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이 중요하다 - 세계는 지리로 작동한다
알렉산더 머피 지음, 김이재 옮김 / 김영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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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세상에서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한 필수 역량, 지리적 문해력. 하버드대는 구시대적 유물이라며 지리학과를 폐쇄했지만,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는 거대 학문으로 확대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는 오늘날 국제정치학, 지역학, 환경학을 아우르며 이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지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맥락 없이 암기하는 과목으로 홀대받는 지리학. <지리학이 중요하다>에서는 왜 지리적 이해가 현대 사회의 많은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지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들려줍니다. 정치, 문화, 환경과 지리학과의 역동적 관계를 연구해온 알렉산더 머피 교수는 미국 지리학회 회장 역임,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에 문제 제기하는 등 지리학계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인물입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호수 차드호. 차드, 카메룬, 나이지리아, 니제르 4개국과 국경을 공유합니다. 1960년대와 비교하면 현재 호수의 90퍼센트가 사라졌습니다. 이로 인해 국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지리학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합니다. 자연환경과 인간 활동이 결합되어 나타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인구 증가, 집약적 농업, 종족 갈등, 부패 정부를 지원한 서방 세계, 자원 관리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호수에 의존해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었습니다. 


지리학의 주요한 관심은 "왜 그것이 그곳에 있는가 Why of Where"입니다. 지리적 이해를 위한 탐색은 무궁무진합니다. 지리-공간 좌표에 의해 정보가 생성, 관리되는 요즘은 다른 학문과 연계한 융합 학문 분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구를 인류의 집이라고 한다면, 지리학은 지구의 다양한 본질과 특성을 이해하게 하는, 집에서 '매우 중요한 창문'에 해당한다고나 할까요." - 지리학이 중요하다 





1979년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에도 많은 설명이 언론에 등장했는데, 지리적 사고력을 갖추면 그럴듯하게 말하는 것들이 오류투성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단순 지리적 정보 외에도 장소와 공간의 본질과 의미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필요한 겁니다. <지리학이 중요하다>에서는 지리적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는 법을 다양한 역사적 사례로 들려줍니다. 


전 지구적 연결의 강도가 높다고 해서 보편적 정책을 수립하면 실패하게 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각 지역의 자연환경, 인구 특성, 사회 및 문화적 다양성을 인식하고 지역 차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현대 문제에 대응 가능한 겁니다. 


지금까지 정치적 경계로 나눈 지도에 익숙해진 탓에 우리는 지리학에 있어서 비판적 사고가 사라졌음도 꼬집습니다. 소말리아는 이미 북쪽과 남동쪽이 완전히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기능하는데도 여전히 세계 정치 지도에서는 소말리아를 하나의 국가로 인식하듯 말입니다. 


현대 지정학의 현장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사고력 함양에 도움 주는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대서양 중심의 메르카토르 지도에 워낙 익숙해진 탓에 실제 크기와 엉뚱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린란드는 아프리카만큼의 크기가 절대 아니고, 미국과 러시아도 대폭 줄어듭니다. 실제 아프리카 대륙은 중국, 인도, 미국에 서유럽을 합친 것보다도 더 큽니다. 아프가니스탄이 어디에 있는지 저도 모르고 있었던 세월이 더 길었습니다. 이라크와 전쟁을 치른 미국에서는 정작 대중들은 이라크가 아시아에 있는 줄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오늘날은 세계를 통합적 접근 방식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요소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연계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겁니다. 지리적 사고력을 적용한 지식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는 민족국가가 아닌 다민족국가로 이루어진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공간의 정치적 구성과 정체성을 결정하는 특징이 불일치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현대 세계는 다양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 겁니다. 


