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이런스님 도장 완성



      사이런스님 귀국에 맞추어 겨우 완성했습니다.

       그림보다는 배경이 조금 단순해졌어요.

       그리고 자세히 보시면,

       저 새의 부리 끝이 아주 조~금 열려 있어요.  

       silence  더라도 할 말은 할 수 있게요.  ^^

      

 

2.  보수교육

한두 해 전서부터 무슨 규정이 바뀌었는지, 1년에 한번은 의사회에서 주최하는 보수교육에 참가해야 하게 되었다.  영양가 없는 교육이라 그동안 다른 학회 참석한 걸로 평점을 채웠었는데, 이젠 꼼짝없이 듣게 생겼다.

가보니 행사 이름이 "보수교육 및 자율정화 결의대회".
무슨 자율 정화 할 게 있다는건지?

내용을 보니, 과대/허위 광고 안하기,  부당한 환자 유치 행위 안하기, 의사 윤리 준수하기 등에,
마지막으로 정부에 대해 '회원 자율징계권'을 이양해 달라는 요구가 들어 있다.

앞의 세가지는 그만큼 의료 시장이 혼탁해 졌다는 의미이다.
나는 그래도 아직까지는 의료부문이 민간요법이나 일부 한방치료보다는 과대/허위 광고나 수가에 있어서
덜 혼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료 상업화'와 수가의 불균형이 가속되면 더욱더 혼탁해지겠지.

마지막 '자율징계권'은 참 우스운 소리다.
역사적으로 의사가 자율징계권을 발동해서 회원 자격 정지를 내린 적이 딱 한번 있다.
조홍준과 김용익 교수들에게 '의약분업' 정책을 밀어붙임으로서 의료계에 해를 끼쳤고 의사의 명예를 손상시켰다고 해서이다.
물론 두 교수는 이의를 제기했고, 법정 다툼 끝에 의협이 두 교수에게 위자료 1200만원씩을 물어주는 것으로 끝났다.
그동안 의사들 중에 이 두 교수들보다 덜 윤리적이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을까? 
오히려 더 윤리적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의협이 의사에 의한, 의사를 위한 의료정책만을 추구한다면 점점 더 추레해 질 뿐이다.

의협이 자율징계권을 이양받으려면,
일단 의협 및 의사들의 사회를 보는 눈이 넓어져야 한다. 
그리고 나서야 자율 징계권을 요구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3.  주말농장

이번에는 주말농장의 사진을 찍어와야 겠다는 생각으로 사진기를 챙겨 갔는데....
그만 건전지가 시원찮은 놈이라 이 사진 한장, 그것도 촛점 흐리게 찍고 나서는 꺼져버렸다.   ㅡㅡ;;


   쑥에 대한 슬픈 이야기는 어제 질문에 올렸고...
 
   그밖에도 돌미나리,  취나물, 비듬, 고들빼기도 캤으니
 (  ---- 그래서 오늘 점심 반찬은 온통 풀밭이다. ^^ ) 
   완전 헛수고랄 수는 없다. 

  목사님과 아저씨들이 고추를 이미 심어두셨고, 
  금산의 장터에 가서 방울토마토, 호박, 피망, 가지의
  모종을 사와서 심었다. 
  거기다가 목사님이 사오신 고구마 줄기도 심고, 
  씨앗을 뿌려 키웠던 적상추를 옮겨 심었다. 

 작은 이랑 몇개 만들어 심는데도 기운은 딸리고 바지는 흙투성이가 되었다. 그래도 처음에 맨 땅을 보고 들었던 막막함은 이제 조금 가신 듯 하다.

아저씨들이 씨앗 뿌린 열무가 옮겨 심기도 전에 벌써 다 커버려서 그것도 한봉다리 얻어왔다. 벌레구멍 숭숭 나기는 했지만, 첫 수확(?)이다. 


4.  정지 작업 

지난 주> 
'나 미국 가면 안될까?' 
'미쳤어!'

어제> 
"이번 주는 당신이 출장가는 대신 내가 지구(집)를 지킬 테니까, 
   다음주는 내가 출장가는 대신 당신이 지구좀 지켜줘~~~?" 
"어이구~?" 

