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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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출간되어 국제 베스트셀러가 된 유발 노아 하라리 박사의 <사피엔스>가 김영사에서 출간되네요.

가제본으로 미리 읽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호모 사피엔스의 생물학적 진화에 관한 책인가 싶었는데, 스케일이 장난 아니었어요. 빅히스토리입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처럼 <사피엔스>에서는 호모 사피엔스 종의 운명이란 큰 질문을 제기하고 인류문화가 발전해온 과정인 '역사' 속에서 힌트를 찾아봅니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솔로엔시스, 호모 데니소바, 호모 루돌펜시스, 호모 에르가스터, 호모 사피엔스... 모두가 호모 속에 속한 종이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이 진화해 사피엔스가 된 게 아니라 다양한 인간 종이 동시에 살았던 적이 많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생태계 전반적으로 봐도 단 한 종만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데, 바로 이 시대 유일한 인간종, 호모 사피엔스... 우리가 그렇지요


개인적으로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 네안데르탈인에서 데니소바인까지 / 부키 / 2015> 책을 읽어둔 게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되었어요. 근래 진화 관련 책에서 빠짐없이 언급되는 네안데르탈인 DNA를 밝힌 그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스반테 페보 박사의 책입니다. 여기서 현생인류를 인간답게 만든 본질에 관해 생각해보게 하는데, <사피엔스>에서는 이런 본질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변화했고,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다루었다고 보면 되겠네요.

 

왜 다른 인간 종은 멸종했고, 호모 사피엔스 종만이 살아남았을까.

1만 년 간 유일한 인간 종이었던 호모 사피엔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를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거친 역사에서 찾습니다. 사피엔스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이들의 행동이 역사적으로 진화해 온 경로를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저자는 사피엔스의 성공비결로 언어를 꼽습니다. 인지능력에 혁명이 일어난 결과라고 말이지요. 무엇 때문에 촉발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닌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 즉 언어의 유연성이 바로 문화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허구'라는 것을 자주 언급하는데, 거짓말이라기에는 미묘한... 전설, 신화, 신, 종교 등 가치관, 믿음과 가까운 의미입니다. 공통의 신화를 믿으면 성공적 협력이 가능해진다는 거죠. 이 협력은 이 책에서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본질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협력은 다양한 원인으로 신속하게 바뀌기도 합니다.

 

 

 

 

농업혁명 이후 수렵채집인에서 농부로 삶이 바뀐 삶. 그때부터 인류는 생태계의 연쇄살인범이 됩니다. 초강력 포식자로서, 너무 빨리 정점에 올라 이런 인간에 대항할 진화를 겪지도 못한 채 멸종된 종이 어마어마했지요. 생물학 연대기에서 단연코 가장 치명적인 종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농업혁명을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고 말하는데요, 밀이 호모 사피엔스를 길들인 거라고 하는군요. 농경 덕분에 인구가 너무 빠르게 늘어났고, 한번 늘어난 이후엔 이전의 방식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인지혁명에서 허구를 만들어 낸 능력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이런 상상의 질서를 바탕으로 한 사회는 붕괴 위험이 있다고 말합니다. 인간이 만든 모든 질서는 내적 모순을 지니지만,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고 삽니다. 기독교, 민주주의, 자본주의 등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보편적 질서 개념의 탄생은 경제적으로 화폐의 가치와 영향, 정치적으로 제국주의 탄생과 그 이후의 역사, 종교 면에서 신 중심과 신 없는 이데올로기 등 인간의 사고체제 변화를 일으킵니다.

 

 

 

1500년경 과학혁명을 맞이한 이후로 인간은 이제 불멸에 도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40억 년이 자연선택의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지적설계가 지배하는 시대가 열린 거죠.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 비유기물 공학을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젠가 더이상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인간적'이라는 개념 자체의 변화도 예상하지요.


저자는 행복론 개념도 끌어옵니다. 수렵채집인의 행복지수와 현대인의 행복지수에 차이가 있을까 하고요.

