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개의 카드로 목돈을 만든다 - 목돈이 모이는 소비체질 개선 프로젝트
고경호 지음 / 다산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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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관리와 투자에 관한 기본 원칙과 실천 방법을 알려주는 재테크 도서 『4개의 통장 고경호 저자의 새책이 나왔어요. 신용카드의 덫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며 소비체질을 개선해 목돈을 모으는 재테크 습관을 알려주는  《나는 3개의 카드로 목돈을 만든다는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돈 관리 시스템을 통해 소비체질을 목돈체질로 개선하자는 주제의 책입니다.

 

경제적 의미의 행복은 욕망과 소비와 관계있다고 합니다. 소비를 늘리거나 욕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인데 대체로 욕망을 줄이기보다는 돈을 많이 버는 것에 더 끌리는 게 본능이죠. 주관적 감정 상태에 따른 행복의 크기는 돈보다는 사실 욕망에 더 영향을 받습니다. 즉, 욕망을 관리하지 못하면 돈을 벌어도 결국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신용카드가 생긴 유래는 참 어처구니없긴 하네요. 외상카드라는 말이 이렇게나 딱 맞아떨어지다니. 카드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보면 평소에 외상으로 생활한다는 것 자체에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아예 그런 행동을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텐데 지갑 속에 몇 개씩 차지하는 카드를 습관적으로 쓰는 시점에서는 이 신용카드 시스템이 외상(빚)이라는 생각조차 못한 채 무심코 사용해왔던 것 같습니다. 이런 소비체질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저축은 어렵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우선 쓰고 나중에 확인하는 습관이 굳어지는 신용카드의 덫은 결국 당장 이 순간의 편함을 추구하다가 미래의 행복을 망치는 지름길이 되는군요.

 

 

 

언제부턴가 일정 소득이 있어도 고정지출이 많아져 삶의 질은 불만족스러운 빈곤층, 푸어 계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월급은 그저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허다한 오늘날입니다. 외상을 빚이라 인식 못 하고 쓰는 카드 사용 습관을 개선해 목돈을 모으는 체질, 즉 자유를 모으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계획적인 소비생활을 하는 데 효과적인 소비체질 개선 시스템으로 저자는 3개의 카드시스템을 소개합니다. 소비체질 개선의 기술적인 방법을 다루며 이렇게 변화시킨 소비체질로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살아갈 힘, 삶을 바꾸는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 차등화 이후 비율을 적절히 나눠 사용하는 일명 '카드 재테크' 역시 기본적으로 소비체질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결국 실패한다고 합니다.

 

 

 

용도에 따라 소비카드, 예비카드, 비상카드 이렇게 세 개의 카드로 나누고, 3개의 카드 용도를 각각 이야기하는데 생각외로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해법이네요. 매월 지출 한도를 정해 돈을 쓸 때마다 수시로 사용하는 소비카드와 정해진 지출 한도를 초과하여 돈을 써야 하는 경우나 비상금이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는 예비카드는 체크카드로 준비하면 되고, 통장잔액이 부족해져 두 가지 카드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할 비상카드는 신용카드로 준비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3개의 카드를 번듯하게 가진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앞서 말한 소비 체질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결국 통장잔액이 부족해진 상태로 비상카드를 자꾸 사용하는 도돌이표 신세가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책에는 카드결제잔액을 0원으로 돌리는 단계별 노하우를 알려주고는 있지만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과도한 신용카드 결제잔액이 있는 상태는 그 무엇보다도 긴축 소비 외에는 답이 없네요. 왜 이렇게 됐을까 후회해봤자 엎질러진 물 상태에서는 결국 정신상태 단단히 붙잡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 경우 현재 체크카드 사용이 압도적이며 신용카드 사용은 사업용으로 극히 일부에만 사용중이어서 사실상 3개의 카드 시스템 재료상으로는 이미 준비된 상태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 많이 있더라고요. 사례와 함께 단계별로 차근차근 소개하고 있어 쉽게 이해되며 술술 잘 읽힌 책이네요.

