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사랑은 냉면처럼
김영진 지음 / 엘블링 / 2014년 10월
평점 :
판매중지


사랑은 냉면처럼

저자 김영진 | 엘블링 | 2014.10.17ISBN 4801155572420

 

 

 

전자책으로 읽은 로맨스소설 <사랑은 냉면처럼>.

그동안 웹소설이나 전자책으로 로맨스 장르소설을 나름 읽어봤는데 20~30대가 읽을만한 순수 로맨스소설은 은근 비율이 약하더라고요. 그러다 이번에 마음에 드는 로맨스소설 읽었답니다. 김영진 저자의 <사랑은 냉면처럼>은 읽는 중에도, 읽고 나서도 이 생각이 들었는데... "개운하다~~"였어요. 담백하면서 깔끔한 내용이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대학을 포기한 대신 한식당에서 냉면장 자리에 이르기까지 일에 미쳐 살았던 경주. 부주방장 자리를 앞두고 낙하산처럼 나타나 부주방장 자리를 차지해버린 수애. 이 둘의 관계를 풀어가는 로맨스소설이에요. 수애의 언니 수지에게 호감을 느끼며 다가가는 경주의 마음과 경주의 오랜 친구 지은이와의 우정과 사랑 사이의 소소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고요. 등장인물들의 얽힌 관계 속에 사랑이 가진 다양한 유형이 거의 다 들어 있네요.

 

 

남주인공 경주의 성격이 참 마음에 들어요. 보통남자이고, 보통인간입니다.

경주에게는 일 자체가 삶이었으니 부주방장이 못되어버린 그 상황은 그야말로 인생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입니다. 경주는 수애의 불행이 곧 자신의 행복인것처럼 부주방장이 된 수애를 미워하고 까칠하게만 대한답니다. 

 

 

일에만 빠져 살던 인생이었으니 여자를 제대로 사귀어본 적도, 미치도록 사랑해본 적도 없는 경주는 연애 감정에 참 서툴렀어요. 이상형을 꿈꾸며 그런 여자가 나타나길 바라는 정도랄까요. 그러다 보니 오랜 친구라고 생각해온 지은이의 마음도 알아채지 못했었고요.

여자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남자 경주. "여자 마음을 알면 여자지 남자냐?"라고 말하는 경주를 보며 남들은 참 답답해하기도 하고요. 수애를 짝사랑하는 무철이에게는 '눈치 없는 놈'이라며 타박하면서 정작 스스로는 더 눈치 없답니다 ^^

 

 

『 껍질을 다 까더니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부분을 잘라내어 둥글둥글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하니까 예쁘죠? 아무리 못생긴 배라도 이렇게 다듬어주면 예뻐져요. 사람 마음도 그래요. 따뜻한 손으로 만져주면 예뻐지거든요."

 

 

투닥거리기만 하던 수애와의 관계는 어느 순간 수애의 행동이 변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수애가 경주에게 다 맞춰주다시피 하니 경주는 더는 수애에게 까칠하게 대하기도 민망해질 정도지요. 그런 와중에 수애가 경주에게 사랑 고백을 하기까지 하네요. 도대체 수애가 자신을 왜 좋아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경주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요~

 

 

 

<냉면은 사랑처럼>에서는 등장인물들 각각의 사연에 맞춰 '사랑'의 정의를 내립니다.

경주의 오랜 친구 지은이는 아낌없이, 대가없이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합니다. 사랑은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것이라고요.

수애의 언니이자 경주가 호감 느낀 수지는 사랑이란 그냥 이유 없이 좋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유가 있으면 보상심리가 생긴다고요. 다 주고도 더 주고 싶은 것이 사랑이라고요.

경주는 처음엔 그저 자신이 생각한 이상형과 같이 있고, 좋은 느낌이 사랑이라는 정도였고요.

수애는 사랑은 냉면이라고 정의 합니다. 손이 많이 가고 그래서 어렵고 아프고 힘든 것이 사랑이라고요.

