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희망과 회복력을 되찾기 위한 어느 불안증 환자의 지적 여정
스콧 스토셀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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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스토셀 저자는 30년 넘게 심각한 불안장애를 앓아 온 중증 환자입니다. 몸소 체험한 경험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 제가 불안을 직접 겪는듯한 느낌이었네요. 저자 본인의 병을 용감하게 내지르고 있지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불안 강도더라고요.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는 역사, 철학, 과학, 문학, 종교, 문화, 최신학술을 넘나들며 '불안'의 수수께끼를 풀어갑니다.

 

 

나를 통제할 수 없다는 처절한 느낌.

정신적으로 무너지게 하는 '불안'은 삶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칩니다. 데이트, 시험장, 면접, 이동, 여행, 그냥 거리를 걷다가도... 평범한 날 일상적인 일을 하다가도 갑자기 존재에 대한 공포감이 덮쳐오며 무너져내리지요.

 

 

저자 스콧 스토셀이 결혼식 때 경험한 일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장면을 보면 절망감에 빠질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불안 증세는 복통, 두통, 어지럼증, 팔다리 통증 같은 신체증상으로도 나타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면서 수치심까지. 이런 증상들이 강박증처럼 되어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합니다.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두려워하며 악순환의 반복이죠.

 

스콧 스토셀은 어린 시절 분리불안, 여섯 살 때 특정공포증, 열한 살 때 사회공포증, 10대 후반 공황장애, 청년기 초기 광장공포증과 우울증을 보이며 진행경과가 교과서적인 케이스라고 합니다. 삶 자체가 공포증에 지배되어 있습니다. 불안하면 배가 아프고, 배가 아프면 더 불안해지면서 순식간에 공황상태로 갑니다. 어렸을 때부터 시작되어 평생 예민 덩어리 그 자체로 살아야 한 그의 삶을 보면, 그런 문제 없이 사는 제가 행복한 사람이구나 생각이 절로 드네요.

 


그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30년간 온갖 방법을 써봤습니다.

하지만 삶을 처참하게 만드는 불안을 근본적으로 치료해주는 방법은 없었다고 해요. 이제는 체념 대신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방법을 찾기로 합니다.

 

 

 

불안의 정의에 대해서도 의견이 참 다양합니다.

프로이트조차도 불안 개념에 모순을 보였고요. 불안이 의학적 질환인지 철학적 문제인지, 심리적 문제인지 정신적인 병인지... 불안을 생물학적 기능인 동시에 철학적인 기능, 육체와 정신, 본능과 이성이라는 다양한 접근법으로 바라보며 불안의 수수께끼를 풀려고 합니다. 문화와 시대에 따라 불안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관점이 달라져 왔기에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는 불안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안증세는 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불안과 관련한 병명이 생기기 전에는 신경쇠약으로 통칭해 불렸고, 이후 불안증세는 다양한 병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불안이 병을 재촉한 원인으로 등장하며 공포에 대한 현대적 연구를 촉발했고, 공포가 구체적인 생리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한 찰스 다윈 역시 신경증적 위장에 극심하게 시달렸습니다. 그러고 보면 나쓰메 소세키 작가는 본인이 앓던 신경쇠약을 책 속 인물들에게 죄다 이입할 정도였지요. 고대 로마의 위대한 연설가로 알려진 키케로마저도 무대공포증이 있어 "말을 시작하려 하자 창백해지고 팔다리와 정신까지 온통 후들거렸다."며 도중에 무대에서 내려온 일화가 있습니다. 그 외 많은 지식인이 불안 증세를 보였더라고요.

 

 

 

'그건 의지의 문제일 뿐이야' 라는 심리문제에서 뇌 화학적 변화로 보며 몸의 병으로 인식하기까지 불안의 역사는 참 다사다난합니다.


정신의학계에서 불안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은 변화는 공황발작 증세를 없애주는 이미프라민 연구에서 시작합니다. 약리학이 불안의 역사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건이라고 하네요. 약에 대한 반응이 병을 정의한 셈입니다. 이미프라민이 공황을 낫게 하니까 공황장애는 존재한다 식이죠.

