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다녀왔습니다. 

흔적 남겨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  장례식

여러 해 고생하시는 것을 보면서 이 날을 예상해 왔는데도 
정작 일을 당하니 옛날 생각에 자꾸 눈물이 나왔다. 

장례라는 절차 - 밤낮으로 빈소를 지키면서 끊임없이 조문객을 맞아 인사하고 절하고 기도하고 접대하는 것 - 는 유족의 체력을 고갈시키면서 정신을 몽롱하게 하여 슬픔을 덜 느끼도록 만들기 위해 발달된 것 같다.

장지에 관을 묻고 흙을 덮는 것.
돌아가신 분의 죽음을 이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도록, 불변의 사실로 확정짓는다.

2. 일상으로

늘 그렇듯이, 세상은 그대로 돌아가고,
나도 그대로 살아간다.

한 가지 바뀐 것이 있다면,
아버지와 화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밤에 할머니와 이모들과 여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던 중에 아버지 이야기도 나왔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맏아들 이상으로 신임을 받으셨던 아버지였기에,
그리고 아버지도 무척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르고 존경하셨기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일련의 불미스러웠던 일로 큰 상처를 받으셨음에도
할머니와 이모들은 아버지를 아직도 사랑하신다.
아버지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만은 지극한 마음을 가지고 계시다.

할머니가 어디에서 사주 비슷한 것을 보셨다는데, 
아버지는 이리의 탈을 쓴 양이라고 했단다.
양의 탈을 쓴 이리가 아닌 이리의 탈을 쓴 양.  맞는 말이다.

엘리트 의식 강하고, 논리적이고, 보수적인 분이지만, 
맺고 끊는 것 분명해서 가끔 무섭기도 하지만,
그정도 위치에서도 누구한테는 꽉 잡혀(?) 지내는,   ㅡㅡ;;
무척 외로운 분이시다. 

할머니께서 아버지에게 잘 해 드리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외로우신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후회하고 싶지 않다.
잘 해 드려야지.

3. 잘 살기. 그리고 기억되기.

할아버지는 객관적으로 많은 일을 하셨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으셨다. 
하지만, 말년에 점점 허약해지셔서는
마침내는 조그만한 땅 만을 차지하고 누으셨다.

아버지도 객관적으로 많은 일을 하셨고....   일에서는 비교적 성공적이시다.
자기 키만큼의 책을 쓰시는 게 목표라고 하신다.
하지만 개인사의 면에서 과연 얼마나 행복하실까?

나는?  객관적으로 위의 두분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정도이다.
중요한 것은 돈이나 업적이 아니라는 것은 다행이지만, 그것이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지는 못한다. 
결국은 자녀나 손자손녀, 지인들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되는 것을.
그리고 그 기억도 결국 없어지는 것을.


내 앞에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그동안 무엇을 할까?
새삼스럽게 '잘 사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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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9-1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드셨죠?? 좀 쉬셔요..
쉬고 나서 생각은 나중에 하셔요.

물만두 2006-09-16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세요.

2006-09-16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6-09-1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음 앞에서 많은 생각을 하셨군요...
아버지와의 화해... 할아버님이 남기고 가신걸까요??
여튼 그리 마음 잡으셨다면 꼭 화해하시기를...

라주미힌 2006-09-16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분이 남긴 빈자리가 가을산님이 채워가야 할 부분인가 봅니다. 잘 사세요.

전호인 2006-09-16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상객을 맞을 때 음식을 대접하는 것은 유족이 하는 것이 아니라 가신 님께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마지막음식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같이 있던 사람과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일은 정말 슬픈 일입니다. 힘내시길........

마노아 2006-09-16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죠. 주말에 푹 쉬고 체력 찾으셔요. 몸도 마음도 회복되는 한주였으면 합니다.

2006-09-17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러 해 전 부터 치매로 고생하시다가,
대퇴골 골절에, 뇌출혈, 욕창..... 생의 마지막 몇 해는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
할머니는 슬퍼하시면서도 할아버지께서 고생에서 벗어나게 되어 오히려 마음은 편하다고 하신다.

할아버지는 우리 엄마와 함께 내가 가장 존경해 온 분이다.
이웃에 대한 나눔도 할아버지와 엄마를 통해 배웠고,
늘 시야를 넓게, 목표를 높이 가지도록, 그리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도록 격려해 주셨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 손에서 나던 소독약의 독특한 냄새,
우리 가족만이 놀 수 있었던 농장의 계곡,
작은 일에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던 자상하심.

.... 이런 모습은 실은 아주 옛날의 이야기이다.

맏딸이 먼저 죽고,
큰 아들이 배신하고,
작은 아들이 사고치고.... 
이 사건들에 따르는 무성한 뒷말들....

