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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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복 졸도할만한 유럽소설 읽었네요.

로맨틱 코미디처럼 웃고 울고, 유쾌하고 감동적인 스웨덴 소설 <오베라는 남자>.

100세 시대에 할아버지라 부르기에는 젊고 아저씨라 부르기에는 어색한 어정쩡한 나이 59세 오베라는 남자의 웃픈 사연을 담은 책입니다.

 

늙은 오빠 오베, 꼬장꼬장한 아우라가 마구 뿜어져 나오네요.

자명종 필요 없이 6시 15분 전에는 눈을 뜨고, 늘 똑같은 패턴으로 동네 한 바퀴 돌며 이상 없는지 시찰하는 일명 원칙주의자 오베.


이 세상에서 싫어하는 게 딱 하나 있다면, 누가 자기를 속이려 하는 것. 특히 '배터리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를 최악의 문장으로 꼽지요. 선물용 아이패드를 사면서 키보드도 서비스로 안 준다고 성질을 부리는 에피소드를 보며 배꼽 잡기도 했네요.


어쨌든 철저한 루틴화 생활에 익숙한 만큼 늘 벌어질 일을 예상할 수 있는 삶이 좋은 거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오베입니다. 이런 그를 보며 소심하고 결벽증 있는 (미드) 명탐정 몽크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도 해봤네요.

 

 

남들 눈에는 무뚝뚝하고 답답해 보이는 그도 집에 있을 때 아내에게 조곤조곤 하는 말을 보면, 겉으로 표현은 안 하지만 속내는 다정다감한 면도 나타납니다.


'보고 싶어." 그가 속삭였다.

아내가 죽은 지 6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오베는 하루에 두 번, 라디에이터에 손을 얹어 온도를 확인하며 집 전체를 점검했다. 그녀가 온도를 몰래 올렸을까봐. 』 - p55


그런데 오베의 아내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아내가 죽은 사연과 생전 아내와의 추억담은 이 책 전반에 걸쳐 이어집니다. 아내를 잃은 한 남자의 외로움과 상실감이 묻어나는 글에서는 가슴이 저릿저릿합니다.


『 그는 흑백으로 이루어진 남자였다.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그가 가진 색깔의 전부였다. 』 - p57

 

 

『 누군가를 잃게 되면 정말 별난 것들이 그리워진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 미소, 잘 때 돌아눕는 방식, 심지어는 방을 새로 칠하는 것까지도. 』 - p83


문제는 아내를 잃은 오베가 직장마저도 잃게 되고부터입니다.

오베는 아내 곁으로 갈 생각을 하게 되지요. 이제부터 오베의 자살 기도가 시작됩니다.


목매달 줄을 매달 천장 고리를 위해 구멍을 뚫는 것조차 허투루 하지 않는 오베. 천장 정중앙에 구멍을 뚫기 위해 줄자를 동원하고 바닥에는 미드 덱스터처럼 비닐 시트를 깔아둡니다.

 

 

그런데 오베의 자살 기도는 매번 실패로 돌아갑니다. 그것도 참 어처구니없는 이유로요.

목매달 밧줄이 부실해 끊어지기도 하고 (그 순간에도 오베는 도대체 어떻게 된 세상이 밧줄 하나 제대로 못 만드냐고, 더 이상 품질 따윈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라며 구시렁대니 웃음이 빵 터질 수밖에요), 직접 뭐 하나 고칠 줄 모르는 이웃들의 자잘한 도움 요청, 하물며 길고양이까지 그의 자살 기도를 뜻하지 않게 방해합니다.


집 밖에서 얼어 죽을 뻔했던 길고양이와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며 고양이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원래는 자기가 자살하려고 했던 지하철역에서 하필 의식을 잃어 철로에 떨어진 남자를 구하게 된 사건 등 '제발 나 좀 죽게 내버려 둬~~~' 소리칠만한 상황의 연속입니다.

 

 

『 살다보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이 될지 결정을 내릴 때가 오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이 기어오르게 놔두는 사람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때가. 』- p153


살면서 부조리한 사회에 번번이 쓴맛을 봤던 오베. 하얀 와이셔츠를 입은 권위 앞에서는 그저 나약한 개인이 될 수밖에 없는 세상이니까요.

사회성도 없고 까칠한 성격이지만 이웃들과의 소소한 사건을 거치며 점점 만약에 아내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의 반응을 생각하며 행동합니다. 오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던 아내에게 그는 '별난 슈퍼히어로'였듯 그의 정의감은 담담하게 이웃들을 향합니다.

