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3 - 최후의 노력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3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 15권인 출간 예정인 로마인 이야기 중에서 13권을 읽는 다는 것은 책의 권 수만 봐도 이제 슬슬 로마는 끝이 나가는구나 싶어진다. 12권에서부터 이어지는 혼란의 3세기는 13권에서도 여전히 이어진다. 다만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와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멸망해가는 로마를 잠시나마 지탱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14권, 15권에서 다뤄질 내용은 로마의 마지막 150여년이 되겠지만, 어찌되었건간에 디오클레티아누스는 로마를 지키려고 노력은 한다. 디오클레티아누스가 거대한 로마제국을 지키기 위해서 한 일은 로마를 4등분하여 사두정치를 하는 것이다. 동방과 서방에 정제와 부제를 세워 각각의 지역을 방어하도록 한다. 이 때, 군사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정제, 부제로 임명되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으리라. 다만,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주축이 되는 1차 사두정치에서는 정제, 부제의 개념이 있으나 이 때 정제와 부제는 디오클레티아누스의 정치적인 결정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 자신들은 정치적인 힘을 가지지 못하고 다만 그 지역에서 군사권을 가질 뿐이다. 하지만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자신이 죽기도 전에 은퇴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2차 사두정치부터 로마는 삐걱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전. 결국 콘스탄티누스가 차근차근 로마를 손에 넣기 시작하고, 그는 4개로 나눠져있던 로마를 다시금 혼자서 다스리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기독교이다. 현재 세계 3대 종교중에 하나인 기독교는 콘스탄티누스가 아니었으면 그저 그런 지방 종교로 있다가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콘스탄티누스가 밀라노 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최초로 공인하고, 기독교를 육성해가는 과정 덕분에 기독교는 지금과 같이 영향력이 큰 종교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렇게 기독교를 간접적으로 장려한 콘스탄티누스는 죽기 전에 기독교에 입문을 하게 되지만...

 어찌되었건간에, 책의 제목처럼 로마는 그 나름대로 '최후의 노력'을 한다. 하지만 이미 기울어진 로마는 점차 로마다움을 잃어버리고, 콘스탄티누스 시대는 로마라고 포함할 수 있을까 싶어질 정도로 모든 상황이 이전과는 달라진다. 원로원의 형태나 역할, 세금, 군사제도 등등. 이래서는 과연 이 것을 로마사로 넣을 수 있을까 싶어질 정도이다. 로마는 점점 더 자신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이 전에 만들어진 부조로 조잡하게 만들어진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처럼, 로마는 들여다볼수록 점점 더 조잡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미 수명이 끝나야 할 사람이 애써 자신의 삶을 하루라도 더 늘리려는 모습이 엿보이는 것 같아서 왠지 씁쓸해진다. 이들은 이제 남은 150여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로마인답지 않은 로마인이 되어버린 그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비소리 - 나를 깨우는 우리 문장 120
정민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요 근래에 이쪽 분야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나오는 책들을 많이 내고 있는 듯한. 정민 교수의 책이다.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길래 정신을 화들짝 들게 하는 죽비소리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펼쳐든 책 속에는 12개의 장으로 나뉘어 각 장마다 10개의 문장씩 총 120가지의 문장이 나온다. 회심, 경책, 관물, 교유, 지신, 독서, 분별, 언어, 경계, 통찰, 군자, 통변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각 장마다 그 장의 제목에 걸맞는 문장들이 담겨 있다.
 이번 학기에 유독 한문자료 강독 수업을 들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한문학에 대해 관심이 생기고 있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내게 또 눈을 띄워준 듯한 기분이 든다. 정민 교수님이 번역해놓은 부분과 문장의 원문, 그리고 그의 생각이 어우러져서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나 나처럼 어정쩡한 전공자들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그런지 좋은 느낌에 담겨있는 문장들도 내 정신을 깨워주는 '죽비소리'와 같은 것들이니 이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으랴.