우리의 고정관념도 한몫 크게 작용합니다. 이슬람 세계는 무조건 악의 축으로 생각합니다. 단순, 경직된 사고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칫 인종차별주의를 강화하는 환경결정론적 사고에 빠져 있기도 합니다.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저하시키는 인간 활동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를 콕콕 짚어줍니다. 지역마다 그 물리적 환경과 배경이 다른데도 도시의 모습을 복붙한 것처럼 닮았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문해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 책의 핵심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옳게 개입해야 하는지도 보여줍니다. 반면 지리 문맹이 계속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도 예측해 봅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보호주의 관세는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 코로나19 전염병 확산,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이해하려면 필수인 지리적 통찰. 생각과 경험의 범위가 한정되었다는 것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가 가득한 <지리학의 중요하다>. 기상이변, 팬데믹, 전쟁, 경제적 불평등 등 지리학의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져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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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쓰는 밤 - 나를 지키는 글쓰기 수업
고수리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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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차 작가로 살고 있는 고수리의 나를 지켜주는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마음 쓰는 밤>. 저자는 KBS 인간극장 취재작가로 시작해 보통의 삶에도 고유한 이야기가 있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도 실천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고등어 :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바다처럼 짰다』에 이어 신작 <마음 쓰는 밤>은 5년간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며 글쓰기 안내자로서의 삶을 살며 배운 것들을 들려주는 책입니다. 


“글쓰기는 사랑해보는 일이었다. 나를 돌보고 삶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었다.”라는 말로 글쓰기의 효용을 일깨웁니다. 종이와 연필만 있다면 시작할 수 있는 글쓰기. 고수리 작가는 쓸수록 나를 만나, 내가 되는, 나를 지켜주는 글쓰기를 합니다. 쓰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에세이든 소설이든 구성이든 카피든 모든 글을 쓰며 밥을 먹고 삶을 사는 작가로서의 삶. 충실하고 정직하게, 담담하게 써내려단다는 그는 그렇게 번 돈을 떳떳하게 여깁니다. 원고료를 받은 날은 정성스럽게 집밥을 차립니다. 


하루 24시간 중에 오로지 나로 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저자는 30분이라도 행방불명의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세상의 스위치를 끄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쓴 그 시간 덕분에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가게 되더라고 고백합니다. 그 시간만큼은 나를 사랑하는 시간입니다. “사는 거 바쁘다고 내 마음 나도 모른 채 지나쳐버리고 말았네.”에서 “불완전하더라도 나는 날마다 쓰면서 나다워진다.”로 되기까지 작은 꾸준함의 힘이 삶을 만들어나갔습니다. 





글쓰기 수업에 엄마인 여성들이 많습니다. 처음엔 아이들 이야기만 쓸 줄 알았지만 점차 사라졌던 나를 찾아 건져올리기 시작합니다. 엄마의 경험이 글쓰기의 영감과 역량이 되도록 노력한 저자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별거 아닌 하루치 인생을 기록하는 일기 쓰기가 흩어져 버리는 하루를 어떻게 선명하게 붙잡을 수 있는지 들려주기도 합니다. 


글쓰기 문턱을 없애고,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법, 글감 꺼내는 법, 엄마 작가의 글 쓰는 법 등 다양한 성별, 연령, 직업군의 수강생을 만나 글쓰기의 마법을 펼칩니다. 글쓰기 수업을 하며 매 순간 수강생들을 부러워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작가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생생한 날것의 글에서 오히려 부러운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고유한 이야기가 있다​는 그의 멘트는 울림이 큽니다. 글쓰기는 ‘용기’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나를 마주하고 나를 만나야 하고, 평가받을 두려움도 감수하고 표현해야 합니다. 퇴근 후 직장인들의 글쓰기 수업 ‘마음 쓰는 밤’, 학생들이 참여하는 글쓰기 수업, 창비학당 ‘고유한 에세이’에 이어 망원동 골목길에 직접 연 ‘고유글방’에서의 수업까지 삶을 언어로 꺼내 쓰는 글쓰기를 이야기하는 고수리 작가. 건강한 몸과 마음, 현실의 일상, 글 쓰는 일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는 ‘예술 하는 습관’을 가지고 인생을 꾸려나가도록 도와줍니다. 


