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성의 소리영어 Plus - 영어를 우리말처럼 선명하게 듣는 가장 확실한 방법
윤재성 지음 / 스토리3.0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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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글이 아닌 소리다! 윤재성의 소리영어 PLUS

수많은 영어학습법으로 영어를 자유자재로 내뱉지 못하는 이유를 파헤쳐 영어학습의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윤재성의 소리영어 PLUS> 책이 이렇게 반가울수가! 소리영어라는 단어는 아주 생소하진 않을거에요. 모국어를 배우듯 글이 아닌 소리를 통해 영어를 익히는 학습법. 하지만 단순히 무작정 많이 듣기만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짚어줍니다. 우리말과 다른 악센트와 호흡을 가진 영어의 특징을 알아야 하고, 어떤 소리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구체적 작동 원리를 알려줍니다.
 

   

 

문맹은 있어도 언맹은 없다! 언어의 본 모습은 글이 아니라 소리입니다.

소리를 선명하게 듣지 못한 채 단어와 문법을 외우는 기존의 학습법으로는 원어민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됩니다. 언어라는 것은 학습하는 것이 아닌 저절로 '습득'되는 것입니다.

 

『 과연 우리가 소심한 성격 탓에 영어를 듣고 말하지 못하는 걸까요. 문제는 우리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중략) 한국 사람들이 영어로 말하기를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영어로 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 - p28~29

 

 

  

  

영어의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던 이유를 찬찬히 설명합니다. 리스닝 원음에만 익숙해져 있다보면 실제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순수 일상생활 말이 들리지 않게 된다고요. 그래서 저자는 생생한 원어민의 소리를 들어야한다고 해요.
 

 

 

수많은 영어학습법에 지친 이들을 위해 이 가이드대로 따라 1년 남짓 영어를 완성한 사례도 소개하는데, 원래 어느정도의 영어실력이었는지, 그리고 현재 얼마만큼의 실력인지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윤재성의 소리영어 PLUS>의 영어 습득 가이드는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실패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겁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공감되더라고요. 온전히 소리에만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선입견을 없애는 게 우선입니다. 오히려 공부한 사람일수록 단어, 문법이 생각나서 소리만 오로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고요. 기존에 영어를 학습하던 습관을 버리는 것이 관건이란 말이지요. 그래도 최소한의 단어나 문법은 알고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며 기존의 공부방식에 사로잡힌채 있다면 진정한 소리 듣기가 힘든거군요. 게다가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깨끗한 리스닝 원음이 아닌, 실제 원어민의 소리를 접해야 합니다. 언어의 본질을 파헤쳐 제대로 영어에 접근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미국드라마 속 30문장을 가지고 실전 트레이닝 하는 구체적 방법을 배움과 동시에 음원이 제공되어 있어 실제 원어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내는 영어 소리를 연습할 수 있습니다. 연습 도중 생길 수 있는 다양한 고민도 해결해주고 있고요.

 

이 책의 핵심은 바로 우리말과 영어의 소리 차이를 이해하고 제대로 파악해 듣는 연습을 통해 선명한 영어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윤재성의 소리영어 PLUS>에서 가이드하는대로 따라해볼까요. 저는 따라가렵니다. 영화와 미드에서 뭉개지듯 들리는 소리를 어느순간 단어가 툭툭 끊어지듯 선명하게 들리는 경험을 꼭 하고 싶거든요. <윤재성의 소리영어 PLUS>로 영어의 진짜소리를 듣는 솔루션을 배운 다음 <윤재성의 소리영어 66일 TRAINING>책으로 실전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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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 365일 - 선생님이 꼼꼼하게 알려주는
이현진 지음 / 예담Friend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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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학부모와 성향 다른 둘째 아이의 초등입학을 앞둔 학부모를 위한 책 <초등1학년365일>. 현직교사가 쓴 초등입학준비 스테디셀러 책인데 이번에 새교육과정을 적용한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우리 아이 1학년때가 절로 생각나네요. 경험한 것을 되짚어보니 선배 학부모 입장에서 이 책이 얼마나 도움되는지 더 실감할 수 있었어요. 초등학교 1년 과정에 맞춰 순서대로 관련 키워드를 뽑아 아이의 학교생활과 관련된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학부모가 준비해야 할 것들과 꼭 짚어줘야 할 과목별 학습 내용까지 소개되어 있습니다.

 

초등입학준비를 하는 학부모 입장에서 신경 쓰이는 부분은 학업 부분과 생활 부분일 거예요. 요즘은 이미 유치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집에 오는 생활이다 보니, 초등입학 후 오히려 시간이 툭 비어버리는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맞벌이 가정이나 학원을 딱히 보내지 않는 경우엔 시간 관리가 참 애매하더라고요. 초등학교는 요일마다 끝나는 시간이 달라져 엄마도 아이도 모두 적응기간이 필요했어요.

