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로 돈을 벌었다고요? - 우리나라 산업은 어떻게 발달했을까? 지식 잇는 아이 21
이정환.김은정 지음, 이장미 그림 / 마음이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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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파도를 건너온 한 가족의 시간 여행 『이 일로 돈을 벌었다고요?』. 이정환, 김은정 부부 교사가 함께 쓴 이 책은 과거를 산업의 변화를 통해 현재의 나를 이해하도록 돕는 살아 있는 경제사 수업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역사를 지루하지 않게 느끼지 않도록 이씨 가족 4대의 삶을 통해 70년 한국 산업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소작농이었던 증조부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증손자까지, 각 세대가 경험한 산업 변화는 산업사이자 곧 생활사로 이어집니다. 역사 교과서의 딱딱한 연표 대신 가족의 일기장을 넘기듯 한국 산업의 거대한 흐름을 따라가게 됩니다.


한 가족의 밥그릇이 증명하는 대한민국 산업사 70년, 세대를 관통하는 생존의 역사 『이 일로 돈을 벌었다고요?』. 마치 증손자가 증조할아버지에게 건네는 질문 같기도 하고,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산업들을 향해 던지는 의문을 담은 제목이 재미있습니다.





1950년대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일제 강점기 내내 지주에게 착취당하던 영길의 아버지가 광복 후 농지개혁으로 처음 자기 땅을 갖게 되는 장면입니다. 대한민국 산업사가 '소유'라는 개념에서 출발했음을 보여줍니다.


땅 한 평 없던 사람이 땅 주인이 되는 경험. 그것은 생산수단을 갖게 된다는 경제적 의미를 넘어, 한 인간이 역사의 객체에서 주체로 전환되는 상징적 순간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아이들에게 경제 정책을 사람의 이야기로 다가서게 합니다. 


유튜브 채널 '엄근진쌤의 수업 레시피'를 운영하며 역사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온 이정환 교사는 추상적인 농지개혁이라는 정책을 한 가족의 희망으로, 삼백 산업(밀가루·설탕·면직물)을 식탁 위의 변화로 풀어내며 흥미진진하게 펼쳐보입니다.


여성과 청소년 노동력이 대거 투입된 1960년대 경공업 발달기에는 산업화의 그늘을 응시하게 합니다. 복잡한 역사의 결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들의 땀방울이 오늘의 산업 기반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공감하도록 그려냅니다. 증기기관과 방직기로 시작된 영국의 산업화가 100여 년에 걸쳐 진행됐다면, 한국은 불과 10여 년 만에 압축했습니다. 그 속도가 가능했던 건 영희 같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에 접어들며 대한민국은 본격적인 중화학 공업의 시대를 맞이합니다. 철강, 조선, 화학. 무거운 물건을 만드는 중화학공업으로의 전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의 핵심이었습니다. 더 나은 삶을 향한 절박함을 성수의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1980년대, 성수의 아들 정훈은 자동차 카드에 푹 빠진 초등학생입니다. 이 시대는 생산의 시대에서 소비의 시대로 전환하는 분기점이었습니다. TV가 안방에 들어오고, 마이카 시대를 열었습니다. 전자·통신 산업과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중산층이 탄생합니다. 정부 주도의 산업 정책,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는 한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경제 구조의 문제점도 만들어냈습니다.


"게임만 해서 뭐 먹고살래?" 2000년대, 성수의 막내아들 지훈이가 아버지로부터 들었을 법한 잔소리입니다. 게임이 오락을 넘어 거대한 산업이 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인터넷 혁명이 있었습니다. PC방 문화,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 온라인 게임의 등장. 한국은 어느새 세계에서 가장 앞선 IT 인프라를 갖춘 나라가 되어 있었습니다. 금융, 유통, 문화, 게임.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이 돈이 되는 시대. 지훈의 이야기는 한국 경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 역할을 합니다.