글쓰기 강사라는 말보다는 안내자로 불리기 바라는 그는 글쓰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찾고, 나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잘 쓰고 잘 나누고 잘 헤아리면 잘 살아보고 싶어지는 마법 같은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담담하지만 진솔한 문장들이 슬며시 가슴을 두드리기도 하고, 울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읽는 내내 몽글몽글한 감정이 차오르게 되더라고요. 쓰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고수리 작가의 문장들은 결이 참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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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런던 - 최고의 런던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해외여행 가이드북, 최신판 ’22~’23 프렌즈 Friends
한세라.이정복.이주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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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개 행정구로 이뤄진 거대 도시 런던. 여행자들이 주로 다니는 지역은 그중 5~7개 정도입니다. 프렌즈 런던 가이드북에서는 여행자 동선을 중심으로 총 6개 구역으로 나눠 보여줍니다. 런던 하면 떠오르는 건 무척 많습니다. 빨간색 이층버스, 근위병, 템스강, 타워브리지, 런던 아이, 빅벤, 웨스트민스터 사원, 버킹엄 궁전, 해리 포터, 비틀스, 셜록 홈스... 그리고 손흥민 :) 런던 여행,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없네요. 


고풍스러운 옛 건축물만 떠오른 탓에 현대 런던의 모습이 얼마나 멋진지를 간과했습니다. 과거와 어우러지는 현대 건축물들이 가득하더라고요. 특히 런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장소들을 정리해둬서 좋았습니다. 저마다의 장단점까지 짚어주고 있는데 단점도 커버될 만큼 다양한 감상을 자아내는 포인트들이었습니다. 


프렌즈 런던 가이드북에서는 런던 여행 시 꼭 가봐야 할 장소, 뮤지컬, 마켓 등을 포함해 추천 코스를 소개합니다. 3일과 5일 일정뿐만 아니라 템스강을 따라 걷는 코스와 건축 여행 코스도 있습니다. 템스강 동쪽의 타워브리지에서 서쪽의 런던 아이까지 천천히 걸으면 3시간여 걸린다고 하니 여유로운 일정으로 템스강을 거닐고 싶어집니다.


대영제국의 영광을 안고 있는 만큼 방대한 유물을 소장해 박물관과 미술관 중심의 여행도 매력적입니다. 물가 비싼 런던이지만 이런 문화생활만큼은 무료로 누릴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프리미어 리그 축구 덕후뿐만 아니라 해리 포터, 셜록 홈스, 비틀스 등의 덕후들의 성지인 런던. 런던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만한 곳에 해리포터 스튜디오도 있으니 이 또한 찐팬이라면 놓칠 수 없습니다. 


프렌즈 런던 가이드북은 웨스트 엔드&사우스뱅크 / 이스트 엔드 / 켄싱턴&첼시 / 시티&서더크 / 도클랜드&그리니치 / 런던 북부로 구분해 소개합니다. 각 구역별로 상세 지도와 볼거리, 먹거리, 쇼핑거리를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장소마다 주소, 홈페이지, 운영시간, 요금, 교통편 등의 정보가 잘 나와있습니다. 중간중간 Say Say Say 코너를 통해 더 깊이 있고 폭넓은 지식을 나눠줍니다. 찰스 1세의 마음을 사로잡은 루벤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피란을 간 그림들, 런던 소호의 유래, 반대했었지만 지금은 런던의 효자가 된 건축물 등 재미있는 상식을 얻게 됩니다. 


런던의 역사와 문화를 더 깊이 들여다보는 스페셜 페이지도 알찹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세인트 폴 성당, 런던 타워, 셰익스피어 글로브에 대한 가이드 투어와 박물관과 미술관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로컬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마켓들을 자세히 알려줍니다. 


영국 음식은 솔직히 특별한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맛집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군침 돌게 하는 디저트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홍차 쇼핑도 실컷 해보고 싶고, 독특한 기념품도 많아서 욕심이 납니다. 세계 최고의 관광지답게 럭셔리 호텔부터 특별한 부티크 호텔, 실속 있는 비즈니스호텔, 저렴한 호스텔까지 다양한 숙소도 소개합니다. 