 

 

수애의 사랑이 아련하지요. 경주에게 냉면 만드는 기술을 전수받으며 겪었던 힘든 과정처럼 사랑을 그저 아픈 것만으로 생각하게 놔둘 순 없잖아요~ 냉면을 만드는 과정은 힘들지만 깔끔하고 상큼한 뒷맛을 가진 여름의 별미처럼... 그들은 사랑의 정의를 어떻게 바꿔나갈까요. 이 과정에서 사랑하며 성장하는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답니다.

 

 

사랑에도 분명 성장통이 있지만, 사랑의 힘이 가진 저력은 인생의 의미를 바꾸게 되기도 하겠지요. 일이 전부였던 경주에게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감정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감정인 사랑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며 슬며시 연애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네요. 결혼 후 아이 키우며 어느 순간 그 시절을 잊고, 그 감정을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윤신영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특한 과학에세이입니다. 과학 용어 일색으로 딱딱하거나 건조무미한 듯 간결해야만 하는 기존의 과학 글쓰기 방식에서 벗어난 편지글 형식의 과학에세이거든요. 그렇다고 구구절절 감성만 가득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  과학과 인문의 만남이 참 멋지게 어우러졌답니다. 생물학, 생태학을 바탕으로 문학과 철학이 켠켠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책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은 멸종된 동물 또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릴레이 편지가 담겨있습니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생태계에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13종의 생명이 주인공입니다. 막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편견을 가진 이들은 이 글을 보며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될 겁니다. 편지글 형식이라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이 글에 잘 담겨있는 느낌입니다.

 

다른 어떤 동물보다 예민하고 정확한 온도 감각을 지닌 박쥐. 무시무시하고 바이러스가 득실댈 것만 같은 이미지로 우리에게 인식되어 있는 박쥐였는데 인간이 박쥐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며 편견을 싹 없애게 된 계기가 되었네요. 박쥐가 왜 동굴에서 사는지, 동굴과 박쥐의 긴밀한 관계 등 다양한 과학지식은 물론, 왜 박쥐가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의 힘을 이용하며 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풍력 발전, 조력 발전처럼 생태계에 그다지 문제없어 보이는 발전 시설이 그 지역에 살던 동물에게는 재앙이 된 사례는 충격적이기도 했어요. 게다가 작은 박쥐 하나가 하룻밤에 먹을 수 있는 해충의 수는 3000마리 이상이라고 하네요. 박쥐가 줄면 결국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것은 해충 떼일 테지요.

 

『 사람이 사라진 세상은 특별히 더 좋을 것도 없겠지만, 특별히 더 나쁠 것도 없을 거예요. 세상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스스로 그러한(자연) 모습 그대로 일 거예요. 』 - p84

 

지난달에 읽었던 <생명 시작의 끝과 시작, 멸종> 책에도 나왔지만 생태계를 구성하던 동식물이 사라지는 멸종이 불과 100여 년 만에 엄청나게 이뤄졌습니다. 인간에 의한 선택으로 인한 진화가 동식물에게서 나타나게 되고, 반대로 인간의 선택으로 숱한 동식물이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해로운 동물을 쓸어없앤다는 명목으로 인간이 행하는 일들을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과연 '없앨' 권리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위험 요소가 되는 대상을 무조건 없애면 된다는 사고방식만이 아니라, 위해가 될 수 있는 동물과도 지구를 나눌 수 있다는 또 다른 사고방식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을 거라 외면하지 말고 시도할 가치가 있다는 인식이 중요한 거겠지요.

 

『 어쩌면 인간과 비둘기 둘 사이의 다툼은, 생존력 강한 두 동물이 도시라는 생태계를 동시에 점유하면서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분쟁이 아닐까 싶네요. 』 - p191

 

 

다른 동물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야말로 유해동물일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잘못된 편견을 가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동이나 지능에 대해 과대평가를, 다른 동물에 대해서는 과소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군요.

