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속 파괴적 승자들
김광석.설지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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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기업이었지만 디지털 기업으로 부상하기도 하면서 산업의 경제를 넘나들며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늘날의 기업들. 표준은 고리타분한 고전이 되고, 경험은 쓸데없는 고집이 된다는 걸 보여주는 초가속 시대입니다.


경제읽어주는남자 김광석 교수와 한국디지털경제학회 설지훈 이사가 생태계를 부순 승자들의 파괴력을 분석하고 상대를 압도하는 필승 공식을 밝혀낸 책 <초가속 파괴적 승자들>.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표준을 도입하는 파괴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이디어가 자본을 압도하고, 기술이 노동력을 능가하는 시대입니다. 10년 전 전기차 시대는 먼 미래의 일로 생각했었지만 2021년 유럽은 전기차 판매량이 경유차를 앞질렀습니다. 누가 더 빨리, 더 가속화할 것인가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초가속 시대. 모빌리티 산업은 특히 초가속 그 자체입니다. 2022년 1월 자율주행 챌린지에서는 시속 300km 로 달리는 레이싱카가 선보였습니다. 물론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입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이뤄져 자동차 경주 역사상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되었습니다.


<초가속 파괴적 승자들>에서는 기존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판을 제시하는 파괴자들인 테크 자이언트로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바이두, 아마존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스스로를 파괴한 디지털 트랜스포머로는 월마트, 스타벅스, 나이키, 피도르뱅크, 머스크와 같은 전통 기업이었지만 변화한 기업을 소개합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 후 조직 전반적으로 혁신을 이룬 곳들입니다. 넷플릭스, 우버, 줌, 유니티, 스포티파이 같은 곳은 경쟁시장에서 어떻게 차원이 다른 생각과 접근을 시도해 성공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변화를 받아들인 곳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은 어떻게 이뤄졌을까요. <초가속 파괴적 승자들>에서는 6대 파괴적 물결을 제시합니다. 6대 파괴적 물결을 외면한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는 낡고 재미없는 것으로 전락합니다. 초가속 경제가 가져온 여섯가지 피할 수 없는 물결. 그 파도에 어떻게 올라탈 수 있는지 파괴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춰 설명합니다.


전통적인 아날로그 경제는 대면 서비스가 기본이고, 산업간 경계가 뚜렷하고, 맞춤 서비스의 한계를 가졌고, 제품 중심에, 실시간 대응이 힘들었으며, 판매 후 경험이 이뤄지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는 비대면 서비스,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하고, 극도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 중심이며,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경험 후 판매되는 방식입니다.


초가속 경제에서는 가만히 있는 것은 안정이 아니라 도태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컴퓨터만 도입한다고 디지털 기업이 되진 않습니다. 전체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구축해야만 합니다. <초가속 파괴적 승자들>에서는 초가속 시대의 액션 플랜을 제시하며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피할 수 없다면 파괴하고 다시 창조해야 하는 시대. 성공적으로 디지털 시대에 알맞은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비즈니스 도서이면서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이자 소비자로서 이 시대를 이해하는데 도움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창조적 파괴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디지털 전환 속에서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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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양장)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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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함을 선사하는 까만 우주 표지의 <숨>이 반짝반짝 골드빛이 가득한 양장본으로 리커버 된 <숨>으로 변신했습니다. 총 9편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 테드 창 작가의 <숨>. 영화 <컨택트>의 원작 「네 인생의 이야기」가 수록된, SF 소설이 이토록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단편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 이어 <숨>도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때만 기다리다가 리커버 골드 에디션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5쪽 분량의 초단편부터 꽤 긴 중편에 이르기까지 아홉 작품이 담긴 <숨>. 하드 SF 소설의 면모를 제대로 느끼면서 테드 창 특유의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아홉 편 모두가 제 취향을 완벽하게 만족시키지는 않았지만, 어느 작품 하나 버릴 건 없었어요~


표제작이 된 「숨」은 2008년 작품입니다. 기계 인간의 세계입니다. 두 개의 허파에 공기를 충전해 살아갑니다. 매일 공기를 가득 채운 두 개의 허파를 소비하며, 공기 충전소에서 충전을 하고, 집에는 예비용 허파 한 쌍을 보관합니다.


해부학자인 '나'는 어느 날 자기 해부를 하게 됩니다. 인지 엔진, 기억 저장 부품으로 이뤄진 자신의 뇌가 기능하는 광경을 관찰합니다. 그가 본 것은 금빛 기계로 이루어진 소우주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라는 존재 자체가 공기 흐름의 패턴임을 보여주는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공기의 역할을 깨닫습니다. 지속적인 아르곤의 흐름으로서 사고가 각인되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우리의 뇌가 느리게 작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공기의 흐름에 의존해 작동하는 뇌는 공기의 흐름이 감속하자 우리의 사고가 느려지면서 오히려 시계가 평소보다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대체 무엇이 사람의 뇌 속 공기의 흐름을 늦춘 걸까요.


