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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시작하는 영어 그림책 - 파닉스가 쉬워지는 음운 단계별 인풋 가이드 ㅣ 바른 교육 시리즈 46
조이스 박.배성기 지음 / 서사원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알파벳의 문자와 소리를 연결하는 과정, 즉 파닉스에 앞서 아이의 뇌에 영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입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소리로 시작하는 영어 그림책』.
국내 영어 교육 분야에서 각기 다른 전문성을 쌓아 올린 두 저자의 시너지가 매력적입니다. 영어를 단순히 지식이 아닌 아이의 인격과 자존감을 형성하는 도구로 활용하도록 안내하는 조이스 박 저자와 15년간 영어 교육 업계에서 현장의 경험을 축적한 에듀테크 전문가 현서아빠의 디지털 활용법이 조화를 이룹니다.
원어민 아이들의 음운 발달 단계를 살펴보며 음성 언어 인풋이 백조가 물 위로 비상하기 전 물밑에서 열심히 발을 구르는 과정과 같다고 비유합니다. 음성 언어 노출은 문자 습득을 위한 준비 단계이며, 이 시기에 충분한 인풋이 쌓여야만 아이들이 비로소 영어를 읽고 말하게 된다는 겁니다.
문자 습득 이전에 아이가 책 내용에 참여하며 음성 언어 인풋을 충분히 축적하는 기간은 성인이 문법과 단어부터 배우는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 과정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잠복기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언어 발달의 기초 공사를 다지는 결정적인 시간입니다.

저자는 어린이 영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단어가 아닌 청각 기반의 유의미한 언어 경험이라고 규정합니다. 듣기→이해→표현의 자연스러운 순서로, 단어 중심보다는 문맥과 상황 속 언어 덩어리를 통해 영어와 친숙해지도록 도와주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하나의 명사에 작은 단어를 얹어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이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Milk"라는 단어의 의미를 아는 것보다, 맥락 안에서 "milk, please!"라고 말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한국어(음절 중심 언어)와 영어(음소 중심 언어)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짚어주며, 왜 이 단계적 접근이 중요한지를 설명합니다. 한국어의 자음이 모음과 만나야만 소리를 내는 구조와 달리, 영어는 자음과 모음이 독립적으로 소리를 내는 음소가 중요합니다.
음소 인식이 어느 정도 형성되었을 때 비로소 파닉스 학습을 시작해야 한다고 합니다. 음운 인식 발달 순서대로 인풋을 주는 것이 제한된 시간을 가진 외국어 학습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로드맵임을 강조합니다.
『소리로 시작하는 영어 그림책』은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을 위한 음운 발달(Phonological Awareness)의 6단계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6단계를 따라갈 수 있도록 131권의 그림책을 추천하고, 각 단계에 맞는 유튜브 영상 및 영어 놀이를 부록으로 담았습니다.
텍스트 톡(Text talk) 교수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행위 자체가 교수법이 되는 이 방식은 책을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의 3단계로 나누어 아이와 어떻게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지 안내합니다.

그림책의 그림을 읽는 방법까지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림이 가진 동선, 색,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그림 읽기 경로(reading path)를 통해 그림책을 더 충만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단순히 좋은 그림책 목록을 제공하는 책을 넘어섭니다. 영어를 외국어로 습득하는 아이의 뇌가 가장 효율적으로 언어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인풋의 순서를 짚어줍니다.
파닉스라는 문자의 숲으로 들어가기 전, 아이가 소리의 강을 건널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음성 언어 노출 로드맵을 찾는다면, 이 책이 그 해답이 되어줄 겁니다.
음성 언어 노출 환경을 그림책에만 국한하지 않고, 유튜브 동영상과의 연계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교육 환경을 적극적으로 수용합니다. 현서아빠의 유튜브 영상 활용 팁은 학습 도구로서의 디지털 활용법입니다.
문자 습득 이전의 소리 노출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에게 추천합니다. 파닉스 시작 시점을 앞두고 어떤 인풋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면, 원어민 아이들의 음운 발달 단계 기준을 통해 실천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