초보자도 쉽게 여행할 수 있도록 출국 전 준비부터 귀국까지 런던 여행 준비를 꼼꼼하게 도와주는 프렌즈 런던. 효율적인 런던 여행을 위해 다양한 코스와 테마를 소개하고 있어 나만의 런던 여행을 계획할 수 있게 든든한 친구 역할을 하는 가이드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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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분명 다 잘될 거야!
사이토 히토리 지음, 김진아 옮김 / 나비이펙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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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소득으로 누계 납세액 일본 1위에 오르기도 하면서 일본 최고 부자이자 성공한 사업가로 주목받은 사이토 히토리. 괴짜 부자로 알려진 그는 중졸이라는 학력만으로도 즐거운 마음과 경제적 풍요로움을 누리며 사는 사람입니다. 1퍼센트 부자 사이토 히토리 사상의 정수를 담은 책 <괜찮아, 분명 다 잘될 거야!>는 절판 이후에도 꾸준히 입소문난 책이었는데 이번에 재출간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


내 인생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우리 모두는 괜찮은 존재로 태어났지만 어째 점점 자신의 결점만 눈에 들어오고 자신감도 없어집니다. 부족한 점만 바라보게 되면 괜찮다고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해도 정작 자신에겐 가혹해집니다. 사이토 히토리는 안 되는 걸 고치려고 애를 쓰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에너지를 낮추는 일이라고 합니다. 행동에 필요한 욕망, 활동 에너지까지 주저앉게 되는 겁니다. 무기력해지기 일쑤입니다. 


노력으로도 안 되는 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사이토 히토리. 너무 의지가 없는 이야기인가요? 이 말은 제자리걸음을 뜻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극복할 필요가 없는 것은 과감히 손 떼고 오히려 이용하라고 합니다. 자신의 부족한 걸 괜찮다 여기며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깨닫는 겁니다.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잘 살리는 방법을 고민하는데 있습니다. 누구나 가진 인정 욕구를 스스로에게 해주는 겁니다. 지금 이대로의 나를 인정했을 때, 사람은 본래의 장점과 자기 역할을 깨닫고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기가 못하는 일은 남에게 부탁하면 됩니다. 저자는 회사에도 출근하기 싫어 자기 대신 일해 줄 근면한 사람을 고용했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활용하자고 합니다. 주변을 배려하지 않은 사리사욕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욕망을 실현시키는 일에 대해 들려줍니다. ​​재미있는 건 스스로가 괴짜임을 알고 있습니다. 부자 성공법을 물어오는 사람들에겐 자신의 성공법이 반드시 남도 통하진 않는다는 걸 일깨웁니다. 그만큼 저마다의 재능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 책은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사고방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괜찮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 대부분이 착각 때문이라고 일깨웁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는 착각에 빠지지 말자고 합니다. 그건 그저 욕망이 부족한 것일 뿐이라고 합니다.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다며 한숨 쉬는 이들은 휴식과 놀이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평균대 위를 걸어야 한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고민과 걱정 속에서 우리는 쉽게 '괜찮다'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정신차리고 들여다봐도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대부분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하는 일마다 불행하다고 여기는 버릇에 빠지면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상상력은 조금 더 좋은 곳에 쓰라는 사이토 히토리의 조언이 와닿습니다. ​​





이 세상의 법칙(100퍼센트의 법칙, 원인과 결과의 법칙, 수확의 법칙)을 이해하면 내 인생을 컨트롤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사이토 히토리의 성공에 있어서 절대적인 법칙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괜찮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마음의 성장과 행복에 관한 법칙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래서 안 된다, 저래서 안 된다"식으로 내 세상을 좁혀왔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제는 크고 대범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봅니다. 행복을 잘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은 사업 성공법을 찾아내는 것도 잘하지 못합니다. 평소 '찾아내는 습관'을 가지자고 합니다. 불행할 땐 단점만 찾아내는 기술로 트집 잡기 일쑤입니다. 반면 행복한 사람은 좋은 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합니다. 