2010년대, 웹툰 작가가 된 성수의 손녀 유정이 이야기는 한류 산업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K-POP, K-드라마, K-웹툰, K-푸드. 1960년대 가발을 수출하던 나라가 2010년대에는 문화를 수출합니다. 이 극적인 변화가 한 세기도 안 되는 시간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2020년대, 나이 든 성수는 어린 손자 도윤이와 함께 드론 축구 대회에 참가합니다. 일제 강점기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조선소 노동자로 일하고, 이제 드론을 날리는 할아버지. 한 사람의 인생에 70년 산업사가 압축되어 있습니다. 성수가 일하던 조선소도 이제는 스마트 팩토리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산업에 대한 언급도 의미 있습니다. 70년간의 압축 성장은 환경 파괴라는 대가를 치렀습니다. 이제 우리는 성장과 환경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순환경제. 도윤이 세대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 70년이라는 압축 성장의 시간을 가족의 밥상과 일터를 통해 풀어냅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드론을 날리는 장면은 세대 간 연결을 상징합니다. 과거를 기억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 그것이 이 가족이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거시적 경제사를 가족사로 풀어낸 『이 일로 돈을 벌었다고요?』. 교과서에 나오는 경제 용어들이 가족의 밥그릇, 일터, 꿈과 연결되면서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70년 산업사의 큰 그림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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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한서형 향기시집
윤동주 외 지음 / 존경과행복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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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별빛의 향기로 다시 피어난 윤동주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종로문화재단 윤동주문학관과 국내 1호 향기작가 한서형 작가가 협업하여 펴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숨결을 향기로 다시 불러내는 시집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암흑기 속에서 윤동주 시인이 남긴 시어들은 한 인간이 시대와 맞서는 가장 고요한 저항이었습니다. 폭력의 시대에 침묵 대신 언어를 남겼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1917년 만주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나 1945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스물여덟, 너무도 짧았던 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언어는 80년이 지난 오늘, 향기로 피어납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서시」)라고 노래하며, 시를 자기 고백이자 민족의 기도문으로 바꾸었습니다. 향기시집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는 별빛, 바람, 그리고 향기. 세 가지 감각이 서로 얽혀 있습니다.


윤동주의 시 「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시」, 「별 헤는 밤」, 「십자가」 같은 고요하고 성찰적인 윤동주의 이미지와는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어 재밌게 읽었습니다. 보통 윤동주의 시 세계는 순결한 양심의 고백, 별빛 같은 언어의 서정으로 대표됩니다. 그런데 "이 개 더럽잖니 / 아니 이웃집 덜렁 수캐가…"로 시작하는 「개」에서는 풍자적인 시선을 보여줍니다.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시 120편과 시인의 색다른 면모를 만나게 될 산문도 4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세계관이 형성되던 초기 시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시기는 생명의 순환과 자연의 숨결에 집중하는 자연시가 많습니다.


햇빛, 바람, 구름, 나무, 우정은 그에게 하나의 생태적 언어였습니다. 이 시집에서 한서형 향기작가는 그 자연의 이미지를 향으로 재해석합니다. 유향과 몰약, 편백과 재스민이 섞인 향은 시인이 말한 자연의 호흡을 연상시킵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향을 맡으며 시인의 자연철학을 후각적으로 감각하게 됩니다.


2부는 한층 인간적입니다. 유년의 감수성이 짙은 작품들이 담겼습니다. 전쟁과 억압의 시대를 살았던 시인이 얼마나 일상의 온기를 갈망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윤동주의 시는 서정적이지만, 그 서정은 결코 나약하지 않습니다. 결핍 속에서도 생을 웃음으로 받아들이는 의연한 청년이었습니다. 한서형 향기작가는 이런 감정을 따뜻한 베르가모트의 향으로 표현합니다. 겨울의 찬 공기 속에서도 희망의 온도를 잃지 않은 윤동주의 마음이 그 향 속에 녹아 있는 듯합니다.


윤동주의 순결한 시선은 마치 향수의 잔향처럼 오래 남습니다. 그의 시는 외적인 화려함이 아니라 내적인 청정함으로 우리의 마음을 씻어냅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윤동주 문학의 정점을 보여주는 시들이 등장합니다. 「자화상」, 「십자가」, 「참회록」, 「쉽게 씌어진 시」, 그리고 대표작 「별 헤는 밤」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가 자기 자신을 직시하던 고통의 시기, 청춘의 내면이 깊게 새겨진 순간입니다.