 

 

 

3개의 카드라는 시스템을 제대로 써먹으려면 돈, 행복, 욕망 등에 관한 본인의 가치관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소비습관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물려줘야 할 재산입니다. 저자는 목돈을 모으는 것은 곧 자유를 모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무조건적인 절약이나 소비 욕구억제가 아닌, 계획과 절제를 통해 현명한 소비생활을 해서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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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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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뮤즈이자 영국의 전설적인 문학 에이전트 팻 캐바나가 뇌종양으로 사망 후 5년 만에 입을 연 줄리언 반스가 아내에 관해 쓴 회고록 에세이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는 상실의 고통을 구구절절한 감정폭발이 아닌 소름 끼치도록 담백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는 사랑과 이별의 비가입니다.

 

 

1장 비상의 죄, 2장 평지에서, 3장 깊이의 상실, 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는 것으로 시작하는 세 이야기의 첫 문장은 각각 독립된 이야기에서 결국 하나의 점으로 합쳐지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일으킵니다. <비상의 죄>는 기구 비행을 통해 높은 곳을 열망하며 자유를 대변하는 의미를 가진 기구 예찬 이야기입니다. <평지에서>는 모든 사랑 이야기는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라는 사랑의 진실을, 날아오르다 떨어지는 기구와 접점을 이뤄 이야기합니다. <깊이의 상실>에서야 드디어 줄리언 반스 자신의 사별 고통을 이야기합니다.

 

바람과 날씨의 권력에 영합하는 자유를 의미하는 기구 비행. 항공술과 사진 두 가지를 최초로 하나로 합친 19세기 인물 나다르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은 합쳐진 순간을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세상은 달라졌다며 줄리언 반스는 이런 항공술이 이카루스의 비극처럼 비상의 죄, 혹자에게는 분수를 넘어서는 짓으로 알려진 죄를 사하여 주었다고 말합니다. 자유를 누리되 변덕스러운 자연 때문에 어디로 움직일지 알 수 없어 위험하기도 한 기구 비행을 통해 사랑의 균형을 이야기하고, 상승과 추락을 동시에 품은 기구 특유의 모순적 속성을 통해 비상에서 평지로의 추락인 상실의 고통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전에는 함께였던 적이 없는 두 사람을 하나가 되게 해보라. 어떤 때는 최초로 수소 기구와 열기구를 견인줄로 함께 묶었던 것과 비슷한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추락한 다음 불에 타는 것과, 불에 탄 다음 추락하는 것, 당신은 둘 중 어느 쪽이 낫겠는가? 그러나 어떤 때는 일이 잘 돌아가서 새로운 뭔가가 이루어지고, 그렇게 세상은 변한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머지않아 이런저런 이유로 그들 중 하나가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진 빈자리는 애초에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의 총합보다 크다. 이는 수학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가능하다. 』 - p109

 

줄리언 반스는 삶의 심장, 심장의 생명인 아내를 잃은 슬픔의 단계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별과 상실의 고통을 이야기한 <차마 울지 못하는 당신을 위하여> 책에서도 말했듯 충분한 애도야말로 남은 삶을 살아가는 중심이 되듯 줄리언 반스는 사별 후 겪은 그의 비탄과 상실의 진정한 의미를 이야기합니다. 



『 사별의 슬픔은 인간으로서의 상태이지 의학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며, 그 고통과 더불어 다른 모든 것을 잊는 데 도움이 되는 약은 있어도 치유해주는 약은 없다. 』 - p116



