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카 김재희 케이스릴러
김달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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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K스릴러 작가 공모전 최우수상 『이레』로 데뷔한 김달리 작가의 신간 소설 <렉카 김재희>. 영화감독 이력답게 지루하지 않는 전개 속도와 반전 포인트 등 단숨에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만드는 스토리텔러입니다.


이 소설에서 렉카는 사이버렉카를 의미합니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차를 견인하는 렉카에서 유래된 사이버렉카(Cyber Wrecker)는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에서 이슈몰이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을 멸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유명인들의 사생활 논란 등 자극적인 소재를 노리며 의혹이라는 문구 뒤에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사이버렉카. 조회수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소설 <렉카 김재희>는 사이버렉카 3대장 중 하나인 100만 유튜버 사악니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룹니다.


사악니에게 유튜브 컨설팅을 의뢰한 경표는 친구와 함께 사악니를 만나게 되는데, 사악니는 유명인답게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현란한 말로 이체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이르게 하더니 갑자기 없던 일로 하자고 합니다.


어째 사악니가 좀 이상하군요. 화장실에서 울고 있질 않나, 왼쪽 입꼬리를 따라 조커처럼 흉터가 길게 나 있질 않나. 패닉에 빠진 상태로 대뜸 구례 천은사로 가자고 합니다.


그렇게 경표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사악니는 자신의 얼굴을 그렇게 만든 놈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합니다. 소설은 사악니가 회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사악니의 본명은 김재희. 가면을 쓴 채 얼굴을 가리고 방송하는 유튜버입니다. 어느 날 여캠 BJ 불체자의 유혹에 걸려 얼굴을 공개 당할 뻔한 일이 생기는데, 사이버렉카 세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눈치 하나는 빨랐던 사악니인 만큼 불체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불체자가 자살 소식이 들려오고... 마지막으로 악담을 퍼부었던 사악니는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되며 그렇게 사악니는 진흙탕 싸움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자신이 이슈의 중심에 놓이게 된 겁니다. 사악니가 불체자의 자살에 관여했다는 몰아가기 영상들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CCTV 영상까지 돌며 사악니 얼굴이 완전히 공개되어버렸고 그다음 수순인 신상털이를 당합니다.


"악플도 관심이야. 그걸 못 견디면 여기서 못 살아남지." - p42





이 일로 공황장애까지 겪으며 정신이 피폐해지는데도 초등학생들의 꿈의 직업인 유튜버를 놓지 못하는 사악니.


그러다 불체자가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굳게 믿는 쌍둥이 동생 채수리가 나타나면서 사악니 역시 자신에게 씌워진 의혹을 없애기 위해 불체자 사건의 진실을 찾는 일에 뛰어듭니다.


​불체자의 본명은 채기쁨. 그에게는 멤버십 회원방 '기쁨의 전당'이 있었고, 그곳 회원들은 불체자에게 온갖 미션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사악니의 얼굴 공개 미션도 그 방에서 벌어진 소행입니다. 미션을 실패한 불체자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불체자의 자살에 이들이 연관되어 있는 걸까요?

하지만 유튜버 사망 사건은 불체자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200만 유튜버가 입이 찢어진 채 살해당하는 사건이 이어졌고, 사악니는 또다시 그 현장의 목격자가 되어버립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사악니 김재희의 가족 신변까지 위협당하고 본인의 목숨마저도 위태롭습니다.


불체자 사건에 숨은 비밀이 무엇이길래 사람 목숨을 그토록 쉽게 앗아가는지 멘붕이 온 사악니 김재희. 잠수를 탄 상태에다가 채널 해킹까지 당해 영상 하나 없음에도 구독자들은 빠질 기세 없이 오히려 200만에 가깝게 늘어나 있습니다. 구독자들은 어떤 기대감으로 사악니를 기다리는 걸까요?





"안녕하지 못한 구독자 여러분, 저도 안녕하지 못한 사악니입니다." - p37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의혹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영상을 만드는 사이버렉카. 그들은 구독자 수와 좋아요에만 눈이 멀어 있습니다. 그들의 콘텐츠가 누군가의 평온한 일상을 파괴한다는 걸 인지하면서도 죄책감을 가지지 않습니다.


사악니는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인 이미지와 문구를 사용하는 사이버렉카의 전형이라면, 김재희는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그조차도 자신이 당하고 있기에 할 수 있었던 행동일 겁니다. 이 사건을 겪으며 사악니의 정체성을 버리고 인간 김재희가 될 수 있을까요?