 

주어진 환경에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인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그 어느 종보다도 탁월한 인간. 하지만 문명화에 성공한 사람은 사자의 위협에서 벗어난 대신, 만성적인 미지의 압박을 받게 되었다는 부분에서는 피로사회인 현재를 떠올려봅니다.

 

지구의 역사 속 무수한 멸종 동물 목록의 말단에 이름이 올려진 우리의 가장 가까운 친척 인류였던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종(네안데르탈인) 현재 우리 인간, 호모 사피엔스종에게 전하는 글은 더욱 애틋하네요. 닭을 제외하고 가장 개체 수가 많은 종이 호모 사피엔스, 바로 인간입니다. 개체 수가 가장 많은 닭 역시 공장식 축산업이란 이름으로 인간이 인위적으로 손 댄 결과겠고요. 어쨌든 인간의 번성을 이유로 다른 동물의 살 권리를 억압하는 것은 정당성을 얻기 힘든 일이라는 것을 지적합니다.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일원이라는 인식이 전혀 없다는 것이죠.

 

생태 지식 정보는 물론 그리움이 담긴 편지글 형식의 과학에세이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를 통해 공존의 마음을 가지길 바라봅니다. 생명의 가치에 더 중하고 덜 중함은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인간 역시 생태계의 일부분이라는 인식을 잊는다면 결국 공멸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취록 - 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조완선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저자 조완선 신작 <비취록>은 다빈치코드처럼 고문서 해독 과정과 연구, 수사를 보여주며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사건을 주제로 한 소설입니다. 물론 비취록이라는 고서는 가상의 책이지만 조선시대 민간에 의해 널리 유포되어온 정감록」 을 모티브로 삼았다네요. <비취록>을 읽으면서 정감록과 관련한 역사 공부를 한 셈입니다.

 

정감록은 이씨 이후의 조선 흥망대세와 세태 민심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예언한 책으로 백성을 위한 이상적인 국가를 세우겠다는 목표로 민초의 열망이 담긴 책인데, 조선 후기 최대 민란이자 조선왕조를 전복하려던 대사건 홍경래의 난을 이끈 주도 세력이 바로 이 정감록을 명분으로 삼았었지요. 그리고 홍경래의 난을 겪은 사람들로부터 태어나 1세기가 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수면으로 떠 오른 책이 바로 이 소설의 비취록입니다. '썩어 빠진 이 세상, 확 갈아엎고 싶은' 민초의 열망이 가득 담겨있는 예언서인 비취록.

 

『 이제 하늘이 응답할 차례였다. 』 - p9

 

 

고문서 수집가로부터 우연히 비취록의 감정의뢰를 받은 자칭 예언서 전문가 강명준 교수는 비취록을 둘러싸고 벌어진 살인사건들을 해결하는 중심인물입니다. 그 역시 순수한 의도로 비취록에 접근한 것은 아니었지만요. 의혹의 근원지 쌍백사의 정체, 비취록의 행방, 예언이 현실로 되길 바라는 이들의 거사를 파헤칩니다.

그 과정에서 동학과 증산도에 뿌리를 둔 민족종교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민족종교와 예언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더군요. 해방 전 위세를 떨쳤던 민족종교인 보천교 이야기는 흥미진진했습니다.
 

 

 

사실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사건이라는 주제만으로는 그렇게 신선한 느낌은 없었지만 작가가 풀어내는 민초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더군요. 이 책이 나온 시기 역시 참 절묘하다 싶을 정도로 책 속 이야기만이 아닌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과 같았거든요. 이 나라는 국민을 위한 국가인지, 국민을 위한 지도자가 있는지...

 

『 천하에 두려워할 것은 오직 백성뿐이다.

무릇 하늘이 지도자를 세운 것은 백성을 돌보기 위함이다. 』 - p276

 

미래를 내다보는 눈과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는 눈을 의미하는 예언. 해석자에 따라 천차만별 달라질 수 있는 예언서지만 그 본질만큼은 민초의 열망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비취록 소설을 읽고나니 정감록과 홍경래의 난을 좀 더 알아보고 싶어졌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 서울대생 1100명을 심층조사한 교육 탐사 프로젝트
이혜정 지음 / 다산에듀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부 좀 한다는 서울대생 중에서도 최우등생들.