'세상이 그녀를 구할 수도 없고 구하려 하지도 않는다면, 도대체 내가 뭣 때문에 세상을 살리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단 말인가'하며 정작 불상사가 일어났을 때 기분 전환 거리나 조언은 다 필요 없을 정도로 인생의 무심함에 대한 분노를 겪기도 합니다. 사람은 비탄을 이겨내게 돼 있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해 더 강한 인간이 된다는 언어도단적인 말에 분노하고, 사별한 사람 그 자신조차 진실을 말하지 못하며, 회피하고 방어적이고 움츠러든 자세를 강요하는 이 시대의 삭막함을 이야기합니다.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고독의 문제, 사랑의 증거로서의 고통, 비탄의 함정... 이런 상실의 단계를 겪으며 결국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관한 그의 답은 '아내가 살아있다면 그러길 바랐을 모습대로' 아내의 부재를 견디며 아내의 실재를 마음속에 품게 됩니다. 애도에 성공한다는 것이 기억하는 데 성공한다는 것인지, 잊어버리는 데 성공한다는 것인지 사별 정리 보상의 의미를 묻습니다. '과거적 현재형'으로 딱히 현재에 존재하지 않지만, 완전히 과거에 속하지도 않고 그 사이 어딘가의 시제에 속하듯 결국 살아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죽음이, 곧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것으로 줄리언 반스는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사별의 고통을 비상, 추락, 그리고 깊이로 이야기하는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읽으며 기만적이고도 세속적인 위안을 경계하고 사랑의 증거로서의 고통을 공감하게 됩니다. 죽음이 가져온 비탄, 아내와 함께했던 마지막 일들을 잔잔히 내뱉는 그를 보며 상실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고 사랑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랑을 한 줄리언 반스와 팻 캐바나가 부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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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기 싫은 날
김기정 글, 권문희 그림 / 현암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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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중학년용 동화 《학교 가기 싫은 날》은

김기정 작가님께서 다른 매체를 통해 발표했던 어린이 단편동화 6편이

전래동화작가 권문희님의 그림과 함께 이 책 한 권에 쫘~악 수록되어 있습니다.

 

옛이야기 형식에서 현대물까지 고루 담겨있어요.

 

 

 

 

<대통령의 소원>은 소원을 들어주는 도깨비 방망이를 현대물로 각색한 형식인데요

영부인의 욕심이 지나쳐 결국 그 화가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줄거리예요.

 

 

 

 

<학교 가기 싫은 날>은 학교 가기 싫어 핑계만 대는 노아라는 여자아이의 이야기입니다.

폭설이 내린 날, 눈 굴을 파며 학교에 가는 길에 일어나는 신나는 모험담이네요.

아이의 눈에는 저렇게 폭설이 내린 날 눈 굴을 판다는 것 자체가 정말 상상만해도 즐거운 일이 아닐까싶어요.

어른들은 죽을 맛이겠지만요 ;;

 

 

『 사람은 이 산에서 젤로 큰 멧돼지보다 힘도 세 보이지 않아요.

날카로운 발톱도, 뾰족한 이빨도 없어요.

깜깜한 밤처럼 시꺼멓지도 않은데, 엄마는 왜 무섭다고 했을까요?

- <주먹 호랑이> 중에서

 

겨울을 나야 하는 몸집 작은 호랑이의 소망을 이야기한 <주먹 호랑이>를 읽으면서

그 어느 것보다 무서운 존재는 인간이란 것에 마음이 아프네요.

사람 눈에 띄지 마라고 일부러 작게 낳았다는 엄마 호랑이의 말을 듣고 있으니 에구구..

 

 

 

<도미 동자> 이야기는 판타지 느낌을 받았어요.

우리 집안 곳곳에 정말 작은 인간들이 몰래 다닐것만 같은 느낌이...

매일 일곱 시만 되면 나타나는 작은 사람들.

잔치집에 가야 한다는데 매일같이 집 안에서만 맴돌고 있어요.

우리 주인공은 작은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줄까요.

 

 

 

<내가 니 할애비다>는 십장생 이야기입니다.

오래오래 사는게 자랑거리인 열 가지 오래 사는 녀석들의 이야기.

제각각 거드름을 피우며 누가 제일 나이 많은지 뻐기는데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 모르는 발언이 마구 오가네요 ㅎㅎ

 

 

 

 

<꼬마 도깨비 꼭꼭 숨은 사연>은 꼬부랑 산길에서 만난 도깨비와 숨바꼭질을 하는 이야기인데 결말에서 빵 터졌어요.

우리 아이가 가장 재밌게 반응한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전래동화 그림책 작업을 많이 하신 분의 그림이라 그림풍도 참 정겹지요.

글을 쓴 김기정 작가님께서 말씀하신게 기억에 남네요.