사이토 히토리 역시 수많은 고민을 마주했습니다. 문제는 누구에게나 일어나기에 그 문제들로 인해 고민하지는 않는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고민을 하는 대신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입니다. 잘못을 깨달았다면 스스로 고쳐야 하는 겁니다. 자신의 가치는 남과 비교했을 때 드러나는 게 아니라는 말도 와닿습니다. 나한테 없는 건 '필요 없는'거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 가치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


그의 성공에 있어 큰 역할을 한 건 성공의 진동수라고 합니다. 기운, 에너지와 닮은 말입니다. 혼나서 풀이 죽으면 풀이 죽는 행위 자체가 진동수가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 때문에 진동수가 떨어지기도 하고, 내가 다른 사람의 진동수를 떨어뜨리게 하기도 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녀에게 말할 때도 진동수를 떨어뜨리는 말을 하진 않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호감 있는 성공 인물들은 한결같이 진동수가 높은 사람들입니다. 사이토 히토리는 어떻게 진동수를 높이는지, 이 책에서 자신을 포함해 함께하는 사람의 진동수를 올리는 사람이 되는 법을 알려줍니다. 


힐링 에세이를 읽는 것처럼 편안한 그림과 따뜻한 글로 끌어나가는 사이토 히토리의 유쾌한 진동수와 함께 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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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맨 -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끝없는 모험
커밋 패티슨 지음, 윤신영 옮김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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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류학계의 위대한 성취이자 인류 기원과 진화에 대한 기록 <화석맨 Fossil Men>. 커밋 패티슨 기자가 10년을 매달려 완성한 이 책은 최초의 인류 화석 아르디Ardi의 발굴 현장과 공개에 얽힌 생생한 여정을 보여줍니다. 인류 최초의 조상으로 알려진 루시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보다 100만 년 전의 고인류 아르디는 낯설 겁니다. 그만큼 홍보에는 관심 없이 발굴 후 철저히 비공개로 연구한 미들 아와시 발굴팀 때문입니다. ​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섰을 때 키가 1.2미터 정도로 루시보다 약간 크고, 뇌는 현생인류의 4분의 1 정도입니다. 골반은 루시와 비슷합니다. 마주 볼 수 있는 발가락을 지녔습니다. 현생 아프리카 유인원보다 더 본원적인 특성을 가진 아르디. 40년 인류 진화 지식을 뒤엎는 발견이었습니다. 그런데 공개 당시 이 화석은 논쟁 대신 얼토당토않다고 치부당했습니다. 발굴 팀을 이끈 고인류학자 팀 화이트의 성격도 한몫했습니다. 그와 대척점에 선 동료, 라이벌들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화이트는 신랄한 비판가였고, 무례함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학계 최고의 현장 발굴 전문가임에는 분명했습니다.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인류학과 교수인 팀 화이트는 루시 팀에도 합류했던 인물입니다. 1991년에 쓴 662쪽짜리 <인체 골학>은 전 세계 의학 및 인류학과 학생들 사이에서 교과서로 통합니다. ​


병적일 정도로 극한으로 검증하는 팀 화이트. 그는 루시가 불쑥 등장한 느낌을 받았고 그 틈이 궁금했습니다. 루시가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420만 년 전부터 800만 년 전까지의 화석 암흑기는 그대로였습니다. 이 시기를 미싱 링크라고 부릅니다. 팀 화이트는 인류 계통의 초기 과정을 보여줄 화석을 찾아 나섭니다. 그렇게 다시 에티오피아로 갑니다. ​


미들 아와시 화석 발굴 현장. 그곳에 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에티오피아 정세로 인해 피해를 입기 일쑤였습니다. 제대로 훈련받은 에티오피아 학자도 필요했기에 버클리에서는 에티오피아인 베르하네를 교육했고, 화이트의 팀으로 합류합니다. 총알이 날아다니는 위험한 지역이었기에 무장 경호원도 필요했습니다.