 

약에 취한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소설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그 자신이 새로운 안정제에 열렬한 전도사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벤조디아제핀계 약은 대표적인 불안 치료제(신경안정제)로 자리 잡아왔고, 제약 산업의 이면을 드러내 보이기도 합니다. 불안을 약으로 달랠 때 우리가 잃는 것은 무엇일지도 생각해봅니다. 불안은 우리에게 뭔가를 말하려는 신호인데 거기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우리 영혼은 죽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철학적 물음을요.

 

 

불안증 환자는 지나치게 상상을 잘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심한 경우 부정적 인생관, 낮은 자존감, 자기혐오에다가 이런 자아상을 감추려는 절박함, 수치심이 한데 섞여 처절해지지요. 실제로 겪어본 이들은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 가는게 오히려 덜한 공포감이라고 합니다. 이런 증세를 몸소 겪은 스콧 스토셀 저자는 오히려 객관적인 시선으로 다양한 의견과 해석을 내놓습니다. 열 살 때부터 치료받았으니 그동안 온갖 정신치료요법과 정신약리학의 일시적 유행의 수혜자 겸 희생자로서 말입니다.

 

“정신과 약을 신중하게 사용하는 일에 이념적으로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제약회사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일 수 있고, 인구가 약을 대규모로 소비한다면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우려할 수 있고, 정신과 약을 먹음으로써 개인의 실존적 차원에 어떤 손실이 있을지에 신경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p297

 

 


불안의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에는 어린 시절 돌봄의 영향에 따른 애착이론도 있습니다.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후천적으로 생긴다는 의미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저자의 자녀들에게도 저자가 시작된 시기와 비슷하게 불안 증세가 나타났다고 하네요. 최악의 사태를 상상하는 딸의 불안 기질이 유전된 것일까요. 양육태도를 바꾼다 해도 어떤 유전자들이 전달된다는 의미라면 이제는 엄마 탓이라고 하기보다 유전자 탓이 더 그럴듯해진 상황입니다. 저자는 나의 '나다움' 전체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유전적 요인 탓으로 돌려도 좋은지 고민합니다.

 

 


만성 스트레스 시대에 사는 우리는 극심한 불안이든 약한 불안이든 감기보다 흔하게 '불안'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이제 불안장애가 우울증을 제치고 지구 상에서 가장 흔한 정신질환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지식인이 불안증세를 안고도 엄청난 업적을 이룬 것을 보면 한편으론 불안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삶을 황폐화할 정도로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야 하지만요. 불안한 사람들은 늘 주변을 살피기 때문에 아드레날린 중독자들보다 다른 사람의 감정과 사회적 신호에 더 민감하다고 하지요. 불안증세가 심했던 새뮤얼 존슨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생산적으로 글을 써 회복탄력성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최근에는 회복탄력성, 수용력이라는 심리적 특질이 불안과 우울을 막는 중요한 역할로 등극했습니다.

 

스콧 스토셀이 불안의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은 집요했습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싶더라고요. 명쾌한 해답은 없습니다. 그게 바로 불안이지요. 답이 있으면 불안할 이유가 없어지거든요.

책을 쓰면서 마주한 자기의 불안. 이 책을 완성함으로써 어떤 종류의 능력, 끈기, 생산성, 회복탄력성이 있음을 드러낼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합니다. 그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었는지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내내 힘들게 한 '불안'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철학, 심리학, 의학적으로 불안의 뿌리를 이야기하는 르포르타주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불안의 역사와 과학, 자신의 불안 경험과 함께 파고드는 개인적 이야기는 이 사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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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어학연수 백만백가지 - 전2권
니키(김낙영) & 올리브(이선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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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두께에 헉 소리부터 났는데, 그만큼 알찬 내용이 꽉꽉 들어있어요.

크게 두 파트로 분권할 수 있는 책이랍니다. 앞부분은 한국에서 어학연수 준비할 때 보는 파트로 어학연수 준비와 출국 후 적응기 편을 다뤘고, 뒷부분은 캐나다에서 직접 보며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연수 정보과 관광 정보를 소개합니다.

 


<캐나다 어학연수 백만 백가지>는 캐나다 어학연수에 들어가는 돈 백 만원 줄이는 백가지 방법이라는 의미이기도 해요. 비싼 돈과 소중한 시간을 들여 떠난 어학연수. 그런데 몸도 마음도 공부도 다 실패하면? 남의 일이 아니라 열에 아홉은 실패하는 흔한 일이라고 합니다.


