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벼락 사계절 그림책
김회경 글, 조혜란 그림 / 사계절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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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딸아이이와 신명나게 읽은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이 바로「똥벼락」인데 다섯살인 딸아이에게는 똥’이라는 어감이 재미있는지, 아니면 의미가 재미있는지 책읽는 내내 ‘똥~’만 나오면 꺄르르 꺄르르 웃음꽃이 핍니다. 책의 제목부터 “똥벼락~~~” 그러니까 “똥뷰락이래~~”그러면서 무에가 그리 우스운지 얘기도 시작전인데 벌써 뒤로 넘어갑니다. ‘똥’과 관련한 여러책이 있지만 그중 저의 아이가 가장 아끼고 있는 애장본...「똥벼락」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김 부자는 돌쇠 아버지를 30년 동안 머슴으로 부려먹었습니다. 이야기는 다짜고짜 김 부자가 나쁜 사람임을 비추면서 시작됩니다. 이 한줄로 미루어 김 부자에게 30년 동안이나 부림을 받은 돌쇠 아버지는 아마도 우직하니 마음좋은 사람인가 봅니다.

그렇게 30년이나 부림을 당한 댓가로 돌쇠 아버지가 고약한 김 부자에게 받은 것은 고작 자갈밭입니다. 하지만 착한 돌쇠 아버지는 그것도 감지덕지, 밭의 자갈을 모두 골라내고는 밭에다 뿌릴 거름걱정을 합니다. 여기서부터 슬슬~ ‘똥’이 등장하지요. 돌쇠네는 정말 똥을 금덩이처럼 귀하게 여기면서 온갖 똥을 모읍니다.(아~ 똥이 금덩이와 같은 대우를 받다니~)

어느날 잔칫집엘 간 돌쇠 아버지는 그만 배가 아파서 급히 집으로 가는데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서 나뭇잎에 싸갈 생각으로 볼 일을 보지요. 그런데 똥과 함께 누었던 오줌이 그만 낮잠 자던 도깨비 얼굴에 쏟아지는 바람에 돌쇠 아버지는 기적과 같은 도깨비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돌쇠 아버지의 딱한 사정을 들은 도깨비는 별 어려울 것도 없다는 듯이 김 부자네 똥을 돌쇠네로 날아다 줍니다. 돌쇠네는 그 똥으로 잘 썩은 똥 거름을 만들어서 밭에 뿌린 덕분에 조며 수수며 고구마 농사를 잘 지었지요.

이제 슬슬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고구마를 캐던 돌쇠 아버지가 금가락지를 발견하고는 김 부자에게 달려갑니다.(아~ 돌쇠 아버지, 정말 우직합니다..그려~) 이야기를 죄다 들은 김 부자는 그 성격 어디갈까요. 돌쇠 아버지를 똥도둑으로 몰아세우고는 훔쳐간 똥을 모두 갚든지, 똥 먹고 자란 곡식을 몽땅 내놓으라고 우격다짐을 합니다.

이실직고하러 갔다가 되려 매만 번 돌쇠 아버지는 하도 막막해서 산도깨비를 찾아가서는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돌쇠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산도깨비는 김 부자의 욕심에 혀를 두르며 드디어 똥벼락을 내립니다.

“수리수리 수수리! 온 세상 똥아, 김 부자네로 날아라!”

똥벼락이 얼마나 클지 거무누르스름한 똥구름이 하늘을 뒤덮고는 온갖 똥덩이가 김 부자 머리 위로 쏟아집니다. 이제 드디어 하은이가 신이 나는 대목이 나옵니다. 산도깨비가 모은 세상의 온갖 종류의 똥이 나열되거든요. 된똥, 진똥, 산똥, 선똥, 피똥, 알똥, 배내똥, 개똥, 소똥, 닭똥, 말똥, 돼지똥... 이 똥들을 다~ 나열하기도 전에 우헤헤~ 우헤헤~

김 부자에게 내린 똥벼락은 똥산이 되고 동네 사람들은 그 산에 쌓인 거름을 가져다 농사를 지어서 풍년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똥산이 돼버린 모습을 보고는 하은이가 묻습니다. 김부자는 어떻게 됐냐고... 똥산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산 귀퉁이에 사람 발자국과 고양이 발자국이 보이는데 아마도 김 부자는 겨우겨우 똥산을 헤집고 나와 똥을 뒤집어쓴 부끄러움에 마을을 떠났을거라고 얘기해 주지요.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전래동화가 선악구조의 형식속에 해학과 풍자를 담아내는 틀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어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에게 재미뿐 만이 아니라 선한자와 악한자의 결말에 대한 흥미로움으로 내용을 단번에 읽어내려가는 힘을 주는 듯 합니다.

