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 생명진화의 끝과 시작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1
김시준.김현우,박재용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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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공룡이 멸종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생명진화의 끝과 시작, 멸종》 책은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에서 방송된 5부 '모든 것의 끝 혹은 시작, 멸종'편과 6부 '생명의 재구성'을 반영하고, 방송 이후 새로 밝혀진 것도 추가 구성한 책입니다.

멸종과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진화라는 이름 아래 꾸준히 일어났던 현상입니다. 그런데 가끔 한꺼번에 확 바뀌는 일이 일어났는데 지난 6억 년 동안 지구 전체 생물 종의 70% 이상이 사라지는 다섯 번의 대멸종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런 대멸종은 급격한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지고 새로운 종의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대멸종이라 불리는 사건에서 공통점은 최고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일어날 여섯 번째 대멸종에서 사라질 최고 포식자는 누구일까요. 바로 인간입니다.

 

 

 

 

 

멸종이란 종 자체가 사라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인간 출현 이후 예전과 비교도 안 될 만큼 종 멸종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인류 출현 이전에는 포유류가 백만 년에 2종 멸종되었다면, 인류 출현 이후 500년 동안 무려 5,570종의 멸종이 있었습니다.

 

 

 

 

 

대멸종이라 하면 한순간에 확 사라지는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 대멸종의 과정은 짧게는 수십만 년에서 길게는 천만 년에 이르러 진행된다고 합니다. 멸종 이후엔 빈틈을 채우느라 적응방산 현상이 일어나며 새로운 종의 출현을 돕습니다.

고생대 대멸종은 어류를 제왕으로 만들고 양서류로 진화하게 도왔고, 페름기 대멸종은 수궁류라는 양막 생물의 출현을, 백악기 대멸종이 없었다면 지구는 공룡이 아직 지배했을 수도 있겠네요. 신생대 빙하기 같은 사건처럼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진화에 도움을 준 소규모 멸종 같은 사건도 많았습니다. 

 

 

 

 

 

 

 

 

대멸종의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진 않았지만 추정할만한 몇 가지는 있습니다. 천문학적 원인과 지구 내부적 원인을 크게 들고 있는데 어떤 것이 일차적 원인이 되었든 진행과정은 비슷하더군요.

그나마 생명 역사 중 가장 최근의 사건이었던 공룡 멸종의 경우 수십만 년에 걸쳐 서서히 그 수가 줄어든 것이라는 쪽과 단번에 멸종했다는 쪽의 논란이 있고, 결정적 한 방인 원인 규명은 힘들어도 멸종에 이르기까지의 징후 등을 살펴보면 결국 대멸종의 전조를 예측해볼 수는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대멸종은 어떤 종에게는 마지막이지만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사건이 됩니다. 멸종 사건 역시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듯 한번 멸종 사건이 일어나면 완전히 생태계가 회복되는 데 수천만 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5대 멸종을 들여다보며 이전의 멸종이 알려주는 대멸종의 징후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상위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했으며, 플랑크톤 사멸과 산호 백화 현상 등 바다로부터 시작되었고, 산소 농도 감소, 덩치 큰 동물부터 먼저 멸종, 지구 온난화와 냉각화 동반이라는 현상이었습니다. 징후이자 원인이자 혹은 결과로서, 일차적인 원인이 무엇이었든 간에 나타난 멸종의 과정입니다.

 

 

 

 

앞으로 제6의 멸종도 반드시 일어날 겁니다. 하지만 그때의 대멸종은 그동안 있었던 지구 내부의 문제나 외부문제가 아닌, 과격하게 말한다면 인류의 자살이라는 쪽입니다. 인류는 자신을 멸할 제6의 멸종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지요.

 

『 인류는 어찌 보면 지구 생태계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암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 - p220

 

지구생태계 파괴, 오존층 파괴, 산성비, 열대우림 파괴, 바다 오염, 사막화, 도시화 확대, 종의 감소, 벌 소멸, 지구 온난화 등 이 모든 것이 산업혁명 이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구를 군림하고 올라선 인간의 행동으로 나타난 일들입니다.

 

 

 

 

종이 사라지는 멸종, 인간의 방식으로 사고하다 보니 사실 인간 이외의 동식물에만 멸종의 초점을 맞춰 생각했었고 그래서 멸종이라는 사건의 심각성이 잘 와 닿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인간이 최상위 포식자가 된 지구 생태계. 처음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기 마련인 생명의 역사를 보며 언젠가는 (그 언젠가가 피부에 와닿지 않아 지구를 못살게 굴고 있는 거겠지요) 새로운 종이 바톤을 이어나갈 겁니다.

 

이 책의 마지막 멘트를 경종 삼으면 좋겠습니다.

