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의 심리학
Julia Yang 외 지음, 오익수 외 옮김 / 학지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리학의 3대 거장 프로이트, 융, 아들러.

아들러 사후 100년에 아들러 열풍이 불어닥친 대한민국. 왜 그동안 잠잠하던 아들러일까?

아들러학파 안내서 <용기의 심리학>을 읽으며 이 시대가 왜 아들러 이론에 빠져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서적이지만 아들러학파의 기본을 깊이 들여다보고 싶다면 누가 읽어도 괜찮은 수준의 책입니다.

 

아들러 이론은 공동체 의식을 강조합니다.

사회적 존재로서 만족스러운 삶은 어떤 것인가? 건강한 사회적 삶을 위해서는 공동체 의식을(아들러는 당시 사회적 관심이라는 용어를 선호했고요) 지향할 때 제대로 이뤄진다고 해요. 아들러학파는 무한경쟁 시대에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공동체 삶을 살아감으로써 오늘날 개인문제와 사회문제를 완화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공동체 의식에 기초한 삶을 살려면 그 과정에 '용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바로 '불완전할 용기'입니다.

자신이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감당하면서 공동체의 한 부분으로서 협력, 공헌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목표로 해요. 이것은 자기 보상, 개인 이익에만 관심을 두며 보상 없는 것은 회피하고 경쟁, 비교하는 자기중심적 문화와는 반대입니다.

 

아들러학파는 인간의 모든 문제인 생애과제를 일, 사랑, 사회적 문제 세 가지로 묶었습니다.

하나씩 분리해서는 해결이 안 되고, 삶의 세 가지 과제와 실존과제인 존재감+소속감을 더했을 때 우리의 태도, 삶에 대한 접근방식을 결정하는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저 과제를 바로 '용기'가 준비시키는 거죠.


『 21세기에는 우리에게 돌보는 용기의 임무가 부여되고 있다. 두려움을 직면하고, 부적절함을 극복하고, 타인을 돌보고, 용기와 희망으로 고통을 견디어내고, 자신과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인류와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돕는 심리학이 필요하다. 』 - p16


 

용기란 심리적 근육을 말합니다.

생각, 감정, 행동으로 표현되고 위험, 절망, 두려움 등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입니다. 용기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사회적 정의에 전념하지만,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은 역기능적인 삶에 빠진다합니다.


『 행복의 길은 공동체 의식을 추구하는 용기에 있다. 』 - p16


용기 부족의 핵심적인 문제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이는 열등감으로 나아가게 되고요. 이를 반대로 적용하면 용기는 두려움, 열등감에 대한 답이기도 합니다. 생애과제에 부응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한 이유지요.


『 사회적 삶의 모든 실패는 용기와 사회의식이 부족한 결과다. 』 - p49


그런데 공동체 의식(사회적 관심)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관심 성향이 있지만, 능력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죠.


아들러에게 있어 정신건강의 이상적인 상태는 사회적 관심이 있는 정도, 품성이라고 일컫는 것에 있습니다.

이는 의식적으로 발달하여야 하는 것이고요. 품성이란 결점이 있고 불완전하더라도 나를 가치 있는 인간, 즉 자기존중과 뜻을 같이합니다. 결국, 자기 자신이 되는 용기는 곧 불완전할 수 있는(인정할 수 있는) 용기이며, 용기는 품성(자기존중) 발달의 열쇠가 됩니다. 


 

 

아들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출생순위에 따른 개인의 성격 특성을 논의한 첫 번째 사람이었습니다.

첫째와 막내가 묘하게 성격 구분된다는 거 우스개 심리인줄 알았는데 아들러학파의 논점이었군요.

부모의 양육태도에 대해서도 에로스적 사랑과 아가페적 사랑으로 구분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합니다.

 

용기와 사회적 관심은 어떻게 얻고 발달시킬 수 있을까요.

<용기의 심리학>에서는 용기를 촉진할 22가지 도구를 소개합니다. 아들러학파 기법을 포함해 아들러학파를 연구한 연구진이 개발한 툴입니다. 소크라테스식 질문도 있고, Yes 태도 등 다양한 실천방법이 있답니다.


