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정원 - 시가 되고 이야기가 된 19개의 시크릿 가든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명신 옮김, 리처드 핸슨 사진 / 샘터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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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버지이나 울프, 애거스 크리스티, 베이트릭스 포터, 로알드 달, 찰스 디킨스, 러디어드 키플링 등 유명한 영국 작가 19명의 시크릿 가든을 소개하는 책 <작가들의 정원>.

표지의 정원은 로알드 달의 정원인데, 라임나무와 알리움이 어우러진 모습이 동화 속 나라처럼 멋지네요. 작가들의 삶 속에서 정원을 가꾸던 시기의 생활을 함께 이야기하며, 정원이 작가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였는지 알려주고 있답니다.

 

 

정원이 있던 곳에서 살 때 쓴 작품 소개도 합니다.

어떤 작가의 글에는 작품속에 자신의 정원 모습을 리얼하게 묘사하기도 하고, 때로는 정원을 만들면서 체험하지 않고서는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기기도 하지요.

 


"생명 없는 부유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 존 러스킨

우리가 상상하는 소박한 정원 모습도 있지만, 오솔길을 만든 숲이 있고 그런 자연과 어우러진 정원을 꾸미는 경우도 많았어요. 저 오솔길을 걸으며 사색을 했겠지요. 넓은 영지에 자연적 형세를 살려 꾸민 정원은 야생종, 토종식물이 주를 이루며 자연을 보존하면서 가꾸는 넓은 정원이었습니다.


모든 화초가 자리를 쟁탈하듯 제멋대로 자라는 야생정원은 버지니아 울프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했어요. 버지니아 울프는 반야생상태 식물을 좋아했다고 하네요.

애거스 크리스티의 집과 정원은 추리소설 속에 거의 똑같이 묘사되기도 할만큼 숨김없이 애정 표현을 했다고 합니다.


 

 

피터 래빗 시리즈로 유명한 베아트릭스 포터 작가는 결혼 전후로 원의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그녀의 작품에도 반영되어 있다는군요. 힐 탑 정원을 꾸밀 때 쓴 <톰 키튼 이야기> 권두 삽화에 그녀의 정원이 또렷이 묘사되어있고, 카슬 코티지 정원을 꾸밀 때는 후기 저작에 등장하며 그녀의 작품에 정원이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힐 탑 정원 시절은 꽃, 채소, 허브 등이 자연스레 뒤섞여 자라는 시골풍 정원인 코티지 스타일로 꾸며 질서와 혼돈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 모습을 보입니다.

조지 버나드 쇼는 그가 사랑한 정원과 함께 생을 마감했습니다. 정원에서 나무의 가지를 치다 쓰러져 별세했고, 그가 원하던 대로 그의 유해는 아내의 유해와 함께 그들이 거닐던 정원 산책로를 따라 뿌려졌다고 해요.

 

키플링은 영어권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상금을 정원 보수에 사용했을 정도라네요.



 

조그맣게라도 정원을 가꾸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인지...

문학 세계에서는 대가들인 그들도 정원 가꾸기만큼은 초보였지만, 그들도 그렇게 틈틈이 손을 놀렸습니다. 정원은 작가에게 은신처 역할을 하며 그들의 작품에 영향을 줍니다. 


채소, 허브, 과일 등 요리 재료로 쓰는 작물로 구성한 키친 가든 스타일, 자연과 어우러져 경계선 없는 풍경식 정원 스타일, 시골풍의 코티지 스타일, 그리고 인공적으로 다듬지 않은 야생의 숲이나 들판의 황야를 간직한 스타일 등 정원의 분위기도 제각각이고 개성만점이네요. 정원에서 영감을 얻고, 위로를 받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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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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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칩을 이식해 신체대여 사업을 벌이는 바디뱅크와의 싸움을 그린 <스타터스>, <엔더스>.

 

생화학전쟁으로 중장년층이 사라지고 고령의 노인들 엔더와 10대 이하 미성년자들인 스타터들만 남게 된 세상. 돈으로 권력 잡은 엔더들. 하지만 보호자 없는 고아 미성년자들은 최약층이자 최하위 계급으로 추락합니다. 초고령화 시대에 건강하고 젊게 사는 삶, 영원한 젊음을 꿈꾸는 엔더들의 추악한 욕망이 힘없는 스타터들을 칩의 노예로 만들어버린 신체대여.

엔더스 편에는 새로운 인물, 올드맨의 아들 하이든이 등장하는데 하이든의 정체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네요.