후회 없는 어학연수 경험이 되려면 생생한 정보와 체계적인 조언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 미리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지 않으면 한국에서의 지금 생활 그대로가 이어져 오히려 더 답답하거나 풀어져 버리는 생활만 하다 올 수 있거든요. 영어도 잘 안 되는데 생활까지 해야 하니 소소한 문젯거리가 많겠지요.


 

<캐나다 어학연수 백만 백가지> 필진은 직접 연수하며 너무 허술했던 정보에 후회막심 경험했던 이도 있고, 6년간 체류하며 어학연수, 유학, 이민까지 통달한 이도 있는 캐나다 전문가들입니다.

살아 펄떡이는 현실감 있는 정보를 위해 취재 11개월, 캐나다 동쪽에서 서쪽 끝까지 2번 왕복 횡단, 직접 어학원에 등록하고 연수생으로 생활했다고 하네요.

 

<캐나다 어학연수 백만 백가지>에서 한국에서 보고 두고 가는 1편의 경우 성공적인 어학연수를 위한 준비를 다루고 있어요. 어학연수를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어학연수의 장단점부터 확실히 짚어야 합니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소통의 수단입니다. 연수의 목적을 분명히 해 영어 커뮤니케이션, 실용 영어를 위한 성공적인 어학연수를 경험해야 합니다. 대학생 10명 중 1명꼴로 1년간 연수를 다녀오는 실정인데, 평균 3,000만 원. 최대한 절약해도 2,000만 원. 부모가 내주는 돈이면 더 폐인 생활에 빠져들기 쉬운 상황이 되고, 자신이 직접 벌어 가게 되면 그 돈이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하려고는 하지만, 막상 영어공부 방법이 잘못돼 헛돈만 들이고 오면 얼마나 뼈저린 아픔이겠어요.


성실하게 다닌다고 해서 영어 실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한국에서처럼 영어 공부하려면 차라리 한국에서 하라고 합니다. 왜? 어학연수 가서도 말을 안 하는 게 한국 어학연수생들 대부분 태도라네요. 살아있는 언어인데 입을 잘 열지 않는 한국인. 책만 파고들지 말고, 스스로 고립시키지 말고 원어민과 친구가 되어 어울려야 성공적인 어학연수의 시작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생활을 했다면 거기 가서도 마찬가지란 거죠. 하지만 해외라는 조건은 자기의 모습을 새롭게 변화할 훌륭한 조건이 된답니다. 이참에 용기 낼 것! 마음가짐이 받쳐주지 않으면 도루묵이란 사실 잘 기억해야겠어요. 한국에서 배울 수 없는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책상에 앉아 있지 않아도 되는 공부를 할 좋은 기회입니다.


그리고 레벨 테스트를 허투루 보게 되면 정작 연수생활 몇 개월을 중학교 문법 배우느라 돈과 시간 낭비할 수 있다는 점. 잘 받은 레벨 테스트가 몇백만 원을 아껴줍니다. 할인 항공권 찾는 대신 그 시간에 영어 공부하라고 합니다. 거기 가면 영어가 술술 잘 될 거란 기대감 대신 출국 전 영어 공부의 중요성을 짚어주네요.

 

 

어학연수를 결정했다면 비용 문제, 도시 고르기, 학교 고르기, 출국 전 영어 공부, 서류 준비, 짐 싸기 등 최소 6개월에서 평균 1년간 생활에 필요한 외국에서의 연수 생활을 다루고 있어요.

 

 


캐나다에 도착 후 적응 노하우는 다양한 연수 경험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 

캐나다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 교통, 은행업무, 주거, 식생활, 의료, 통신, 운전 등 1년간의 생활 실전 팁을 다룹니다. 캐네디언의 오픈 마인드를 이야기하며 그들의 생활방식, 사고방식을 알려주며 실수와 오해를 줄이게 합니다.


 

“연수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영어 지식에 색을 입히러 떠나는 일.” 



 

어학연수 초반에 겪는 다양한 고민, 영어공부가 안되고 생활에 슬럼프가 왔을 때 해결방법 등 어학연수 전문가들의 소중한 경험이 가득한 <캐나다 어학연수 백만 백가지>로 어학연수 준비를 착착 해보세요. 


 

분권 되는 뒤편은 캐나다 어학연수에 들고가야 할 파트입니다. 