 

 

『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 때는. 』 - p410


오베가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모든 것이 늘 같은 것.

겉보기와는 달리 그는 누군가와 틀어지거나 더이상 세상에 없는 것을 못 견뎌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자살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일을 못할 만큼 화가 나는 일을 그의 앞에 떡 갖다 놓는 것이었고요. 그렇다면 화가 나는 일이 더는 없는 상황이 오면 그는 또다시 아내 곁으로 얼른 가려고 행동할까요.......


오베의 웃픈 사연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많은 감동을 안겨 주더라고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오베의 인생을 엿보다 보면 그의 사랑스럼에 폭 빠질 겁니다.  <오베라는 남자> 책이 유럽에서 출간되자마자 왜 그렇게도 히트쳤는지 고개 끄덕여집니다. 늘어지지 않는 스토리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 속에서 웃고 울며 눈물 쏙 빼게 한 재미와 감동 두 가지를 제대로 안겨 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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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다이어트 : 100일이면 충분해 - 착한 몸매를 위한 착한 레시피
한지혜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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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라인을 살리는 몸매 가꾸기 대작전~!

신경 쓸 일 가득한 결혼을 앞두고 저절로 살이 빠지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웨딩드레스 라인을 제대로 살리는 착한 몸매를 꿈꾸게 되지요. 굳이 결혼식을 겨냥하지 않더라도 요즘은 휴가 대비 다이어트도 많이들 하더라고요. 굶는 다이어트나 원푸드 다이어트를 하면 체중은 일시적으로 빠질지언정 라인이 살아나는 몸매는 과연?

 


<웨딩 다이어트>는 D-100 다이어트, D-60, D-30, D-7 파트로 나눠 건강한 다어이트 요리를 소개합니다.

운동과 동시에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저염식, 건강 음식을 먹으면서 다이어트 기간이 끝나더라도 일상 식습관까지 계속 활용 가능한 레시피라면 금상첨화지요. 현재 새댁인 푸드 스타일리스트 한지혜 씨 본인의 경험이 고스란히 들어간 레시피여서 더 믿음직스럽습니다.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식품이라면 자주 준비하기보다는 최소 일주일 치 또는 한 달 치 분량을 미리 갖추는 장보기부터 시작합니다. 이런 구성만 봐도 딱 내 스타일이야~ 했네요. 이 귀차니즘이란~

기본 드레싱, 잼, 저염 발효식품 등도 미리 준비하게끔 도와줍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음식 중 일부는 오븐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오븐 없어도 아쉽지 않게 대체 가능한 다른 훌륭한 요리가 많답니다.

 


가장 눈이 번쩍거렸던 레시피는 바로 코티지 치즈!

우유와 레몬만으로 코티지 치즈가 만들어지네요. 저 같은 치즈덕후에게 완전 사랑받을만한 레시피입니다.

이렇게 만들어둔 코티지 치즈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음식도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어요.



<웨딩 다이어트> 책 속 이미지 몇 개 보여드릴게요

 

돼지고기 안심 사과 냉채

풀만 먹고 살 순 없다! 꼬기~ 꼬기~~!!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 등 육류 다이어트식도 제법 많이 나오더라고요. 특히 닭가슴살 자주 등장합니다.

 

불끈 에너지바

평소 에너지바 종류 좋아하는 분이라면 좋아할 레시피네요. 어렵지도 않더라고요. 각종 견과류와 꿀만 있으면 된다니! 요즘 작은 팩에 든 하루 치 견과류 많이 나오잖아요. 그걸 활용해도 좋겠네요.

 

 

베리 요거트 케이크

이름은 케이크지만 푸딩 느낌입니다. 위의 에너지바나 이 요거트 케이크 같은 건 선물용으로도 딱이겠다 싶더라고요. 달달구리 덕후들의 입맛도 사로잡는 다이어트식입니다.

 

 

레몬 진저 샤베트

언젠가부터 레몬이 대세죠. 입맛 돋우는 상큼함이 좔좔~!


각종 Tip은 말 그대로 알짜배기 팁이었어요. 닭백숙을 소금 대신 선식가루에 찍어 먹으면 좋다는 팁을 보자마자 머릿속에 콕 박아뒀습니다. 마침 집에 선식가루가 있는지라. 선식가루는 한 봉지 마련해두고 냉동 보관하면 꽤 오랫동안 유용하게 활용 가능한 것 같아요.