남편 출장가는 수요일 새벽까지는 쇼부를 보아야 한다. ^^

추기>  인터뷰 날자가 다음주로 잡혔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말 일정에 참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방미는 어찌될지 이제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괜히 바람만 솔솔 피우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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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5-29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이기시길!


그리고 의료윤리인가 뭔가가 반포되었다더니 그건가보군요;;
근데 어째 구호가 영 아니네요.

반딧불,, 2006-05-29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싸일런스님 도장 늘 그렇지만 참 멋져요!

반딧불,, 2006-05-2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레구멍 쑹쑹난 열무 맛나겠어요^^
연하면 슬슬 씻어서 그냥 싸먹어도 맛난데요.

반딧불,, 2006-05-2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왜 이리 많이 적었답니까? 에이 민망해~~

물만두 2006-05-29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

하늘바람 2006-05-29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멋지네요 부러워요

건우와 연우 2006-05-2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합의 잘 보세요.^^

sooninara 2006-05-29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장..제것보다 이뻐요.ㅋㅋ

미국 가시는군요. 남편께서 지구를 지켜주셔야 할텐데...

가을산 2006-05-2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 그래요? 전 수니나라님 도장이 참 좋은데요?

건우연우님/ 네......

하늘바람님/ 고맙습니다.

물만두님/ 아자아자~!

반딧불님/ ㅎㅎ, 고맙습니다.

ceylontea 2006-05-2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보는 책도장 너무 예쁘네요.
다음주 인터뷰~~!! ^^

해적오리 2006-05-2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로만 듣던 책 도장이군요.
이쁘네요. 사이런스 님이 부럽사와요.

가을산 2006-05-30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다음주 월요일인데, 그날 근무 하시나요?
해적님/ 다음엔 해적님께도 기회가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가시장미 2006-05-30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여! 가을산언니... :)

행복해 보이세요. 그런데... 출장 같이 가시면 안되나요?
지구는 제가 지킬께요! -_-)/ 으흐흐

가을산 2006-05-30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님, 오랜만이에요. 잘 오셨어요.

글쎄요....... 행복하다고 생각하려고, 그리고 감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근데, 언제나 어느정도의 근심과 갈등은 공기처럼 따라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구 지켜주시겠다는 건 고맙지만요... 과연 우리 시커먼스들을 몇일이나 지켜주실 수 있으실지, ㅎㅎ,

싸이런스 2006-05-30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도장 넘 예뻐요. 새 도장으로 옷 갈아 입고 인사드릴려 했더니 알라딘 시스템이 이미지 허용을 안하네요. 왜 그러는지..ㅠ.ㅠ 조만간 도장을 직접볼 수 있겠죠. 헤헤 바쁘실텐데... 날짜까지 맞춰서 만들어 주셔서 고마와요. 아마 제 귀국 선물을 준비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님 한 분 뿐일꺼여요. 소중히 사용할께요.

싸이런스 2006-05-30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입도 벌려 주셔서 더 좋아요 ^^;;;
 

저기, 제가 전에 주말농장에 이불 세개 만한 땅을 가꾸겠다고 했었잖아요? 

오늘 거기 갔다가 산에 산나물이 보여서 산나물도 캐고,
쑥이 키가 많이 자랐는데 새싹 부분 위주로 해서 따왔거든요?  

그런데 집에 와서 손질해서 데쳐보니까 맛이 써서 못먹겠더라구요.
모양이나 향은 분명히 쑥이 맞는데요.

이건 쑥의 종류가 달라서 그런건가요?  쑥에 종류가 있다면, 구분하는 법은?
아니면 원래 쑥은 이른 봄이 아니면 먹지 못하는건가요?

혹시 쓴 맛이 빠지게 하는 방법은 없나요? 

으~~~~  오늘 내내 손질한 게 헛수고가 될 위기에 처했답니다.   ㅡㅡ;;
(얼마나 많이 뜯어왔으면 냉동보관 하려고 데쳤을까!  큰 비닐봉다리로 꽉꽉 담아서 하나 가득 차고도 넘게 뜯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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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6-05-29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ㅜㅡ

조선인 2006-05-29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덩달아 아... 그래서 우리집 쑥국이 그렇게 썼구나. ㅠ.ㅠ

반딧불,, 2006-05-2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소다 사다가 일단 푹 데쳐서 헹군 다음 냉동시켰다가 쑥떡에 넣으세요.
그 정도는 괜찮아요.
떡집에 가져가서 왜 반듯한 떡 있죠? 거기에 넣어달라고 하셔요.
아니면 냉동시켰다가 조금씩 해동시켜서 목욕할 때 넣어주셔요. 좋다네요.
물론 저는 하지는 않고 사용법만^^;;

가을산 2006-05-29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반딧불님 고맙습니다! 역시 알라딘은 요술상자야. ^^

반딧불,, 2006-05-29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해동시켜서 한번 더 끓인 쑥물! 만요.
 