흔히 ‘똥’이라고 하면 그것의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면을 먼저 생각하고 코를 싸쥐기 일쑤였던 우리네들... 그런 작태에 일침을 놓기라도 하듯「똥벼락」은 똥의 양면을 통해 자연의 순환을 기억하며 똥을 귀하게 여기는 자들에겐 복을 불러오지만 단지 배설물로 여기고 업쑤이 여기는 자들에게는 오히려 화로 작용함을 일러줍니다.

김 부자에게 새경으로 받은 자갈밭이었을 지언정 그 자갈밭을 걱정하기 보다 그 밭에 뿌려질 거름을 걱정하여 온갖 음식물의 찌꺼기이고 냄새나는 배설물을 단지 더럽다 생각않고 귀히 여겼던 돌쇠네, 하늘(산도깨비)은 그런 돌쇠네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것처럼 그 밭에서 입으로 들어가는 온갖 곡식이 열리는 복을 준 것일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똥을 단지 자신의 욕심을 채울 대상으로 생각했던 김 부자는 세상의 온갖 똥의 더러움에 치를 떨었겠지요.「강아지 똥」이 세상에 하잘 것 없는 것은 없음을 말하고 있다면「똥벼락」은 귀한 똥과 더러운 똥이란 어떤 것인가를 알려준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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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4-14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도 귀한 게 있어요, 정말^^ 이 그림책 재미있더라구요. 벌써 오래 되었네요.
빛그림 슬라이더로도 보았는데 아이들도 아주 재미있어하구요.^^

bluetree88 2004-04-14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혜경님은 벌써 똥벼락이 오래전 이야기가 되셨군요..
요즘 하은이는 똥벼락 자주 들고오거든요..아마도 베스트가 될듯 하네요..
나중에 슬라이더 공연이 있으면 그것도 놓치지 말아야겠군요..감사~^^

다연엉가 2004-04-15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전 슬라이더 공연도 봤는데 정말 재미있어 하더군요.. 그리고 아빠의 굵은 목소리가 아주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bluetree88 2004-04-1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얼마전 하은아빠가 이 책을 읽어주었더랬는데 비위 상해서 혼났다고 하더군요..
전 괜찮던데 오히려 저보다 더 깔끔을 뜬다니까요..
아빠의 굵은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책이라~ 또 그런책 어디 없을까요?
이에 속하는 책들은 모두 아빠에게 일임하게요~^^
 
곰 세 마리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0
폴 갤돈 글 그림, 허은실 옮김 / 보림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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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영미권에서 전해오는 '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라는 전래동화를 각색해서 만들어진 책인데 책 내용에 등장하는 금발머리 그러니까 Goldilocks의 등장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표지의 노란색을 통해 은근히 내비치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뒤표지를 보면 정말 말괄량이처럼 생긴 금발머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독자를 쳐다보고 있다.

「곰 세마리」는 영미권에서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이다. 다른 창작물에서 조차 이 이야기를 빌어쓰는 형식을 취하는 책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니 영어에 입문하려면 이 정도의 이야기는 기본으로 알아두어야만 할 것 같다. 그렇게나 유명한 이야기...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도서시장에도 이 원본의 번역본들을 어렵잖게 만나게 된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그 책들은 하나같이 내용을 축약시켜 놓았고 삽화 또한 정성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런 가운데 접하게 된「곰 세마리」. 헝가리 출신의 폴 갤돈이라는 작가가 내용을 쓰고 삽화를 그렸다는데 나는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이름이다. 그는 칼데콧 명예상까지 수상했다고 하는데... 이런 낯선 느낌으로 표지를 넘기니 대충 그려진듯한 뒷배경에 반해 투박하게 생긴 나무밑둥이 작가가 제법 정성을 기울인 흔적을 지니고 서있다.

다음 장에는 숲속에서 한가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곰세마리의 모습이 나오는데 작가가 배경을 두고 그린 그림은 이게 전부이다. 이후부터는 오직 이야기의 주인공들에만 초점을 맞춘채 배경을 생략해 버린다. 그래서일까... 책에 등장하는 곰세마리는 제법 세밀한 텃치로 표현되어 있다.

한 마리는 조그맣고 조그만 곰,
한 마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곰,
한 마리는 커다랗고 커다란 곰,

이 곰을 표현한 방식은 책을 읽어나가는데 있어 대단한 묘미로 작용하는 것 같다. 원본에는 커다란 곰, 조금 작은곰, 작은곰으로 표현되어 단지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으로 구분짓고 있는데 작가는 읽는재미에 착안해서 중간중간에 이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효과를 통해 그릇, 의자, 침대를 거치면서 엄마가 아이와 이구동성으로 자연스럽게 이 표현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장치해 놓았다.