이런 변화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는지 묻습니다. 사람이 역사를 향해 물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합니다. 집단의 힘은 커졌을지 몰라도 개인의 삶은 어떤 지를요. 행복은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기대 사이의 상관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데, 결국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역자는 이런 방식이 새로운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합니다. 지적설계로 신이 되려는 인간. 인류의 진격을 담은 빅히스토리 <사피엔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피엔스 종의 미래가 아닐까 합니다. 사피엔스를 넘어선 초인간 종의 도래를 예견할 수밖에 없는 사피엔스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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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연대기 - 곤충은 어떻게 지구를 정복했는가
스콧 R. 쇼 지음, 양병찬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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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배한 곤충, 곤충의 성공 신화를 이야기하는 과학에세이 <곤충연대기>.
곤충학계 저명교수 스콧 R. 쇼는 162종의 새로운 곤충을 발견하고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곤충이 15종이나 된다네요. 에드워드 O. 윌슨 교수, 스티븐 제이 굴드, 프랭크 카펜터 등 유명 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분입니다.
교양과학 지식과 고급 정보로 곤충 진화에 관한 호기심을 충분히 만족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곤충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을 허락한 아내 덕분이라는 감사글에 빵 터지며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풍뎅이는 왜 딱딱한 외골격을 가졌을까? 하늘소 옆구리에는 왜 기문이 있을까? 곤충은 왜 머리, 가슴, 배로 구성되어 있을까? 어떤 곤충은 왜 날개가 있을까?


<곤충 연대기>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를 거치며 곤충이 어떻게 살아남는 과정을 거쳐왔는지 곤충의 번성과 관련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흔히 우스갯소리로 지구가 멸망해도 바퀴벌레는 살아남을 거라고 하듯, 육상생태계의 지배자가 된 곤충의 질긴 생존력이 놀랍습니다.


게다가 곤충은 그 수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인간이 명명한 종만 해도 100만 종. 하지만 지구에 존재하는 곤충 대부분은 이름이 없을 정도로 미지의 세계라는군요. 이 세상에 왜 곤충이 그리도 많은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곤충 연대기>로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톡토기, 좀 같은 곤충은 고생대에 속하는 후기 데본기인 3억 6,000만 년 전에 이미 번성했다고 합니다. 꽃은 중생대에 속하는 후기 백악기인 1억 2,600만 년 전에야 번성했고요. 이때 식물을 먹고 사는 딱정벌레 수가 증가했고, 공룡이 멸종해도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초의 새가 날아오른 이유, 꽃 식물이 많아진 이유 모두 곤충과의 공진화 덕분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곤충의 존재를 무시하고 진화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곤충이 사라진다면?
곤충이 사라지면 꽃식물군이 감소하며 육상 환경이 붕괴될 거라 합니다. 대다수 식물과 육상동물이 곤충에 의지하여 사는 셈입니다. 현대에 이르러 벌이 점점 줄어드니 이런저런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요. 곤충을 우습게 알다가는 큰코다치게 되지요.

 

 


<곤충 연대기>는 5억여 년 전 캄브리아기 지구 바닷속에서부터 곤충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시기별로 곤충 진화 방식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소개하며 곤충의 월등한 성공을 촉진한 진화적 혁신을 짚어줍니다.


저는 우리 아이 어렸을 때 공룡에 푹 빠졌던 시기에 책에서 거대잠자리를 보자마자 오싹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공룡보다 더 미치도록 무서웠다는 ;;; 날개 작아져서 정말 다행이야 ㅠ.ㅠ 날개 길이가 70cm 이상 되던 것도 있었다니 그야말로 하늘의 지배자였던 시기가 있었네요.


고생대에 속하는 석탄기 때는 그 징글징글 맞은 포식자 바퀴벌레의 시대입니다. 석탄기 곤충의 60퍼센트를 차지했었다는군요. 물론 지금 바퀴벌레와는 생김새가 다르긴 합니다.

 

 


페름기 미제 살인사건이라 명명할 정도로 전 지질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미스터리인 페름기 대멸종 사건. 이 사건은 90퍼센트 이상의 해양 동물과 약 70퍼센트의 척추동물을 멸종시켰습니다. 많은 곤충이 이때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이해해야 오늘날 곤충이 지구를 지배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하네요.


신생대에 이르러 인간이 어떻게 진화했고,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간략히 짚어가면서 이 시기를 포유류의 시대로 명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군요. 인간이 진화사를 썼기에 다른 것들은 들러리로 전락한 겁니다. 사실상 신생대는 꽃식물과 곤충의 시대라고 불러야 바르다고 해요. 다만, 유일하게 한 종만 있는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 종이 전 지구적 멸종을 초래하고 있는 현재입니다.

 

 

 
 

<곤충 연대기> 저자는 인간 중심 역사에서 벗어나 비인간 동물의 관점에서 생명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인간 중심적 편견은 생명의 역사에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르도비스기를 어류의 시대라 부르는데 실제 지배적 동물군이 아니었지만, 인간의 먼 조상이자 최초 척추동물인 어류가 태어난 시기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 합니다. 척추동물, 포유류에 사로잡힌 사고방식의 위험성을 짚어줍니다.
만약 외계의 관찰자가 지구 생물학사를 쓴다면 처음 30억 년 정도는 미생물의 시대, 캄브리아기부터 현재까지는 모든 곤충의 조상인 절지동물의 시대로 간단명료하게 기술할 거라고 하네요. 특히 지난 3억 년 시기는 곤충의 시대입니다. 인간이 문화를 건설한 역사는 겨우 1만 년입니다.