이런 기억들을 잊고 싶으셨는지 할아버지는 기억을 지우기 시작하셨고,
나중에는 거의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셨다.

이제는 평안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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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9-14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그래도 손녀와 지낸 시간들은 소중하게
간직하셨을 껍니다..

물만두 2006-09-14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아버님 명복을 빕니다.

stella.K 2006-09-1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아버님이 굴곡이 많은 삶을 사셨군요. 우리네 조부모님들 거의 대부분 힘든 세월을 사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평안하시겠죠.
할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paviana 2006-09-14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할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전 친할아버지나,외할아버지 모두 한번도 뵌적이 없어서 저런 추억을 가지신 분을 보면 부러웠는데, 할아버님도 가을산님을 자랑스러워하셨을 겁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14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세실 2006-09-14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할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고생 많으셨군요. 이젠 편안한 곳에서 푹 쉬시길....

하늘바람 2006-09-1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아버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 가셨을 거예요

프레이야 2006-09-14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할아버지라는 이름은 외할머니란 이름보다 더 애틋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노아 2006-09-14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정말 편안해지셨음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요.

마태우스 2006-09-1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매에 욕창에 골절...정말 고생 많이 하셨겠군요 할머님 심정이 이해됩니다. 아무리 좋은 분도 그렇게 돌아가시면.... 그래서 다들 갑자기 죽기를 바라는 듯.. 맏딸 죽은 거야말로 배신 아닌가요. 큰아들의 배신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않는 거 말고 또 무슨 배신이 있을까요........

sooninara 2006-09-1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젠 편해지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6-09-14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6-09-1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울보 2006-09-14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할아버님이 명복을 빌게요,,,아주 편안하실거예요,

水巖 2006-09-14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 세상에서는 편안한 생활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쎈연필 2006-09-14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반딧불,, 2006-09-14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호랑녀 2006-09-15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  사고 1

토요일 오후 6시 경.
회의 참석차 송샘 차를 타고 상경하던 중.
길은 잘 달리다가 막히다가를 반복.
갓길에는 추돌사고로 견인된 차들이 유난히 많이 보임.

전방의 차가 급정거.
송샘 차도 급정거.
뒤의 차는 급정거 못함.

'쿵' 정도일 줄 알았는데
'콰과광~!'이었음. 

정신차리고 내려보니 차의 앞 뒷부분이 납작해진 채 앞뒤 차 밑으로 들어가 있음.
송샘 손해가 막심함.
다행히 일행 세명 모두 큰 부상은 없음.
나는 무릎 찰과상, 엉덩이에 멍들고, 전신 근육통.
렌트카 몰고 서울 갔다가 회의 끝내고 운전해서 새벽 5시 귀가함.
화요일 현재 약간의 근육통 남음.
병원?   안 감.


2.  사고 2

어제 저녁 퇴근길.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유턴해야 함.
후방에 오는 차 없고, 사람도 없음.
유턴하려고 왼쪽으로 트는데, 뒤에서 달려오던 자전거와 부딪힘.
타고 있던 9살짜리 사내아이가 넘어짐.
깜깜한 밤이라 전조등 없는 자전거가 빨리 달려와도 보지 못한 것임.

아이는 괜찮다고 박박 우김. 
동네 사람에게 물어서 아이 집에 가서 엄마와 이야기 후 귀가.

아침에 엄마와 아이가 옴.
왼쪽 팔다리가 아파서 어제 응급병원 다녀왔다 함.

왼쪽 팔목 근처의 팔뼈가 조금 휘어 있다는데,  
몇년 전의 팔꿈치 골절 때 생긴 것인지 이번에 생긴것인지 알아봐야겠다 함.
아직 기부스도 안한 상태.
통증 부위는 휘었다는 부위가 아니라 더 distal 한 쪽, 손목뼈 부근임.
기다려 봐야 할 듯.

엄마가 점잖은 사람이어서 다행임.

그래도 진빠진다.
역시 가해자보다는 피해자가 훨씬 맘편하군.


3.  가게 접지 말란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가게 접는 것에 찬성하던 남편,  생각이 바뀌었나보다.

남편: 당신, 병원 그만둔 후에도 '그 일'은 계속 할거지?
나    : 당연하지. 
남편: 그럼 차라리 그냥 계속 병원 해.

혹시 '그 일'로 전업할지 불안한가?
아니면 나의 살림 솜씨에 대한 '현실적인' 우려를 한 것인가?
역시 16년 반은 긴 세월이다.  남편 눈치도 9단이네. ^^

큰애도 가게 접지 말란다.
이유는?  우리 가난해진다나....
겨울방학때는 좀더 공부 하겠단다. 

이번 달 말 ~ 다음 달 초까지는 결론을 내야 하는데.

