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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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님께서 '반짝반짝 빛나는'을 추천해주셨는데 역시 매력적인 책이다.

앞서 읽었던 세권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니면 이제서야 에쿠니 가오리이 매력에 빠진걸지도 모르겠다.

 

 

 

 

 

The Sleepers and the One Who Watcheth - Simeon Solomon

동성애자라는 의심을 사 화단에서 쫓겨난 19세기 사람의 그림에서

책 속 타이틀 <별을 뿌리는 사람>을 무단차용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서 이 그림을 보니!

와! 어쩜 이 그림을 보고 이런 이야기를 생각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림과 이 책 너무도 잘 어울린다.

 

 



"무츠키는 여자를 안고 싶어하지 않는다. 키스도 해 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런 거다. 알코올 중독에 걸린 아내와 호모 남편, 참 내, 그야말로 끼리끼리다." - 15page

 

아내 쇼코는 알코올 중독에 걸려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

그녀는 남자애인이 있는 남자 무츠키와 결혼을 했다.

겉으로는 평범한 신혼부부와 전혀 다를 것이 없어보이는 부부다.

남편은 의사에 가정적이고 주말에는 요리와 대청소까지 깔끔한 성격의 남자고

아내는 이탈리아어 번역을 하고 있다. 남편을 사랑한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어린 시절을 함께해서 그녀는 가까이할 수 없는 추억을 가진 곤이라는 애인이 있다.

무츠키는 곤을 사랑하지만 그와는 다른 개념으로 아내 쇼코도 사랑한다.

왼편에는 쇼코를 오른쪽엔 곤과 함께 눕는 무츠키.

둘을 모두 포기하지 않는 남자 무츠키때문에 쇼코와 곤은 상처받는다.

 

마치 무츠키만 멈춰있고 주위의 모든 것이 마구잡이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무츠키는 변하려고 하지 않는다. 변하고 싶어하지도 않는 듯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이런 성격을 보이는것인가?란 의문이 든다.

자기 주관이 또렷해서인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생각하는 모습은 그닥 보여주지 않는 것 같다.

눈치가 좀 없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상처받지 않으려고 꽁꽁 싸메고 있기 때문일까.

 

멈춰있는 무츠키를 두고 곤과 쇼코는 서로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변하지 않는 무츠키와 함께 살 최상의 방법을 선택한다.

아내와 남편의 애인이 서로 친하게 지낸다는 것이 무척 말도 안되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동성애란 흔하지 않은 설정에서 인지 매력적으로 보이는 곤의 캐릭터 때문인지

쇼코와 곤, 무츠키 이 삼각형을 이루는 관계는 끊기 힘들어지며 안쓰럽다.

누구하나 떨어져버려야한다는 생각보다 이 셋이 어울려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니 말이다.

 

 



"은사자라고 아세요? 색소가 희미한 사잔데 은색이랍니다.

다른 사자들과 달라 따돌림을 당한대요. 그래서 멀리서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한다는군요. 쇼코는 말이죠, 저나 곤을,

그 은사자 같다고 해요."

 

은사자같은 쇼코와 곤, 무츠키.

에쿠니 가오리는 독특한 설정으로 현실에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거부감없이 잘 들려주는 듯하다.

점점 빠져드네요.  제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편견들이 점점 무너지려고 한다.

 

아! 이런 매력으로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찾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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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양윤옥 옮김, 권신아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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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관에서 빌린 에쿠니 가오리의 책 중 작은 새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와 제일 먼저 집어든 책입니다.

한낮인데 어두운 방에서 남자 주인공 존이 여주인공을 작은 새와 같다고 했던 장면이 생각나서 말이죠.

이 책은 일러스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내용도 동화같아요.

 

남자의 방에 한마리 작은 새가 날아옵니다. 가족들을 잃어버렸다면서 마음대로 들어와서 삽니다.

먹는 것도 까다롭습니다. 새가 아이스크림에 럼주를 뿌려 달라고 합니다.