이렇듯 아이와 엄마가 한참 조그맣고 조그만, 크지도 작지도 않은..을 외치고 있을때 느닷없이 금발머리 소녀가 등장하면서 아이눈은 휘둥그레진다. 금발머리는 게걸스러운 얼굴에서도 알수 있듯이 원래는 곰돌이네 이웃에 사는 말괄량이라고 한다. 이 말괄량이는 도저히 어른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데 주인없는 집으로의 침입. 아이니까 그럴수 있지. 하지만 다음에 벌어지는 일들은 더 심각하다. 주인이 먹으려는 죽을 먹고 의자를 부서뜨리고 주인이 없는 집 침대에 누워서 잠까지 잔다.

이 쯤에서 독자들은 어쩌면 말도 안되는 책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교육‘을 염두하고서 책을 읽히는 부모라면 아예 책을 덮어버릴지도 모르지. 하지만 '곰 세마리'이야기는 엄연히 영국이라는 나라의 전래동화이고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정서를 지니고 있음을 알아야겠다. 전래동화라는 게 우리의 것을 들어도 얼마나 황당한 이야기들이 많은가! 그러니 이야기를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면 동화가 주는 재미를 만끽하지 못한다. 그저 아이의 마음으로 책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빠져 볼일이다.

그렇게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던 금발머리 앞에 곰가족이 나타나고 당황한 금발머리는 창문으로 도망쳐 버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황당하다고? 하지만 그 황당함을 이제부터 이야기의 시작으로 삼으면 된다.

그 뒤로 금발머리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몰라
-글쎄, 정말 아무도 모를까? 금발머리가 다시 곰돌이를 기웃거리지는 않았을까?

곰 세 마리도 금발머리를 다시는 본 적이 없대
-곰 세 마리는 못봤지만 금발머리는 곰돌이네 집 근처에 숨어 있었을지도 몰라

이런식으로 아이랑 다음 이야기를 상상해 보면 되는 것이다. 이「곰 세마리」에서 특별난 재미나 교훈을 찾으려고 한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전래동화는 그저 읽히는 맛과 그때그때 일어나는 사건을 즐기는데서 재미를 찾아야하니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곰 세마리」는 아이의 귀와 입을 즐겁게 해주고 금발머리로 인한 일대소동으로 인한 독특한 재미를 안겨다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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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둘이서 아기 그림책 나비잠
김복태 글 그림 / 보림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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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 딸아이의 독서력이 부쩍 늘면서 좀 긴글의 책들로 관심을 돌리다가 보림에서 나온「둘이서 둘이서」를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낯익은 서명... 역시나 10년전에 연필과 크레용 시리즈로 초판발행 되었던 책을 판형을 새로이 하면서 여러 가지면을 작가가 새로이 다듬어서 개정판을 내었더군요.

'연필과 크레용'이라고 하면 10여 년전 우리나라 그림책 시장에 우리 작가의 창작그림책이 드물었던 시절, 순수 우리 작가만을 고집해서 창작그림책을 내놓았던 보림출판사의 야심있는(?) 시리즈였다고 합니다. 그 10년의 명맥을 이어오는 동안 지금의 우리 그림책 시장에선 정말 괄목할 만한 성장을 통해 많은 양질의 그림책들을 심심찮게 접할수 있게 되었지요.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시류속에서 예전의 책들은 구(?)티를 벗지 못한 등등의 이유로 그림책 시장에서 자연도태 되어지는 양상을 띠게 되는데「둘이서 둘이서」는 그런 흐름을 파악해서인지, 아니면 작가의 정성때문인지 대상연령을 낮추면서 완전히 새로운 책으로 탈바꿈 하여 개정판이 나왔더군요.

우선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4~6세에 맞추었던 대상을 0~3세로 낮추면서 책의 크기와 장수를 현저하게 줄여놓았습니다. 그림책을 만들때 대상을 어느 연령대에 잡느냐는 책의 외형을 좌우하는데 있어 큰 기준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전 판형의 2/3로 줄어든 크기는 우선 다른 나비잠 시리즈에 맞춘듯 하고 이 크기는 아마도 0~3세의 유아가 보기에 적당한 크기로 보여집니다. 생략되어서는 안될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니 오히려 크기가 크다는 점은 유아들에게 불편함만을 가져다 주겠지요.