불만 1.

* 요즘 '엄마 무시하기'가 유행인가?

큰놈이 아예 대놓고 제멋대로다.
그 행태를 차마 옮기지 못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라 그런 것도 있지만,
다시 기억에 떠올리는것조차 가슴 갑갑해서이다.

큰애도 문제지만, 작은애가 동조되면 안되는데....

* 자기 삶, 자기들이 알아서 살아가겠지.
   나중에 후회하면서 원망이나 말았음 좋겠다.


불만 2. 

* 정말 불공평하다.

   누구는 학회다 뭐다 해서 뻔질나게 집 비우고 국내외로 돌아다니는데
   누구는 정말 중요하다 생각되는 일을 어렵게 말하면 "미쳤어" 라는 소리나 듣다니. 

* 집안 꼴이 이런데 FTA고 미국이고 나발이고 신경쓴다는게 참으로 위선적인 행태이다.  
   수신제가가 되어야만 세상에 관심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난 이 집에서 뭐 하고 있는건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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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5-2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십쇼! 아들내미 더 이상 가을산님 원망 안 할거예요. 그래도 이 세상에 3분의 1은 아줌마의 힘으로 움직일걸요? 아줌마가 건재해야 나라가 건재합니다. 가을산님 홧팅!^^

건우와 연우 2006-05-27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종 아이들과 소통불가라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어요. 내 가슴이 답답한데, 그녀석이라고 마음이 편치는 않겠죠. 우리집도 어제, 오늘 내리 큰녀석과 냉전중이다보니... 그래도 힘내세요. 아이들이 그렇게 떨어져나가며 어른이 되겠죠.^^

반딧불,, 2006-05-27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춘기가 드뎌 시작되었군요.
힘내셔요.

가을산 2006-05-27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님, 힘을 내야죠. 힘 내지 않으면 어쩌겠습니까~~~ 에휴....

건우연우님/ 제 목표가 제대로 독립된 어른 만드는건데요.

반딧불님/ 사춘기가 어언 5년째에요.

瑚璉 2006-05-27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즈음 하류사회를 읽고 있는데 문득문득 무서워집니다(-.-;).

조선인 2006-05-28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TA 집회에 참석하실 예정이신가보군요. 옆지기가 안 밀어주시나요? 많이 힘드시겠어요.

가을산 2006-05-29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질님/ 저는 충분히 무섭고 우려되지만, 호질님은 왜 무서우신가요?

조선인님/ 아직 미정이에요. 비자가 우선 나와야 해요.(원래는 가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자 신청이 늦어졌어요.) 그리고 옆지기 해외 출장이 전반부에 겹쳐져서 조정해야 하구요, '동의'도 받아야지요.

瑚璉 2006-05-29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각자가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대략 먹고 살만한 사회가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 같아 무서운 거지요.
 

참으로 조선다운 글이긴 하지만,
정말 이런 계산이라도 하고 하는거라면 차라리 낫겠다.

"FTA라면 두 손 들고 환영해야 마땅할 경제학자들조차 선뜻 찬성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하는" FTA를 
도대체 왜 하려는걸까? 

 

[경제초첨] 'FTA 음모론'

음모론이란 원래 한 번 듣고는 흘려버리는 것인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둘러싼 음모설은 참 생명력이 끈질기다. 사그라지기는커녕 갈수록 내용이 덧보태지고 상황변화에 맞춰 적당히 수정도 돼가며 새로운 버전을 재생산해내고 있다.