까다로운 입맛뿐 아니라 남자의 방에 여자친구가 찾아올 때면 괜히 남자와 여자친구의 사진이 찍힌 액자를

큰소리가 나게 넘어뜨립니다. 남자와 여자 친구 사이를 질투하는가봐요.

 

남자는 눈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작은새의 기분도 모르고 여자친구와 둘이서 스케이트장에 가기도 하죠.

평소에 발이 아프다는 작은 새를 위해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게도 해주고

여러 가지고 신경써주는 것은 많지만 남자는 아무래도 작은 새의 마음을 모르는 것 같아요.

작은 새의 마음도 여자친구의 마음도.

 

작은 새는 남자가 자신하고만 있었으면 하고 여자친구도 은근슬쩍 그런 마음을 내비치지만

남자는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걸까요?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갑자기 오는 여자 안막고 가는 여자 안잡는다는 말이 생각나며

오는 새 안막고 가는 새 안잡는 남자의 모습이 어쩌면 우유부단한 남자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가도 싶어요.

작은 새가 말을 하는 설정인지라 아무래도 이 책이 이야기는 읽는 사람 마음대로 느끼면 될 것 같습니다.


 

 

 

 

읽을 때는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뭘 뜻하는거지?하면서 머리를 굴리며 생각해보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책을 덮고나면 책 전체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만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에쿠니 가오리의 매력인건가요?

 

책에서 하고자하는 말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다른 분들이 쓴 리뷰나 온라인서점의 책서평을 읽어봅니다.

마음에 쏙 든다. 너무 좋다. 신선하다. 예쁘다라는 글들을 보면서

아무래도 내가 이런 달달한 연애감성을 느껴야하는 이야기를 듣기엔 너무 마음도 굳고 나이도 많이 들어버린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됩니다.

 

아무튼 에쿠니 가오리의 책은 이게 도대체 뭐지?라고 하면서 자꾸 읽게되는 책이군요.

묘~합니다.

다른 책들도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어서 집어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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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 한의사 엄마가 깐깐하게 고른 최고의 양육처방 : 태어나서 열 살까지
방성혜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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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태어나서 열 살까지 한의사 엄마가 깐깐하게 고른 최고의 양육처방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처음 이 두툼한 책을 보고 두께에 한번 놀랐습니다. 동의보감!이라고 하더니 이렇게 두꺼운건가?

그런데 아래를 살펴보니 한권이 아닌 두권으로 구성된 책이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 문제집 보면 분권으로 많이 나오던데 딱 그 분권이 생각나네요.

이 책은 두권으로 구성된 책이었어요. 괜한 걱정이었어요.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과 엄마가 간직해야할 음식처방 이렇게 구성되어있습니다.

 

동의보감!이라고 해서 의학적 용어들이 난무하고 조금만 읽어도 졸음이 쏟아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들이었어요.

두 아이를 키워본 선배맘의 리얼한 실전 경험이 담긴 육아서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끄덕끄덕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저자의 약력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임신한 몸으로 수능을 다시 준비하고 한의학과에 합격해서 한의사가 되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아이를 임신하고서 수능공부라니!

대기업에 사표를 던지고 꿈을 찾아 나선 엄마의 모습을 보며 작가의 이들은 정말 많은 걸 배우겠다란 생각이 들며

아직 내 꿈은 물론 현실에서도 대충대충 살고 있는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네요.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둔 엄마라는 말에는 육아경험 가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짐작을 하게 됩니다.
대단한 엄마의 육아경험이기에 성공담만 가득할 것 같지만 저자는 솔직한 실패담들을 더 많이 들려줍니다.

한의학을 접하면서 동의보감을 제대로 알기 전 큰아이를 키우면서 후회되는 일들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완벽한 엄마의 육아기를 들려주려나보다 싶었는데 평범한 엄마들이 겪는 공감백배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니

더욱 공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그랬다고? 언제? 난 그런 적 없어." 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엄마가 좋다고 그렇게 졸졸 쫓아 다니던 내 아이들은 이제 엄마보다는 친구가 더 필요한 나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내 아이의 사소한 행동들이 엄마의 눈에는 부풀려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 녀석이 반항을 하는 것인가? 사춘기인가? 내가 도대체 뭘 잘못하고 있는 것이지?를 시작으로 걱정을 하게되는데요.