캐나다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어요. 캐나다 어학연수 + 관광정보를 어찌나 알차게 채워놨는지.


 

캐나다 영어연수 도시로는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밴쿠버, 은퇴하면 살고 싶은 도시 1위에 랭크되는 빅토리아, 평원에 펼쳐진 풍요로운 도시 캘거리, 캐나다의 뉴욕이라 불리는 토론토, 북미의 파리라 불리는 몬트리올, 캐나다 최동단 항구도시 핼리팩스를 소개합니다.

도시마다 어학원, 학교, 도서관 등 어학연수 정보와 더불어 쇼핑, 문화 등을 즐길 수 있는 생활정보를 다룹니다.

 

1년간의 어학연수 중 그곳의 문화와 역사를 만끽할 기회인 여행도 놓칠 수 없죠.

BC주의 최고의 스키 도시 휘슬러, 영국 풍습이 남아있는 밴쿠버 아일랜드, 볼거리 많은 킬로나. 앨버타주의 대자연을 만끽할 캐너디언 로키, 축제도시 애드먼튼. 온타리오주의 캐나다 수도 오타와, 나이아가라 폭포, 앨곤퀸 주립공원. 퀘벡주의 캐나다 속 유럽 퀘벡시티, 동화 같은 휴양지 마들렌 섬. 중앙대평원. 빨간머리 앤을 만날 수 있는 PEI주를 비롯한 아틀란틱 캐나다. 그리고 밴쿠버 연수자들이 한 번쯤 방문한다는 미국의 시애틀과 캐나다 동부 연수자들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도시 뉴욕까지.

웬만한 여행책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핵심이 콕콕!


 

 


 

해외 장기체류자를 위한 어학+생활+관광 정보가 담긴 캐나다 어학연수 가이드북 <캐나다 어학연수 백만 백가지>.

 

자신의 어학연수 목적을 확고히 해 스피킹 실력을 향상하고서 웃으면서 돌아와야겠죠. 요즘은 유학원 도움을 받아 처리하는 편인데 유학원 선정부터 머리 아프기 시작합니다. 정직하고 믿음직스러운 유학원 고르기 Tip도 있으니 어학연수를 생각해보는 이들이라면 꼭 봐야 할 책이네요.

우리의 어학연수 현실을 낱낱이 짚으며 이럴 거면 왜 가니? 꼬집기도 하고요. 한국에서 준비 기간이 길수록 성공적인 어학연수를 경험한다는 것. 열에 아홉은 실패한다는 어학연수 현실에서 <캐나다 어학연수 백만 백가지>로 마음을 다잡아 성공하는 그 명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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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법부터 바꿔라 - 인생 역전을 위한 리딩프로젝트
기성준 지음 / 북씽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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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생 역전을 위한 리딩프로젝트 <독서법부터 바꿔라>.

인생 역전 같은 단어 들어가면 읽기도 전에 시니컬한 반응이 먼저 나오는지라 좀 껄끄럽긴 했지만,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독서법에 대한 책은 읽어보고 싶다는 흥미를 주는 주제지요. 책을 더 잘 읽고 싶은 마음, 남들은 어떻게 읽지? 이런 호기심 때문에 말입니다.

 

 


<독서법부터 바꿔라>는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부터 이제 무작정 책 읽기를 시작한 사람에게 도움될만한 책입니다. 일단 기성준 저자의 하루를 한번 엿볼까요. 매일 완벽하게 이 일정은 아니지만,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오롯이 책과 함께하는 생활입니다.


- 이른 아침 5시부터 2시간 정도 아침 독서를 하며 보통 3권 정도 몰입 독서.

- 출근하며 가방에 오늘 읽을 책 담고, 운전하기 전 시집 한 장 읽고, 운전 중에는 오디오북 틀어놓기.

- 점심시간에 명언집 한 장 읽고, 자투리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이북 읽기.

- 퇴근길에 도서관 들러 읽었던 책 두 권과 읽고 싶은 책 선정해 읽기. 읽었던 책 읽는 이유는 그 시점엔 피곤하니까.

- 집에 와서 그날 읽었던 책에서 뽑은 문장 필사.

- 자기 전 내일 아침에 읽을 책 3권 정하고, 소설책 들고 자기 전까지 읽기.


 

저자도 처음부터 독서에 불이 붙은 건 아니었어요.