구독자들은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올라오는 영상을 비판적인 사고 없이 접하며 퍼나릅니다. 한편으론 사악니가 이슈의 중심에 서자 당해도 싸다는 식의 2차 가해도 너무나도 쉽게 하는 세상입니다. 이처럼 써먹을 먹잇감이 풍부하고, 영상을 봐주는 돈줄이 있기에 사이버렉카들의 활동이 유지됩니다.


<렉카 김재희>는 중간중간 잔인한 묘사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제게는 순한 맛이었습니다. 사건에 얽힌 인물들이 거미줄처럼 엮여있어 분량을 더 두툼히 했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사건의 진실에 가깝게 다가서는 인물은 사악니가 아닌 불체자 동생인지라 동생의 입으로 설명하듯 대신하는 부분이 저는 아쉬웠어요. 사악니의 관점으로 어떻게든 해결되길 바랐던 마음이 있었나 봅니다. 읽다 보면 사악니 캐릭터에 은근 매료된다니깐요.


추측성 표현을 사용하며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사이버렉카 세계. 하지만 한번 생산된 콘텐츠는 박제가 되어 피해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 <렉카 김재희>은 구독자 수와 좋아요를 위해 도덕성을 버린 채 아수라의 지옥에 뛰어드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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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 우리가 발견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맹성렬 지음 / 생능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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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에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 콘셉트로 출연하며 국내 UFO 짱!으로 화제가 된 공학박사 맹성렬 교수의 <UFO>.


첨단과학 시대에 이해할 수 없는 현상 UFO. 각종 음모론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입니다. 맹성렬 교수는 대학생 때 교양과목을 들으며 UFO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UFO 현상을 심리학적으로 바라본 관점으로 리포트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이 리포트를 바탕으로 이론과 사례를 확장해 대중서로 내놓은 책이 바로 <UFO 신드롬>입니다.


이때 참고한 심리학자가 그 유명한 칼 융입니다. 세상에! 세계 3대 심리학자 융이 <비행접시>라는 책을 썼다는 거 아셨나요? 융은 인류 집단 무의식과 연결해 종교 발생과 UFO 현상을 동일한 시각으로 바라봤다고 합니다.


UFO 현상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며 UFO 연구에 돌입한 맹성렬 저자. UFO 목격 및 피랍자의 체험담은 성모 발현 메커니즘을 따른다고 합니다. 그 책에서 성모 현현과 UFO 신드롬의 유사성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UFO 사례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겠죠. 문화일보 기자가 찍은 가평 UFO 사진, 현역 공군 소령의 UFO 목격담 등은 유명합니다.





1995년은 일명 한국 상공에 UFO 웨이브가 나타났던 해입니다. 한마디로 어느 때보다 유독 목격 신고가 잦았고 언론에서도 자주 다뤘습니다. <UFO> 책에서는 이 사건들의 개요, 검증 방식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UFO 하면 대표적인 건 로스웰 사건입니다. 1947년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에 추락한 UFO와 외계인 사체를 미공군이 수거했고, 공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한 기사가 쏟아집니다. 하루 만에 정정보도가 나왔지만 로스웰은 UFO 신봉자들의 성지가 됩니다. 


더불어 비밀군사기지 51구역 음모론도 대단합니다.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 방송에서 다루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 음모론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로스웰과 51구역과 관련해 맹성렬 교수의 해석을 만날 수 있습니다.


UFO의 물리적 실체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여전히 현대 과학으로는 풀 수 없는 현상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더욱 물리적 관점으로의 접근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반면 사기꾼, 망상에 빠진 사람들의 주장에 대한 헛된 주장을 꼼꼼히 짚어주기도 합니다. 'UFO는 존재한다'가 각종 음모론과 연결되었을 때 위험한 부분을 경계합니다.


맹성렬 박사는 UFO와 외계인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연구자입니다. 그렇기에 각종 음모론을 깨뜨리는 팩트를 제시하는 역할을 오히려 더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미확인 비행물체를 뜻하는 UFO 용어는 이제 미확인 공중현상이라는 UAP라는 새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UFO와 외계인에 진심인 미국은 2022년 국방수권법안을 개정해 UAP 개념을 재정의합니다. 미확인 항공 우주-해저 현상으로 말이죠. 우주와 해저까지 확장합니다. 공중 부유체들, 얼음조각, 자연 현상, 비행물 관련 프로그램, 비밀 장치 그리고 기타.


여기서 기타에 해당하는 게 기존 UFO 비행체입니다. 고도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추측할 뿐입니다. 지금까지 목격된 신뢰 높은 UFO의 경우 현대 기술로는 움직일 수 있는 초음속의 속도를 보였거든요.