다른 아이들도 똑같다는 사실. 어디가 잘못되서 그런 것이 아니고 당연한 과정의 모습이라는 것을 선배맘들의 경험을 통해

듣고 나면 안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안심을 하게됩니다.



 

 

시시콜콜한 육아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의보감에서 다루고 있는 엄마와 아이에 관한 이야기들을 아주 쉽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사람에게도 엄마의 손길에 따라 성장 후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말랑말랑한 시기가 있으니

아마도 태어난 후부터 열 살 전후까지가 아닐까 싶다." 는 말에는 격하게 공감하게 되는데요.

아이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말랑말랑한 시기!라니 이보다 더 딱 떨어지는 말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아이의 말랑말랑한 시기를 난 뭘해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왜 동의보감은 이렇게 엄마와 아이에게 중점을 두었을까? 출산이라는 중대사를 몸소 겪어야 하는 엄마와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이 약한 아이가 더 많은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여성이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고, 갓난아이가 태어나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꼭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태어난 후 10년 남짓한 그 시간이 전 인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시기임을 동의보감은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동의보감은 사람의 몸을 고치는 의서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곳에는 오래전부터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떻게 키워야하는지를 현대의 육아서들이 말하는 것들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동의보감에서 배우는 양육의 지혜. 그것을 아주 쉽게 육아 경험담과 한의사로서의 견해을 함께 담았습니다.

카더라통신에서 잘못알고 있는 약처방에 관한 잘못된 육아방식에 대해서도 한의사의 조언도 잊지 않고 있는데요.

이 책을 읽다보면 '기다려주는 양육법', '인정해주는 양육법'에 대해서 배우게 됩니다.

 




 

아이가 몸이 아플 때 어떤 약을 써야한다는 의미로 배우는 동의보감이라기보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가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기다려줘야하는 지 등을 더 다루고 있었습니다.

꼭 약으로 치유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해주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다 편에서 들려준 장희빈과 신사임당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고 엄마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진리도 깨닫게 됩니다.

 

동의보감에서 배우는 양육의 지혜편에서는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소아의 특징, 육아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총명한 아이로 키우는 법, 아플 땐 그냥 앓게 두어라, 더디게 크는 아이가 오래 산다등을 보며

요즘 한달이라도 빨리 아이를 걷게하고 한글을 떼게하려는 육아방식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느리게 자라는 아이가 건강하다편에서는 0세부터 10세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동의보감식 처방을 담고 있습니다.

기침과 감기, 비염, 중이염, 발열, 아토피, 성장, 비만등 엄마들이 카더라 통신을 통해 잘못알고 있는 내용들을 짚어줍니다.

이 내용들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꼭 알고 있어야 당황하지 않을 것 같아요.

 

늘 웃는 아이로 키우려면 편에서는 약 없이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풍부한 감성에 주목할 까다롭고 예민한 아이, 분노가 심한 아이, 겁 많은 아이, 산만한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특히 겁이 많은 아이에 관한 이야기에서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절대 아이를 야단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은 엄마라면 겁이 많은 아이를 지켜보는 것이 답답할 것이다.

그러나 겁이 많은 아이에게 가장 나쁜 극약처방은 바로 자신이 가장 기대는 엄마의 성난 목소리이다."

 

두 아이들이 겁이 많고 소심하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은 제 탓이 크다는 것을

새삼느끼게되는 순간입니다. 아이를 좀 더 기다려주고 보듬어주고 참을 줄 아는 성격을 좀 길러야겠습니다.

잔소리 천마디보다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것이 제일이라는 사실!

아이 키우면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실천하기 힘든 지극히 당연한 사실입니다.

 




 

 

마지막 엄마가 곧 식의편에서는 약이 아닌 음식을 통해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할머니 입맛을 갖게하고 제철음식을 먹이고 몸에 좋은 천연양념을 쓰는 것들.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갑니다.