『 대부분의 관계에서 갈등은 평등의 부재에서 생겨나며, 평등의 부재는 경쟁과 비교, 지배와 통제, 우월과 차별의 위험을 초래한다. 결핍을 극복하고 완전을 추구하려고 힘들게 노력하는 대신에, 불완전할 용기를 발달시키고,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기꺼이 감행할 수 있다. 』 - p163


삶에 대한 개인의 태도와 사회적 삶의 문제에 대한 행동방식을 이해하는데 도움되는 소크라테스식 질문은 나 자신은 물론 육아에도 큰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소크라테스식 질문은 왜? 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합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라는 방식으로 생애문제를 일으키는 내, 외적 요인에 관한 통찰을 얻습니다.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은 개인에게 닥친 삶의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협력의 용기를 발달시켜 자기긍정의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격려와 대화로 긍정적 변화를 촉진하는 거죠. 아들러학파 이론은 긍정심리학에 영향을 주기도 했는데 긍정심리 자체는 삶에 바람직하지만, 그걸 묘하게 꼬아 악용한 경우가 많아 불만이 많았거든요.

 

더불어 자신의 문제에 직면하는 용기, 과거 핑계 삼지 말고 지금 바꾸면 된다는 아들러식 용기 역시 그 자체는 좋은데, 아들러식 열등감이 재조명받는 광풍은 사실 반갑지는 않습니다. 이 시대가 우리를 그만큼 열등감 덩어리로 만들어놓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니까요. 삼포, 오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포기하게 하는 이 시대에 아들러학파 이론은 우리 개인에게 실용적인 이론으로 재발견된 셈입니다.

삶이 모순으로 가득 차고 삶의 문제들이 힘들어 보일 때 자신과 조화롭게 사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소크라테스식 대화 예시 중 하나가 유독 마음에 남습니다. 심리책은 이런 전문서 한 권 보는 게 깊이가 있어 좋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라하 셀프 트래블 - 2015~2016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6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중부유럽 체코의 수도 프라하.

유럽여행에서 빼먹고 가면 아쉬울만큼 중부유럽의 멋을 담은 프라하네요.

프라하 단독여행만으로도 7박 8일 코스가 나올 정도니 작은 도시라고 무시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상상출판의 셀프트래블 시리즈 요즘 최신 개정판 속속 나오고 있지요.

2015-2016 최신판이어서 1,2년새 달라진 부분을 보완해 여행에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이번엔 특별히 가족여행을 (일명 효도여행) 저자가 몸소 겪어봤다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당황 많이 했다네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알뜰 배낭여행족부터 신혼여행, 가족여행을 포괄할 수 있는 숙소와 맛집을 포함한 루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프라하는 도보로 충분히 돌아볼 만큼 작은 도시라고 해요.

보통 유럽여행자들은 프라하를 거쳐가는 정도로 루트 잡는 편인데, 볼거리 없다고 빨리 돈 만큼 놓쳐버리기 쉬운 도시기도 하고요. 어쨌든 거쳐가는 도시여행자들을 위한 팁도 쏠쏠하게 알려줍니다.

구시가지 주변은 돌바닥이라 캐리어 끌고 다니기 힘들다하네요. 다음 일정에 맞춰 역 주변에 숙소 잡아두면 편리하고, 2박 이상 일정이면 무조건 구시가지에 숙소를 잡으라고 합니다. 참고로 프라하 구시가지는 프라하 역사지구로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어요. 

 

 

프라하 핫스팟 지역 시계탑.

그런데 이 시계탑은 매시간 딱 1분간의(당연한거겠지만) 이벤트가 있는데 시간이 짧다보니 그만큼 허탈하기도 하대요.

그래서 시계탑 종 이벤트의 의미를 알고 가야 한다네요. 명소들마다 유래와 역사적 의미를 알고 봐야겠어요. 특히 프라하처럼 세계유산 등재된 곳은 그 역사를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천지차이일 겁니다


 

 

프라하의 또다른 핫스팟, 카를교.

프라하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프라하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입니다.

500미터 남짓되는 이 다리는 사람이 북적북적해서 가장 구경하기 좋은 시간대는 오히려 이른 아침시간대라고 하네요. 카를교에 주욱 세워져있는 동상 30개를 일일이 소개하고 있어요.


 

 

프라하는 방의 도시라고 해요.