그들은 어떻게 A+를 받을까요? 그들의 학습 방법은 뭐가 다를까요? 뭔가 비결이 있거나, 일반적인 학습법과는 다를 거라는 예상을 싹 뒤집어 버렸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 학습법이 고스란히 서울대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던 것입니다. 왜?! 그렇게 안 하면 학점이 제대로 안 나오니까!

 

최우등생들의 학습 전략을 연구한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대학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책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학생, 학부모는 물론 교수, 대학, 정부 등 교육과 관련된 주체라면 꼭 고민해 봐야 할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 vs 수용적 사고력

생각하는 방법과 능력을 뜻하는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입장의 수용적 사고력. 서울대 최우등생들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 했습니다. 학교와 국가는 창의를 부르짖고 있지만 창의력 향상 교육 따로 시험공부 따로인 현실이잖아요. 초등학생들부터가 그렇거든요. 교과서만 바뀌었지 가르치는 사람의 교육 방식은 그대로고, 평가 기준도 달라진 게 없고, 대학 졸업 후 취업에도 우수 학점이 우선인걸요. 



서울대 최우등생들의 학습 연구 프로젝트에서 제시한 여러 사례를 보면, 학점을 잘 받기 위한 특별한 공부법은 교수의 평가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교수의 평가 기준은 한마디로 대학이 원하는 능력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낳게 되고, 이는 교육의 방향을 고민해보게 합니다. 이런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 교육이 진정한 인재를 키우고 있는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일단 적고 보는 노트 필기, 구어체로 교수님이 하는 말을 그대로 죽어라 적는 노트 필기, 예습 안 하고 복습만 열심히 하는 고학점 전략 학습에서 도대체 무슨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을까요.



비판적 창의적 학습은 수용적 학습 후에야 가능한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수용적 학습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비판적 창의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교수들조차 의견을 나누지 않고 나서지 않는 쪽을 택하는, 질문을 발견하는 눈이 길러지지 않는 교육. 생각을 자라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에서 받은 교육이었기에 질문 하나조차 제대로 못하지요. 오바마 대통령이 대한민국 교육을 극찬했을 때 정작 우리 국민들은 실소를 금치 못 했을 겁니다.

 

A+를 받는 학생. 그렇다면 학교는 어떤 학생에게 A+를 주느냐는 질문으로 바꿔볼 수 있겠습니다. 서울대는 비판적 창의적 학습자보다 수용적 학습자가 많은 비율이 학년이 올라가도 차이가 없지만, 서울대의 비교 대상으로 삼은 미시간대는 수용적 학습자로 입학한 학생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판적 학습자로 증가하는 비율이 컸습니다. 즉, 미시간대는 비판적 학습자로 바꿔 졸업 시키는 겁니다.  

 

서울대 최우등생들은 수용적 학습 위주의 수업에 유리한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대와 미시건대의 평가 기준이 전혀 다르며 결국 평가 기준에 따라 학생들의 공부법은 그 전략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서울대는 결국 교수 중심 수업을 하고 있다는 결과가 됩니다. 학생의 학습 방법과 교수의 교육 방법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선 대학 정책 차원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말로는 리더를 키운다느니 다양성을 장려한다드니 하면서 정작 대학에서조차 수용적 사고력을 기준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있으니......



창의, 창조를 외치는 대학과 국가의 실제 현실은 참담합니다. 대학이 배출한 인재가 이런 식이고, 창의적이 되도록 허용하지 않는 사회 시스템에서 우리는 왜 대학 교육을 받는지, 어떤 능력을 가진 인재가 되기를 기대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지식소비자가 아닌 지식생산자를 기르는 교육이 되어야 하건만,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능력을 가져야 성공적인 인재로 판단하고 있는지는 서울대 최우등생들의 학습 전략을 보기만 해도 감이 오지요. 철저한 절제와 자기 조절을 통해 주어진 지식을 잘 암기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 최대한 완벽하게 흡수하는 사람을 우리 사회는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리더십이 뛰어난 사람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의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아이의 성적은(또는 내 학점은) 소중하니까요~' 라는 생각이 먼저 들 수밖에 없는 평범한 학부모(학생) 입장에서는 솔직히 이 책에 소개된 서울대 최우등생들의 수용적 학습 전략에(아, 이렇게 해야 고학점을 받는구나하며) 길이 먼저 가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합니다.