 

분권으로 되어있는 엄마가 간직해야할 음식처방은

한의사 엄마가 꼼꼼하게 정리한 증상별 치료음식 레시피를 담고 있어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아이들이 아플때 엄마의 정성을 담아 요리를 해주면

좋을 치료음식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어서 실생활에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아이들에게 좋은 재료로 만든 조청과 함께 도라지나 생강을 함께해서 사탕을 만들어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생각이나 도라지는 잘 안먹게되는데 이 책에 소개된 레시피로 만들어주면

아주 좋아할 것 같아요.

엄마,아빠가 눈이 다 나빠서 아이들 시력이 걱정인데요.

전복이 시력에 좋다고 하니 마트에서 아이들에게 줄 전복, 당근, 시금치 가득 사러가야겠습니다.

 


 

 

초보엄마들에게는 한의사엄마의 알찬 육아 노하우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일 것 같습니다.

12살이 되어버린 큰아이는 비록 늦었지만 아직 10살이 되지 않은 둘째 아이라도 좀 더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키워야겠습니다.

'기다려주는 양육법', '인정해주는 양육법' 꼭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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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가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7
송미경 지음, 서영아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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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가라고 쓰여진 노란 종이를 들고 있는 아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떤 아이가 뭐?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증을 자아내는데요.

이 책은 이런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을 가진 다섯편의 단편동화 묶음집입니다.

 

"어떤 아이가, 어른동생, 없는 나, 귀여웠던 로라는, 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 - 책에 실린 다섯편의 제목들

 

어린 시절 하루의 대부분을 그림 그리기와 소꿉놀이로 보냈다는 작가의 소개가 또 눈에 들어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기와 소꿉놀이는 공부의 반대말이 아닐까 싶어요.

공부는 안하고 그림그리고 논다고 엄마의 잔소리가 펼쳐질게 뻔한데요. 역시 작가의 어린 시절은 행복했던가봅니다.

한동안 멋진 그림과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던 큰아이가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이 아이가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지금 당장의 공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아주 당연한 생각들이 머리 속을 스쳐갑니다.

어린 시절 작가와 친구는 비가 와도 마중 나와 주는 이가 없어도 걱정이 없었다고 해요.

가방 속이 다 젖어서 책들이 쭈글쭈글해지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빗속을 힘차게 달렸다고 하는데요.

 

확실히 저의 기억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때 제가 초등학교 몇학년이었는지 비가 얼마나 왔는지 다른 건 하나도 기억에 안나는데요.

아버지가 우산을 들고 마중나왔던 장면만은 생생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버지가 늦게 마중을 나왔다면서 아버지를 뒤로하고 울면서 막 집으로 뛰어가던 기억에 생생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심술을 부렸는지 똥고집도 아니고 뭣도 아닌 무슨 행동이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억들이 내 아이의 이유모를 심술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요.

 

 

 

 

 

이 책은 아이들과 저에게 그런 추억과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내가 어른이 되서 잊고 있었던 어릴 적 마음, 아이들에게는 지금은 깨닫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도 돌아보게되네요.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현실을 벗어난 환상적인 이야기들도 포함하고 있어서 흥미를 더합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장면들도 포함해서 말이죠. 상상할 수록 계속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이야기들.

 

첫번째 이야기 어떤 아이가 가족들 몰래 우리 집에 살았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집에 누군가 살고 있는데 모를 수 있을까요?

그런데 가만 살펴보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서로 자신의 일이 바쁘다며 방문을 닫고 마음의 문도 닫고 사는 식구들.

동생이 몇살인지도 모르고 사진 속 엄마의 주름진 얼굴도 처음봅니다.

힘들게 일한 아버지에게 시원한 물한잔 따라준 적 없는 아들들입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형제, 자매, 부모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가족이 그런건 아니겠지만요.

대부분 아이들은 식구들보다 친구들을 더 많이 찾게되고 의지하게 되는데요.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더 많이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단 생각을 하게되네요.

 

 

 

 

 

상상을 초월하는 상상동화.

다섯살 짜리 내 남동생이 사실은 마음은 서른 네살이라는 이야기.