"괴롬의 거리 / 회색빛 밤거리를 / 걷고 있는 이 마음"(「거리에서」)이라는 구절에서 느껴지는 것은 시대 속에서 자기 존재를 확인하려는 의지입니다. 「자화상」에서는 "산모퉁이를 돌아 / 남처럼 생긴 나를 본다"라고 고백합니다. 나를 잃지 않기 위한 절박한 시도의 언어입니다.


「별 헤는 밤」의 유명한 구절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별 하나에 동경"은 향기시집의 정서와 맞닿아 있습니다. 유향과 몰약, 그리고 밤의 여왕이라 불리는 재스민 향이 겹겹이 피어오르며 별빛의 감정선을 구현합니다. 한서형 작가의 별빛 향기는 보이지 않는 시와도 같습니다. 은은히 남아 감각을 깨웁니다.


시인에게 바치는 조용한 제향(祭香)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시와 한서형의 향은 모두 화려하지 않음을 미학으로 삼습니다. 절제된 아름다움, 그 안에서 피어나는 진정성. 향기작가는 시를 읽는 행위를 감각의 연대로 확장시켰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꿈꿨던 해방이 찾아온 지 80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대한민국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타인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 고통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하며 시인이 품었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윤동주 시를 이미 사랑해온 분들에게도 시와 향이 결합된 새로운 형식의 이 시집은 감각을 자극하면서 또다른 사유의 맛을 안겨줄 겁니다. 읽는 시에서 맡는 시로, 별빛처럼 은은한 감동이 마음에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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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아이디어! : 창의적 사고를 학습하는 7단계 법칙
마틴 코르테.개비 미케타 지음, 이지윤 옮김 / 청담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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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창의성은 예술가의 특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생존 도구입니다. 신경생물학자 마틴 코르테와 과학 저널리스트 개비 미케타가 함께 쓴 책 『굿 아이디어!』는 창의성은 배울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 책은 창의적 사고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학습할 수 있는지 7단계로 풀어냅니다. 뇌의 작동 원리를 토대로 창의성을 훈련 가능한 기술로 바라보게 만드는 점에서 과학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책입니다.


마틴 코르테 교수는 뇌의 기억과 학습 과정을 연구해온 신경생물학자입니다. 창의성의 본질을 탐구하며 그가 강조하는 것은 경탄입니다. 단순한 놀라움이 아니라 새로운 자극을 향해 뇌의 회로를 확장시키는 감정적 반응입니다.


우리가 하루 동안 내리는 결정의 85%는 무의식적인 습관과 굳어진 루틴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뇌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자동화된 행동을 선호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연결이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언제 경탄을 경험했나요? 경탄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지의 틈을 만들어 기존의 틀을 흔드는 첫 번째 충격입니다. 이미 익숙한 사물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능력, 그것이 바로 경탄의 뇌적 표현입니다.


"창의성은 즉시 떠오르는 해답 그 너머에 있는, 생경한 답을 찾는 능력이다." - p41~42





『굿 아이디어!』는 창의성이 특정한 사람의 천재적 섬광이 아니라, 뇌의 구조적 상호작용의 산물임을 과학적으로 보여줍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백일몽과 같은 자유로운 연상 상태와 집중력을 발휘하는 사고 상태를 능수능란하게 오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집중적 뇌 활동과 에너지 절약 모드의 느긋한 처리 방식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도록 다양한 연습 과제가 제시됩니다.


창의성은 외부 자극과 내적 고요의 균형 위에 존재하건만, 오늘날 디지털 자극 과잉 사회에서 이 균형은 깨지기 쉽습니다. SNS 알림과 업무 메신저에 시달리는 뇌는 끊임없이 집중 모드에 갇혀 상상의 여백을 잃습니다. 창의성을 되찾으려면 디지털 디톡스 같은 환경적 리셋이 필요합니다.