 

“ 누군가 나를 장악했을 때 내 의식이 머물러 있는 방식을 이야기하는 거야. 나는 그들이 나한테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거든. 그들이 내 눈을 통해서 볼 수 있고, 하지만 난 여전히 거기에 의식이 있는 상태로 있는 거야. ”

 

내가 안에 있어. 너를 조종하는 중이지. 그리고 이건 너무나 기분이 좋은걸.

젊음이라는 숨겨진 욕망이 기술과 결합했을 때 어떻게 악용되는지 잘 보여준 SF소설입니다.

황금가지 블랙로맨스클럽 시리즈물은 정말 독특하고 기발한 소재를 강력한 재미와 함께 선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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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셀프 트래블 - 2015~2016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1
이은영.한동철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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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셀프트래블 <라오스 셀프트래블>.

꽃보다 청춘 TV 프로그램 때문에 알게 된 라오스. 이후 한국 여행객 급증했을 것 같네요.

편함을 추구하는 제 성격에는 열악한 후진국 느낌의 라오스라는 나라는 솔~직히 그다지 끌리지 않았던 여행지이기도 한데요. 책 보면서 정말정말 이건 꼭 가서 해봐야 돼! 하는 게 생겼어요 ㅎㅎ 아래에서 소개해 드릴게요.

그나저나 <라오스 셀프트래블> 여행작가 두 분이 부부네요. 그것도 여행하다 만난 커플 +.+


 

라오스는 중국, 베트남,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사이에 딱! 끼어있는 작은 나라입니다.

프랑스 식민 지배를 받았고, 주변국들의 침략, 왕자들끼리 내전도 심했고, 베트남 전쟁 여파  몸살을 앓은 나라, 라오스.


 

아직도 최빈국에 속하지만 점점 발전 가능성을 보이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인 루앙프라방, 왓푸 사원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고, 열대우림지역 등 개발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모습이 많아 천혜의 자연환경을 누리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느림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라오스.


 


프랑스 식민 지배 영향으로 와인, 커피, 빵은 퀄리티가 아주 좋다는군요. 라오스 전통음식에서부터 프랑스 고급요리까지 최고급 레스토랑도 저렴히 즐길 수 있다고 해요.


<라오스 셀프트래블>에서는 라오스 국민코스라 불리는 비엔티안, 방비엥, 루앙프라방을 들리는 4박 6일 코스부터 무비자여행 최대 15일 코스까지 소개하고 있어요. 가을 겨울에 특히 여행하기 좋은 곳 라오스. 건기인 10월~3월 사이 여행하기 좋고, 최성수기는 12월~1월이라는군요.

 

△ 비엔티안 지역 탓 루앙, 빠뚜사이 - 라오스 셀프트래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은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태국과 맞닿아 있습니다.

태국에게 반을 뺏겨버렸는데, 서울로 치면 한강을 두고 강남과 강북이 다른 나라가 된 셈이네요.

 

△ 루앙프라방 지역 왕궁박물관 - 라오스 셀프트래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곳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전통 건축물들을 보면 의외로 세련된 분위기가 나기도 하더라고요.



△ 서북부 라오스 훼이싸이 지역의 기번 익스피리언스 - 라오스 셀프트래블


바로 라오스에서 가장 유명한 에코 투어인 기번 익스피리언스의 짚라인 투어 하고싶어 라오스 가야겠단 생각을 했네요. 끝없이 펼쳐진 정글을 원숭이처럼 매달려 짚라인을 타고 돌아다닌다니! 게다가 로망의 나무집!

 


 

라오스 역사를 보면 내전도 내전이지만, 세계 전쟁 역사에 이용 당하기도 하면서 참 고난을 많이 겪은 나라더라고요. 베트남과 맞닿은 동부 라오스쪽은 미국 CIA의 비밀전쟁으로 여전히 불발탄이 많이 있어 도로가 아닌 길을 걷지 않도록 하고, 함부로 땅에 떨어진 물건 차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해요.


 

숙박시설은 꽤 괜찮아보였어요. 저렴한 게스트하우스, 호스텔에서부터 리조트, 호텔까지 지역별로 다양한 숙소를 소개하고 있어요. 외관에 비해 내부가 훌륭한 곳이 제법 많다는.


라오스 여행 핵심 코스가 알뜰히 소개된 <라오스 셀프트래블>.