한 후배 기자가 외교가에 퍼진 ‘FTA 음모론’을 전해준다. 서울 주재 모(某)대사관 사람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화제가 나와 한참을 떠들었다는 거다. 외교가의 FTA 음모론에도 몇 가지 버전이 있는데, 가장 그럴듯한 것이 ‘꽃놀이패’ 버전이다. 한·미 FTA는 노무현 대통령(혹은 정권 핵심부)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기획·설계한 ‘양수겸장의 통치게임’이라는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1. 미국과 협상이 잘 풀려 FTA가 체결되면? 최상의 결과다. 노 대통령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이다.

2. 협상이 잘 안 되면? 이 경우가 핵심인데, 음모론엔 노 대통령이 ‘자주’를 내걸고 협상을 깨고 나가 대반전의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그려져 있다. 미국의 가혹한 개방요구로 분출될 반미(反美) 후폭풍을 ‘제2의 미선·효순양 사건’으로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버전에 따라 청와대의 무게중심이 2번에 실려 있다는 얘기도 있고, 노 대통령은 진심으로 FTA를 바라는데 주위 실세들이 딴 생각한다는 설도 있다. 요컨대 이 정권은 FTA를 꼭 성공시키겠다는 사활적 의지가 없다는 게 음모론의 요체다. 상황이 달라지면 ‘역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거 없는 추측투성이의 얘기이나,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까닭은 있다. 음모론이 사실 여부를 떠나 실제로 FTA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주춤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FTA의 홍보 역할을 맡은 관변단체 임원 A씨는 이렇게 실토한다.

“시키니까 총대는 멨지만 솔직히 어디까지 뛰어야 좋을지 모르겠다. 척후병으로 선발된 것은 영광스러운데, 너무 앞서 뛰다가 ‘본대(本隊·청와대를 지칭)’가 퇴각해버리면 우리 신세는 뭐가 되나.”

FTA 협상을 측면 지원하는 경제부처 과장급 관리 B씨는 ‘노래방’ 비유를 들었다.

“상관이 시키길래 마이크 잡고 열심히 FTA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상관이 딴전 보고 있다면 얼마나 머쓱하겠느냐.”

노 대통령이 열정적으로 한·미 FTA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의지를 피력하는데 왜 이런 딴소리가 나오는가. 관료며, 학자들이 반신반의하면서도 음모설에 솔깃하는 것은, 노 대통령 말과 달리 청와대 주변에서 발신되는 신호음이 헷갈리기 때문이다.

한·미 FTA란 안보동맹에 버금가는 구상이고, 미국과 경제 공동체가 되겠다는 결심 없이는 될 일이 아니다. 그런데 6자 회담·탈북자·평택사태 초기대응 등에서 엿보이는 정권 핵심부의 코드엔 아직 반미 색채가 강하다.

게다가 부동산·강남 문제 등에서 보듯, 정권의 포퓰리즘 코드도 여전하다. 미국이 온갖 개방압력을 쏟아내고 국내 업계의 반발이 폭발할 때 노 대통령이 과연 인기 없는 FTA를 고수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FTA라면 두 손 들고 환영해야 마땅할 경제학자들조차 선뜻 찬성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저명 경제학자 C교수는 자신이 음모론을 믿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정부 안에서 FTA의 득실 분석조차 제대로 안 돼 있다더라. 준비 안 된 상태에서 1년 안에 협상을 끝내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니 음모론에 끌릴 수밖에.”

FTA 지지 그룹, 그리고 우군(友軍)이 돼줘야 할 경제학자들조차 갸우뚱하게 만드는 한·미 FTA의 앞날은 참으로 험난하다. 해법은 청와대가 FTA에 대한 진심을 확신시켜주는 것뿐인데, 노 대통령은 시중에 파다한 음모설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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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존경하는 buddy 중 하나인, 그리고 이곳 알라딘의 유령 쥔장인 송모씨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아마 지방 섹션을 보셔야 나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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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한미 FTA


