의 우리 사회를 조명해봅니다. 10년이면 금방이죠. 그래서인지 SF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아니라 무척 현실적입니다.

 

 

 

인공지능이란 지적 행위를 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기계에 인간과 같은 어떤 지적인 작업을 시키는 일입니다. 영화에서나 봄직한 AI는 강한 인공지능이라 부르고, 알파고 같은 경우가 약한 인공지능의 성공 사례입니다.

 

현재는 제3차 인공지능 붐이 한창인 시점입니다. 이것의 주역이 바로 딥 러닝 기술이었고요. 빅 데이터와 딥 러닝 기술이 만나면서 상호의존 관계, 인과관계는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거기에 사물인터넷 시대까지. 우리는 이미 실시간화 대응에 슬슬 익숙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비즈니스>에서는 인공지능을 투입해 재구축한 현장 사례를 소개합니다. 업무 과정을 변화시킨 인공지능. 무의식적으로 수작업 하던 것도 구체적으로 모델화하니 자동화가 되어버리더군요. 기업 경영을 변화시키는 데이터 분석인 애널리틱스 확장 과정에서 인간도 기계도 모두 능숙하지 않은 업무에서의 다양한 시행착오까지 예측하는 부분이 날카로웠습니다.

 

 

 

딥 러닝이 변화시키는 사회생활을 예측해보면 한계도 분명 있지만, 딥 러닝의 가능성은 그야말로 아이디어에 따라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빅 데이터를 장악한 기업은 기계학습계의 인공지능 응용에서 가장 우위에 서 있다." - 책 속에서

 

 

 

업무에 인공지능을 접목함으로써 생활양식, 사업 방식이 바뀌게 됩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실제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는 어떻게 탄생하는지 소개합니다.

 

스스로 운전하고 싶은 욕구가 큰 오토바이를 굳이 자율주행으로 하려고 들지는 않듯 인공지능의 도움을 빌려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하고 개발하는 비즈니스 모델에는 어느 정도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더라고요. 이 과정이 바로 사람과 인공지능의 협조에 의한 창조적인 문제 해결의 하나인 겁니다. 이쯤 되면 인간만의 일이다 싶어 안심할 뻔했죠.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서비스 기획인 '브레인 파트너' 기술을 소개합니다.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인공지능과 지식 정보처리 응용 서비스라니! 기획마저도 인공지능에게 내주게 되겠군요.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비즈니스>에서는 제조업, 광고와 마케팅, 농림 수산업 등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각각 소개합니다. 어떤 식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 모색해보는 겁니다.

 

 

 

인공지능에게 내주는 분야가 늘어나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재미있는 건 디지털 시대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창조성은 물론 개성, 문화, 예술 감성으로 가치를 어필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아날로그적 삶의 열풍이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기계학습 엔진을 포함한 공통소프트웨어는 대개 무료로 돌아다니는 시대가 오면, 보다 상위 콘텐츠의 제작, 유통, 향수의 시스템이 커다란 가치를 낳을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 또 있습니다. 산업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 양성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 전문가, 데이터 분석 전문가의 눈으로 인간만이 가진 상식, 인과관계에 관한 지식을 통해 자동화 모델을 검토, 수정, 재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죠.

 

 

 

인공지능 개발의 미래는 어떨까요. 유럽, 미국, 일본, 중국의 인공지능 개발 현황을 비교하며 일본의 약세를 우려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남 일 같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서요. 저자는 인공지능 붐이 거품처럼 터져버리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산업 응용으로 제대로 이어져야 하는데, 인공지능 탑재라는 마법 같은 주문을 남용하지는 않는지 지적합니다.

 

공공과 민간 기업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사례를 제안함과 동시에 무엇보다 교육과 인재 육성을 강조합니다. 일정한 작업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잘못된 교육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말이죠. 학생이 이해하지 못한 개념은 무엇인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를 실제 교육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할 수 있는 사례도 들려줍니다.

 

비즈니스 전략을 많이 다루고 있는데다가 이과형 머리에 익숙한 용어가 많아 문과형 사고방식인 저로서는 무척 낯설게 읽힌 책입니다만. 10년 후 사회를 가늠해보며 실생활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어 솔깃해지는 내용이 가득했습니다.