미얀마와 라오스 전문 여행 작가가 꼽은 맞춤 여행지, 헤매지 말고 라오스 여행 계획에 참고해보세요. 배낭여행지로 특히 안성맞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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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일기Z : 암흑의 날 밀리언셀러 클럽 141
마넬 로우레이로 지음, 진희경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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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부작으로 이뤄진 종말일기Z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 종말일기Z 암흑의 날 >. 종말일기Z 첫 번째 편을 저는 안 읽어봤는데요, 암흑의 날에서 초반에 줄거리를 길게 소개하고 있어 흐름이 이상하진 않았어요.


우연히 시험관 밖으로 풀려난 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가 단 며칠 만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죽었다가 살아나 먹지도, 숨 쉬지도, 자지도 않고, 고통받지도 않는 언데드(좀비) 상태가 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였죠.


피난처로 안 가고 집에 있던 변호사는 집에서 굶어 죽든지 좀비를 따돌리고 안전한 장소를 찾아가든지 선택은 둘 중 하나뿐입니다. 외딴 섬이라면 좀비 바이러스 영향이 미치지 못했겠지 하는 생각에 카나리아 제도로 피신 계획을 세우고 길을 나섭니다. 다행히 생존자 중 헬리콥터 조종사, 열일곱 살 소녀 그리고 수녀를 만나 이들은 무려 1년간을 좀비와 싸우며 피신합니다. 여기까지가 종말일기Z 첫 번째 이야기에 해당합니다.


 

그들의 목표는 하나였다. 생존.

 

 


생명 없는 삶을 살며 그저 사냥본능만 남은 좀비.

좀비는 인류 종말을 이야기할 때 흔히 쓰이는 소재이기도 하죠. <새벽의 저주>, <28일 후> 같은 좀비 영화도 한때는 심취해서 봤는데 ㅎㅎ 징그러워 눈살 찌푸리면서도 보게되는 이 심리란...

한편으론 좀비도 한때는 그저 평범한 인간이었는데...하며 좀비라는 존재를 그저 단순한 괴물 취급하기엔 뭔가 찝찝한 구석이 있긴 했어요. 그러다 보니 <웜 바디스>처럼 로맨틱 좀비는 정말 신선했었지요.

<종말일기Z 암흑의 날>에서는 드디어 지구 상에 유일하게 남은 안전한 섬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변호사의 일기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무려 1년 만에 유럽 본토에서 살아서 온 최초의 생존자들이 된 변호사와 그의 동료들. 하지만 그들이 찾은 문명 세계는 파라다이스가 아니었습니다. 문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있는 사람들은 나름 우대를 받지만, 대부분의 일반인은 의무 노동을 하며 간신히 배급받는 상황이죠. 그래도 섬 밖으로 쫓겨나는 일만큼은 절대 바라지 않습니다.


“ 우리가 겪은 그 모든 일들과 무관하게 여전히 사랑에 빠지고 꿈을 꾸는 거야. 비록 이런 식으로 살고 있지만 우리 생존자들은 제법 행복하게 지내잖아. 놀랍지만 사실인 걸. 삶에 대한 의지는 참 강하기도 하지.  ” - p175


하지만 그 작은 제도에서도 내전이 있다는 것.

공화당파와 플로일리스트의 대립은 자멸의 길을 걷는 것임을 모르고 있군요. 각각 다른 섬에서 그들만의 정부를 유지한채 서로 물고 뜯는 상황입니다. 좀비를 피해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친 인간들이 오히려 인간 때문에 죽는 경우가 허다해진 꼴입니다.


게다가 그곳도 이제 연료 부족으로 신 암흑기를 목전에 두고 있고, 의약품 등 보급물자 확보를 위해 본토로 들어가 물자 확보를 해야 할 형편입니다. 1년이나 살아남은 그들은 노련한 베테랑 우대를 받으며 (결코, 그들로서는 좋은 일이 아니지만) 다시 임무를 받아 육지로 들어가게 됩니다. 어마어마한 수의 좀비가 바글거리는 곳으로요. 섬에 들어갈 때 검역 과정에서 생긴 불의의 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수녀와 그녀를 간호하기 위해 열여섯 살 소녀는 남게 됩니다.