UFO에 관심 있어 하는 저명한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칼 세이건은 “우주에 지구 샘플만 있다면 엄청난 공간 낭비일 것이다.”라고 했고, 하버드대 천문학과 교수 아비 로브는 과학자들이 제대로 연구해서 음모론을 종식시키자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시작해 외계인이 보낸 탐측선을 찾자고 합니다. 우리도 먼 우주를 탐사할 때 사람이 직접 나가는 게 아니라 탐사선을 보내듯 외계 문명 역시 우리 태양계로 탐측선을 보낼 거라고 말이죠. 그 탐측선이 우리에겐 UFO가 되는 셈입니다.


UFO 현상을 조사하고 분석하며 UFO의 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서는 맹성렬 교수의 <UFO>. UFO 출현 역사와 진실 공방이 오간 대표 사례들을 짚어주며 UFO에 관심 있어 하는 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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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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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 학창 시절에 읽었을 때는 솔직히 줄거리도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감흥이 없었지만, 세월이 흐르며 감정이 농익어서 그럴까요? 눈물이 팍 터지는 지점이 있어 저도 솔직히 놀랐습니다. 데미안 읽고 오열하듯 눈물 터진 분 계시나요?


파울 클레 Paul Klee (1879-1940)의 In Angel's Care (1931) 작품을 표지로 선정한 출판사 문예춘추사 버전으로 만난 성장소설의 걸작 <데미안>. 파울 클레와 헤르만 헤세의 삶이 묘하게 닮은 부분이 많아 흥미롭습니다. 둘 다 나치당으로부터 핍박받아 스위스에서 활동하게 되거든요.


인생을 리부트 할 수 없는 인간의 삶.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어떻게 살아야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일찍이 어느 인간도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다며 “모든 인간의 삶은 자기 자신으로 향하는 길”이라는 싱클레어의 생각이 소설 <데미안>을 가로지르는 이야기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르며 허무하게 사라지는 삶을 마주한 청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미안>. 부조리와 혼란 속에 방황하는 내면세계를 치밀하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소설 제목의 데미안과 이야기를 끌어가는 화자인 '나' 싱클레어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부제가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인 만큼 사실상 주인공은 싱클레어입니다.


싱클레어가 열 살 무렵인 어린 시절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때 겪은 사건은 싱클레어의 세계관을 분열시킨 트라우마가 되었거든요.


싱클레어에겐 두 개의 세계가 있었습니다. 미래로 통하는 똑바른 선과 길이 있는 밝은 세계와 어둡고 폭력적인 외부 세계라는 선과 악의 대립 구조로 이루어진 세계입니다. 그저 장난삼아 한 거짓말이 새로운 악을 만들어내며 불안의 나날들을 보낸 싱클레어. 다른 세계에 발을 디디게 한 그 사건은 평온한 생활을 파괴해버립니다.


이때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데미안이 등장합니다. 데미안은 성서의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재해석하며 들려주는데요. 선과 악이라는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인 두 세계를 인지한 싱클레어의 마음에 와닿습니다.


가족 모르게 혼자서 비밀을 간직한 채 두려움에 떨었던 싱클레어는 데미안이야말로 자신을 구원해 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되었습니다. 스스로의 힘과 노력 없이 그 사건에서 해방된 싱클레어는 그 사건을 망각하며 아벨의 세계에 머무르며 살아갑니다.


세월이 흘러 고등학생이 된 싱클레어. 사춘기 시절 데미안의 공허함과 고독감을 엿본 이후 그 역시 우울, 염세, 자기혐오로 점철된 생활을 하며 자신을 파멸시키는 열광적인 방탕 속에서 살아갑니다. 지독한 반항기입니다.


더불어 어린 시절 자신을 구원한 데미안에 대한 동경, 그리움도 남아 있습니다. 꿈에서 본 새를 그린 그림을 데미안에게 보냅니다. 데미안의 답장은 그 유명한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라는 문장입니다.


여기서 아브락사스라는 단어도 이해해야 합니다.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시키는 상징적 의미로 쓰인 아브락사스. 선과 악의 대립된 세계관이 아브락사스를 통해 합체됩니다.


이런 모습도 나, 저런 모습도 나이지만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혼란을 겪으며 프롤로그의 첫 문장 “나는 오직 나 자신 속에서 스스로 우러나오는 인생을 살아가려고 했을 뿐이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던가?”의 치열한 내적 방황이 그려진 소설 <데미안>.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하는 싱클레어의 성장기에 영향을 미친 인물은 데미안뿐만 아니라 이상한 음악가 피스토리우스라는 인물도 있습니다. 반항기 시기에 그와의 대화에서 깨달음을 얻는 싱클레어의 여정도 인상 깊습니다.