『 생명 진화의 처음과 끝을 만들어온 대멸종의 역사 앞에서 지금이라도 인류는 만류의 영장이라는 오만함을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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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창업가 바이블 - 전 세계 창업가들의 27가지 감동 스토리
다니엘 아이젠버그 & 캐런 딜론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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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창업가라 하면 누가 생각나는지요?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같은 전형적인 창업가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것 자체가 고정관념이라는 것입니다. 창업의 길을 걷고자하는 의욕을 꺾어버리게하는 이름이죠.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창업가정신에 관한 수업을 11여년간 담당한 다니엘 아이젠버그 교수의 '최고의 창업 바이블'을 다룬 책으로, 창업가들의 흥망성쇠를 집대성해 성공적인 창업가가 되기 위한 기존의 이론을 배신했다는 평을 받으며 고정관념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식의 매뉴얼이 아닌, 창업가정신 자체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창업가에 대한 잘못된 환상으로 꼽는 '혁신, 전문가, 젊음'.

이것이 창업가의 필수요소가 아니라는 것부터 이야기합니다. 창업가는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제품,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으려고 끊임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사람인데 이는 곧 무턱대고 들이대려다가는 무관심의 대상, 경멸의 대상으로 전락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항의 벽을 낮추는데 성공한다면 자신이 제시한 제품, 서비스가 높은 가치를 지녔음을 증명하게 될 것이고요. 즉, 흐름을 거스르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비범한 가치를 창조하고 획득하고 성공하는가.  바로 이것이 창업가정신의 근본 특성입니다.

이 책에 소개되는 27가지 사례의 주인공들과 우리의 차이점은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떤 자원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있다고 합니다.

 

 

『 그가 스스로 옳은 일을 가고 있다며 어느 정도 자신하던 까닭은 아무도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략) 만약 모든 사람이 그게 좋은 아이디어임을 알고 있다면, 누군가가 이미 그것을 시도했을 것이다. 』 - p99

 

기존 고정관념은 '참신한 기술로 강력한 제품을 개발한 혁신적인 젊은이'가 창업가상이었지요. 그러나 실제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창업가들 상당수는 20~30대시절을 보내고 난 후에 사업을 시작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경을 이겨내는 역발상을 통해 선택과 헌신, 열망과 태도로 비범한 가치를 인식, 창조, 획득해 진정한 창업가정신을 이뤄냈습니다.

 

 

창업가정신의 필수불가결 요소인 '역경'의 종류와 역경을 이겨내는 능력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관심있게 읽었습니다. 스타트업 기업의 세계에서는 위대한 기업이 될 뻔한 회사들의 '죽음' 또한 수 없이 많았습니다. 역경을 제대로 마주하고 이겨내야 결과적으로 성공의 반열에 낄 수 있는 것이겠죠.

 

 

시장의 니즈, 동기, 역량이 교차하는 '기회'를 발견하고 거기에 '자기인식'이 더해진 상태에서 리스크를 수용하고 제거하고 재수용하는 것을 조화롭게 이끌며 리스크를 최적화하는 노하우도 중요합니다.

 

무일푼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발전시킬 동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창업에 성공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을 흔들어 역경을 이겨내 그 가치를 실행하는 과정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뤄냈느냐겠네요.

 

 

창업 자체보다는 '가치 창조'와 '가치 획득'의 관점에서 진정한 창업가정신에 대한 시각 변화와 창업가정신을 확대시키는 것이 이 책의 목표입니다. 그렇기에 '비범한 가치'란 무엇인가를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옳다라고 관성적으로 믿어 온 프로세스에 의문을 제기해야 하고요. 하버드의 수 많은 MBA 출신중에서도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하고... 그 속을 들여다보다보면 오바마 대통령도 강조했던 그 '창업가정신'의 참뜻을 이해하게 됩니다. 다니엘 아이젠버그 교수 본인 역시 벤처기업을 설립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고 그것을 통해 교훈을 얻기도 했습니다.

 

창업가정신을 행하는 끊임없는 노력 자체가 이미 자신의 삶, 그리고 사회적으로 큰 가치 창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니엘 아이젠버그 교수가 말하는 진정한 창업가정신에 전염되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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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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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바보상자라 일컫던 말은 옛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죄다 고개숙여 화면을 매만지는 세상인 디지털 시대는 생각을 통제하는 유리감옥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구글은 우리를 바보로 만들고 있는가?'라는 글로 세상에 쓴 소리를 던진 이 시대 디지털 사상가 니콜라스 카의 전작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검색엔진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문화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유리감옥》은 자동화 테크놀로지 시대의 독과 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행복과 만족은 실제 세상에서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직접 할 때 벌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동화 세상에서는 그런 행복감을 잃어버리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지요. 요즘은 손글씨 쓰는 일도 줄어들다보니 악필은 물론 조금만 펜을 잡아도 손가락이 뻐근해지기까지 하지요. 컴퓨터에 의존하고 살다가 컴퓨터가 고장나거나 인터넷 접속이 안 될 때 겪는 허무함은 아마 한번쯤 겪어보셨을 것 같아요. 의존적인 삶을 나도 모르게 살고 있습니다. 이런 사소한 것도 이렇는데 인간이 할 수 있는 부분을 하지 않게 됨으로써 잃게 되는 것은 어마어마하지 않을까요. 
 