 

 

 

내전으로 서로를 겨냥하는 총부리는 결국 의약품 확보를 위해 나선 그들의 생사를 갈라놓게 됩니다. 게다가 섬에 남아있던 소녀에게도 일이 생기는데, 소녀를 쫓던 남자가 병원 지하에 격리되어 있던 좀비에게 물리며 <종말일기Z>의 마지막 편 배경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종말일기Z>가 출간된 2013년은 유독 좀비 강세였던 해로 기억합니다. 원작 <세계대전Z>를 영화화하기도 했고, 각종 좀비물이 등장했던 시기인데 그 속에서도 정통 좀비물 <종말일기Z> 작가 마넬 로우레이로 스페인의 스티븐 킹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하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든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일반적인 좀비물 플룻을 따라가는지라 아주 신선한 느낌은 들지 않은... 그야말로 정통 좀비물답고요. 스티븐 킹만큼의 공상 요소는 덜하지만, 좀비라는 허구의 주제를 있을법한 이야기처럼 리얼하게 묘사하며 빠른 전개를 하는 부분은 괜찮은 것 같아요. 한마디로 재미있게 훅훅 읽을 수 있는 책이었어요. 안전했던 지역마저도 이제 좀비 바이러스가 퍼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그들은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갈지 마지막 편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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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 자체 - 40억년 전 어느 날의 우연
프랜시스 크릭 지음, 김명남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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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명은 어떻게 탄생되었을까. 우리 인간의 기원을 넘어 우주 기원까지 바라봐야 하는 거시적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처럼 평범한 사람은 감히 상상이 안 되는 수준의 주제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살면서 한 번쯤 의문을 품는 부분이라 기원 이론을 제시하는 내용은 평소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생명의 기원을 이야기하는 책 <생명 그 자체>의 저자는 그 유명한 DNA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으로 왓슨과 함께 1962년 노벨상을 받은 프랜시스 크릭입니다. 물리학에서 생물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노벨상 수상 이후 다시 한 번 신경과학으로 연구 분야를 바꿔 현대의학이 풀지 못한 수수께끼의 하나인 '의식'을 연구하며 생명과 의식의 본질에 관한 연구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자의 이력을 알고 나니 뭔가 신뢰감이 더 솟는 이 사고오류를 스스로 감지하면서도, 기대되지 않을 수 없군요. 그런데 이 책은 1981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그사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나타나 크릭이 말하는 내용에 오류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긴 했는데, 2015년에 번역 출간된 책인 데다가 역자가 간간이 덧붙여둔 글이 있으니 안심하고 읽어도 될 듯합니다.

 

 

 

 

생명의 기원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지구 탄생설과 우주 유입설입니다.

원시 지구에서 단순한 물질로부터 최초의 세포가 자발적으로 형성되었느냐, 태양계 다른 행성으로부터 지구로 날아온 미생물이 생명의 씨앗 역할을 했느냐입니다.

 

크릭은 후자를 지지하는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1973년 생화학자 레슬리 오겔과 정향 범종설을 발표했는데요, 생명이 지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지구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는 외계 생명체에 의하여 생명의 씨앗이 지구에 뿌려진 것이라는 이론입니다. 우리보다 더 고등한 문명이 보낸 미생물이 무인 우주선에 실려 여행했을 것이라 합니다. 그리고 그 이론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책이 <생명 그 자체 : 40억년 전 어느 날의 우연> 입니다. 크릭의 정향 범종설은 생명의 기원이 우주라는 여러 이론 중 하나입니다.

우주의 다른 생명체에 관한 논란 중에서 페르미의 논증이 특히 유명합니다.

"정말로 그런 일이 모두 벌어졌다면, 지금쯤 그들은 벌써 이곳에 도착했겠지. 그래서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라는 페르미의 수사적 질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입장입니다. 현대 과학에선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론입니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생각은 아니라는 거죠. 크릭은 바로 페르미의 논증을 단계마다 파헤치며 정향 범종설이 왜 SF 소설이 아닌지를 설명합니다.

 

 

<생명 그 자체> 책을 통해 해결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지구 생명의 기원에 대한 해결책들의 배경이 어떤지를 추려보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놀라운 우주의 다양한 측면을 모조리 알아야만 배경 파악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주제잖아요.

지구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려면 어떤 조건이 있어야 하는지 생명 메커니즘을 먼저 설명합니다. 모든 생물체는 신기하게도 문자 4개짜리 동일한 언어를 써서 유전정보를 나르고, 모두가 문자 20개짜리 동일한 언어를 써서 살아있는 세포의 공작기계인 단백질을 만드는 놀라운 통일성을 보인다고 합니다. 처음 제안한 자가 바로 찰스 다윈과 앨프리드 월리스이고, 이것이 자연선택설로 이어집니다.

 

<생명 그 자체> 책을 통해 해결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지구 생명의 기원에 대한 해결책들의 배경이 어떤지를 추려보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놀라운 우주의 다양한 측면을 모조리 알아야만 배경 파악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주제잖아요.