피스토리우스는 “우리는 우리들 자신의 내부에서 매일같이 그 세계를 갱신시켜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네.”라고 합니다. 싱클레어는 그와의 대화를 통해 “꾸준한 망치질로 나의 내면에 있는 한 지점을 계속적으로 조금씩 두드리는” 경험을 맛봅니다.


싱클레어는 자기 자신의 길을 더듬어 나아가고자 합니다. “누구에게나 진정한 사명은 오직 한 가지, 바로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는 것이었다.”라며 자기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고 그 운명적인 삶을 자신 속에서 완전하게 그리고 부단히 살아내기 위해서 말이죠.


뭉클하게 만든 장면은 마지막에서야 등장합니다. 전쟁에 참전한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큰 부상을 입은 채 병상에 누인 자리에서 “어린 꼬마야!”, “꼬마 싱클레어”라고 부르는 데미안의 말에 감정이 갑자기 솟구칩니다. 힘겨운 방황 속에서 살아낸 싱클레어를 위로하는 감정을 마주했거든요.


융 심리학, 니체 철학 사상, 그노시스 사상에 영향받은 헤르만 헤세의 배경을 알면 소설을 감상하는데 더 도움 됩니다. 번역자 두행숙 교수의 작품 해설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데미안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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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홈 수채화 - 정겨운 집과 풍경 20개 차근차근 따라 그리기
이자벨라 슈톨베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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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서든 여행지에서든 쓱쓱 스케치하고 수채화 물감으로 툭툭 터치하면 작품이 탄생하는 어반수채화 로망이 있었는데요. 눈으로 담은 풍경을 그림으로 완성하는 이 취미 활동 정말 근사하지 않나요?


하지만 ‘나는 금손도 아닌데’하며 지레 포기했다면,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스위트 홈 수채화>로 이제 그 로망을 실현시켜보세요.


미술 기초 1도 없어도 가능합니다. 완벽주의만 버리면 됩니다. <스위트 홈 수채화>에 등장한 20개 작품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완벽한 선은 없어요. 삐뚤빼뚤 투성이입니다. 자를 댄 듯 반듯하게 선을 그었을 때와 무심한 듯 툭툭 그었을 때 결과물의 느낌이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물을 사용해 뜻밖의 매력적인 그림으로 탄생하는 수채화만의 매력을 제대로 담은 책입니다. 갖춰야 할 재료도 복잡하지 않아요. 일단 스케치할 연필과 채색할 도구로 바로 시작해 보세요.


​여러 채색 기법을 알려주는데 이 부분은 꼼꼼하게 읽고 넘어가세요. 물칠한 붓으로 물감을 묻혀 쓱쓱 칠한다 정도로만 알고 있던 초보자에게 신세계를 선사할 겁니다.


사실 완성작만 보면 엄두가 나지 않잖아요. 이자벨라 슈톨베르크 저자는 사용한 색상, 재료, 완성물에 이르는 과정을 순서대로 차근차근 소개합니다.




특히 밑그림을 그린 부분도 함께 소개하는데 이게 은근 유용했어요. 초보자는 텅 빈 하얀 종이에 그리는 밑그림에서부터 막히거든요.


밑그림을 보면 생각보다 간단한 선으로 이뤄져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 도전 의지가 샘솟습니다. 어떤 그림은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그림마다 붓의 개수가 1개부터 3개까지 표시되어 있는데 난이도를 나타냅니다. 겉으로 보기엔 복잡해 보이는 그림인데 실제로는 아주 쉬운 난이도인 것도 있어요. 역시 단순히 짐작했을 때와 실제로 해보는 건 아주 큰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랬는데 요래됐슴당” 딱 그 느낌이네요. 스케치에서 채색을 통해 탄생하는 결과물이 정말 천지차이입니다. 자세한 설명 덕분에 무조건 잘 따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책이 정말 예뻐요. 어반수채화 감성이 책 자체에 이미 진하게 담겨 있습니다. 영감을 주는 모티프들을 소개한 페이지를 보니 그릴 수 있는 주제가 정말 다양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저도 바로 두어 장 그려봤는데 재미있네요. 저처럼 초보자의 작품 공통점은 두려움에 채색이 옅어진다는 건데 ㅋㅋ 제 취향엔 오히려 딱입니다. 그리는 사람이 만족하면 된 거지요. 채색 기법을 계속 연습하면서 또 다른 색감 취향을 발견해 보려고 합니다.