월드컵 국가대표팀 명단이 발표되고 평가전이 진행되면서 본격적으로 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르
고 있다. 5.31 지방선거도 그 열기를 따라가지는 못하는 듯 하다. 큰 길목마다 선거운동원들이 종
일 손가락 춤을 추어대지만, 안타깝게도 변죽만 울릴 뿐이다. 지명도에서 밀려 차별화된 정책 제
안으로 막판 뒤집기를 꿈꾸던 후보라면 월드컵이 원망스럽기도 하겠다. 벌써부터 이러니 월드컵
본선이 시작되는 6월이면 축구를 제외한 모든 사회적 의제들이 관심 밖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우
려가 드는 것도 당연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가대표 경기에만 관심을 갖
는다는 소리도 있지만, 반 대항 체육대회나 고교야구 라이벌전에서도 우리는 비슷한 열정을 경험
하곤 했으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승패가 나뉘는 운동경기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일까?
그래서 소속감이 없으면 관전의 재미가 반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982년 프로야구의 출범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스포츠의 상업화(혹은 정치화?)가 본격화 되었
다. 스포츠는 신성한 것이니 승패를 떠나 경기 자체를 즐기라고도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다르다.
이겨야 팬들로부터 사랑받고, 그래야 모기업의 이미지도 좋아지며 기업 매출도 올라간다. 따라서
실력 있는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고, 연봉도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 된다. 노력하
고 땀 흘린 만큼 받는 것이 아니라 실력에 따른 차별대우가 당연해지는 것이다. 제 값을 하려면 기
대만큼 성적을 올려야하고, 잘하던 선수도 성적이 저조해지면 가차 없이 다른 팀으로 팔려가거나
버려진다. 이것이 프로의 세계다. 공연히 상업화라는 딱지가 붙는 것이 아니다.

세계화 추세에 맞추어 외국인 선수의 영입이 허용되자 국내 스포츠 계는 고민에 빠진다. 실력 있
는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에서 뛰게 되면, 우리 선수들도 경쟁심이 생겨 더욱 분발하게 되고, 선진
기술을 습득할 기회도 될 것이다. 그러나 점차 외국인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인기마저
독차지하게 되면, 더 이상 그 종목을 전공하려는 꿈나무는 자라지 않을 것이다. 이는 해당 종목의
국내 기반이 무너짐을 의미하며, 뿌리가 마르면 곧 프로리그라는 화려한 꽃과 열매도 맺힐 수 없
음을 의미한다.

혹자는 이렇게 주장할지 모르겠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우리에게 유리한 종목만 집중해
서 육성하고, 애초에 소질이 없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종목은 외국인 선수를 수입해서 쓰자고. 농
구는 미국계 흑인을, 축구는 브라질과 유럽에서, 야구는 남미에서, 그리고 우리는 활만 열심히 쏘
면 되지 않겠느냐고. 우스개 소리 같은 이런 주장이 나라를 운영하는 이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바
로 한미 FTA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세계화론자들의 주장이다.

고전경제학파인 영국의 데이비드 리카도는 자국에서 생산된 상품이 외국에서 생산된 상품과 비교
하여 상대적으로 생산비가 싼 비교우위에 있다면 각국은 이를 특화하여 다른 국가와 무역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비교우위론을 주장하였는바, 현 정부에서는 한미 FTA를 통해 농업을 포기하고
비교우위에 있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살리는 것이 미국과 우리나라 모두에게 상생의 길임을 주
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주권국가에 있어서 농업이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버려질 수 있는 카드패가 아니
다. 또한 한미 FTA를 통해 교육과 의료에서 기대되는 것은 산업화가 아니라 상업화일 뿐이다. 나
아가 국내 자본이 한미 FTA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수출의 증가가 아니라 외국자본의 요구에
편승한 규제완화와 노동시장의 유연화인 것이다. 이는 곧 근로조건의 악화와 비정규직의 확대를
가져올 것이며 이것이 정부가 주장하고 자본이 갈망하는 산업경쟁력 강화의 실체이다.

스포츠계에서는 국내 스포츠 기반의 붕괴를 우려하여 종목마다 다르기는 하나 한 팀당 영입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수를 제한하고 연봉의 상한선을 정하기도 하였다. 이는 곧 프로경기의 활성화
와 국내 스포츠 기반의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함일 것이다. 한편 정계와 재계에서는 국
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기존의 보호장벽 마저 허물고 무제한적인 외국자본의 유입을
허용하려 하고 있다. 이는 곧 자라나는 나무의 밑둥을 베어내어 위태로운 원두막을 올리겠다는 발
상인 것이다.

월드컵 시즌을 맞이하여 국가대표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우리는 같은 기간 진행되는 한미 자유무
역협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함성에 묻혀 휘둘러지는 날 선 도끼자
루에 우리의 미래가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송관욱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충남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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