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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에 온 손님 ㅣ 콩깍지 문고 1
황선미 지음, 김종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폭풍이 칠 것 같은 밤!
엄마아빠는 외출하시고 큰언니로서 동생들을 잘 돌봐야 하는 금방울.
흠뻑젖은채 허겁지겁 달려온 금방울 앞에 난롯가에 모여있는 동생들이 보인다.동생들은 투댈댔지만 안심하는 큰언니다.
그때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쿵쿵쿵"
아무것도 모르는 작은방울이가 뛰어가는걸 붙잡은 금방울이는 문틈으로 밖을 살핀다.
문틈으로도 다 볼 수 없을만큼 큰 덩치! 놀란 금방울의 눈을 보고 놀란 은방울이 작은방울이를 꼭 껴안는다.
숨죽인채 문고리에 숟가락을 끼우는 금방울이..정말 얼마나 무서울까...큰언니라는 것은 참 대단하다..엄마가 없으면 엄마노릇도 해야 하는 것이다.숨가쁜시간이 흐르고...
방으로 들어가 작은방울이를 재우려하지만 담요가 꼭 있어야 잠이드는 작은방울이....우리 조카녀석과 똑같은 버릇이어서 슬며시 웃음지어진다.ㅎㅎㅎ그 담요는 낚시꾼의 오두막인 빈집에 두고 온것이 생각난다.
큰방울이가 업고 자장가도 불러보지만 달래지지가 않는다..용기를 내어 문밖이 조용해진 틈을 타 얼른 담요를 갖고 오겠다는 큰언니..
하지만 빈집문을 열자 깜짝놀라게도 큰덩치가 그 안에 있었다.창문으로 들여다보다가 눈이 마주친 순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간다...아휴 내가 다 손에 땀을 쥐었다...어린 여우가 이런 용기가 있다니..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여우네 집에선 작은방울이를 달래려는 시도에 지쳐버린 두 언니들..다시한번 큰방울이가 용기를 내기로 한다... 작은동생을 재우기 위해서라도...참 아름다운용기이다..동생을 위해서 이런마음을 갖고 사는 큰것들이 얼마나 있을까? 이런 동물우화는 주인공이 동물이지만 사람보다 더 훌륭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번에는 살금살금 다가가 덩치가 덮고 있는 담요를 가져가야한다.하지만 자지않고 있는 덩치..어딘가모르게 아파보이는 덩치는 신음소릴 뱉으며 앓고 있었다..순간 마음에 갈등이 이는 큰방울.
이렇게 아픈 덩치는 이 담요가 없으면 죽을 지도 모른다는생각과 졸린동생은 이렇게 아프지는 않다는 생각에 그냥 집으로 돌아와 난로에 지필 마른장작과 따뜻한 차를 가져다 빈집으로 밀어넣어준다.
정말 어여쁜 큰방울이의 마음씨에 감동이었다.이미 큰방울이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밤이 가고 오늘처럼 태풍이 온데간데 없는 조용한 아침이 되었다...이른아침 빈집에서 나온 그 덩치의 품속엔 아기오소리가 잠들어 있었다.
가슴훈훈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황선미작가님. 그림을 그린 김종도작가님도 이 동화가 가슴에 스며들도록 아주 서정적으로 그려주셨다.
우리 딸이 6살무렵 하루가 멀다하고 읽어달라고 하던 동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