<웨딩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것은 야식과 외식은 줄이는 식습관이겠지요.

요즘 같은 SNS 시대에는 먹방, 음식 사진의 압박에서 벗어나기도 힘들 정도여서 사진 보다가 홀려버리죠. 그나마 웨딩이라는 목표만큼은 그 어느 것보다도 다이어트 의지를 높이지 않을까 싶군요.


 

 

 

<웨딩 다이어트>에 소개된 레시피는 평소 쉽게 접하는 일상 음식을 다이어트식으로 변형한 것이 대부분이라 평소 음식 레시피로 충분히 활용가능하답니다. 게다가 다이어트식이라해서 밍밍한 느낌없이 시각적으로도 훌륭한 음식이어서 손님상에 내놓을 수 있을만한 비주얼이기도 하고요.


좀 놀라웠던 것은 한국인은 밥! 밥인데... 면 종류를 제외하고라도 밥이 들어가지 않은, 밥과 함께 먹지 않아도 되는 일품식이 많았어요. 평소 삼시세끼 밥을 찾은 분이라면 이 책의 레시피는 조금 색다르게 와닿을듯도 합니다. 굳이 밥과 함께 먹지 않아도 되는 요리가 많거든요.

밥이 있는 경우에는 그조차도 흰 쌀밥이 아니라 현미, 퀴노아, 귀리, 렌틸콩 등 다양한 곡류를 이용하고요. 퀴노아와 렌틸콩 밥은 저도 요즘 먹고 있는데 밥에서 달달한 맛이 나고 입맛에 맞더라고요.


국물은 다이어트의 적이라지만 저염식으로 깔끔한 국물 요리는 물론 매콤한 볶음 요리와 면 요리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답니다. 뭐니뭐니해도 달달구리, 치즈 등 요즘 입맛을 가진 세대를 겨냥한 다이어트식 레시피가 가득해요. 착한 몸매를 위한 착한 레시피를 소개하는 <웨딩 다이어트>로 입맛에도 잘 맞는 건강한 식습관으로 바꿔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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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육아 - 이 시대 부모와 아이를 이어주는 따뜻한 소통의 본질
수잔 스티펠만 지음, 이주혜 옮김 / 라이프로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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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육아라는 제목에서 짐작하듯 이 책은 아이의 잘못을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양육자인 부모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육아에 지쳐 참고 견딜 게 아니라 오히려 즐길 방법을 찾게 합니다.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에서 성장과 변혁을 이루고 싶은 부분을 찾아서 말입니다.

 

 

 


이성적, 감성적, 행동적 양식을 의식적으로 인지해야 아이에게 어떻게 반응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어찌 보면 참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은 못 했던 "흔들리지 않는 육아"를 위해 그동안 읽었던 노하우 위주의 부모 교육서와는 달리 좀 더 심리학적으로 파고들어 간 책이어서 흥미로웠습니다.

 

『 우리는 아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큰 가르침을 안겨줄 수 있는 스승임을 종종 깨닫는다. 』 - P17


아이와 함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욱'하게 되지요. 그걸 '의식'해야 한다고 합니다.

부모에게 요구하는 자질은 '의식적인' 일정한 수준의 자각을 유지하는 것. 여기서 말하는 의식이란 바로 자기애를 바탕으로 한 마음 챙기기와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게 없으면 순간순간의 마음 상태에 휘둘리게 되니까요.

 

 


『 "아이의 행동이 왜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건드리는지 이유를 이해하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할 기회가 생기고 더욱 건강하고 완전한 자신이 될 수 있어요." 』- p32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오히려 우리에게 선물이 될 때가 있다 합니다. 우리 상처를 아이들에게 투사하지 않고 기꺼이 내면을 바라보면 과거에 마무리 짓지 못한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요.


아이에게 또는 상황 탓으로 돌리고 싶은 충동을 참고 현재 무엇을 겪고 있는지 그저 인식하는 것, 그래서 감정이 그저 지나갈 수 있게끔 유도하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즉 아이와의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것이지요.


달라이 라마조차도 육아의 어려움을 이해해줄 정도로...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 경험이 작렬하는 게 육아지요.