 

교육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가 저자가 알려주는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 개선 방안을 잘 이해하고 적용하면 좋겠어요. 교육 시스템 변화는 생각 외로 시간 낭비도 아니고 어렵지 않다는 것을 저자는 해외 사례를 통해 잘 알려주고 있거든요.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닌, 해야 하는 걸 잘 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세계 최고의 능력을 가진 최우등생들과 그런 치열한 자기통제 능력이 최고가 되도록 키워내는 한국 교육 시스템에서는 ​설레는 꿈과 청춘의 열정을 찾아볼 수도 없을뿐더러 창의,창조 사회를 지향한다는 목표 역시 이뤄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뽀짜툰 2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2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성 넘치는 고양이 뽀또, 짜구, 쪼꼬, 포비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연재중인 뽀짜툰! 1편도 즐겁게 봤는데 2편은 더욱 만족스러워요.

1편에서는 뽀짜쪼포~ 네 마리 고양이와 초보집사의 만남 이야기가 주를 이뤘는데

2편에서는 고양이 가족을 통해 자연스레 변화한 가치관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초판 한정 컵 받침이 2개 들어있었어요~

아까워서 컵 받침으론 못 쓰겠고 책장에 인테리어 장식용으로 사용하려고요 ^^

 

네 마리 사진을 딱 봐도 제각각 개성이 넘실넘실~

성격이 표정에 다 드러나는듯한 느낌입니다.
 

 

뽀짜툰2에서는 고양이와 함께 하며 바뀌게 된 생각을 많이 풀어놓습니다. 길들인다는 의미의 무게감을 허투루 생각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군요. 

아주 작은 벌레 하나쯤 쉽게 처리하는 것도 불필요한 희생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털이나 가죽으로 된 물건도 웬만하면 피하고 싶고. 내 고양이들과 다를 것 없는 생명들이니, 덜 희생시키면서 사는 생활을 하려는 작가의 마음이 드러납니다.

닭, 돼지, 소... 등 축산업에 이용되는 동물 이야기도 한 꼭지 나와요. 가축을 키우던 부모님 덕에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부터 보고 자란 동물들이었지만, 고양이 가족을 키우며 새로운 시선으로 돌아보게 됩니다.

 

고정관념에 관한 이야기도 좋네요.

내가 그런 고정관념이 있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듯 편견과 오해로 닫힌 마음을 열어볼 기회조차 없는 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어한다 해서 함부로 생명을 짓밞을 권리는 없다는 것을 호소합니다. 고통받아도 되는 생명이란 건 없다는 것을요.

『 밭고랑 사이를 지나가는 뱀도...

아파트 지하실 한 켠에 몸을 녹이려 들어오는 길고양이도...

다 제각각 열심히 자신에게 주어진 생을 살아가는,

우리와 공동명의를 가진 이 땅의 주인이 아닌가... 』 - p319

 

뽀짜툰2에는 특별히 케냐 여행 사진도 있어요. 요것도 꿀 잼~!

 

각양각색 성격의 네 마리 고양이와 함께 하니 에피소드도 참 많습니다.

같은 사건을 놓고 네 마리의 행동이 제각각일 때가 많으니 ^^

뽀짜쪼포 네 마리 고양이들의 습성을 보며 맞아맞아~ 하며 공감하고 즐거워할 집사님들 많으실 듯~

결코 얇지 않은 분량이건만 푹~ 빠져 보다 보면 순식간에 끝이 보여서 아쉽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