그래서 하루 일정으로 찍고 지나가기엔 더 아쉬운 곳이기도 하고요. 낭만적인 밤을 즐길 수 있는 곳, 멋진 석양 명소, 공연 장소가 많다고 합니다. 석양 명소만해도 제대로 보려면 4박 5일 일정이 필요할 정도라네요.

 

프라하 성은 티켓만해도 다양해 그 부분도 꼼꼼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성 내부 각 장소들의 운영시간이 짧아 스케줄을 잘 짜야하는 곳이라고 해요.

 

 

어머,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가 태어난 집이 프라하에 있어 카프카 박물관이 있기도 합니다.

추가로 천문학자 케플러가 이주한 곳이기도 해서 케플러 박물관도 있어요.

관광객의 소란스러움에 지쳤다면 카프카 박물관에서 시작하는 루트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프라하는 유럽 역사상 유대인들이 많이 있던 곳이기도 합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인 유대인 게토가 있어 당시 유대인들의 생활 풍습과 관련한 부분을 많이 볼 수 있다해요.


 

 

프라하 일정이 넉넉하다면 프라하 근교 여행도 추천.

버스, 기차로 1~3시간여 거리에 있는 명소 몇 가지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

프라하 성보다 좀더 아기자기한 동화마을같은 체스키 크룸로프도 멋지네요.

 

체코는 마리오네트 인형, 맥주가 유명하대요.

물보다 싼 맥주. 식당에서 식사할 때 음료를 주문해야 하는데, 물 대신 차라리 맥주를 시키라고 말할 정도네요.

우리가 흔히 먹는 라거 맥주의 시작이 바로 체코! 다양한 양조장이 있어 양조장 구경 빼먹으면 아쉽겠어요.

 

하루 한끼 꼭 한식을 먹어야 하는 경우나 효도여행에 알맞은 한인 숙소, 한식 맛집도 잘 알려주고 있고.

바쁘게 움직일 여행자를 위해 루트 조합하는 노하우, 프라하에서 잊지 않고 들러야 할 베스트 명소를 콕콕 짚어주고 있습니다.

경제적 의미로든 여행의 참의미로든 본전 뽑는 여행을 하기 위해선 뭐니뭐니해도 체코 역사를 알고 가면 좋겠어요. 어느 나라 여행이명소의 의미를 잘 소개하는 셀프트래블이기에 여행준비자들에겐 필수 여행준비책인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꿈꾸는 남미 100 -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쿠바, 파나마, 과테말라, 멕시코
박명화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2016년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남미의 붐이 다시한번 타오를 것 같네요.

저는 영화에서나 간간히 본 정도로만 알고 있고, 사실 크게 호기심이 있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이 책 보면서 감탄사 연발! 정말 이런 매력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삼바의 대륙 브라질.

남미의 유럽 아르헨티나, 칠레

세계문화유산 마추픽추의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캐러비안의 매력 쿠바.

마야 세상 파나마, 과테말라, 멕시코.


<당신이 꿈꾸는 남미 100>은 중남미 12개국 100곳을 소개하는데 100개의 장소를 볼 때마다 그만의 매력이 물씬, 천의 얼굴을 가진듯한 중남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네요.


 


특히 브라질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다양한 멋이 있었어요.

해변은 해변대로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형형색색 산호초와 다양한 바다생물이 사는 곳이더군요.

물이 맑아 동남아시아 외딴 산호초섬을 보는 듯했어요.


 

 

게다가 브라질에서 만나는 하얀 모래언덕, 사막 속 에메랄드빛 호수를 보니 다양한 매력을 가진 브라질이 축복받은 나라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네요. 세계적 에코 어드벤처 투어 '감성의 길'은 남미여행에 빠뜨리면 안 될 여행이겠어요.

그리고 남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마존. 아마존 밀림의 60%가 브라질에 속해있다네요. 지구 산소량의 약 20%가 만들어지는 아마존 밀림. 하지만 환경 파괴로 지구의 허파가 점점 상태가 좋지 않아 안타깝네요.


 

 

브라질은 쌈바, 아르헨티나는 탱고. 상상만해도 두근두근합니다.

유럽 식민지 문화와 아프리카 노예 문화가 융합되어 남미 특유의 문화가 발달해 있지요.