 

우리 아이 초등1학년 때를 생각해보니 유치원 때 이미 수업집중시간, 화장실 이용 등 생활면에서 어느 정도 규칙적으로 했는지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지만 소소하게 챙겨야 할 부분이 생기더군요. 유치원 때는 통근 차량을 이용했지만, 초등학교는 걸어서 다니게 되어 오가는 길에 주의해야 할 사항, 날씨에 따라 우산, 부츠 등을 이용했을 때 아이 스스로 잘 이용할만한 아이템으로 더 신경 써서 골라야 했네요.

 

 

학습 면에서도 요즘은 유치원 졸업 전 한두 달은 초등입학준비를 해주는지라 '공부'면에서는 더 신경 쓸 부분은 사실 없긴 해요. 내 아이의 수준에 맞춰 집에서 독서, 놀이수학을 챙기는 게 실속있습니다. <초등 1학년 365일> 저자도 이렇게 말합니다. 단원학습 전에 문제집이나 학습지를 풀지 말고 스스로 이해하고 학습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것, 적은 양을 풀면서 성취감 느끼도록 하는 것이 학습지의 목적이라고요.

 

 

초등1학년 여름, 겨울방학의 의미도 되짚어주네요.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기간, 학습 면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충하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고요. 2학기 선행학습이 아닌 수업에 대한 이해와 준비를 위해 견학과 경험이 충분히 필요한 시기고요. 
 

 

 

과잉애정과 친절은 금물이라고 강조합니다. 아이들의 자립심이 필요한 시점이죠.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여기서 갈리게 됩니다. 초등1학년은 12년 공교육 학교생활의 적응기니만큼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 습관 만들기에 집중해 바탕을 단단하게 다져줘야 합니다.

 

<초등1학년365일>에는 교과과정에 맞춰 준비물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것들을 모두 학부모가 미리 준비할 필요는 없어요. 학교마다 지원물품이라 해서 웬만한 건 학교에서 다 준비해주거든요. 집에서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할 물품은 입학 전 예비소집일 때 나눠주는 안내문에 나오니 그때 준비하면 됩니다. 색연필, 크레파스 등은 대부분 집에서 미리 준비해야 할 필수준비물일 텐데 이것 역시 학교 사물함에 들어갈 만한 크기로 적당한걸 사야지 너무 많은 색이 들어 큰 부피를 차지하는 건 삼가야 할 부분이라는 것도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어요.

 

책을 읽다 보니 제 경험이 저절로 생각나네요. 색연필과 사인펜의 경우 얇게 그려지는 것과 두껍게 그려지는 게 있잖아요. 초반에는 두꺼운 걸 좋아하더니 학교에 두꺼운 것은 비치되어 있다고 얇은 걸로 아이가 다시 원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그때그때 조금씩 아이 성향도 달라지고 쓰임새가 달라질 수 있으니 처음 살 때 한번에 넉넉히 두세 개씩 사는 건 안 하셔도 돼요. 넉넉히 사야 할 건 그저 연필과 지우개 정도 ^^

그리고 신주머니도 두 개는 필요하더라고요. 큰 것과 일반 사이즈 두 가지요. 장화나 부츠 신을 때 일반적인 신주머니에는 신발이 안 들어가요. 고학년이나 중등이상 아이들이 들고 다니는 복주머니 형태의 신주머니 중에 사이즈 큰 게 있는데 그게 필요하더군요. 이것 역시 학교마다 신주머니 필요한 학교 있고 필요없는 학교가 있습니다.

이렇듯, 준비물만큼은 학교와 담임선생님에 따라 갖춰야 할 게 달라지니 다른 학교의 경험담을 그대로 듣고 따라 하기보다는 해당 학교 예비소집일 때 나눠주는 안내문대로! 내 아이 학교와 내 아이 성향에 맞춰 생각해서 갖추면 됩니다.

 

초등입학한다고 기존에 갖고 놀던 장난감을 싹 치워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소꿉놀이 & 병원놀이 용품은 1년간은 그대로 놔두시는 게 좋아요. "집에 있는 사람은 가져오기" 라면서 준비물 중에 요런 게 포함되기도 하거든요. 유치원 때 리듬악기 이미 사용했다면 그것도 반드시 챙겨놓고요. 1학년 때 줄창 리듬악기세트 필요하거든요. 2, 3학년 때도 가끔 쓰이니 한 학년 끝났다고 치워버리면 안되고요.