무작정 읽다 보니 자기만의 독서법이 형성되는 시점이 있더란 거죠. 이 시점까지 가지 못하는 초보 독서가들을 위해 이 시기를 조금 앞당길 길을 알려주는 게 <독서법부터 바꿔라>입니다. 특히 20대에게 권합니다. 저도 뒤늦게 책에 몰입한 편인데, 이 부분은 그래서 특히 공감해요. 청춘 시기부터 자기만의 독서법을 형성하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책을 좀 읽는다는 사람들은 아마 한 번쯤 들 만한 생각일 겁니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고 하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책을 읽지 못한다고 하죠.

<독서법부터 바꿔라>는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 인생을 위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개인적으로 이것만 하면 된다는 뉘앙스라든지 ~하라! 투를 싫어하는데 이런 동기부여 방법이 자신에게 잘 맞아떨어진다면 책을 읽는 내내 큰 감명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좀 부담스럽...;; 뒤로 갈수록 무난해져 가는 문체가 더 호감이 갔어요.


어쨌든 기성준 저자가 독서에 빠진 시작점은 고민을 빠져나오는 방법으로 선택한 독서였다는 것.

고통보다 독서에 집중하다 보니 책에 폭발적으로 집중하는 리딩포인트를 경험하게 됩니다. 독서로 인한 전환점을 맞이했죠. 이 리딩포인트를 빨리 경험하게 하고픈 희망이 <독서법부터 바꿔라>에 담겨있습니다.


 

 

​책을 선택하는 방법, 독서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등 기성준 저자의 독서 경험은 초보 독서가들에게 도움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독서 슬럼프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저자는 자기에게 유난히 잘 맞는 도서관에서 힐링하는 거였는데요, 이처럼 독서하는 공간도 자기와 잘 맞는 공간이 있다는 것. 저는 지금까지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밖에서는 몰입이 안 되더라고요. 북카페는 저한테는 그냥 커피 마시고 책 사진 찍는 공간이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 이동 중의 독서는 바로 어질어질 입니다. 그땐 스마트폰 글도 못 읽을 정도라 그냥 눈 감고 쉬는 시간이지만, 그 시간에 독서를 못 해서 아쉽진 않아요. 전 그 시간이 머리를 비우는 시간 ㅎㅎ


 

『 독서는 사람들의 노력의 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 - p70


톨스토이도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거든 좋은 책을 만나길 권했지요.

좋은 책이란 기준은 뭘까요. 양서의 기준은 별도로 있긴 하지만, 자기 인생에 변화를 끌어낼 책은 베스트셀러 책일 수도 남들에게 악평을 받은 책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에게 좋은 책은 각자에게 있겠죠.


 

괴테는 읽는 방법을 배우는데 80년이 걸렸고, 그마저도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정답이야 라는 것은 없지만, 그 길을 앞서 걸은 이들이 말하는 다양한 흔적은 인생에 도움되는 독서란 무엇인지 자기만의 정의를 찾는데 도움됩니다.


『 진정한 책 읽기는 한 권의 책을 다 읽고부터 시작이다. 』 - p137


사색을 통한 깨달음 또는 독서 중에 남긴 밑줄 같은 흔적을 따라 한 번 더 읽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그저 책만 읽는 바보가 되느냐 아니냐의 갈림길이 되는 부분이죠. 그래서 기성준 저자는 책을 선택할 때엔 읽은 후 변화될 모습에 집중하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책 한 권에 집중할 수 있다면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생의 변화를 이끌, 강한 힘을 가진 독서. 스스로 자기 독서법을 찾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시작부터가 어렵거나 초반 과정에서 지쳐버릴 때 독서법을 다룬 책은 동기부여로 확실한 방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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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 - 예술계 하버드, 센트럴 세인트 마틴 대학의 크리에이티브 명강
로드 주드킨스 지음, 이정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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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도 창의성 그 자체의 삶을 사는... 예술인이 말하는 창의성 책,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

예술계 하버드라 불리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 대학의 명강의가 책으로 나왔네요. 예술인들이야말로 정말 창의적, 창조적 사고가 절실할 듯 합니다.