'나는 매우 창의적이군', '덜 창의적이군'라고 단언할 만큼 창의성은 수치로 측정하지 못하지만, 창의성적 잠재력은 스스로 진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책 속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사고 패턴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필요하다면 즉흥적으로 대처하길 좋아하는가? 누군가 자꾸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 그것이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하는가? 같은 질문들이 펼쳐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사고의 다양성입니다. 자신이 어떤 사고 패턴에 갇혀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창의성은 남보다 빠르게 생각하는 능력이 아니라, 다르게 연결할 줄 아는 사고의 유연성입니다.


저자는 창의성을 방해하는 요인을 분석합니다. 스트레스, 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창의적 회로를 차단한다고 합니다. 오늘날 창의성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적은 성과 중심의 압박입니다.


창의적 사고는 실패의 여유 속에서 피어나는 법인데 즉각적인 결과를 요구받는 환경에서는 뇌가 안전한 경로를 선택해버립니다. 창의적 뇌는 단순히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뇌가 아니라, 실패 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뇌입니다. 즉, 창의성은 용기의 또 다른 이름인 셈입니다. 


"창의성은 그 사람이 준비된 영역 안에서만 발휘된다." - p123





『굿 아이디어!』는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시도하고, 무의식의 산책 시간을 확보하고, 유머와 놀이를 활용하는 등 창의성을 훈련하기 위한 연습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조깅하듯 가볍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연습,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상 사고법 등 생활 실험으로서 창의성을 체화하도록 돕습니다.


일상에서 두뇌 체조를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자극이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동료들의 이름을 거꾸로 불러보기, 쇼핑 목록을 집에서 외운 다음, 메모지에는 초성만 적어 가기, 눈을 감고 샤워하기, 평소에는 전혀 관심 없던 주제에 관한 팟캐스트 찾아 듣기 등 다양한 예시를 만나게 됩니다. 올해는 DIY의 해, 내년엔 연극과 영화의 해, 다음엔 악기의 해, 등산의 해, 박물관의 해... 1년 단위의 장기 프로그램 훈련법도 인상 깊었습니다.


더불어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창의성 기법 중 어떤 것을 선택하면 좋은지 기준도 제시됩니다. 처음에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중요한지, 구체적인 해결책 한 두 가지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한지,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으고 싶은지 아니면 이미 떠오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다듬고 싶은지, 명확하게 정의된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그저 막연한 방향성만 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을 넘어 사회적 창의성의 문제로 확장합니다.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인재 부족, 경제 시스템상의 결손, 난민 등 중대한 문제들 앞에 서있습니다. 기업과 교육 현장에서도 창의성은 경쟁력의 자원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창의적 사회란 실패를 용납하는 문화와 타인의 아이디어를 존중하는 소통 구조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독일의 교육개혁 사례를 통해 창의적 사회는 열린 토론과 비판적 공감을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합니다.


루틴은 양날의 검입니다. 우리가 매일 무수한 결정을 내리면서도 정신적 에너지를 아낄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루틴은 창의성의 가장 큰 적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인생이 그저 루틴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해야 할 때, 관계에서 갈등을 해결해야 할 때,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루틴을 벗어나야 합니다.


『굿 아이디어!』의 해법은 의도적으로 루틴을 깨는 것입니다. 일상의 작은 실험들이 뇌에 새로운 자극을 줍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뇌는 점차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창의적 사고의 문턱이 낮아질 테지요. 창의적 사고가 습관이 되면 그 이후는 자동으로 비틀어서 생각하고, 정해진 틀 너머를 보고, 필요할 때마다 창의성 스위치를 켜는 일이 자연스럽게 될 거라고 합니다.


뇌과학이 증명한 아이디어 생산법 『굿 아이디어!』. 새로운 생각은 번뜩임이 아니라 꾸준한 연습과 환경 설계의 결과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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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홈스테이징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 - 잘 팔리는 부동산을 위한 AX시대의 공간 마케팅
장미정 지음 / 라온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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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부동산은 이미지로 팔립니다. 클릭 한 번이 계약을 좌우하는 시대, 홈스테이징은 보이는 전략으로 진화했습니다. 비대면 매물 조회가 일상이 되면서 집은 현실 공간이 아니라 스크린 속 첫인상으로 판단되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그 변화를 주도하는 도구가 바로 AI 홈스테이징입니다.