 

솔직히 공교육 시작인 초등1학년을 앞두고 오히려 엄마가 더 얼어버리지요. 공부든 생활면이든 아이에 따라 어떤 엄마는 마음이 조급해질 수도 있습니다. 초등입학 전에 무조건 다 뜯어고쳐야 하는 게 아니라 새 환경에 적응하면서 더불어 차근차근 해나가면 충분합니다. 초등1학년은 특별하니까요 ^^ 

이 책을 꼼꼼히 읽다 보면 알짜배기 초등입학준비 할 수 있답니다. 이 책에 나온 내용을 선배 학부모 입장에서 살펴보니 허튼 소리한 게 전혀 없네요. 과장된 부분도 없고요. 딱 이만큼만 하면 됩니다. <초등1학년365일>책은 새내기 학부모의 고민을 풀어주며 너무 걱정 마세요~ 라고 다독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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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2015 - 지각 변동의 시작
김윤이 외 지음 / 생각정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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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2015

하버드 출신 국내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2015 대한민국 핫 이슈

The Power of New Agenda 지각 변동의 시작

 

 

한해를 뒤돌아보고 앞날을 예상해보는 각종 트렌드 관련 서적이 눈에 띕니다. 대부분은 소비, 경제 트렌드만을 다루고 있지만 <빅 픽처 2015>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본 대한민국 사회변화를 다룹니다. 그러고 보면 세세한 트렌드들 역시 어떻게 그런 현상이 나타났고 나타날 조짐이 있는지, 나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보면 상관관계가 잘 파악되는 것 같아요.

 

장기불황 시대에 내년에도 사실 별 기대조차 안 되는 불신이 팽배해진 시기죠. <빅 픽처 2015>의 공저자들은 무엇을 해도 안 될 거라는 의심과 도전의식 부재가 우리 경제의 최대 문제라고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IT, 미디어, 인문, 의학, 교육, 시민사회 등 각 분야 최전선에 있는 현장 전문가들이 모여 큰 그림을 제시합니다. 

 

 

 

<빅 픽처 2015>에는 진화형 어젠다와 전통 어젠다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데 어젠다(Agenda)는 의논할 주제를 뜻하는 단어로 한국사회에 나타난 현상을 직시해 이 시대에 눈에 띄게 부상한 것들과 과거의 것을 더욱 발전시킬만한 것을 쟁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세상은 우리가 준비해 온 것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음도 불구하고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교실 풍경은 똑같듯 변화의 모습이 더딥니다. <빅 픽처 2015>에서 소개하는 진화형 어젠다들은 새롭게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의식의 전환, 재인식의 과정을 거쳐 발전한 것이라 해요. 진화형 어젠다로 현장교육의 판을 뒤흔든 플립러닝, 빅데이터 시대이자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맞춤 의료와 데이터 시각화 (인포그래픽) 등을 소개하며, 전통적 어젠다로 교육 불평등 문제, 디지털 저널리즘, 각종 정책 진단과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이슈가 뜨거운 감자네요. 개인뿐만 아니라 정부, 대학, 비영리단체, 사기업 등이 주체가 되는 각각의 핫 이슈들을 보며 새로운 모델을 꿈꾸기도 하고 현재 한국의 상황과 미래를 바라보게 됩니다.

 

  


 

플립러닝, 사물 인터넷, 인포그래픽 등 이 책에 나온 개념들을 들어본 경우도 있을 테고, 생소한 단어로 와 닿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개념을 알고 있다면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세상을 좀 더 세밀하게 바라보는 한편 경계해야 할 부분까지 다루는 부분에 집중해보면 좋겠고, 낯선 단어로 처음 접한 경우라면 이것들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는 것에 집중해 이 책을 읽으면 좋겠어요.

 

 

 
 

탁상머리 공론이 아닌 현장 전문가들이 제시한 이슈인 만큼 생생합니다. <빅 픽처 2015>에서 제가 특히 관심 있게 본 이슈는 데이터 시각화 부분이었어요. 아래 참고 이미지처럼 중앙일보에 뉴스맵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일반적인 형식과 비교해보면 시각적으로 닿는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죠.

 

 

요즘은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잖아요. 빅데이터 시대,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직관적인 시각화된 데이터 콘텐츠의 경쟁력에 눈길이 사로잡히더군요. 이미지적 콘텐츠 소비문화에 익숙한 블로거들에게도 특히 도움될 거예요.