책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스위트 홈 수채화>. 이 책의 특징은 밑그림은 간소하게! 채색도 수월하게! 초보자에게 딱 좋은 수준의 수채화 그리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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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손자병법 - 불확실한 삶을 대비하기 위한 2,500년의 전략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최송목 지음 / 유노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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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위한 전략서 <손자병법>은 오늘날엔 전쟁에 관심이 있어 읽는 사람보다 CEO 필독서로 각광받는 책입니다. 그런데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2,500년 전 손자의 통찰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책 <오십에 읽는 손자병법>. 내 삶을 지키는 인생 전략을 만나보세요.


인생 절반 오십 이후에 마주하는 삶은 궁극의 다중 위험 구간입니다. 퇴직, 재취업, 사업, 부부, 자녀, 노후 걱정 등 내외적으로 변화로 요동치는 시기입니다. 나를 바꾸는 능동성과 준비성을 바탕으로 오십 이후를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해야 할 때입니다.


기업 고문, 사장학 강사,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는 최송목 저자는 손자병법에서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에 주목합니다. 흔히들 백전백승이라고 말하는데 백전불태가 맞습니다. 둘은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위태롭지 않게 승리할 것이다”라는 “지피지기 승내불태 知彼知己 勝乃不殆”도 함께 봐야 합니다. 공들여 쌓은 탑이 단 한 번의 패배로 날아가 버리는 것을 경계한 손자는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위태롭지 않아야 한다’는 ‘불태’를 강조했습니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어도 끝까지 살아남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렇기에 <오십에 읽는 손자병법>은 흔들리지 않기 위한 전략, 지혜롭게 공존하기 위한 인간관계, 멘탈 관리까지 상황의 변화에 맞춰 마련해야 할 인생 전략을 이야기합니다.





모든 것이 변화하는 오십. 가만히 있으면 낙오자가 되는 시대입니다. 외부가 변하는 상황에선 나도 변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움직이면 안 됩니다. 기준이 되는 희망과 목표가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변화는 단순히 상대를 알고 나를 아는 걸로 끝이 아닙니다. 주변 상황까지 감안해서 좋은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 겁니다. 위태롭지 않게 말이죠. 이 책에서 인생 중반에 필요한 삶의 자세와 지혜를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오십의 지피지기는 과거의 지피지기와 다른 형태로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동안은 삶의 목적과 수단에 초점 맞춘 지피지기였다면, 이제는 정신적 지표의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나의 정체성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 아집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며 관념의 관성에서 벗어나, 썩는 게 아니라 낡아 가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의 인생은 과거의 삶이 쌓아 올린 결과물입니다. 작은 성공과 자신감의 축적이 큰 성공을 이뤄냅니다. 실패로 목표를 잃고 자신감이 떨어졌다면, 다시 일어서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목표를 가까운 곳에 두는 거라고 합니다.


작은 목표를 자주 반복하면서 다음 발걸음을 내딛는 겁니다. 그러려면 비록 작은 승리일지라도 잘 기억하고 수시로 떠올리며 감격해야 합니다. 이 뻔한 말을 어느 순간 잊고 살고 있지는 않는지요?


우리 부모, 조부모 세대에선 계모임이 활발했습니다. 이런 모임은 나이가 들면서 한 명씩 세상을 뜨기 시작할 즈음 자연스럽게 해체되었습니다.


성격은 다르지만 요즘은 취향 기반 모임이 활성화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관계의 밀도는 점점 약해집니다. 우정관의 변화를 맞이하는 시기에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을 두드리는 걸 보니 저도 알게 모르게 이 부분이 신경 쓰였나 봅니다.





저자는 선택과 집중으로 우정의 밀도를 높이는 법에 대한 조언을 “모든 곳을 지키면 모든 곳이 약해진다”라는 뜻의 “무소불비 즉무소불과 無所不備 則無所不寡”로 들려줍니다.


이 밀도에 대한 이야기는 성공 경험의 축적에서도 등장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은 압축돼 밀도가 점차 높아진다고 합니다. 고수일수록 축적된 생각과 경험의 밀도가 높아서 겉으로 보기엔 그저 단순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축적된 경첨치와 과정의 디테일을 살린 오십 이후의 삶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죠. “불을 놓을 적당한 때가 있고 적당한 날이 있다”의 “발화유시 기화유일 發火有時 起火有日”처럼요. 지피지기를 통한 타이밍의 포착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오십에 읽는 손자병법>.


인생 느지막한 시기에 여유 있게 회고하는 날을 맞이하고 싶다면, 이제 막 인생의 오후가 시작될 즈음의 위태로움을 손자병법의 글귀로 잘 헤아려나가길 응원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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