지구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려면 어떤 조건이 있어야 하는지 생명 메커니즘을 먼저 설명합니다. 모든 생물체는 신기하게도 문자 4개짜리 동일한 언어를 써서 유전정보를 나르고, 모두가 문자 20개짜리 동일한 언어를 써서 살아있는 세포의 공작기계인 단백질을 만드는 놀라운 통일성을 보인다고 합니다. 처음 제안한 자가 바로 찰스 다윈과 앨프리드 월리스이고, 이것이 자연선택설로 이어집니다.

 

생명의 기본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원자, 분자 이야기는 물론이요, 크릭에게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 DNA 이중나선 이론까지 동원되는데 과학 용어가 많아 사실 100% 이해는 못 하겠더라고요.

 

 

어쨌든 생명의 기본 메커니즘을 알게 되면, 이제는 생명의 물질적 토대가 형성되기 위한 조건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보는 생명은 모두 수소, 산소, 질소 그리고 몇 가지가 조금 들어가 결합한 형태인 탄소 원자를 기본으로 하는데, 생명이 시작되려면 이런 원소들이 대부분 공급되어야 한다는 거죠.

 

 

 

여기서 원시지구는 어떤 상태였을까, 정말 지구는 생명 탄생이 이뤄질 만한 환경이었을까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크릭이 말하는 바로는 이런 조건들의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겁니다. 생명이 발생하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조건이 너무 많기에, 그렇다면 우주의 다른 곳에는 생명이 발생하기에 더 유리한 조건이었을까를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우주의 기원과 빅뱅 후 우주의 상태를 이해해야 합니다.

 

 

지구탄생에서 생명 시작까지는 약 40억 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빅뱅 후 우주의 나이를 따져보면 최소 100억 년 이상(현재는 약 138억 년이 정설)입니다. 행성과 화학물질이 진화하는데 10억년 걸린다고 가정해도 90억 년이 남습니다.

그 90억 년은 충분히 생명 진화할 시간이 아니겠느냐는 거죠. 그것도 지구의 예를 보면 두 번이나 진화할 만큼 충분한 시간입니다. 어딘가에서 우리와 비슷한 생물체가 발달하고 결국 그들이 어떤 단순한 생명 형태를 지구로 보내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도 하죠.

우주의 긴 여행을 거뜬히 견디고, 행성으로 진입하는 과정과 그곳에서 마주칠 환경까지 모두 견딜 수 있는 생물은 바로 산소 없이도 생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적합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우주로 내보내는 계획을 세운다고 생각해보면 세포를 냉동해 보내지, 인간이 직접 그 긴 여행을 할 이유는 없다는 거죠.

 

세균을 활용한 정향 범종설은 터무니없는 상상이 아닙니다.

지구만 생명 시작에 유리한 장소라는 걸 가정하는 것도 성급하다고 하지요. 크릭 자신도 정향 범종설이 과학 이론으로서 유효하기는 하되 이론으로서는 미숙하다고 말합니다. 문명 발생 이후 과학발달은 사실 최근의 일이지요. 운이 좋아 몇 천 이상 인간 세상이 지속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릅니다.

 

 

 

 

<생명 그 자체 : 40억년 전 어느 날의 우연>을 읽다 보면 과학적 사고방식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습니다.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가설을 설정하고, 확인하기 위해 실험하는 탐구활동. 정향 범종설의 검증 과정은 현대 과학으로는 힘들지만, 가설을 세우는 과정은 참 흥미진진합니다.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도 '가설'이었을 뿐이죠. 이때 터무니없는 상상이 아니라 정확한 과학 상식을 바탕으로 합리적, 이성적 판단을 하며 근거있는 추측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확한 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 활동의 산물이 바로 현대 과학의 발달을 이끈 셈이지요.

 

“ 나는 생명의 기원에 관한 논문을 쓸 때마다 두 번 다시는 쓰지 않겠노라 다짐한다. 너무나 부족한 사실을 놓고 너무나 많은 추론을 펼쳐야 하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번번이 결심을 고수하지 못한다. 이 주제가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 - P223

 

종교적, 철학적인 믿음관과 오늘날 과학자들의 생명관은 다른 사고체계에 기반을 둡니다. 물질과 빛의 속성, 우주의 기원, 인간의 기원... 이 모든 것에서요. 저는 이걸로 왈가왈부하는 건 싫어합니다. <생명 그 자체>는 과학이 말하는 생명 기원에 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론 한 가지를 알게 된 정도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일상적인 인식을 훌쩍 넘어서는 주제지만, 프랜시스 크릭이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비유를 들며 생명계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하나하나 짚어주고 있어 저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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