 '이야기'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키고 상상하는 힘은 곧 생각하는 힘으로 연결되니

'이야기'란 것은 아이들 마음의 거름과 씨앗이 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 익살스런 이야기, 가슴 따뜻하게 하는 여섯 편의 다양한 이야기의 힘을 아이와 함께 누려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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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날려 줘!
강금주 지음, 박순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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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십대들의 사춘기라고 하면 중, 고등학생을 주로 이야기했는데

요즘은 정말 나이 그대로 빠르면 초등3학년 열살 이후부터 십대 사춘기 영역에 포함되어버리죠.

사춘기 시기가 빠르게 내려온 만큼 십대초반의 영글지 못한 그 감정을 다독이기 힘들어진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현대는 대화가 부족해진 가정환경이지요.

대화시간이 점점 줄어들다보니 부모는 부모대의 생각에 머물러 아이와 교감을 하지 못하게 되고

아이는 아이나름대로 더 답답해 할테고요.

이런 사정이니 30년간 <십대들의 쪽지>를 통해 청소년들과 이야기하며 살아온

청소년 전문 상담가 강금주님의 책 《스트레스를 날려 줘!》는 의외로 큰 도움이 되는 책인것 같습니다.

 

 

사실 사춘기때의 고민이라고해서 별다르게 달라진 건 없더군요.

우리 부모가 겪었던 고민이나 요즘 아이들의 고민이 큰 차이가 있진 않았습니다.

다 고만고만한 흔히 겪었던 그 고민들이 주를 이룹니다.

달라진 환경에 새롭게 탄생한 고민은 무엇인지, 그리고 빨라진 사춘기에 맞춰

그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멘트는 옛시절과는 차이가 있을테지요.

 

 

사춘기를 방황의 굴레라고 생각해 주저앉지말고 탈바꿈의 시기로 이용하는 힘을 줘야 합니다.

고통을 이겨 성장하는 좋은 고통으로서의 성장통이어야 합니다.

 


사춘기 시기를 누구는 쉽게 겪고 지나가는데 누구는 유독 힘들게 겪기도 하지요.

고민의 종류도 참 다양하고요.

《스트레스를 날려 줘!》에는 성적, 학교생활, 교우관계, 가정환경, 외모, 이성, 정체성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읽어도 좋고, 초등고학년이라면 아이가 직접 읽으면 더욱 좋고요.

 


『 사춘기는 갑자기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지는 시기입니다.

여태껏 관심없었던 '나'를 찾으려고 하는데 '나'는 보물찾기처럼 누군가 어디에 숨겨 놓은 것이 아니랍니다.

그 답을 찾는 방법은 대개 밖으로부터 옵니다.

오늘 읽은 책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내가 먹은 음식을 통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들을 통해서, 숨겨져 있던 '나'를 만나게 된답니다. 』

- p149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필요한 실력과 마음가짐을 준비하는 시기로 바라보는 사춘기 시절.

좋은 결과를 빨리 내려고 조급해 하지 말고 준비하면서 기다림을 배우는 시기로 생각해보자고 합니다.

균형있게 성장하기! 우리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노력해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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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끝을 찾아서
이강환 지음 / 현암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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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피티' 영화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깜깜한 우주는 경이로우면서도 암흑 같은 어둠에 두려움이 들기도 하는 이중적인 이미지를 풍깁니다. 미지의 세계, 그 아득한 어둠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우주의 끝을 찾아서》는 우주의 가속 팽창 증거를 찾아낸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주가 왜 갑자기 팽창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 우리 우주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를 이야기합니다. 번역서가 아닌, 직접 관측을 하고 연구를 해 온 국내 저자의 책이기에 더욱 남다른 의미가 있는 책이네요.