발굴 현장의 생생한 묘사도 일품입니다. 범죄현장 다루듯 모든 것을 수집해 일단 모아놓고 봅니다. 화이트는 "처어언천히"라는 말을 달고 삽니다. 뭔가 하나 발견하면 모두가 지뢰밭 벗어나듯 뒷걸음질 쳐서 조심스레 물러서야 합니다. 어정쩡하게 걷다가 화석을 박살 내면 '그 사람'의 분노를 감당하기 힘드니까요. 이 책을 읽으며 화석 발굴에 대해 흥미진진한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화석은 돌처럼 단단한 형태로 있을 줄 알았는데, 흙처럼 바스러지기 쉬운 거더라고요. 발굴 현장에서 야간에 야생 동물이 밟아버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머리 아픈 경화제를 열심히 뿌려대며 발굴하는 현장의 고단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오랫동안 찾아온, 인류와 아프리카 유인원 조상 사이의 진화적 사슬을 연결시킬 고리. 아르디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유인원스러운 호미니드 조상입니다. 인류 계통의 초기 과정을 보여줄 화석인 겁니다. 인류 계통을 나타내는 특징적인 형질 중 송곳니가 줄어든 최초의 사례입니다. 처음엔 허리 아래뼈는 발견하지 못했기에 직립보행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이후 발굴 탐사에서 전신 골격 화석을 발굴합니다. 결국 루시보다 100만 년 이상 오래된, 발견된 인류 계통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밝혀진 아르디. 440만 년간 묻혀 있었던 겁니다. 인류 암흑시대의 새로운 진화 단계에 속하는 새로운 종을 발견한 겁니다. ​


전체 뼈 중 가장 놀라운 건 발가락뼈입니다. 발가락으로 뭔가 쥘 수 있는 관절을 가진 아르디. 아르디의 발가락을 보면 손을 길쭉하게 늘린 형상처럼 느껴지는데, 엄지발가락이 엄지손가락처럼 마주 볼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면서 두 번째 발가락이 지금 우리의 엄지발가락처럼 튼튼하게 작용을 했으니, 나무를 오르면서 직립 보행을 했던 겁니다. 인류 가계 일원으로 포함되려면 이족보행을 해야 합니다. 발가락은 앞을 향해야 하는 겁니다. 결국 아르디는 이족보행으로 전이되는 중간 과정 또는 최소한 그에 아주 근접한 과정을 보이는 존재입니다. ​


팀 화이트는 '종'이 다양한 변이를 허용하는 커다란 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르디피테쿠스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거쳐 호모속에 이르는 연속적인 변화가 이뤄졌다고 주장합니다. 인류 진화는 점진적 진화와 적응에 따른 정체기가 이어지는 것으로 묘사합니다. 아르디가 살던 플라이오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과거 생태계를 묘사할 자료들 역시 주변 화석들이 큰 역할을 합니다. 모든 동물이 과거의 증거라고 합니다. 그 결과 초지가 아닌 숲에 살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


2009년 10월 <사이언스> 특별호에 드디어 공개한 아르디. 다윈의 <종의 기원>이 나온 지 15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고인류학계의 맨해튼 프로젝트는 발굴한지 15년 만에 공개된 겁니다. 당연히 논란은 많았지만,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인류 가계 일원으로 인정받기까지 25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빨리 입성한 편이라고 합니다. 다만 대중은 여전히 아르디보다는 루시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상황이지요. 이후 더 많은 아르디피테쿠스 화석을 발견했고, 완벽한 입천장 화석도 발견해 보관함은 꽉 찬 상태입니다. 이 연구들은 미싱 링크 역할을 한 아르디의 또 다른 증거물이 되어줄 겁니다. 


추리소설 읽듯 긴장감 넘치는 발굴 탐사기를 그린 기자 커밋 패티슨의 입담이 매력적인 <화석맨>. 자신의 일에 있어서만큼은 고집이 대단한 팀 화이트의 에피소드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읽는 맛이 좋았습니다.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모험과 경쟁, 발굴 현장에 동행하며 생동감 가득한 에피소드를 보여준 <화석맨>.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아르디를 만나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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