4. 禍不單行

여러 해 동안 치매를 앓으시다가,
1년 전부터는 중풍으로 몸져 누으셨던 외할아버지께서 오늘 위독하시다고 조금 전에 연락이 왔음.
처음에는 돌아가셨다고 연락왔다가,  아직이라는 소식 듣고 대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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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이카 2006-09-1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다치셨으니 다행입니다. 두번째 사고도 큰 사고가 아니라 다행이구요. 무슨 좋은 일이 생기려나 봅니다.

hnine 2006-09-1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마노아 2006-09-12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사고 후유증이 없어야 할 텐데요. 양쪽 모두요. 헌데 무슨 가게를 하는데요???

물만두 2006-09-12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입니다.

아영엄마 2006-09-12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게 안 다치셨다니 다행입니다. (다친 아이도 후유증 없이 나았으면 좋겠어요.)

해적오리 2006-09-1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에 덕을 쌓아두어서 사고가 나도 크게 다치지 않으신것 같네요. 호사다마라고 좋은 일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기인 2006-09-1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TA관련 액땜을 하신게 아닐까요? :)
몸조리 잘하세요~

Mephistopheles 2006-09-1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달아 두번의 사고라...뭔가 좋은 일이 생기시는 전조가 아닌가요..^^
B군이 가을산님 가게에 출현한다던지...하는....

가을산 2006-09-1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메피스토님, 가장 큰 위로 말씀이세요. ^^

마립간 2006-09-12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년전에 횡단보도에서 봉고차에 치인 적이 있는데, (살짝으로 생각하고) 본인이 검사해도 별것이 없는 sprain을 아는지라 연락처만 받고 보냈는데, 이후 무릎 통증때문에 마라톤을 하기 어려웠고 지인들로 부터 바보짓을 했다고 여러번 핀잔을 들었습니다. (참고 하시길) 지금도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을산 2006-09-12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마립간닌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이번 것은 워낙 큰 사고라, 가려면 어느 병원이든 치료 받고 청구할 수 있게 되었어요.
단지 굳이 외래 치료를 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지내고 있는데...

음... 무릎에 관해서는 저도 걱정이에요.
아직 크게 탈이 나지는 않았지만, 제가 워낙 잘 넘어져서 무릎을 자주 다치거든요.
이나이 먹도록 말이에요.
조금 더 있으면 무릎 때문에 고생하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2006-09-14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미 결국 ‘불평등 협정’으로 가나



[한겨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6일 오전 미국 시애틀에서 개막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양쪽 협상단은 이날 시애틀 역사산업박물관에서 개막식을 연 뒤 상품무역, 농업, 서비스 등 14개 분야에서 협상을 벌였다.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파견한 원정시위대 60여명은 협상 시작에 맞춰 협상장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협정저지 투쟁을 다짐하고 반대시위를 벌였다.

미 “주정부는 예외” 의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에서 미국이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주정부를 협정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자는 요구를 해, 불평등 협정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 쪽 협상단은 ‘상호주의 원칙’을 내세워 서비스와 정부조달 시장 등의 개방안에서 주정부 배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하지만 미국 법체계와 통상절차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우리 요구가 관철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미 협상단 주정부 통제할 재량 없어=연방체제인 미국은 다른 나라와 맺는 조약이나 협정이 연방 법률로 저절로 인정되지 않는다. 의회가 협정을 비준함과 동시에 협정 이행에 관한 또다른 특별법을 제정해야 비로소 효력을 갖는다. 문제는 이런 통상협정이 기존 연방 법률이나 주법과 충돌했을 경우이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법학)는 “미국은 이미 1994년 말 ‘우루과이라운드 이행법’(URAA)을 제정할 때 교통정리를 해뒀다”고 소개했다. 이 법안의 102조는 ‘협정의 어느 규정이나 그러한 규정의 적용이 미국 법과 상충할 경우에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못박았다. ‘신법은 구법에 우선한다’는 법 원칙이 통상조약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통상협정은 미국 50개 주의 법률주권도 침해할 수 없다. 우루과이라운드 이행법에서는 ‘주정부 또는 주정부기관의 조처가 협정에 위배될 때 그것을 이유로 다툴 수 없다’고 되어 있다. 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미국은 연방정부가 통상협정을 체결하면 각각의 주의회에서 협정에 맞도록 법 개정을 요구해야 하고 이를 특정 주의회에서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협정에 따른 의무이행을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미 에프티에이 협상에서 미국 쪽 협상단은 의회로부터 위임받은 법적 권한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인다. 협상을 하면서 현행 미국 법과 충돌할 수 있는 내용은 엄두도 못 낸다. 서비스시장 개방 범위와 관련해 ‘50개 주는 포괄적 유보 대상’이라는 협상안을 들고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출발부터 불평등 협정 가능성=이에 반해 우리 쪽은 협상 테이블에서 국내법이나 제도와 어긋날 수 있는 안건을 쉽게 다룬다. 협정을 체결한 뒤 국회 비준만 받으면, 기존 모든 법률에 우선하는 특별법으로서 효력을 갖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법적 지위를 규정한 법률이 있다. 95년 초에 제정된 ‘세계무역기구 협정의 이행에 관한 특별법’이다. 하지만 이 법에는 미국처럼 ‘국내법과 충돌할 경우 법적 효력이 없다’는 조항이 없다. 이 때문에 학교급식에 우리 농산물 우선구매를 규정한 지자체 조례가 대부분 위법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는 “미국 쪽은 협상을 통해 우리 쪽에 줄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인 반면 우리 협상단은 국민생활과 직결된 국내법과 제도의 개정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한-미 에프티에이는 출발선부터 심각한 불평등을 전제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박순빈 안선희 기자 sbpark@hani.co.kr