하지만 예술적 재능을 펼칠 일 없는 평범한 저도 이런 주제의 공부는 필요합니다 ^^ 그들이 배우는 창의적 사고는 논리적, 합리적 접근때보다 좀더 가치 있는 성과로 이어짐은 물론이고, 예술계 전반에 흐르는 열정, 영감, 창조 정신은 각계 각층의 세계에도 적용되기 때문이지요. 창의적, 창조적 사고는 수많은 기회를 포착하는 것과 관련있기에 특정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활동이 아닙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낡고 통송적인 사고와 이념, 경직된 사고방식에 물듭니다.

표준화 집단을 만든 사회, 교육, 관습의 영향이지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는 남들 하는대로 따라하기 보다는 내 안에 숨겨진 '대체 불가능성'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내 안의 강점을 끌어내는 재능 발견, 상식을 파괴하는 나 발견하기, 재미있게 놀기, 생각을 바꿔 판 뒤집기, 상대를 꿰뚫는 관찰하기, 기억에 남는 메시지 던지기, 기회를 잡아 위기 극복하기.

크게 일곱 주제로 나눠 창의적 사고를 한 인물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프리다 칼로, 베토벤, 비틀즈 등 예술가와 음악가는 기본이요, 작가들도 꽤 소개가 많이 되어 있고, 기업가들 일화도 있어요. 기존에 알던 일화보다는 특이한 일화가 많은 편입니다.

 


미첼 파이겐바움 일화를 보면, 연구를 위해 24시간 주기 대신 26시간 리듬에 따라 살았다고 해요.

일상에서 벌어지는 임의성에 대해 알고자 했는데 그는 결국 카오스 이론을 만들어냅니다. 일정한 법칙을 따르는 시스템 안에 임의성이 존재한다는 카오스 이론이 탄생하기까지 그는 다른 방식으로 생활하고 사고하며 규칙성을 내던지죠. 판에 박힌 사고를 낳는 주범이 규칙성이었다는 걸 말해주는 일화입니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에서 가장 임팩트 있었던 일화는 비아그라를 만든 생리학자 자일스 브린들리인데요. 정말 웃기기고 하고 난감하기도 하고... 빵 터질 지경이었어요. 학회 회의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스스로에게 실험해 발표(?)했거든요. 이 사건을 두고 '혁명'이라 일컫더군요. 정말 제대로 강한 인상을 남긴 브린들리입니다.


『 당신의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의 경험, 당신의 부모로부터 받은 자질은 당신 자체로 유일하다.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니다. 』 - p27


비창의적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은 창조적인 능력이 없다고 믿도록 강요당했고, 점점 자신감 부족이 됩니다. 하지만 어릴 때 꿈은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실질적 해결책을 보여주는 소중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해요.

독창성은 다름 아닌 자기 안에 존재한다는 것. 우리 대부분은 다른 누군가가 되기 위해,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람입니다. 자아 발견 능력을 점차 상실하는 우리들. 우리가 가진 장단점을 모두 수용하고 활용해 자신을 최고의 버전으로 만들어 보자고 합니다.


 

 

 

『 다른 누군가를 모방하지 말고 자신을 최고의 버전으로 만들어가라. 』 - p29

 


 


인식을 환기하고 사물을 새로운 견해로 보고 싶을 때는 익숙한 사물 혹은 인물을 엉뚱한 장소나 환경에 놓아보라고 하네요. 선입견, 고정관념을 떨쳐버리는 방법입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은 성질이 전혀 다른 두 개의 객체를 함께 두어 기묘하게 병렬 배치하는 기법을 고안했는데, 살바도르 달리의 바닷가재 전화기처럼 재미있는 발상은 곧 사고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 굳이 남들의 기대에 맞춰 살 필요는 없다. 대신에 우리는 자신의 기대에 부응해서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 』 - p221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는 어느 페이지부터 읽어도 괜찮은 구성이라 머리 싸매며 읽어내리기보다는 머릿속이 갑갑할 때 슬쩍 읽기 좋은 책이네요. 그동안 참 무비판적으로 수용된 생각들로 살아왔던 것 같아요. 남들 하는대로 따라하지 말고, 나 자신을 최고의 버전으로 만들어 나가기! 내 안에 숨겨진 대체 불가능성을 찾도록 동기부여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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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 : 2015 정규재의 뉴스읽기 - 혼란스런 현실이 명쾌해지는 지식의 힘
정규재 지음 / 베가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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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 일명 세거웃답.