<당신이 꿈꾸는 남미 100>은 역사를 중심으로 그 문화의 유래까지도 잘 알려주고 있어요.

 

프리다 칼로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미술관이나 중남미의 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유명지도 있고요.

중남미 예술을 보면 아프리카의 원색적인 화려한 색채와 유럽 중세 느낌이 동시에 나는 것 같아요.


 

 

깜짝 놀랐네요.

남미라고 하면 느낌상 더운 곳이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칠레 아래로 내려가면 앙증맞은 펭귄도 볼 수 있고 무려 빙하도 볼 수 있더라고요. 게다가 남미 서부를 쭉 지나고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산맥인 안데스 산맥 덕분에 다양한 지형으로 이뤄진 자연경관이 펼쳐져있군요.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 페루 마추믹추,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군도 등 가고 싶은 곳이 한 둘이 아니네요. 멕시코에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피라미드도 있다고 해요.

 

중남미를 가장 잘 아는 사진작가인 박명화 저자가 알려주는, 아직은 낙후된 곳이지만 떠오르는 곳들도 소개하고 있어 최신 남미여행책으로 손색없답니다. 남미 역시 이민자들의 천국이었던터러 한국촌도 있어 한국 배낭여행족에게 남미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불리는 브라질 봉 헤치루에 들르는 것도 잊지말라고 합니다.

마야, 아스텍, 잉카 등 다양한 문명 발상지에다가 유럽 대항해 시대에 식민지를 겪은 곳이라 중남미를 제대로 알려면 유럽 역사도 알아야해서 부록에 유럽의 역사를 담았는데 이것도 꽤 알차네요.


 

<당신이 꿈꾸는 남미 100>은 여행루트가 따로 있지 않은 책이고요, 관광지 루트나 숙소 소개보다는 중남미의 문화와 역사를 더 꼼꼼히 알려주고 있어요. 왜 그곳을 가야하고 그곳의 유래는 뭔지 알고 가는게 여행의 참맛을 누리는 거겠죠. 중남미 여행 계획하는 분이나 중남미를 더 알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법의 정신
샤를 드 몽테스키외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대 추천도서 100선, 청소년 필독 교양도서 <법의 정신>.

논술대비용으로 루소의 사회계약론과 함께 언급되는 책이어서 공부용으로 읽어내려면 정말 고역일 겁니다. 그런데 교양인문서로 가벼운(?) 마음으로 이번에 읽으니 18세기 인문고전 중에서는 제법 쉽게 읽히는 축에 속하더란 말이죠. 그건 몽테스키외가 일반인도 이해 가능한 용어와 다양한 문체를 사용해서랍니다.

 

 

솔직히 책 소개에 있던 "매혹적인 문체, 빼어난 은유와 상징"이란 문구 때문에 이 책을 읽을 결심을 했거든요. 이 정도로 자랑하는데 중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읽어낼 만하겠지 싶어서요. 결과적으론 일독 완료했습니다. 딱히 엄청나게 매혹적이고 빼어나다기보다는 고리타분한 인문고전 그것도 정치철학서 중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덜 딱딱하긴 했습니다.

 

 

 


 

<법의 정신>은 1749년 몽테스키외 60세 나이에 출판된 책입니다. 무려 20년에 걸친 작업이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책은 당시 프랑스에서 판매 금지까지 되었다 합니다. 지금에서 바라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몽테스키외가 살던 프랑스 공화국에 위협될만한 소지가 다분한 내용이 많았거든요. 나중엔 로마에서까지 판금을 먹었죠.

 

 

그는 스스로 서문에서 밝혔는데 왜 <법의 정신>을 썼을까를 염두에 두고 읽기를 권하고 있고, 각 나라 국민은 왜 자기네만의 원칙을 갖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이 책에서 발견하게 될 거라고 합니다.

 

『 변화를 제안하는 것은 오직 아주 행복하게 태어나 재능을 발휘함으로써 한 국가의 조직 전체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권한이다. 』 - p16

 

 

 

 

지각 능력을 갖춘 인간은 무수한 정념에 사로잡히게 되므로 입법자는 정치법과 국민법을 통해 인간으로서 그가 지켜야 할 의무를 상기시키는 거라고 해요. 신은 종교규범으로, 철학자는 도덕규범을 통해 말하듯 우리에게 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몽테스키외는 국가정체를 크게 공화정체, 군주정체, 전제정체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공화정체는 집단을 이룬 국민이 주권을 갖는 민주정체와 일부 국민이 주권을 갖는 귀족정체 형태가 있고, 군주정체는 단 한 사람에 의한 통치제이지만 제정된 불변의 법에 따라 다스리며, 전제정체는 통치자가 법과 규칙 없이 자신의 의지와 뜻에 따릅니다.

