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후에 전화가 왔다.
희망(노숙자) 진료센터 간사였는데, 우연히 센터의 간사님과 간호사님이 전날 밤 내 꿈을 꾸었다고 '별일 없는지' 묻는 전화였다.
헉스! 내 꿈을 꾸어주는 사람이 있다니!
아님, 그저께 밤 자면서 내가 그리 많이 쏘다녔단 말인가?
진료센터 일을 다른분께 넘겨준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고, 자원하는 선생님들도 늘어서 요즘은 많이 뜸해진 상태인데.... 양심이 많이 찔렸다.
2. 노숙자 쉼터에 계신 분들 중 자활 의지가 있으면서 손재주가 꼼꼼한 몇몇 분들이 한지공예품을 만들어서 팔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 한지공예 전문가에게서 기술을 배웠고, 그 후부터는 자립해서 작업을 하신다고 한다.
주로 만드는 것은 작은 손거울, 연필꽂이, 보석함, 작은 쟁반 등이다.
그러나 요즘 경기가 경기인지라, 영 팔리지 않고 있다.
쉼터의 간사가 장터에 들고 가서 팔기도 하고, 우리 병원을 비롯한, 몇몇 진료 의사들의 병원 대기실에 물건을 가져다 놓기도 했다. 그래도 판매 실적은 영 아니다.

왜냐하면 가격이 최소 5,000원에서 최고 25,000원으로 상당한 고가이기 때문이다.
물론 재료대도 들기는 하지만 수공비를 생각하면 그리 비싸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요즘은 아저씨들에게 약속했던임금(월 20만원)도 드리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좀 손이 덜가면서 가격도 좀 싸고 더 부담없이 살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보자고 했다.
책갈피나 열쇠고리, 휴대폰줄, 목걸이 팬던트 같은....
샘플을 만들어 가야 하는데, 이것도 미적거리고 있다.
재활하겠다는 아저씨들의 꿈이 잘 영글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