보여 주는 기술이 이제 부동산의 새로운 언어가 되었습니다. 숙명여대 연구교수이자 한국홈스테이징협회 대표인 장미정 저자의 『AI 홈스테이징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는 인공지능이 감정을 설계하는 시대의 부동산 미학을 보여줍니다. 공간 마케팅의 실전 노하우와 AI 도구 활용법을 결합한 결과물이자, AI가 인간의 미감을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기록입니다.


저자는 홈스테이징을 저비용·고효율의 재테크 수단으로 정의합니다. 주택 거래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선 소비이며, AI는 그 감정을 더 정교하게 다루는 기술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소비자는 구조도보다 빛, 색감, 질감이 주는 정서적 온도에 반응합니다. 구매자의 마음을 읽는 언어로서의 디자인, 홈스테이징의 본질은 결국 감정의 번역입니다.


AI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파트가 유용합니다. AI에게 말을 거는 방법, 즉 프롬프트는 이미지의 설계도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재질, 톤, 색감, 구조, 구도, 심지어 조명의 방향과 질감까지도 문장 안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문장안에 구조, 감성, 타깃층, 컬러, 라이프스타일이 모두 들어가야 합니다. 저자는 프롬프트 설계법을 5대 구조(공간 유형, 스타일, 색상과 재질, 조명과 분위기, 구도와 촬영방식)로 세분화합니다. 각각의 요소는 브랜드 콘셉트를 시각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입니다.


홈스테이징에서 색상과 재질은 공간의 가격을 바꾸는 비밀 무기라고 말합니다. 밝은 베이지는 확장감을, 짙은 네이비는 품격을, 따뜻한 브라운은 정서적 안정감을 줍니다. AI는 이러한 색감의 언어를 정확히 구현하는 번역기 역할을 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감정경제학적 시각 디자인으로 확장됩니다.


저도 인테리어를 구상할 때 챗GPT에서 내 공간의 이미지 사진을 올리고 프롬프트를 사용해 답변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공간을 이미지로 근사하게 만들어 보여주니 몇 가지 시안을 비교해보며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AI는 저처럼 일반인에게도 상상력을 가속화하는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주었습니다.





AI를 다루는 사람과 다루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질문력에 있습니다. 프롬프트에 질문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물의 풍부함이 달라집니다. 결국 AI 시대의 디자이너는 언어를 잘 써야 합니다. 저자는 홈스테이징용 고급 질문법을 소개하며 질문 설정 전략, 역할과 제약 설정 전략, 예시 기반 프롬프트 튜닝, 사고구조 확장법까지 다룹니다.


『AI 홈스테이징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 후반부는 실전형 매뉴얼입니다. 챗GPT로 디자인 언어를 추출하고, 룸GPT로 매물 이미지를 변환하며, AI 에이전트로 반복작업을 자동화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안내합니다.


거실, 주방, 침실, 욕실, 서재 등 공간별 연출법을 다루는데, AI 이미지를 실제 매물과 비교·분석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도움됩니다. 실제 낡은 아파트 사진을 AI로 재구성하면 구매자에게 전달되는 감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줍니다.


저자는 AI 홈스테이징을 AX(AI Experience) 시대의 공간 마케팅이라 부르며, 기술과 미감, 그리고 인간의 심리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합니다. 더 이상 AI를 쓸까, 말까의 문제에 머물 수 없습니다. 이제는 AI로 무엇을 설계할 것인가의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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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들 30 - 중년 이후,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확실한 방법
최석재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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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19년간 응급실 최전선에서 생과 사의 경계를 수없이 목격한 최석재 응급의학과 전문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에피소드 재벌 의사'로 대중에게 알려진 그가 『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들 30』을 내놓았습니다. 응급실로 실려 온 환자들이 남긴 공통된 한마디,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이라는 절규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의료진이 펼치는 지식 체험 인생백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입니다. 『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들 30』에서는 돌연사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이전에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신호를 읽지 못하거나, 알아차리고도 무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응급실에서 마주한 수많은 환자들은 장기간 몸에서 보낸 신호를 놓친 결과, 마지막 단계에서야 병원을 찾았고, 그때는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1분에 10%씩 올라가는 사망률, 심혈관 질환으로 시작합니다. 돌연사를 일으키는 주범입니다. 저자는 심근경색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심장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정확히 읽어내는 법을 알려줍니다.