 

 

 


 

이 세 가지 국가정체를 고대 국가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대입시켜 각 정체의 성격을 알려줍니다. 민주정체에서는 정치적 덕성이 있어야만 정체가 완전해짐을 강조하기도 하고요. 정체마다 법의 성격도 다릅니다. 교육에 관한 법의 경우, 군주정체에서는 명예를, 공화정체에서는 덕성을, 전제정체에서는 두려움을 그 목표로 삼거든요.

그래서 법은 각 정체의 원리와 관련을 맺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법과 이 원리의 관계는 정체를 움직이는 모든 원동력에 긴장감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원리도 거기서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고요.

 

 

국민의 명예, 재산, 생명, 자유를 중시해야 하는 법. 그렇기에 훌륭한 입법자는 죄를 벌하기보다 예방하는 일에 힘쓰게 됩니다. 여기서 그 유명한 삼권분립 이야기가 등장해요. 입법, 사법, 행정의 결합이 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이야기합니다.

 

 

정치적 자유는 오직 권력이 남용되지 않을 때만 존재한다고(p132) 했습니다. 그리고 자유국가에서는 자유스러운 영혼을 가졌다고 간주되는 모든 인간이 스스로에 의해 통치되어야 하므로 집단을 이룬 국민이 입법권을 소유해야 할 것(p135)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권력을 쥔 자는 예외 없이 권력을 남용하고 권력 남용은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되기에 로마, 스파르타, 카르타고가 종국에 망한 이유처럼 입법권이 집행권보다 더 부패할 때는 국가가 멸망하고 말 것이라고 합니다.

 

 

『 지식은 사람을 온화하게 만든다. 이성은 사람을 인류애로 이끈다. 인류애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은 오직 편견뿐이다. 』 - p167

 

 

 

 

법은 풍토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에서는 아시아 특유 문화라든지 섬나라와 대륙의 토질 차이 등 다양한 사례를 들며 법과 풍토성의 관계를 짚어주네요.

 

예를 들어 유럽의 경우에는 강한 민족끼리의 대립이어서 법 지배가 적절히 이뤄졌다면, 아시아는 강한 국민과 약한 국민의 대립으로 피정복자와 정복자 관계가 훨씬 강하게 드러났다는 겁니다. 노예, 지배, 예속 정신이 팽배했다는 거죠. 이렇게 풍토, 관습 등을 분석하고 법과 관계를 연결짓는 부분이 당시에는 신선한 발언이 아니었나 싶어요. 다양한 역사상 사건들을 비교 분석하며 풀어놓기에 그리스, 아테네, 로마, 영국 등 유럽사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면 몽테스키외가 말하는 의미를 더 편하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법의 정신> 번역판에는 몽테스키외의 다른 책에서 언급된 부분, 논쟁이 된 부분을 소개하며 이 책을 보충하는 역자 해설이 있어 몽테스키외 사상을 폭넓게 이해하기 좋습니다. 간혹 해설이 오히려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요.


 

어쨌든 제가 이해한 '법의 정신'은 그 민족의 '일반 정신'을 포함하는 관계 체계라는 것입니다. 민법, 형법, 상법 등 다양한 법을 말할 때마다 풍토, 관습과 연결하고 무엇보다 어떤 정체의 국가냐에 따라 같은 내용의 법도 다른 결과를 낳는 사례를 소개합니다. 예전에 그랬으니 이렇게 해야 한다 식의 경험을 정당화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들을 합리적 의미와 연관지어 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어야 하는지가 <법의 정신>에서 알리고자 하는 부분입니다.

 

다 읽은 참에 마침 뉴스에서 재밌는 이야기가 나오네요. '신뢰를 어기는 배신 정치'라는 말이 앞으로 우스개로 회자할 듯합니다. '정치는 국민들의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란 말이 왜 이렇게 쓰이는지 갸우뚱하게 하네요. 삼권분립을 주장하며 미국 연방헌법 제정과 근대 법치국가의 정치 이론에 영향을 준, 몽테스키외가 말한 법의 정신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는 지금 어디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일까요.