 

더불어 정부 3.0 시대에 2015년 규제혁신 정책들을 다룬 파트를 읽으며 현재 한국의 길을 바라보게 되고 국제사회가 그리는 그림을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빅 픽처 2015>를 읽는 내내 느꼈습니다. 국제사회가 드러내는 쟁점이 무엇인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꽤 크거든요.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빅 픽처 2015>는 의제만 설정하고 실제 성과는 내지 못하는 어젠다가 아닌 시대적 과제로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법과 대안을 내놓는 바람직한 방향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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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 - 제2회 퍼플로맨스 대상 수상작
박소정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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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눈물을 흘리게 만든 로맨스소설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는 제2회 교보문고 퍼플로맨스 대상 수상작이에요. 17세기 병자호란 전후 효종 시대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로맨스 소설입니다.

 

 

향 만드는 일을 하는 장인 '향장'을 (요즘으로 치면 조향사) 꿈꾸는 소녀 수연이를 중심으로

첫사랑 단이, 봉림대군 정연과의 인연이 어우러져 가슴 설레면서도 아련한 스토리네요.

 

『 석가님이 또 한 번 더하지

너와 나와 한 방에 누워서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

내 무릎에 올라오면 내 세월이요 너 무릎에 올라오면 너 세월이라 』 - p13

 


 

향장이 되고 싶은 수연이 덕분에 수많은 꽃이 등장합니다. 수연이 맡는 공기 냄새도 꽃향기에 비유하며 낭만적인 느낌이 가득하네요. 겨울 공기는 바다색 층꽃풀 향기 같기도, 하얀 수선화 향기와 닮았을 것 같다는 식으로요. 이런 문장이 나올 때마다 그 향기를 직접 느끼고 싶어 코가 움찔거립니다.

 

각종 향재도 곳곳에 등장하는데 따라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어요. 등꽃은 바람 잘 부는 그늘에 나흘간 말리면 찻감이 된다 하고, 호박꽃을 데쳐 고기와 나물을 넣어 쌈으로 먹을 수도 있다니... 이 책을 읽다 보면 꽃차를 마셔보고 싶거나 꽃을 말려 포푸리 만들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고아 출신으로 궁에 들어가 향장이 되고 숙원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수연의 사랑 이야기는 조선 시대 병자호란의 아픔과 함께합니다. 볼모로 청국에서 지내게 되는 몇 년의 세월 속에서 싹튼 봉림대군과의 사랑은 파란만장한 시간을 예견하고 있죠. 궁에 들어가기 전에는 함께 지내던 단이와 가족애 같은 첫사랑을 겪기도 했고요. 단이와의 정도 그렇고 봉림대군과의 사랑도 그렇고... 아픔이 함께하지만 그 아픔에 얽매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수연이의 꼿꼿함을 보며 오히려 제 마음이 더 애절해지더라고요.

 

『 의식하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는 거예요.  』 - p138

 

겉으로만 괜찮은 척할 때도 분명 있었지만, 조선의 조향사 타이틀을 쥔 수연이에게는 그래도 향기라는 것이 삶의 치유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향장의 의무는 향기로 사람들의 기분을 즐겁게 하고, 잊지 못할 감동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 수연이의 마음처럼 그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치유합니다. 

 

『 내게로 와요. 고단했던 시간 다 이기고. 』 - p252

 

오래도록 남아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단이와 대군의 향기를 끌어안고 사는 수연의 이야기는 정말 담백했어요. 그러다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작가 원망 엄청했네요. 폭풍 눈물 쏟아가며 이럴 줄 알았어~~~하면서. 하지만 독자 뒤통수를 두 번이나 때리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덕분에 책을 덮는 순간에는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묘한 감정만 남더라고요.

 

한때 향수를 즐겨 썼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 당시 좋아했던 향은 제 가슴 속에 남아 있답니다. 그 향수에는 나름의 추억이 있었거든요. 그 향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그 시절 추억도 함께하게 됩니다. 수연이도 그래요. 수연이가 맡은 단이의 치자꽃 향과 대군의 알싸한 측백나무 향. 향은 사라져도 그 향을 느꼈던 감정은 고스란히 남게 되지요. 사랑하는 이를 위해 바친 수연, 단, 대군 정연... 그들의 삶이 향기와 어우러져 정말 멋진 소설이 탄생했어요. 담백한 사랑이야기, 질질 끌지 않고 제법 빠른 전개, 반전의 반전...  읽는 재미를 겸비한 탄탄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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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작은 하나를 더해간다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박재현 옮김 / 크리스마스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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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작은 하나를 더해간다

저자 호리에 다카후미 | 역자 박재현 | 크리스마스북스 | 2014.11.02 | 페이지 228 | ISBN 9791195260683

 

 