가슴 통증이라고 해서 모두 응급 상황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가슴 통증이 생명을 위협하는 신호인지 구별하는 능력은 생존을 좌우합니다. 매일의 작은 선택이 심장의 운명을 바꾼다고 강조하며, 심혈관 질환의 발병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합니다.


골든타임에 관한 정보도 새겨둡니다. 심근경색 발생 시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2시간 이내라고 합니다. 증상 발생 1시간 이내에 심혈관 중재 시술이 가능한 응급실에 도착하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증상 발생 2시간 이내에 심혈관 개통술을 받으면 심장 근육의 영구적인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심혈관 질환에 대한 흔한 오해와 진실을 다루며 많은 사람들이 가진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아주기도 합니다. 심장이 아프면 무조건 왼쪽 가슴만 아픈 것도 아니고, 젊다고 해서 심근경색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닙니다. 이러한 오해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머릿속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뇌혈관 질환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뇌혈관 질환이 무서운 이유는 발병 즉시 영구적인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혈전 용해제 투여가 이루어져야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응급실에 갈 때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뇌경색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언제 증상이 시작되었는가'라고 합니다. 증상 시작 이후 얼마나 지났는지에 따라 합병증이 적은 최적의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뇌졸중의 전조증상과 FAST(Face, Arm, Speech, Time) 법칙을 알려줍니다. 한쪽 얼굴이 마비되거나(Face), 한쪽 팔에 힘이 빠지거나(Arm), 말이 어눌해지는(Speech)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Time) 119에 연락해야 합니다. 이 법칙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나와 나의 가족을 지킬 수 있습니다.


뇌졸중 후 찾아오는 또 다른 재앙인 혈관성 치매에 대한 설명도 놀라웠습니다. 뇌혈관 질환은 발병 그 자체로도 치명적이지만, 생존 이후에도 환자와 가족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는 후유증을 남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비극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이 뇌를 망가뜨리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둬야겠습니다.


이어서 은밀한 침략자, 암의 비밀을 파헤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암을 유전병으로 오해하지만 유전자 이상 외에 환경적 요인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같은 DNA를 가진 쌍둥이에서도 생활습관의 차이가 암 발생 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사실처럼요.


저자는 무엇이 암을 부르는지 짚어주며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암의 증상을 설명합니다. 각 암의 초기 증상과 검진 시기, 그리고 암에 걸렸을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항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들 30』에서는 생활습관이 만드는 질병의 도미노를 적나라하게 짚어줍니다.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당뇨병, 비만을 생활습관이 만들어낸 대사 질환의 연속선상에서 바라봅니다. 한 가지 대사 질환이 발생하면 다른 질환들이 줄줄이 따라오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고, 결국 심뇌혈관질환과 암의 위험까지 키우게 됩니다.


저자는 오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불과 2주 만에도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당뇨병이 혈관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심혈관 질환을 어떻게 만드는지, 비만과 지방간이 왜 대사 질환의 경고 신호인지를 설명하며, 각 질환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 방법을 알려줍니다.


응급실로 가는 티켓은 초가공식품이라고 합니다. 반드시 피해야 할 음식과 생활습관을 짚어주며 약물만큼이나 효과적인 운동법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흥미로운 부분도 있습니다. 우리 몸의 정상 체온은 보통 36.5~37.4℃입니다. 면역 세포들은 체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체온이 경도 발열 단계인 39°C로 상승하면 면역 세포의 활성과 증식이 증가해 오히려 면역 체계가 감염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들 30』은 한 번은 반드시 읽어야 할 건강도서입니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운동하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건강을 위한 작은 실천 가이드를 통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급진적 다이어트나 운동 계획보다 훨씬 지속 가능한 접근법을 보여줍니다. 응급실 의사로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알았더라면'을 '지금 안다'로 바꿔주는 책입니다. 당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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