육아란 건 집안 살림처럼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피곤하기만 하고 우울증세만 높입니다. 그만둬버릴 수도 없는 육아. 그렇기에 더욱 내 마음을 챙겨가며 즐기면서 해야 할 이유가 있는 거겠지요.

 

 


육아에서 부정적 감정을 쫓아내지 말고 그 경험들을 안고 평화롭게 지내는 방법을 잘 알려줍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육아가 필요한 이유를 안내하고, 그것들을 실천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을 <이제 당신 차례>, <실생활 속 육아 상담> 코너를 통해 알려줍니다.


이론은 익숙해지더라고 문제는 실천에 옮길 때죠.

다들 공감하다시피 이해한 것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잖아요. 이 모든 것들이 단번에 간단히 해결되지는 못하지요. 마법의 약은 없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

 

 


『 자신을 돌보기 전에는 아이나 가족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하더라고 소용이 없어요. 』 - p155


아이들이 자신감과 자기애를 지닌 어른이 되길 바란다면, 그게 어떤 모습인지 부모가 먼저 본보기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저 육아 노하우가 아닌 부모의 의식 부족과 의식 성장을 다룬 책 <흔들리지 않는 육아>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관계 개선이지 내 아이를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들면 안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겁니다.

저자가 알려주는 각종 실천 팁은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즐겁고 재미있는 육아를 할 수 있다는데 그걸 놓치기엔 평소 육아가 주는 고통과 좌절감이 어마어마하잖아요. 양육의 현재 모습에 반발하는 것은 어린 시절 해소하지 못한 부모 자신의 감정과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인내심의 한계에 도전하는 육아가 아닌 부모 자신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정신수양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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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로 보는 신라 펼쳐 보는 우리 역사
안미연 지음, 정경아 그림, 김창겸 감수 / 현암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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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엄마의 학창시절 때만 해도 중, 고등학교 수학여행 단골지는 천년고도 경주였는데 요즘은 해외로까지 나가는 세상이니 오히려 점점 경주를 제대로 알 기회가 사라지는 것 같아요. 물론 수학여행으로 들러봤자 맛뵈기 식이긴 했지만 그래도 경주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기억에 남긴 했거든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유산 정도는 그래도 들러보고 조금은 깊이 알아야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역사니까요.

펼쳐 보는 우리 역사 시리즈는 현재 <서울로 보는 조선>에 이어 <경주로 보는 신라>가 나왔고, 다음에는 백제 편이 출간될 거라 합니다. <서울로 보는 조선> 책은 아이와 함께 직접 광화문 일대를 둘러보고 봤던 책이어서 아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아는 곳 나왔다고. 역시 체험과 함께하는 책 읽기의 효과는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아쉽게도 아직 경주를 직접 가본 적 없는 우리 아이는 <경주로 보는 신라> 책은 일단 책으로만 눈도장 찍었고, 올해 경주 한 번 다녀오자고 약속했답니다.

 

 

 

 

페이지 한가득 그림이 차지하고 있어 아이들이 이 책을 본 첫 느낌은 만만하다~ 입니다. 

특히 오늘날과 옛날의 모습 시각적으로 딱 한눈에 비교되는지라 다른그림찾기 식으로 재미가 쏠쏠해서 아이들 반응이 좋은 책이라는 장점이 있네요. 

 

 

 

 

그림 뒷면에는 우리 역사를 글로 풀어내고 있는데 어렵지 않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령대에 맞게 유아, 초등 저학년은 앞면의 큰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많이 나오고요, 고학년은 꼼꼼하게 읽어보면 좋겠네요.

 

경주에 남아있는 유적지를 통해 신라 시대의 정치, 문화, 생활을 고루 살펴봅니다. 건국 설화부터 뛰어난 왕과 인물 이야기까지, 일반 그림책 분량인데도 신라의 이모저모를 알차게 소개한답니다.

 

 

 

 

 

한국사는 초등 고학년 때 배우는데 교과 연계 책은 아무래도 수준이 있어 그 나이보다 낮은 연령대는 버거울법한데 이 책은 초등 전 연령에게 유익하답니다. 그림책 형식으로 된 책은 어른이 봐도 재밌어서 나이 폭이 솔직히 무한대지요. <경주로 보는 신라>는 암기하는 한국사가 아닌 체험 하며 느낄 수 있는 한국사를 만나는 데 도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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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딴따라다 - 송해평전
오민석 지음 / 스튜디오본프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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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오민석 교수께서 쓴 송해 평전 <나는 딴따라다>.