2014-2015 주요 현안을 다룬 정규재 뉴스를 책으로 만났습니다.

 

저는 언론에서 하도 언급하니 어쩔 수 없이 눈에 들어오는 기사 제목을 통해 이런 주제가 요즘 이슈구나... 그 정도로만 알고 사실 더 파헤쳐보는 일에는 무관심한 편입니다. 제대로 말해주는 기사를 참 힘겹게 찾아야 하는 현실에서 차라리 무관심으로 돌려버린 거죠. 그래서 세거웃답 같은 책이 전 너무 좋네요. 

 

딱딱한 정치 이야기가 많아 재미없게 읽힐 것 같았는데 생각외로 넘 재밌더라고요. 시원하고 통쾌한 말솜씨에 읽으면서 후련한 느낌도 팍팍!

 

 

 

팩트를 추구하는 기자로서 거짓된 주장이 넘치는 꼴 보기 싫어 정규재 뉴스를 만들었다는군요.

자기도 모르게 믿고 있던 것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것. 개인의 문제라면 인간의 기억 편향 혹은 사고 편향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사회현상에 대해서이거나 사회적 선택에 대한 것이라면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글로벌이슈, 인문 분야의 이슈를 소개합니다.

정치경제 이슈는 따분하다 싶은 주제지만, 정규재 저자는 귀에 쏙쏙 박히게끔 알려줍니다.

 

 

 

한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사 이야기는 특히 흥미로웠어요.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서서히 인민주의적 속성을 띠기 시작했다는데, 인민이라는 단어 때문에 사회주의 국가가 절로 생각나더군요. 인민주의는 '인민의 의지'라는 이름으로 자유에 대한 구속이 정당화되고 타인의 경제적 자유에 대한 침해가 정당화되는 체제를 의미합니다. 풀어보니 낯선 개념이 아니지요. 일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행태인 포퓰리즘적 특성을 갖는 대중 민주주의를 말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선심정책 남발하는 우리 정치 이야기죠.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까지. 게다가 피케티 열풍조차도 꼬집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판 꼴이 다 맘에 안 드는 제 입맛에 맞는 이야기들이어서 더 쿵짝쿵짝 공감하며 읽었네요.

 

 

 

대표적인 악성 규제법인 단통법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죠.

단통법을 비판하면 대기업 옹호자로 낙인찍히기도 했던 그 단통법. 정규재 저자는 이 법은 소비자, 판매자, 제조사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법이라고 합니다. 경제학의 기초를 모르고 만든 악법이라고요. 단통법은 결국 시장 경제를 무너뜨리는 길이라고 합니다.

 

 

뭣도 모르고 진보 이념을 따라가는 사람들에게도 일침을!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기초연금 같은 무상복지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거죠.

무차별 복지, 무차별 세금 같은 보편적 복지의 숨겨진 비열성을 알려줍니다. 의도가 좋았다고 해서 결과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무상복지라는 전면적, 보편적 복지는 하위 계층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면서 오히려 빈부 격차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법을 만드는 프로세스를 비판합니다. 복지의 기본 이념과 복지의 도덕성을 일깨워주는 이 주제가 특히 인상 깊었어요.

 

“ 사회를 비판하고 정책적인 방향을 제시할 때만큼은 객관적인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객관적인 자세가 토론의 기본적인 자세임을 명시하시기 바랍니다. ”

 

다양성과 차별 문제에 관한 주제도 흥미로웠습니다.

마이클 센델과 피터 우드의 책을 비교하며 다양성에 대한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과 옹호하는 입장을 알려주네요. 언젠가부터 소수 집단 우대정책을 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위헌이라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정규재 저자는 대학에서 이렇게 하는 걸 꼬집는데요, 대학은 지식 전수하는 곳이지 사회정책 펴는 곳이 아니라며 대학의 본질을 따져봐야 한다고 합니다.


정규재 저자가 말하는 것이 모두 공감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이것 한 가지는 확실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잘못된 해석, 감각의 착각, 지각의 오류를 꼬집어 세상의 흐름을 잘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정규재 저자 역시 해법 제시를 똑 부러지게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진단부터 하자는 이야기죠. 그래야 올바른 처방을 찾는 길이 보일테니까요.

국가의 갑질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어요. 맥을 짚어주는 정규재의 <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 답하다>는 합리적 사고란 이렇게 하는 거라는 걸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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