자동화를 통해 얻게 되는 이득에 빠져 자칫 공허한 삶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치뤄야 할 대가가 상상외로 심각하다는 것을 이 책은 알리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 아닌 디지털 문명을 제대로, 진정 스마트하게 다루도록 조언하고 있습니다. 자동화로 인해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본연의 문제에 직면한 셈입니다.
  

컴퓨터와 로봇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간격이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근육을 대체하던 로봇이 이제는 인간의 뇌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무뎌지는 지력, 둔화되는 반응 등의 부작용은 게을러지는 두뇌로 이어집니다. 구글의 검색 분야 최고 엔지니어 아밋 싱할이 "기계의 정확성이 높아질수록 질문들이 더 게을러진다." 라고 한 말이 와닿습니다. 자동화로 인한 안심과 편향에 쉽게 빠져드는 현상은 우리의 자각력과 주의력을 약화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 자동화에 대한 편향은 자동화에 대한 안심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사람들은 모니터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에 과도한 무게를 둘 때 이런 식의 편향에 빠진다. 정보가 틀렸거나 잘못됐더라도 무조건 믿어버리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맹신하다보면 본인의 감각 등 다른 정보 출처를 무시하거나 폄하해버린다. 』 - p112



 

불완전한 자동화 문제의 해결책에 관한 다양한 주장도 소개하는데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물론 기술 성능은 개선되고 오류들도 수정되지만 무결점은 결코 성취 불가능한 이상에 불과하다고요. 완벽하게 자동화된 시스템이 설계되고 제조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은 여전히 불완전한 세상에서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게다가 기계들은 양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잔디를 깎다 만나는 동물을 로봇 제초기는 구별 못합니다. 결정적 순간의 윤리적 문제 역시 생각해 볼 문제였습니다. 인간도 완벽한 윤리적 판단을 내리지 못하므로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셈입니다. 최선 또는 합리적인 선택이 도덕적으로 모호한 상황에서는 누가 결정할 것인가, 우리가 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일까요.

 

자동화를 인간의 실수를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으로 간주해서는 안됩니다.  디지털 기기에 종속된 인간의 사고방식과 삶의 변화를 이야기한 이 책을 읽고나니 자동화 테크놀로지로 인간의 창의적 활동이 진정 늘어날 것인가 고민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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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상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14
박완서 원작, 김광성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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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김영사에서 나온 청소년용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아이 좀 크면 꼭 읽히고 싶은 시리즈입니다. 처음에는 한국대표작품이라 불리는 소설을 만화로 표현했다는 것에 솔직히 기대는 크게 안했거든요. 원작을 읽지 않은 상태로 만화를 접했는지라 원작과의 비교는 못합니다만 읽고나서 감동을 제대로 받았네요. 만화를 본 게 아니라 소설을 읽은 느낌일 정도로 참 잘 만들어진 느낌입니다. 


시리즈중에서 최근에 나온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읽어봤는데요, 박완서 작가님이 원작자시죠. 사실 이런 시리즈의 장점은 소설로는 왠지 따분하고 재미없을것만 같은 생각때문에 실제 독서활동중에 접하기 힘든 작품을 그나마 만화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겠죠. 허튼 만화 따위!였다면 실망이 컸을텐데 읽고나서 뿌듯함이 가득했던 퀄리티였던터라 기분이 좋네요.



이 책의 배경은 1.4 후퇴 이후 시점부터입니다. 박완서 작가님의 자전소설이라고 하죠. 주인공 이름도 완서예요 ^^



당시엔 피난을 못 가고 남아있으면 무슨 범죄행위처럼 부끄러워했다거나, 인민군이 서울에 내려와서 활동하던 때 인민군의 행동이라든지.. 제가 짐작했거나 상상했던 것과는 달라서 많이 놀랐었네요.

주인공이 올케와 함께 밤에는 빈집을 뒤지며 식량을 구하기도 하는데 당시 소시민들은 식량과의 전쟁이었더군요. 아기 베갯속 좁쌀까지 털어먹는 신세일 정도로.......



어떤 협력없이 무던히 인공 치하를 넘기고 싶었지만 인민군의 눈독을 피할 수 없었고 결국 주인공은 인민위원회에서 서류정리 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인민군대가 후퇴하게 되면서 서울에 남은 젊은 인력을 북으로 끌고 가려는 계획에 주인공 역시 포함되게 되네요.