<곤충 연대기>를 읽으며 머릿속으로 이미지가 그려질 만큼 생동감 넘치는 묘사가 인상적인 책이었어요. 다양한 분야 생물학자들의 사고방식 중 가장 위험한 것은 척추동물 발달사 관점으로 바라보는 생명사라는 것에 공감하기도 했고요. 밑줄 그으며 읽을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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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자! 수학 지능 3학년 - 꼭 풀어야할 논리수학퍼즐 깨우자! 수학 지능
서지원.서지원.임성숙 글, 김현민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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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만에서 나온 깨우자 수학지능.

일반 수학문제집과는 구성이 달라요. 스토리텔링 속에 퍼즐의 원리가 숨어 있어 이야기를 읽으며 퍼즐을 풀어보는 책입니다.
현재 6세부터 초등3학년용까지 나와있어서 초4 우리 아들에게는 3학년용을 풀어봤습니다. 퍼즐 놀이수학이라 아랫단계도 재밌어하더라고요. 기본 원리 자체는 학교수업에서 배우는 수학 교과 과정이 들어있고요, 그걸 퍼즐로 풀 수 있다는 게 너무 흥미진진했어요.

 

 


먼저 퍼즐 규칙을 스토리 속에 녹여놨고, 3단계로 나눠 문제가 이어지는데 난이도가 점점 높아집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원리 이해 확인 수준의 문제로 시작해, 점점 사고의 폭이 커지는 단계의 퍼즐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런데 논리수학지능이 뭐죠?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서 제시한 능력 중 하나라고 하네요. 논리수학지능이 뛰어난 아이는 숫자에 민감하고, 집중력이 높다고 해요. 선천적인 특징도 있지만, 노력으로도 충분히 잘 발달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색깔 건물 세우기 퍼즐도 재밌네요. 입체 모양을 어느 쪽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제각각 다르죠.
문제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힌트도 주고 있고요. 정답풀이집에서 아이들이 어려워하거나 혼동하기 쉬운 부분을 짚어주고 있고요. 제시된 풀이 외에 다른 방법으로 답을 구할 수 있는 방법도 나옵니다. 아이와 함께 풀면 어떤 부분에서 아이가 약한 모습을 보이는지 파악할 수 있으니 아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복면산에 관한 퍼즐은 경우의 수를 따지는 걸 아이가 살짝 어려워했는데 3학년용이라고 했더니 불타오르던걸요. 덧셈, 뺄셈, 이중 복면산 등 여러 형태의 복면산을 익힐 수 있습니다.

 


논리적이고 수학적인 사고를 키우는데 좋다고 알려진 이런 수학 게임은 학교수업에 지친 아이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기도 하네요. 단순히 계산만 해서 풀어내는 요령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사고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하는 문제들입니다. 게다가 이런 창의적인 문제는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한지 오히려 아이의 도전심을 자극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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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Story Words 세트 - 전7권 - 스토리 영단어 멘토 Story Words
천재교육 초등영어 편집부 엮음 / 천재교육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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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보던 영어단어책이 아니네요. 위인전과 영어단어책의 합작!


멘토 Story Words (멘토스토리워즈)는 멘토 일화를 만화로 한 장 분량 소개합니다.
아주 짧은 분량이지만, 멘토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잘 드러납니다. 만화여서 아이들이 일단 좋아한다는 것.
재밌는 건 문장 속에 영어단어가 들어가 있는데 보통 단어 아는 척 할 때 애들이 이렇게 쓰잖아요 ㅋㅋ 그런데 이게 의외로 효과 좋더라고요. 만화로 멘토에 대한 배경지식도 알게 되고, 영어단어도 익히는 구성입니다.

 

만화 스토리는 한 장 분량밖에 안 돼서 그 부분만 후루룩 넘기며 일단 한 권 뚝딱 읽어버리더라고요.
얇아서 들고 다니기도 괜찮았어요.

 

가장 마음에 든 건 바로 철자이미지. 시각적으로 확 들어오죠. 철자에 의미를 담아 이미지로 표현한 철자이미지로 영어단어 익히니 애가 더 좋아했어요. 지난 중간고사 때 처음으로 영어시험 치면서 영어단어 익히는 것에 꽤 흥미 붙인 상태라 마침 이 책이 그 흥미를 계속 유지하도록 도와줬답니다.
만화 스토리로 한 번, 철자이미지로 또 한 번, 문제 풀면서 또 한 번. 마지막 추가문제로 한 번 더. 네 번 반복할 수 있네요.
이 모든 걸 한 번에 다해도 시간은 많이 안 걸리더라고요.