우리의 인지 엔진이 공기를 동력으로 삼는다는 발상, 사고 활동을 하면서 점점 대기 농도가 짙어지며 기존의 대기의 압력 균형을 변화시킨다는 발상은 이 시대의 기후 위기와도 맞물립니다. 지금 우리가 탄소 중립을 위해 노력하듯 이들도 이런저런 방안을 마련합니다. 압력의 종말, 동력의 종말, 사고의 종말 수순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려보니 아찔합니다. 사고하는 인간이 더 이상 사고하지 않는다면 그 존재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요.


과거와 미래를 수정할 수 없는 시간여행을 통해 오히려 잘못을 돌아볼 기회를 얻는다는 그럴듯한 시간여행 이야기를 다룬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2007년)」, 자유의지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실증하는 기계가 생긴 세상에서 자유의지의 믿음을 잃은 인간의 미래를 그린 「우리가 해야 할 일 (2005년)」,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끔 훈련시킬 수 있는 애완동물 아바타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세상에서 인간적인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2010년)」. 이 소설은 휴고상 및 로커스 상 중편부문 최우수상 작품이기도 해서 오래전부터 단행본으로 소장하고 있었는데 <숨>에 포함되어 있네요.


「데이지의 기계식 자동 보모 (2011)」는 이상적인 육아는 이상적인 아이들의 탄생으로 이어진다는 육아론을 바탕으로 양육자가 인공지능일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다룹니다. 외계 지성을 찾는 인간의 행태에 대한 고발을 하는 「거대한 침묵 (2015)」, 우주의 중심적 존재로서의 인간과 그렇지 않다는 의도 없음 간의 논쟁을 다룬 「옴팔로스 (2019)」, 평행세계의 나와 채팅을 하는 세상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다룬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2019)」.


「숨」 외에 가장 만족스러웠던 작품은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2013)」입니다. 전통적인 읽고 쓰기의 방식이 변하는 요즘 세상과도 맞물려 생각할 거리를 가득 안겨줍니다. 모든 일상을 영상으로 저장하고 순식간에 검색되는 정보 접근성이 빠른 세상에서 그야말로 인지적 사이보그가 된 인간을 상상해 보세요. 완벽한 기억력을 가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도요. 상상하는 것만큼 축복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글쓰기 역시 말할 때마다 버전이 조금씩 달라지는 구전 시대의 종말을 낳았습니다. 무언가를 잘못 기억한다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존재가 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했어요.


1990년 데뷔작 「바빌론의 탑」부터 2002년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까지의 단편들이 테드 창의 첫 번째 단편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 수록되었고, 이후 작품들이 두 번째 단편집 <숨>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두 권으로 테드 창의 소설은 클리어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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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노래하듯이
오하나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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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귤나무를 키우며 음악 하는 남편과 강아지 보현과 함께 사는 오하나 작가의 제주살이 에세이 <계절은 노래하듯이>. 아름다운 한 편의 동화 같은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농부는 농부의 달력이 있다고 하죠. 24절기 계절의 흐름에 맞춰 함께 발맞춰 나아가는 농부의 삶이 <계절은 노래하듯이>에 담겨 있습니다. 제주 북서쪽 바다를 면하고 있는 20년 넘은 집은 싸늘한 공기를 품고 있지만, 계절과 시간대와 기분에 맞춰 음악을 선곡해 뜨거운 보이차 한 잔으로 새벽을 여는 하루는 상쾌하다 못해 청명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강원도 산간에 온 것처럼 눈이 쏟아진 소한. 올해는 무엇으로 빈 노트를 채울까 기분 좋은 설렘을 안고, 눈이 내리면 비로소 고요하게 드러나는 흔적들을 보면서 새하얀 제주를 산책합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지만 아직은 겨울방학입니다. 귤 수확을 마친 후 봄이 찾아오기 전까지 농부에게 주어지는 더없이 달콤한 시간입니다. 숙제 같은 집안일도 최대한 미루면서 내키는 대로 산책을 떠나고 운동도 하고 원 없이 음악도 듣고 부지런히 책도 읽습니다.


이 꿀같은 시간도 봄기운이 도는 우수를 지나고 나면 슬슬 끝이 납니다. 경칩이 되면 본격적인 농사 준비가 시작됩니다. 개학을 하는 날인 셈이죠. 남편과 보현과 농원으로 향합니다. 모진 날씨에 귤나무 한 그루가 죽었지만, 우리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앞을 보는 연습을 하게 해주니 자연이 가르쳐주는 것은 한도 끝도 없습니다.