 

누굴 만나면 저 사람 속은 흴까, 붉을까부터 분간해야 하는 시대에 하룻밤새 감쪽같이 세상은 바뀌고... 서울 시민증과 인민군의 신임장을 둘 다 가진 주인공은 어떻게 세상을 헤쳐나갈까요. 북으로 가는 척 하다가 다행히 되돌아오게 되긴 합니다.



그런데 9.28 수복 후... 이제는 간첩, 빨갱이로 엮고 엮이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피난 못 간 죄'라고도 하죠. 이런 사연들을 지금 시대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요. 당시에 억울하게 당한 이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그 시대 역사와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읽으면서 저조차도 6.25전쟁의 배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게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소설로는 솔직히 어느 세월에 접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한국대표소설을 한국대표만화가들이 정말 잘 그려내고 잘 담아놓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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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
팀 보울러 지음, 양혜진 옮김 / 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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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의 최고봉 '팀 보울러' 작가의 신작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

해리포터를 제치고 영국 카네기 메달을 수상한 《리버보이는 그렇게도 책 안 읽는다는 청소년들의 관심을 제대로 받았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얻었는데, 신작 역시 청소년들의 감성을 툭툭 잘 건드리는 주제더군요.



한국 독자들만을 위한 서문이 들어있어서 더 짠했네요.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는 설마 했는데 정말로 말 그대로 달.립.니.다.

트랙을 달리는 것도 아닌 밤길을 달립니다. 그것도 필사적으로.



어느 날 수업을 빼먹고 집에 있던 열다섯 살 소년 '지니'는 웬 낯선 사내가 침입해 집을 들쑤시는 것을 목격해버린 바람에 범죄에 휘말려 꼬일 대로 꼬이게 됩니다. 부모의 목숨을 담보로 그들의 일을 강제로 해야만 하게 된 소년. 달리기를 잘하는 소년에게 부여된 임무는 꾸러미를 몸에 숨긴 채 밤길을 달리는 일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달려야만 하는 것일까요. 마약 심부름일까 예측했는데 그건 아니었다는.

 

『 달려 봤자 아무 소용 없다.

그래도 나는 달린다. 거기에 누가 있든 나는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빠르다는 것을 안다. 내가 유일하게 자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달리기다. 하지만 나는 지금 무서워서 돌아 버릴 지경이다. 』 - p28



성장소설의 주 배경인 불안한 가정요소가 여기에도 등장합니다. 폭력 아빠와 불륜 행위를 하는 엄마 사이에서 철저히 고립된 소년. 하지만 폭력을 쓰고, 불륜을 하는 부모라고 해서 천륜을 어길 정도의 몹쓸 인간이 아니라 참 흔하디흔한 그냥 보통 부모란 점이 오히려 공감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서로들 변한 게 없어 보이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변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있고요.

 

『 대체 내가 왜 저 개자식을 사랑하나 모르겠다. 함께 보낸 좋은 날들 때문인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날도 거의 없다. 엄마도 똑같다. 』 - p69

 

부모도 욱 할 때가 있고 순간 어긋날 수도 있는 면을 보여주면서 한편 자식에 대한 애정이 유머나 농담 따먹기 등으로 드러나고 있었어요. 소년 역시 어찌 보면 쿨~할 정도로 부모를 욕할 때는 욕하고 걱정할 때는 걱정하는 등 애증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것들이 독자로 하여금 등장인물들에게 더욱 공감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먼 나라 얘기, 나와는 상관없는 소설 속에서만 나올 것 같은 심리가 아니라 '그래, 이런 게 일반적인 우리 아이들, 우리 부모들 모습이겠지' 싶더라고요.

 

팀 보울러의 성장소설은 십 대의 눈높이를 잘 맞춘 것은 당연하고요, 청소년뿐만 아니라 누구나 겪어 본 변화와 고통을 공감하게끔 잘 그려내고 있는 작가입니다. 불운한 환경이나 상황에서 신파조로 나가지도 않고 오히려 쿨할 정도로 담백하게 묘사하고 있네요. 더불어 긴박하게 진행되는 빠른 호흡은 책을 순식간에 읽어내려가게 하고요.

 

꿈이 없는 현실에서 그저 시간 가는 대로 사는 인생이었던 소년에게 허락된 행운은 어디까지일지, 삶을 전력 질주하는 소년의 모습에 가슴이 콩닥거리게 됩니다. 원제가 Night Runner 인데 한글판 제목이 더 근사하죠~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라니.... 밤길을 미친 듯이 달리는 소년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올라 가슴이 지끈거리네요.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으로 들어가게끔 소년을 응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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