미, 다른나라와 협상 땐?

미국은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 자국의 주정부는 개방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다른 나라는 최대한 시장을 열도록 하는 불평등 협정을 맺어 왔다. 상호주의에 어긋나는 미국의 이런 협정 체결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2002년 6월 체결된 미-칠레 자유무역협정만 해도 미국은 50개 주정부 가운데 37곳이 연방정부의 정부조달 개방안(양허안)에 합의했다. 1996년 발효된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 협정 때도 37개 주정부가 개방에 참여했다. 하지만 2004년 2월 체결된 미-오스트레일리아 자유무역협정 때는 27개 주정부로 줄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페루와 체결한 협정에서는 9개 주정부만이 정부조달을 개방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우리쪽 협상단의 정부조달 관계자는 “캘리포니아주 같은 곳은 개방에 적극적이지만, 보수적인 주정부들은 자기 지역에 있는 기업들에 입찰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며 “주정부가 거부하면 연방정부가 강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미-페루 협정에서는 캘리포니아마저 개방을 하지 않았다.

미국 대표단은 서비스·금융서비스 분야에서도 주정부의 유보(개방 불가) 리스트를 일일이 파악하지 못하므로 주정부는 빼고 얘기하자고 주장한다. 미국은 “다른 나라와 체결할 때도 주정부의 유보 리스트까지 건드리지는 않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체결 때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의 주정부를 개방 대상에 넣으려고 유보 리스트 작성을 시도했는데 주정부들이 협조하지 않았고 작성된 것도 믿기 어려워서 사실상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뭐가 개방 대상인지 정확히 알아야 안심하고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 아니냐”며 “진출하고 나서 뒤늦게 규제를 당했을 때 분쟁해결 절차를 통해 제소할 수 있겠지만 그때 주정부가 ‘우리는 허용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면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출처: 2006년 9월 8일 (금) 07:46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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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소식 

멤버십 추가혜택에서 영화 관람권이 빠지고 다시 현금 우선으로 바뀌었다.
몇천원짜리 영화관람권보다 책값 1000원을 더 원하는 알라디너들의 의견이 반영된 듯 하다. 

알라딘, 알라뷰~~~   ^^  

알라딘멤버십의 선정기준 및 혜택



 
2. 아쉬운 점 

할인쿠폰이 잠시 2000원이었을 때 그 쿠폰을 써버렸다.

몇일 더 기다렸으면 3000원짜리 쿠폰이 되었을텐데....     

그래도 이게 어디냐?   다음 달에 또 들어올텐데.

어쨌거나,  알라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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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08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도 2천원일 때 썼는데 그 새 바꼈나요?ㅡ.ㅡ;;; 뭐, 다음 달을 기다려야죠^^;;

건우와 연우 2006-09-08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천원일때 썼는데...ㅜ.ㅜ

반딧불,, 2006-09-08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저는 아직 천원으로 남아있는데요...ㅠㅠ;
암만해도 뭔가 궁금해서 열어봐서 그런가봐요. 아깝당..ㅠㅠ;

마태우스 2006-09-0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한테 고마워하실 건 없습니다. 제가 한 게 뭐 있다구...^^

진/우맘 2006-09-0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나도 쿠폰 써버려따....ㅠㅠ

가을산 2006-09-08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저래 성격 급한 사람들, 공짜로 들어오는 건 얼른 써버리는 사람들이 누군지 드러나네요. ^^;;

stella.K 2006-09-0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영화표도 주나요? 첨 알았어요. 저는 일반회원에서 저 고지를 점령할 것 같지 않아서 관심이 없었나 보군요.ㅜ.ㅜ

root 2006-09-0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4000원짜리 영화표가 더 좋은디....

가을산 2006-09-0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 영화표를 잠시 준다고 했다가, 몇일만에 번복된 것 같아요.

root님, ㅎㅎ. 전 영화표를 주어도 그다지.... 그나저나, 낼 오실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