자연의 리듬에 사는 농부의 삶은 자연에 맞춰서 살아가는 식물들로부터 수많은 지혜를 얻는 삶이기도 합니다. 죽을 것만 같았던 배나무가 생존해 있기도 하고, 잠시 내버려 둬도 알아서 몸을 챙기는 귤나무들로부터 독립심과 어른스러움을 배우기도 합니다.


여름이 시작되면 새벽부터 우는 수컷 재비의 노랫소리로 하루를 맞이하고, 농원의 귤나무에도 귤꽃이 피어 그윽한 향기로 가득해집니다. 낮이 점점 길어지는 하지가 되면 멧비둘기들이 찾아옵니다. 멧비둘기 가족을 시작으로 모진 태풍 속에서 형제를 잃고 간신히 살아남은 멧비둘기까지, 이곳은 어느새 멧비둘기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열대야로 밤잠을 뒤척이는 계절이 되면 쌍살벌에 쏘이는 액땜을 거하게 하기도 합니다. 귤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덩굴 안쪽에 집 짓는 걸 좋아하는 쌍살벌이어서 어쩔 수 없이 매년 고생입니다. 그렇다고 덩굴을 무작정 안 좋은 식물로 취급하기도 애매합니다. 오히려 방제할 필요 없이 깨끗한 나무가 많다는데, 쌍살벌이 해충을 잡아먹어서이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펼쳐봅니다.


가을장마에는 풋귤이 알차게 영글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되고, 가장 맛있는 귤만 골라 먹는 멧비둘기들이 얄밉기도 하지만, 귤을 거두는 작업을 클리어하면 한없이 밀려오는 안도감과 감사함에 폭 파묻히기도 합니다.


독자에게까지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힐링 마력을 가진 <계절은 노래하듯이>. 길고양이의 밥을 챙겨주다가 보은을 수없이 받기도 하고,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기도 하면서 자연과 함께 하루하루 어우러져 살아가는 오하나 작가의 슬로라이프. 귀농을 택한 용기와 도전,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그들의 삶을 따라가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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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주성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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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잡지 기자 및 편집장으로 20년 간 일한 영화평론가 주성철의 홍콩영화 팬보이 기질을 마음껏 발산한 책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JTBC 방구석 1열에서 영화 지식과 TMI를 흥미진진하게 전하듯 양조위, 유덕화, 장국영, 왕가위, 성룡, 주성치 등 홍콩영화와 홍콩영화인들을 사랑하는 이들이 반가워할 만한 이야기가 가득 담겼습니다.



이 책은 2010년에 출간했던 <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의 전면개정판입니다. 2022년 2월 홍콩의 모습까지 반영되어 세월의 흐름을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첫사랑과도 같은 홍콩영화의 아련한 감성을 불러내는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홍콩을 여행해본 적 없지만 떠난다면 홍콩영화여행 테마로 가야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영화 촬영지를 지하철 노선도에 세심하게 표기해 직관적으로 위치를 보기 좋게 알리고 있어 루트 계획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여행가이드북에서는 만나기 힘든 숨은 보물 장소와 맛집이 가득합니다. 무엇보다 그 장소마다 영화 및 배우의 스토리가 담겨 있기에 더 의미있지요. 그저 유명한 장소를 둘러보는 게 아니라 영화 속을 거니는 느낌을 받을 것만 같습니다.



<천장지구>의 잊지 못할 결혼식 장면의 배경인 성 마거릿 성당, 명불허전 뷰 맛집 빅토리아 피크, <중경삼림>의 모든 주인공들이 스치는 인연을 반복하는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허망하게 떠난 장국영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그가 실제로 자주 들렀던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장국영의 마지막 객실인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는 관지림을 직관하고 팬으로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도 담겨 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과거의 흔적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지만, 기적처럼 남아 있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홍콩 중심지부터 구룡반도, 란타우섬, 마카오 등 홍콩 구석구석에서 만나는 영화의 장면들. 현장 사진과 영화 스틸컷과의 비교를 통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십대에 비디오 플레이어가 있는 친구집에 모여 홍콩영화 비디오테이프를 보던 그 시절도 떠오릅니다. 유덕화 파, 주윤발 파로 나뉘어 누가 더 덕후인지 은근 경쟁 체제에 돌입했던 기억도 납니다. 양조위의 깊은 눈빛에 푹 빠지곤 했고, 중경삼림의 OST를 하염없이 들었던 나날들. 아날로그 감성 제대로 얹어준 책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그 시절의 감성을 오랜만에 만끽해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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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2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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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 인기 웹툰 크레이지 가드너가 2권이 출간되었습니다. 극한견주, 여탕보고서 등으로 일상툰의 일타작가로 불리는 마일로 작가. 크레이지한 식물 생활을 시트콤보다 더 재미있게 그려낸 <크레이지 가드너>에서는 진정한 대리만족이란 게 이런 것이구나 할 만큼 크레이지하지만 애정 가득한 식덕생활을 만나게 됩니다.