 

최신 인물도 빵빵하게 많고, 뭣보다 흔히 알려진 유명한 일화보다 오히려 소소하지만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이 될만한 일화를 소개해 더 좋았어요.
유명 과학자 칼 세이건이 천문학자를 꿈꾸는 아이를 위해 꿈을 응원해 준 장면,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키가 너무 커서 다른 일을 찾으라는 말에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꿈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 오드리 헵번, 포기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라는 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의 이야기 등 영어단어 공부하면서 유명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일거양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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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붕어의 헛소리뷰 - 영화편
참붕어 지음 / 다생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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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남긴 수백 편 영화리뷰 중 베스트만을 모아 패러디계의 거장 참붕어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책 <참붕어의 헛소리뷰> 영화편.

참붕어 리뷰는 병맛? 꿀잼? 그 어떤 수식어도 다 들어맞는 ㅋㅋ 독특한 리뷰로 유명하죠. 그 자신도 대중적 뻘짓, 헛짓의 전통성은 나름대로 소중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넷에 공개한 원문 그대로 만든 책인가 봐요. 10년 동안의 리뷰 중 베스트만 모은 거라 리뷰 스타일이 각양각색입니다. 어떤 리뷰는 폰트 자간이 빡빡해 읽는 데 조금 힘들기도.

 


 

참붕어 영화리뷰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함이 있습니다.

영화 <터미네이터> 리뷰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 버전, 쿠엔틴 타란티노 버전, 스텐리 큐브릭 버전 등 영화감독에 따라 버전을 달리해 터미네이터를 각색하기도 하는데, 이건 제가 넘 재밌게 읽었던 <참붕어의 작가별 취업 면접 - 고전편>에서 본 패러디 느낌이 나서 신나게 읽었네요.

 


히어로 영화 <퍼스트 어벤져> 리뷰는 캡틴 아메리카의 패션에 트집 잡기도 합니다.

참붕어 영화리뷰는 대체로 칭찬 일색보다는 꼬투리 잡는 경우가 많은데, 그 꼬투리에서 확장되는 사고방식이 정말 독특한 분이더라고요. 경험과 사회이슈를 적절히 버무려 참붕어만의 리뷰 스타일을 만들어냈습니다.

 

영화 <감기>에서는 다른 재난영화와 비교하며 필연적 죽음이란 설정이 오히려 공포감을 감소시키고 무덤덤하게 만들어 버리는 역효과를 짚으며, 되려 참붕어 스타일의 시놉시스를 짜버립니다. 제대로 병맛 코드였어요 ㅎㅎ 그런데 영화 <감기>보다 더 그럴법하다는 생각도 들 정도.

 

골 때리는 스타일, 듣도 보도 못한 스타일의 리뷰만 있는 건 아니고 나름 얌전한 스타일 영화리뷰도 있습니다.

<뷰티 인사이드>를 보고 이 세상에 나란 존재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심각한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마이 시스터즈 키퍼>를 보고 이 시대 첫째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라며 감동적이었다는 칭찬도 하고.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배트맨을 대기업 총수로서 경영가들의 사회문제 해결법에 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면서 병맛스러움 뒤에 숨어있는 날카로운 시선을 놓치면 안 된답니다.


비속어 난무하는 리뷰도 있고, 외계어 같은 말에 도통 알아먹지 못한 리뷰도 있었지만 참붕어의 리뷰니까, 참붕어다운 리뷰로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어찌 보면 영화 그 자체의 정보와 감상을 원한다면 참붕어 영화리뷰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가설, 이론을 내세운 상상력이 어마무시해서 많이 당황할 듯.


영화를 안 본 사람이 리뷰를 참고해 이 영화 한번 보고 싶다는 마음이 확 생기지 않는 영화리뷰도 있다는 것. 영화감독은 싫어할만한 리뷰도 많았어요  ^^ 쓴소리 리뷰라고 해도 그 쓴소리 방향이 일반적이진 않았어요. 은근 매력있어서 내가 본 영화를 참붕어는 어떻게 봤고, 어떤 생각으로 이어졌을까 궁금하게 만들어버리네요.

사고방식이 신선하다는 것은 누구든 공감할 거예요. 뭐 이런 걸 다 트집 잡네 보다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며 기발한 발상에 많이 놀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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