다음은 예전의 수채화 기법의 그림이 유화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예전의「둘이서 둘이서」는 책의 성격상 작품성 보다는 재미에 치우친 책인지라 솔직히 그림에 있어서는 메시지만 전하면 되는듯 간단하게 표현되어져 있었지요. 그리고 코끼리나 하마, 부엉이의 색상이 사실과는 많이 떨어진 느낌이었구요. 이번에 새로이 그져진 유화그림은 우선 이 사실성에서 어긋남이 없이 맞추어진 듯 하고 또 대상연령이 낮추어진 점을 고려해서인지 색감에 많이 신경쓴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달라진 점은 지문에 있어서 일정한 운율을 적용했다는 점인데 이전의 책이 글이 늘어지면서 “00게 하면 되잖아. 혼자서는 안돼.”라는 메시지 전달에 더 비중을 두었다면 이번 개정판은 유아대상이란 점을 적극 참작해 내용보다는 오히려 의성어, 의태어를 이용한 운율을 통해 아이들 입에 글귀가 착~ 달라붙도록 구성해 놓았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유아들은 메시지보다는 엄마가 읽어주는 목소리의 흐름을 타는것에 더한 재미를 느낄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다음장에 등장할 동물들을 이전 지면에 희미하게 스치듯 그려넣어 다음장을 예상하면서 책장을 넘기는 재미도 가미해 놓았네요. 하지만 이 기법은 최숙희의「누구 그림자일까」나 아니면 영국작가인 팻 허친즈의「바람이 불었어」에서 익숙한 기법인지라 그리 새롭지만은 않았어요.

10년이 지난 그림책을 시대에 발맞추어 새로이 개정을 한다는게 좀체로 쉽지 않은 일일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품을 새로이 되돌아 보고 좀 더 조화롭게 작업을 해주신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사실 좋은 취지의 그림책이 세월이 흘렀다는 이유로 관심의 대상에서 조금씩 멀어진다는게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모리스 샌닥의 그 유명한「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에서는 베스트의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 책의 초판을 읽은 사람들은 지금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서 자기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렸을때 읽었던 명작을 다시금 읽히면서 유년을 떠올린다고 하지요. 그러니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럴려면 작가들이 좀 더 자신의 작품에 신경을 쓰고 독자들은 좀 더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갖고 책을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둘이서 둘이서」... 예전 판본에는 “혼자서는 안돼.”라고 했지만 요즘 아이들은 이 말이 안 통할 듯합니다. “왜 혼자서는 안돼..??”하면서 이런저런 방법론을 내세울 것만 같습니다. 개정판에서 이 어구가 빠졌듯이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물론 혼자서도 할수 있지만 둘이 하면 힘이 덜들고, 좀 더 빠르고, 혼자때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니? 그러니 둘이가 좋을거야.”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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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엉가 2004-04-15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배님 한번씩 피곤할때는 아이를 무릅에 앉히고 이곳에 들어옵니다..
동영상실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죠..
좋은 정보 주어서 고마워요

bluetree88 2004-04-15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아래 오소리네 집 꽃밭~ 이하의 동영상이 열리질 않는군요..
경로가 변경된것 같은데 찾을수가 없네요..계속 찾아볼께요.
혹 좋은 동영상 발견하시면 메모 남겨주세요..계속 추가하게요~^^
 

아~ 진짜루 피곤하다.

달서구에서 버스로 달려 경산까정..장장 거리가 얼만겨..

점심챙겨서 찾아간 영남대학교 캠퍼스..

아빠차타고 지나가긴 했어도 정작 내리는건 몇년만인지..

그동안 학교도 참 많이 변한듯 하다.

돈이 좀 되는지 학교 여기저기를 이쁘고 깔끔하게 단장해 놓았다.

게다가 중앙도서관 건물도 새단장 중이고..

 

오늘 왜 영대를 갔느냐..

품모임의 자연놀이 수업으로 쑥뜯기를 하려고..

 

시계탑에서 만나기로 한 멤버들중 넷이 우연히도 같은 버스를 탔다.

시간이 좀 늦었는데도 무리의 힘은 강하다~에서 비롯되는 느긋함이랄까..

매점에서 쑥뜯을 칼사고 성애는 은행 볼일까지 보고는 약속장소로 갔더니

이미 명희랑 영이가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동아리에 가입한지 얼마안되는 태곤맘까지..

 

봄이 한차례 다녀간듯한 캠퍼스는 그동안 보아왔던 온갖 풀꽃과 꽃나무들로

자유 그 자체였다.

캠퍼스 속의 아이들도 그 분위기를 아는것인지 더 자유롭게 뛰고 돌아다닌다.

 

인문대 앞 잔디밭 그늘에 자리깔고 앉아서 각자 사온 점심부터 해치웠다.