호리에 다카후미는 2000년대 전반 일본 IT계를 뒤흔들며 속칭 '잘 나가는' 기업가였습니다. 됴쿄대 학창시절에 이미 IT 기업을 설립했었는데 10년 뒤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받으며 추락하게 됩니다. 이제 그는 제로 지점으로 되돌아와 서 있습니다. 실패를 실패로 보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의 상황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시작점과 별다를 게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는 대부분 성공에 다다르는 지름길을 원하고 편하게 성공하는, 쉽게 성공하는 법을 생각합니다. 곱셈의 답을 원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현재 제로인 상태에서는 어떤 수를 곱해도 제로입니다. 출발선에 설 때는 곱셈이 아닌 덧셈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호리에 다카후미는 이 책에서 내내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제로 상태에 있는 나에게 작은 하나를 더해야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성공이란 작지만 성실한 한 걸음에서 시작한다지요.

 

 

 

추락 후 새롭게 시작하는 그의 한 걸음의 과정을 지켜보려면 그가 일단 어떤 사람인지 알면 더 이해가 잘 됩니다. 그의 성장과정을 통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의 태도를 이해하게 됩니다. 애초에 가고 싶은 대학도 없었고 그저 답답하고 지루한 환경에서 탈출하는 것만이 목표였던 그에게 압도적으로 부모를 설듯한 재료는 바로 누구든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해요. 그게 바로 됴쿄대 합격이었고요. 즉 그에게 공부란, 부모를 설득할 도구였다고 합니다. 판정 불능 F를 받은 상태였던 그는 배우가 통째로 대본을 암기하듯 그 시간에 몰입해서 공부했다고 해요.

 

 

 

 

외모, 성격 모두 아웃사이더였던 그는 일이든, 이성관계든 모든 상황에서 결국 작은 성공 체험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는 히치하이크 경험이 토대가 되었다고 하는데 우리 인생은 이렇듯 작은 선택이 쌓이고 겹쳐져 결정되는 것이지요. 그저 조금이라도 재미있다고 생각되면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변해야 한다고 말만 장황하게 하지말고, 기회라는 것은 공평하게 찾아오니 그 기회를 잡고 작게나마 한 걸음 내딛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실패를 실패로 보지 않는 그의 태도는 눈여겨 볼만 합니다. 가졌던 것을 잃고 제로가 되었을 뿐이지 마이너스가 된 것은 아니라고요. 그보다 무서운 건 손에 쥔 걸 잃을까 두려워 앞으로 단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는 것이라 합니다. 이때 한 발짝 내딛는 수단은 바로 '일하는 것'이라고 해요. 그리고 일하는 방식, 살아가는 방식이 다양해져야 한다는 점도 짚어줍니다. 돈만 있으면 지금 일 따윈 때려 치울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일'이 아닌... 자신이 일하는 이유, '일'의 의미, '돈'의 정체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일하는 방식을 바꿨기에 그는 오히려 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고 해요.

 

 

 

기득권 세력에 맞서 IT혁명을 일으켰던 그가 가졌던 무기는 바로 속도와 실행력이었습니다. 그리고 직접 규칙을 만들며 몰두했고요. 그저 하라는 대로 하면 주어진 일밖에 안되어 신나는 일이 되지 않습니다. 능동적인 과정 속에서 주어진 일을 만들어내는 일로 전환하라고 합니다.

 

『 10의 신용이 있으면 100의 돈을 모을 수 있다. 그러나 100의 돈을 사용해서 10의 신용을 살 수는 없다. 』 -p142

 

『 신용이 제로인 상태에 보태는 '하나'는 나 자신을 믿는 것이다. 』 - p145

 

자신의 신용에 투자하라고 합니다. 자신에 대한 신용을 자신감이라 부르는데 이 자신감은 작은 성공 체험으로 쌓이게 되고요.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해요. 문제는 '할 수 없다'고 스스로 단정하고 가능성의 싹을 잘라버리는 데 있다고 합니다. 능력의 차이가 아닌 의식의 차이일 뿐입니다.

 

호리에 저자가 알려주는 고민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의 차이도 기억에 남네요. 일부러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궁지에 빠지게 하는 고민 대신에, 사물을 간소하게 만들어가는 행위,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툴고 한 가닥의 실로 심플하게 만드는 생각을 하라고 합니다. 고민과 생각을 혼동하지 마라고요.

 

돈키호테 같은 인물인 호리에 다카후미가 어떻게 '하나'를 쌓아 올려 성장하는지 그의 사례를 통해, 말로만 변화를 외치는 것보다 제로에서 하나를 더하는 일이 훨씬 쉽다는 것을 《제로 :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작은 하나를 더해간다》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되었네요.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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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상기가 2014-12-04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