2015년은 송해 할아버지에게 특별한 해더라고요. 세상에... 연세가 그렇게나 되신 줄은 몰랐어요. 려! 89세인 송해 할아버지의 데뷔 60주년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해방 70주년, 분단 70주년이라 실향민인 그에게 특히 가슴 먹먹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아흔을 앞둔 연세임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아시아 최고령 MC 송해.

언젠가부터 유재석, 강호동 등 MC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으며 국민 MC라 불렀는데 사실 원조 국민 MC는 바로 송해 할아버지죠. 그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는 <나는 딴따라다> 책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의 길을 고스란히 겪어 온 긴 세월을 함께 해 봅니다.
 

 


 

송해 할아버지는 노래면 노래, 연기면(코미디언) 연기, 사회면 사회... 원조 엔터테이너이기도 하죠.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만 얼핏 들어본 젊은 세대라면 사회자로서의 모습만 짐작할 수 있을 텐데 실은 다재다능한 분이랍니다. 송해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전 북한땅에 있을 때 이미 성악 전공을 하셨다네요. 몇 년전에는 만 84세 나이에 단독콘서트를 열기도 하셨죠. <나는 딴따라다> 책은 송해 할아버지의 70년 유랑의 삶이 담긴 가사가 마음을 아련하게 하는 '유랑청춘'이란 노래가 담긴 CD도 구성되어 있습니다.
 

 

 

 

송해 평전 <나는 딴따라다>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의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저자 오민석 교수님께서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까지 동행하며 송해 할아버지의 일거수일투족을 까발리기도 합니다. 겉모습만으로 평가하는 일반 대중은 미처 몰랐던 아픔의 세월도 드러냅니다.
 

 

 

 

송해 할아버지는 일본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겪어왔습니다.

생애 전체가 공포였다는 그의 고백은 가슴을 묵직하게 합니다. 분단으로 북에 두고 온 어머니에 대한 마음은 오죽할까요. 요즘 세대는 분단의 아픔을 실감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가족과 생이별을 겪은 송해 할아버지처럼 상실한 자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이 어느새 떠나가고 있으니, 다음 세대에서는 이산가족이란 말도 낯선 단어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저자 오민석 교수님은 그런 그를 두고 궁핍과 고통의 세월을 겪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타자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감이 있다고 말합니다. 변방의 사람들을 문화의 중앙으로 끌어들이는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의 성격이 바로 송해 할아버지 같구나 싶기도 하고요. PD는 300여 명이나 거쳐 간 전국노래자랑과 송해는 동의어지요.


우리 앞세대 분들은 특히나 일요일 오후에 어김없이 전국노래자랑을 틀어뒀는지라 채널권이 없었던 시절엔 저도 어쩔 수 없이 자주 접했는데, 나이 불문하고 대중에게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모습만큼은 제 기억에도 또렷하게 남아있네요.


 

 

송해 할아버지는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예술가더군요.

백전노장이면서도 아직도 녹화 직전까지 집중과 긴장의 시간이 이어집니다. 우황청심환까지 복용할 정도로요. 여전히 3,500원 짜리 이발을 하고 무대에 서며... 기획사도, 로드매니저도, 코디도 없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더라고요. 게다가 송해 할아버지는 BMW 애용자였네요. Bus, Metro, Walking 말입니다. 자기관리 모습이 대단하셨어요. 녹화나 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 그의 생활은 철저하게 루틴화, 패턴화되어 있었고요. 에너지의 쓸데없는 낭비를 막기 위해서랍니다.

그의 유년시절과 청년기를 되짚어보면서, 아무런 연고 없는 타향에서 힘들게 헤쳐 온 그의 인생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송해 평전 <나는 딴따라다>는 그저 송해 할아버지의 개인사만 담긴 게 아니라 근현대 한국 대중문화 형성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와 TV 방송시대 전까지 악극단 활동을 하며 유랑생활을 했고, 대중공연예술 장르의 발전 과정에 따라 송해 할아버지의 딴따라 인생 방향이 함께 하더군요. 겉모습 이면에 지닌 그의 아픔과 허무함은 한국의 슬픈 역사이기도 하고요.


금기투성이 사회에서 몸개그밖에 할 게 없던 1세대 코미디언으로서의 송해, 가수로서의 송해, MC로서의 송해 인생을 보며 올해로 데뷔 60주년이 되는 송해 할아버지에게 "만수무강하세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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