 

꼭 한번 읽어내고 싶었던 <법의 정신>. 역사 사건을 사례로 들며 이야기하고 있어 제법 재밌는 데다가, "여섯 줄로 네 페이지가 넘는 부연 효과를 낼 수 있는 작가"라며 찬사를 보낸 스탕달의 말처럼 간결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이 인생을 바꾼다
한진규 지음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잠자는 일을 사실 많...이 소홀히 하고 있지요.

잠 안자고 공부하고, 밤늦도록 일해야 성공한다는 문화인데다가 삼당사락, 3시간 자면 붙고 4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처럼 '잠'을 사치나 낭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면 문제는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걸 <잠이 인생을 바꾼다>에서 다양한 사례와 함께 알려줍니다.

'최고'의 성공을 원하다면 잠부터 푹 자야 한다고 해요. 잠은 하루 컨디션의 80% 이상을 좌우한다네요. 잠을 줄여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 말고, 깨어있는 동안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합니다.


 

 

두통이 있다. 막상 자려고 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금방 잠이 들지만 자주 깬다. 다리가 저려 잠을 못 잔다. 코를 골며 잔다. 잠을 많이 자고나서도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합니다.


덜 자고 늦게 자는 패턴은 전형적으로 후진국형 수면 양상이라고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늦게 잔다고 하니... 무엇보다도 문제는 불면증이 아닌 한 자신이 잠을 잘 자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까지 고통을 주는 수면 문제.

특히 코골이는 옆지기때문에 괴로운 부부도 있을테고, 군대에서는 더욱 힘든 상황이 일어나겠군요.


이 책에서는 코골이를 가볍게 보지 마라고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요, 얼굴 구조가 코골이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어요. 만성 피로와 두통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어린아이의 경우 10살 전후에 얼굴이 완성된다는데 심한 코골이나 입을 벌리고 자는 경우 얼굴 틀이 형성되기 전에 피료해줘야 나중에 큰 고생을 안한다고 해요.


샐러리맨, 전문직, 학습 및 교육, 가족 등 다양한 상황에서 겪을 수 있는 수면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직장인은 수면 문제가 자칫 회사생활에서 낙오자가 되는 문제로 이어지기도 하고, 재판을 담당한 판사의 경우 수면 문제가 판결에 영향을 끼쳐 파직을 당한 사례도 있더라고요. 학생의 경우 시험이 임박하면 불안해서 잠을 못이루는 경우 결국 시험을 망치는 경우도 흔하고요. 이렇듯 당장 하루 컨디션이 문제가 아니라 내 삶에 영향을 끼치는 수면 문제를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고유한 수면의 양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무리하게 줄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자기 자신만의 수면 특성을 이용하면 더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 - p82


성인 대부분은 평균 7.5시간, 청소년은 9시간은 자야 두뇌가 잘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에디슨은 하루 3시간, 아인슈타인은 하루 10시간 잠을 잤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수면 생체 시계는 다르다고 해요. 아침에 기분좋게 일어날 수 있으면 적절한 잠의 양이라고 하네요.


책에서는 나만의 적절한 수면 시간을 찾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대략 2주 정도는 살펴봐야 할 것 같더라고요. 간략히만 적어보자면 가장 쉽게 잠들 수 있는 시간을 자는 시간으로 정하거나, 일어나야 하는 시간 8시간 전에 잠드는 생활을 일주일간 지키면서 아침에 일어난 시간을 기록하라고 하네요. 알람없이 일어날 수 있고 하루종일 맑은 정신이라면 적절한 잠의 양이라고 합니다. 만약 피곤하다면 15~30분 정도 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고, 반대인 경우는 그만큼 더 늦게 잠자리에 들면 되고요.

 

 

잠으로 보내는 3분의 1은 깨어 있는 3분의 2를 결정짓는 최고의 변수라고 말하네요.

<잠이 인생을 바꾼다>는 잠이 단지 에너지를 보충하려는 휴식 상태가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시키는 꼭 필요한 단계라는 수면의 중요성과 그 실천방법을 잘 알려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