가방에 아이들과 놀아주는 아버지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

소녀가 토끼로 변했다는 이야기등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 속엔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않는 아버지들, 식구들에게 별 관심없어 보이는 어머니들,

동생에게 엄마의 사랑을 뺐겼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들이 들어있었다.

독특한 이야기들로 아이들의 눈을 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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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안 먹는 색시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1
김효숙 지음, 권사우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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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이불 뒤집어 쓰고 눈만 살짝 내놓고 보던 전설의 고향이 떠오릅니다!

하얀 뭉풍지 뒤로 보이는 빨간 눈!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의 오싹했던 느낌.

밥 안 먹는 색시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다가 제가 더 깜짝 놀랐던 이야기에요.

아는 만큼 겁이 더 생기는 것일까요? 아이들은 마지막 무시무시한 장면에서 빵터지면서 장난을 치는데요.

저는 마지막 장면이 자꾸 머리 속에 떠오르면서 예전에 보던 전설의 고향의 느낌이 되살아나서 무서웠다죠.

어른이 보는 이야기와 아이들이 보는 이야기는 또 다른 시선으로 다가오나봅니다.

 

 

 

 

 

한 남자가 입이 큰 색시와 결혼하게 됩니다.

남자는 흑백의 느낌이라면 새색시는 붉은 느낌에 얼굴도 하얀 것이 약간 으스스한 느낌입니다.

남자에 비해 덩치도 크고 손도 크고 키도 크네요.

그런데 입이 큰 새색시는 너무 잘먹었어요.

남자는 그런 새색시가 달갑지 않았어요. 곡식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았거든요.

도대체 새색시는 얼마나 먹을까? 남자는 궁금했습니다.

 

 

 

사람들하고 같이 일하기로 했으니 밥을 많이 해서 가져오라면서 남자는 거짓말을 합니다.

색시가 얼마나 먹는지 알아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었어요.

그것도 모르고 색시는 큰 입을 쩍 벌려가며 밥그릇을 모두 비워버립니다.

남자는 "아이고! 저 여자 때문에 내 쌀 다 없어진다. 없어져."라며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집에 돌아온 남자는 색시가 콩을 볶아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납니다.

손가락으로 색시 배를 찔렀더니 색시는 그만 배가 터져 죽어버립니다.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면 배가 빵빵해지는데 아이들은 그런 모습을 더 상상합니다.

어른들이 눈에는 참 잔인해보일 수도 있는 장면인데 아이들의 눈에는 또 다르게 비춰지는 것 같아요.

 

 

 

 

 

남자는 이번에는 입이 작은 색시를 얻었습니다.

이번에 얻은 색시는 밥알 세 알을 담고 한 알씩 개미구멍만 한 입 속에 집어 넣어

쪽쪽 빨아 먹었어요. 남자는 색시는 걱정하지 않고 곳간이 가득찰 생각에 기뻐했어요.

개미구멍한 입으로 밥알 세 알만 먹는 색시보고 남자는

"밥을 더 적게 먹지 그래?"라며 말합니다. 남자의 욕심은 끝이 없네요.

이제는 밥을 적게 먹는 색시가 있으니 곳간에 쌀이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쌀이 얼마 없었어요. 누가 도둑질을 했는지 알아보려고 남자는 몰래 집안을 엿보았어요.

 

 

 

 

 

욕심많은 남자는 몰래 지켜보다가 너무 놀라 날 살려라 멀리 도망갔어요.

아악!!! 남자가 본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에게 남자가 본 것은 무엇인지 미리 물어보고 상상해보면 더 깜짝 놀라게 될 것 같아요.

전 먼저 읽어보고 깜짝 놀라서 남편에게도 보여주고 아이들에게도 절대로 뒤를 먼저 보지 말라고 했어요.

 

전 정말 무시무시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아이들은 깔깔 거리면서 저녁에 자기전에 꼭 읽어달라고 하네요.

강심장인거야?

오랜만에 무서운 옛이야기를 읽어보네요. 아이들보다 제가 더 꿈자리가 뒤숭숭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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