이번에도 스티커가 포함되어 있어요. 크레이지 가드너 2권에서는 물주기, 비료주기, 분갈이와 같은 초보집사를 혼돈의 도가니에 빠지게 하는 식물 케어를 다루고 있습니다. 게다가 식태기가 와버린 마일로. 과연 어떻게 식태기를 이겨내고 식덕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초보 식물집사가 가장 힘들어하는 건 물주기가 아닐까요? 흙이 적절히 말랐을 때 준다는 기본 지식은 말 그대로 기본일 뿐 수많은 식물들에게 공통되는 사항은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여행 다녀온 사이 물 못 줬다고 회복 불가능 상태로 죽어버리는 율마도 있고, 과습에 취약한 식물들도 많습니다. 대중적이라고 알려진 아이비도 무척 까다로운 편이었어요. 알로카시아처럼 사람마다 정반대로 키우는 경우도 있으니 물주기 하나만으로도 참 당황스럽습니다. 자신의 집에 맞는 일조량과 온습도에 따라 경험치를 쌓아가는 수밖에 없나 봅니다. 어떤 물을 사용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수돗물과 관련한 논쟁은 여전히 있지만, 빗물의 효용에 대해 좋은 지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비 오는 날 빗물을 받아두는 노력을 해봐야겠습니다.


식물 키우기엔 젬병인 저로서는 아이가 한 번씩 들고 오는 화분에 비료 한 번 준 적 없어 크레이지 가드너 읽다가 뜨끔하기도 합니다. 신기한 비료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네요. 닭, 돼지 분뇨를 이용한 알맹이 비료도 있고 지렁이나 굼벵이 분변토를 비료로도 쓴다는 걸 알게 되니 장수풍뎅이 애벌레 번창하던 시절 그 분변토를 그냥 버린 게 아까워집니다. 식물 뻥튀기기 가능한 화학비료와 함께 적절히 사용하면 건강한 식물로 키울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식물집사 생활의 중노동은 바로 분갈이죠. 소라게 바닥재로도 쓰이는 코코칩, 코코피트로 직접 흙을 만들어본 크레이지 가드너. 원예용 흙으로 사용할 땐 단독으로 쓰는 건 아니고 펄라이트와 질석, 비료도 넣어 배합 비율을 잘 맞춰야 하니, 결국 남이 해주는 밥이 편하듯 판매용 흙을 구입하는 것으로 다시 돌아가기 마련이긴 하지만요.


코코넛의 부산물은 수분을 잘 머금는 습성 때문에 온습도가 높아야 하는 육지소라게 사육 환경을 맞춰주기 무척 좋은 원료입니다. 국내 소라게 사육자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바닥재가 코코칩이고, 코코피트는 그야말로 생긴 것부터가 흙이랑 다를 바 없는 입자여서 자연의 느낌 주기 정말 좋죠. 저희 집 소라게들에게도 코코피트와 코코칩을 사용하고 있고, 자연유목을 제외한 초록이들은 모두 인조식물로 채웠지만, 식물을 직접 심은 비바리움 형태도 가능합니다. 역시 원예용으로 사용 가능한 바닥재 덕분이겠죠? 다만 높은 온습도 환경에 맞는 식물을 사용해야 하고 무엇보다 소라게들이 뜯어 먹다 보니 잠깐의 행복일 뿐이지만요. 비바리움 환경을 선호하는 사육자들은 그래서 물생활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크레이지 가드너에서도 수초 키우는 것에 재미 붙인 마일로 작가의 물생활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초보 식물집사들이 궁금해하는 것들도 쏙쏙 짚어주는 크레이지 가드너. 마일로 식물 119 코너를 통해 저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 벌레 싫어해서 식물 키우기 두려워하는 이들이라면 특히 조언을 많이 얻게 될 거예요. 즐겁고 좋았다가 갑자기 모든 게 지루해지고 귀찮아지는 식태기를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식구는 늘어있고 그만둘 순 없습니다. 크레이지 가드너는 어떻게 식태기를 극복해 내는지도 에피소드로 등장합니다.


식물 보며 멍 때리는 걸 좋아하거나 식물카페도 좋아하지만, 정작 직접 키우기는 자신 없는 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초보 식물집사기를 펼쳐 보이는 <크레이지 가드너>. 식덕 생활을 하며 겪는 장단점을 모두 드러내고 있어 오히려 더 믿음직스러운 식물집사 가이드북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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