 내가 좋아하는 박지원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덕무를 비롯하여 익히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 속에는 담겨 있다. 책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읽어버려도 괜찮은 책과 조금씩 조금씩 아껴가면서 봐야 하는 책. 이 책은 그런 면에서 후자다. 한 번에 이 모든 이야기를 접해버린다면 아무것도 남을 것이 없다. 조금씩 조금씩 한 문장씩 접해가면서 문장의 맛과 그에 따른 나의 깨달음. 그게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내가 한문을 좀 더 많이 알고 있다면, 한 번쯤 제시된 원전을 해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문 공부에 채찍질을... 그나저나 자꾸 한국 한문학 쪽에 관심이 가니 이 일을 어쩔꼬...기회가 닿으면 정민 교수님 수업도 한 번쯤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 - 발굴로 풀어본 살아 있는 우리 역사 이야기
조유전 이기환 지음 / 황금부엉이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전공은 국문학이지만, 국문학이 한국의 역사 속에 큰 문화 속의 세부적인 문화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전공의 이해에 도움이 될까 해서 역사에 관한 내용들을 교양과목으로 들었는데, 역사라는 과목이 알수록 매력이 있는 학문이라는 생각에 읽기 쉬운 역사에 관한 책을 뒤적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을 지은 사람은 역사학자가 아닌 고고학자다. 현장에서 발굴을 하면서 실제로 있었던 일들에 관해서,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많은 이야기들, 그리고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설이 등장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수많은 학자들의 모습에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노(老) 고고학자인 조유전은 이러한 학자들의 풍토를 비판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의견에 대한 지지를 하기도, 반박을 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읽기 쉽게 풀어가고 있다.
 두께는 만만하게 볼 만큼 얇은 편은 아니고, 또 올 칼라로 되어 있어서 책의 무게도 만만치는 않지만, 어쨋든간에 이 책은 읽기 쉽게 써있기도 하거니와 곳곳에 삽입된 사진이 어우러져서 이해하기 쉬운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를 그저 고지식하고 재미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역사에 대한 거부감을 많이 없앨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미의 이름 창작노트 - 양장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고 뭔가 더 이해하고자 장미의 이름 창작노트를 봤다. 100페이지 남짓의 얇다란 책을 통해서 작가는 장미의 이름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관해, 중세라는 시대에 관해, 포스트 모더니즘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해준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작품에 대한 해석이라기보다 작가가 생각한 것을 알려주고자 한다. (그는 책에서도 작가가 해설을 해주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써놨다. 작품에 대한 해석은 독자 스스로 해야 한다고..-_-;;)

장미의 이름이라는 제목을 짓게된 경위와 이 작품을 짓기위해 어떤 생각들이 오고갔으며,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갔는가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장미의 이름이라는 난해한 책을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줬던 책이었다.(하지만, 역시 이 역시 얇지만 어려운 책이었다-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 - 여자로 길러진 남자 이야기
존 콜라핀토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캐나다에서 태어난 한 쌍둥이 형제는 어릴때 포경수술을 받다가 형인 브루스는 수술이 잘못되버리는 바람에 페니스가 타버리는 사고를 당한다. 이에 그의 부모는 그 당시 티비에 등장해 성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존 머니 박사를 찾아가 그의 조언을 듣고 브루스를 성전환 수술 시키기로 한다. 성 전환 수술을 받고 15년간 자신이 원래 남자이었음을 알지 못한채 끊임없이 남자같은 성격으로 인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스스로도 자기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서 헤매이는 과정. 그리고 결국 다시 남자로 다시 성전환수술을 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성이란 것은 후천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너무 화가 났던건 한 분야의 최고라는 사람(존 머니 박사)의 유동성없는 주장이었다. 그는 쌍둥이 실험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자신이 세운 가설을 굳히기 위해서 학계에 이를 발표하지 않았고, 영국의 BBC 방송국에서 쌍둥이를 취재하여 그의 가설에 일침을 가하지만 학계에서는 그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다. 존 머니의 끊임없는 자기 합리화는 읽는 나로하여금 화가 나게했다. 자신의 아들을 행복하게 키우고 싶었던 데이비드(다시 남자로 된 브루스의 이름)의 부모의 결정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기보다는 그들에게 오로지 장미빛 미래만을 보여줬던 존 머니 박사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했다. 또한, 한가지의 경우를 보고 성급한 일반화를 한 것도 존 머니 박사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존 머니 박사의 권위에 차마 대항하지 못했던 다른 의사들의 무력한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읽는 동안 자신의 뜻과 달리 살아갔던 데이비드의 모습에 화가 났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고, 원래의 성으로 돌아온 그의 자신있는 삶이 행복해보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찾아보니, 이 남자 결국 자살해서 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