나들이를 하면 언제나 밥먹는 때가 제일 좋다.

쌀떨어진 하은이네는 변통으로 분식집 김밥을 사갔는데

은주가 사온 쑥국이 정말 맛있어 보이던데 얼마 못먹은게 아쉽다.

그래서인지 오늘 쑥뜯을때 많이 뜯어서 그 향긋한 향풍기는 쑥국을 한번 해먹어야지..생각했다.

 

점심먹고 차한잔하고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쑥뜯기에 돌입..

처음에 엄마들은 아이들 불러놓고 자근자근 쑥이 이렇게 생겼고

이렇게 뜯는 것이라며 알려주다가 나중엔 아이들은 막~ 돌아다니고

엄마들은 쑥뜯는데 다들 열올라 있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재미반 욕심반으로 쑥밭을 떠날줄을 모르고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서 뜯었다.

여기저기 헤집으며 다니던 아이들..

어~ 애벌레다..하면 우르르 몰려와 들여다보고

어~ 이게 무슨 벌레지..그러면 또 우르르 몰려와 구경을 한다.

역시 아이들은 자연에서 움직이는 모든것에 쉽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충 자리를 정돈하고 기념으로 사진 한컷~

학교 한귀퉁이에 건축해 놓은 고택을 구경하러 나섰다.

조선후기의 일반서민의 집에서부터 대감의 집에 이르기까지

세곳의 집을 둘러보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했을 조상들의 지혜에 탄복하며

대감님네 집에선 이정도면 한번 살아도 되겠다~하는 농을 던지기도...

 

점심먹고 쑥뜯고 고택관람..이것만 했는데도 시간이 벌써 4시..

시간여유가 되면 운동장에서 공놀이도 시켜주려고 했는데 도저히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하면 너무 늦을것 같아 아쉬운 발걸음을 집으로 돌린다.

 

그래도 못내 아쉬운지 봄맞이 꽃이 이쁘다는 핑계로 잔디위에 털썩 주저앉고는

끝내 챙겨온 공을 건네주고는 공놀이를 시켜주었다.

하은이는 공을 받아들고는 대뜸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라고 편을 나눈다.

그리고는 원영이가 여자들 놀이에 오니 기어이 울기까지..

"하은아~ 지금 너희들은 그렇게 남자, 여자 가르지 않아도 돼~ 함께 사이좋게 놀아.."

 

준비해온 공책이랑 스케치북에 아이들 잔디에 앉아 그림도 그리고

간식도 먹고..또다시 공차고..

정말 원없이 풀과 나무와 꽃들속에 있었던 하루였다.

 

버스에 앉아도 한참을 떠들고 밖을 보더니 혜인이랑 하은이는 깊은 잠이 들었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 8시..

5시에 학교를 나서기 시작했는데 무려 집에까지 3시간이 걸린 셈이다.

 

집에 오니 쌀도 없고..전화해도 쌀집에 전화도 안되고 할수없이 떡라면 끓여먹고는

시장기를 면했다.

아~ 살다가 곡기떨어져 보긴 처음이다.

집에 쌀이 없으니 이렇게 궁상맞아 보일수가..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깊은 잠을 잔 하은이는 집에 오니 또다시 생생해져서는 놀기 시작한다.

엄마는 거의 초죽음이다.

그렇지만 행복한 하루였다. 씨~~~~익~^^

 

참..라면먹고 바로 뜯어온 쑥을 씻어서 쑥국을 끓여 놓았다.

하은이가 들깨 넣고 버무리고 소금으로 간맞추고 나니 정말 쑥향 진하게 풍기는

쑥국이 된 것이다.

퇴근해온 아빠에게 당장 자랑한다.

 

"아빠~ 오늘 쑥뜯고요, 쑥국도 끓였어요~"

 

200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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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므 2004-04-12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과 함께 하는 쑥뜯기 겸 봄 나들이라.. 헤에.. *^^*
로므도 요즘 부모님과 함께 산으로 들로 한창 봄나물을 뜯으러 다니 중이거든요.
어머니가 나물에 관심이 많으셔서 이것저것 많이 알고 계시는데 저도 옆에서 자주 보면서도 아직도 모르는게 너무 많아요.
쑥과 냉이는 기본에, 엉컹귀, 지친개, 칼씀바귀, 원추리, 달래, 머우 등등...
덕분에 요즘 저희집 밥상에는 봄나물 반찬이 한창이랍니다. *^^*

bluetree88 2004-04-13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부럽습니다..어머님께 많이 배우세요..봄나물 반찬이 한창인 밥상, 왕후의 밥 부럽지 않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