 

인공지능의 본질을 이해해 '자유롭게'라는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게 한 책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비즈니스>. 인공지능 기술 따로, 인간 따로가 아닌 협업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뉴칼라입니다. 당신은 뉴칼라가 될 준비가 되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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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트럼프 왕국 - 어째서 트럼프인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18
가나리 류이치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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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외국인 입장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상상을 넘어선 결과였습니다. 큰 몸집, 직설적이고 거친 말투, 초등학생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며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폄하한 트럼프. TV로만 접하던 우리들 입장에서는 그곳의 실제 분위기는 잘 몰랐던 것 같아요.

 

트럼프를 지지한 약 150여 명의 지지자들의 생각을 인터뷰한 <르포 트럼프 왕국>은 '왜 트럼프였는가?'를 보여주고 있어 현재 미국의 상황을 짚어보는 계기가 된 책입니다.

 

 

 

당시 대도시에서는 트럼프를 거부해서 트럼프의 강세를 실감하지 못했다는 뉴욕 주재기자 가나리 류이치. 하지만 선거 결과 전미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트럼프 왕국'이 여러 곳이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것도 대부분 지방이었습니다. 보이지 않았던 또 하나의 미국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트럼프 왕국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러스트벨트 지역이었습니다. 제철업, 제조업이 발달해 중산층을 형성했던 지역이었습니다. 번성은 옛말. 이제는 쇠퇴해 실업과 폐쇄감의 고통을 체감하며 도시 이곳저곳에 쓰러져가는 민가와 공장들이 즐비하고, 그로 인해 약물 중독과 범죄 및 사회 문제가 증가한 곳들입니다. 자살과 약물 남용이 심각해 중년 백인의 사망률이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본선 1년 전부터 취재한 가나리 류이치 기자는 트럼프 지지자로 돌아선 전 민주당 지지자들, 정치에 무관심층이었던 젊은 층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을 인터뷰하며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한결같이 정치에 대한 기대와 희망 대신 불만 가득한 목소리를 먼저 들었다는 겁니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말의 실현 가능성과 정책 세부 사항의 팩트보다는 오랜 세월 축적된 불만을 건드린 큰 메시지에 공명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구체적인 경험, 체감한 것들에 대한 사회 불만들을 기반으로 하기에 트럼프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아무리 트럼프의 말에 구체적 해결책 제시가 없음에도 말이죠. 품위 없고 너무 솔직하게 말하는 트럼프지만 4년쯤은 맡겨보자고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이런 꼴통 정도는 되어야 현 상황을 부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전대미문이 일어난 노동자의 도시. 대대로 민주당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번엔 트럼프를 지지했습니다. 오바마 정부 3기라 불린 힐러리보다는 사업가 트럼프에게 더 기대하는 심리가 컸습니다.

 

엘리트 정치인이 중산층의 삶을 희생시켜왔다는 분노가 극에 달하면서 기득권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공화당의 부시 가문, 민주당의 클린턴 가문 모두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반은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고 매몰시킨 클린턴의 발언이 불을 지르며 트럼프를 지지했던 일반 서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고요.

 

 

 

불법 이민자, 일자리 해외 유출 등 세계화는 금융 엘리트의 배를 채워주기만 했다는 결과는 반기득권층의 감정을 폭발시켰습니다. 민주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의 약진도 트럼프 현상과 닮은 점이 많았습니다.

 

 

 

중산층 몰락 시대를 설명한 책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브랑크 밀라노비치, 21세기북스)에서도 나오듯 세계화의 영향으로 생긴 불평등은 트럼프 지지 현상을 설명하는 바탕이 되기도 합니다. 선진국 중류 이하 사람들의 불만을 전략적으로 취한 트럼프는 단순하고 낙관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불안 속에서 달리 의지할 존재조차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환영받은 겁니다.

 

무너진 아메리칸드림과 내일에 대한 희망과 꿈이 없는 몰락한 중산층들은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은 반기득권층, 반엘리트 감정을 섞은 트럼프에게 공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격차와 빈곤 상태의 세계화된 현대 사회 모습은 남의 일도 아니고, 우리도 충분히 공감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국주의를 내세운 할리우드 영화를 볼 때마다 느꼈던 감정이기도 한데 참 지독하게도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는 주장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다양한 인종, 종교, 출신지 사람들이 공존해온 미국. 오히려 분단은 심각합니다. 적의와 증오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쉽게 분출되어 왔다는 걸 역사적 사건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보면서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주는 바람 이면에는 미국제일주의가 철저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영향은 과연 미국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끌어가고 있을까요. 트럼프를 지지한 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트럼프의 주장은 과연 도움이 되는 걸까요. 트럼프의 주장을 다른 후보가 했다면 아마도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고 합니다. 대부호 유명인 트럼프이기에 가능했던 전략이라고 말이죠. 