 

 

 

초반 컬러 삽화를 보면서 입이 쩍 벌어집니다. 별처럼 보이는 점 하나가 수천억 개 이상의 별을 가진 은하라니.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 안에는 수천억 개의 별이 있고 '우리 은하'의 크기도 정확히 모른다고 하네요. 우스개로 내뱉는 말 중에,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렸다 할 때 쓰이는 그 안드로메다도 은하입니다. 그 은하 안에 또 수천억 개의 별이 있으니 우주의 크기는 상상조차 하기 힘드네요. 이런 은하의 거리를 재려고 하다가 은하가 자꾸 멀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과거 어느 시점엔 모두 한 점에 모여 있었다가 팽창을 거듭한다는 대폭발 우주론인 빅뱅 우주론이라는 표준 우주 모형 이론이 탄생하였습니다. 정적인 우주처럼 느껴졌던 우주가 점점 팽창한다니. 그것도 빠른 속도로요.

 

 

 

 

 

 

 

2011년 노벨물리학상은 우주 가속 팽창을 밝힌 세 사람에게 돌아갔습니다. 그전까지 알려졌던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팽창 속도가 점점 줄어드는 감속 팽창이어야 하는데 예측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 아직도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원인 모르는 결과 발견 업적만으로 수여된 상이었지요. 그만큼 교과서의 내용을 바꿀만한 발견일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업적이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멀리 있는 별과 은하의 거리를 측정한다는 것, 생각만으로는 도무지 감이 안 옵니다. 《우주의 끝을 찾아서》는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 이론만을 앞세우거나 철학적 요소가 강한 책은 아니고, 과학자들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는지 그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가속 팽창이 밝혀지는 과정을 그동안 결과론적으로만 들어 알고는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과정을 엿보니 흥미진진해서 손을 놓기 힘들었네요.

 

『 천문학의 발전 역사는 거리 측정 방법의 발전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거리 측정 방법이 나올 때마다 천문학에서는 획기적 발전이 이루어져 왔고 그에 따라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도 변해왔다. 』 - p67

  

2014년 3월, 다음 차례 노벨물리학상이 이미 예고되었다고 말할 정도로 의미 있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급속 팽창 (인플레이션) 빅뱅 우주론' 이론의 관측적 증거가 발견된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순간에 발생한 중력파가 우주배경복사에 남긴 흔적을 발견한건데, 멀리 있는 은하들 사이의 공간이 팽창하며 우주 전체가 팽창하는 가속 팽창 이론의 근거를 찾는 노력이 관측 결과로 나타난 것입니다. 

 

앞으로는 우주 가속 팽창을 일으키는 암흑에너지를 이해해나가는 과정이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현재는 텅 빈 공간에서 나오는 진공에너지가 가장 유력한 후보입니다. 암흑에너지는 빈 공간에서 나오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그 역할이 크지 않았지만 결국 암흑에너지가 강력해지면서 가속 팽창으로 된 것인데 텅 빈 공간, 진공에너지 개념은 예전에 읽은 <보이드 VOID> 책에서 다루고 있었던터라 이해하기 수월했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우주의 끝을 찾아서》와 《보이드 VOID》 책을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

 

 

 

 

폭발하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별인 초신성 관측의 중요성, 관측 프로젝트의 경쟁, 암흑에너지 증거 찾기 등을 통해 우주 가속 팽창 이론을 구성하는 과정이 잘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도 우주는 정적인 상태로 유지한다고 믿었던터라 일생일대의 실수라고 말하며 버린 우주상수 개념이 우주 가속 팽창의 발견으로 재등장한 에피소드나, 우주론 역사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 여러 사건이 스펙타클하게 소개되네요. 이론과학과 관측과학의 연계, 철저한 자료 분석 과정 등 과학 연구 과정의 자세도 알려줍니다. 우주배경복사, 초신성, 블랙홀 등 어렴풋이 알고 있던 개념들도 더 자세히 알게 되었네요.

 

 

 

138억 년이나 된 우주를 이제 우주론 100년 역사의 연구로 이해하긴 힘들지만 정확한 관측과 분석을 통해 미지의 세계 우주를 양파껍질 벗기듯 하나씩 벗겨내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무엇보다 우주에서 오는 약한 빛을 관측해 이런 연구결과를 낳는다는게 참 놀랍고 신비롭네요. 천문학계 특징에 대해서도 국내 저자의 입장에서 연구 과정의 에피소드 등 우리나라 천문학 연구의 진행과 미래를 볼 수도 있으니 천문학에 관심 있다면 꼭 읽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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