 

트럼프를 지지할 수밖에 없었던 현대 미국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르포 트럼프 왕국>. 20세기 미국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사로잡아 미국주의를 신조로 삼은 트럼프 왕국의 결과는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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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 히틀러에게 저항한 학생들, 백장미단 이야기 러셀 프리드먼의 역사 교양서 2
러셀 프리드먼 지음, 강미경 옮김 / 두레아이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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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상 수상작가이자 논픽션 작가 러셀 프리드먼의 청소년용 역사 교양서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도 엄마도 감명 깊게 읽은 책입니다. 실사진이 많이 들어있어 감동이 더 진해더라고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6월 '백장미단의 전단'이 뿌려지면서 비폭력 학생 운동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백장미단. 나치의 잔학 행위를 알리는 일을 시작으로 독일 국민들에게 나치 체제에 항거할 것을 촉구하는 전단을 만들어 히틀러에게 저항했습니다.

 

 

 

학생을 중심으로 한 백장미단의 주역은 숄 남매입니다. 타고난 지도자 성격의 한스 숄이 주축이 되어 글 재주가 좋았던 동생 조피 숄. 그리고 한스의 동료들 크리스토프 프롭스트, 알렉산더 슈모렐, 빌리 그라프가 백장미단의 초석을 다집니다.

 

 

 

히틀러 청소년단에 입단했지만 군국주의적 성격을 혐오하게 되면서 청소년 지하 단체로 눈을 돌리게 된 한스 숄. 나치가 금지한 책을 읽으며 마음 맞는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는 걸 좋아한 한스는 히틀러의 사상에 점점 의구심을 가집니다.

 

 

 

병약자, 불구자, 불치병 환자, 치매 환자 등을 희생시킨 나치의 악랄한 행태가 극에 달하고. 그러던 차에 전체 인구의 1퍼센트에 해당하는 독일 유대인 50만의 시민권을 박탈하고 대중교통 이용까지 금지당하는 등 반유대인 인종주의 정책을 실시하며 유대인 박해는 폭력으로 폭발되면서 한스의 고민도 깊어집니다.

 

오빠 한스와 같이 뮌헨 대학교에 들어간 동생 조피도 한스와 함께 행동합니다. "지금껏 내 안에서 그저 하나의 생각으로만, 옳다는 인식으로만 존재해 왔던 것에 따라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그들은 인쇄된 말을 통해 국민의 양심을 일깨우는 비폭력 저항 운동을 시작합니다. 정화와 순결을 상징하는 백장미처럼 백장미단은 비폭력 전단 투쟁으로 학생 저항 운동을 펼칩니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나쁜 양심입니다.
백장미단이 당신을 절대 평화롭게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독일 국민에게 고하는 백장미단의 전단 활동은 나치 비밀경찰 게슈타포에 의해 한스와 숄이 체포되면서 위기를 맞습니다. 나치에선 숄 남매를 본보기로 삼기로 합니다. 악마의 재판관으로 불리는 롤란트 프라이슬러 판사는 그들에게 단두대형을 선고합니다.

 

 

 

스물한 살 조피 숄, 스물네 살 한스 숄, 스물세 살 크리스토프 프롭스트. 같은 날 모두 처형된 그들은 마지막까지 의연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조피는 부모님과의 마지막 만남에서 "우리가 한 일은 큰 파도를 이루게 될 거예요"라며 그들이 한 일을 후회하지 않았고, 한스는 "자유여 영원하라!"라는 말로 생을 마감합니다.

 

이들의 죽음은 제2의 백장미단 전단 투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백장미단 학생 투사들이 늘어났습니다. 전 세계가 백장미단의 활동에 감명받았고, 1943년 말에는 영국 전투기에서 수만 장의 백장미단 전단을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나치에 순응하거나 방관하지 않고 저항한 젊은 청년들. 책임감 있는 시민이라면 독재 정권 아래서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옳은가를 고민한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독일이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자 출신 논픽션 작가 러셀 프리드먼의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백장미단 주역의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이 읽기 좋은 수준입니다. 백장미단 이야기는 책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진 이름만 아는 정도였다면, 이번 책을 읽고 그 의미가 제대로 와 닿았습니다. 내부에서부터 맞서 싸우는 용기와 신념을 보여준 백장미단은 그동안 진흙탕이었던 사회 시스템이 이제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요즘, 우리 국민들에게 더욱 잘 전달되고 공감할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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