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세상을 점령하다 - TBWA KOREA가 청바지를 분석하다
TBWA KOREA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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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와 문화의 코드로서의 청바지..... 실용과 노동, 반항과 일탈, 자유와 해방.....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청바지에 대한 이야기 속에 담겨 있던 용어들입니다. 시골에 살았던 내 어머니나 아버지와 같은 이들을 제외한다면, 아마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청바지 하나 가지지 않은 이가 드물거라는 생각에 누구나 동의하지 않을는지..... 그래서 이 책은 청바지가 세상을 점령했다고 선포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누군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세상에 팔린 청바지로 지구를 몇번 포장할 수 있다느니, 청바지를 쌓아 올린다면 에베레스트 산의 몇배가 된다느니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이 책에는 그런 엉뚱함까지는 담겨 있지 않습니다.^^ 

 미국의 개척 시대에 사용되던 천막의 천에서 시작되었다는 청바지, 분명 초창기에는 그 튼튼함과 견고함이 곧 생명력의 원천이었을 청바지의 시작에서 출발하여, 여러 실용적인 변화와 컨베이어벨트로 대변되는 대량생산의 시대를 거치고, 두 번의 세계대전을 통해서 전세계로 퍼져가는 과정, 자유와 저항이라는 상징을 담게되고, 그 한계를 넘어서 넥타이와 동등해지고 하이힐과 어울리는 코드로의 발전, 그리고 하나의 패션 코드로서 입는 이들을 구속하고 선택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 청바지의 사회문화적인 변화에 대한 감각적인 내용들.....이 바로 이 책속에 담겨 있는 알맹이입니다. 책의 처음을 여는 글에 담겨 있는 '프래그머티즘에서 팍스아메리카나로, 제임스 딘에서 양희은으로, 노동에서 여가로, 미국에서 세계로, 실용에서 사치로, 마초에서 페미닌으로, 해방에서 구속으로, 변방에서 중심으로, 대량 생산에서 수제로.....'라는 부분이 아마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청바지의 사회문화사를 가장 잘 압축해 놓은 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광고회사 TBWA KOREA의 일곱 신입사원들에게 주어진 "청바지를 읽어라!"는 요구에 주어진 현답들. 이 책의 내용에 대한 또 다른 측면에서의 설명입니다. 전문적인 작가나 노련한 디자이너가 아닌 세상에 갓 나서는 풋풋한 젊음이 읽어낸 청바지에 대한 기록..... 책의 내용속에는 분명 그들이 풋풋하지만 넘치는 열정으로 도전한 청바지를 통한 세상읽기가 담겨 있습니다. 젊음이 그대로 묻어있는 멋진 글들..... 아마 이리 그들에게 찬사를 보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먼저 합니다. 

 하지만..... 

 멋진 글들이라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감각적이고 현란한 글 속에 뭔가 허전함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방적인 청바지에 대한 헌사나 정의, 자리매김 등을 보면서, 저자 자신들의 생각과 열정과 결론만이 너무 앞서 간 것은 아니었는지라는 생각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사회문화적인 코드로서의 청바지 읽기라는 사실이나 광고회사의 신입사원에게 주어졌던 문제라는 부분을 알면서도 거는 딴지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독자들에게 한 권의 어엿한 책으로 나서서 조우하기를 바란 것이기에 이렇게 묻고 싶어집니다. '정말로 청바지가 세상을 점령했을까?'..... 세상을 점령한 것은 청바지가 아니라 그 뒤에 숨어있는 자본과 상술이고, 100년이고 200년이고 뒤에도 여전히 청바지가 살아남아 있다면 그 또한 자본과 상술에 여전히 봉사할 가치가 있어서일 것이고, 그러한 과정에서 이용당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단순함 또는 어리석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닐는지..... 냉소적으로 한꺼풀을 더 들여다본다면 결국 그리 말해야 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이라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렵습니다. 거기까지 가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 아니라고 한다면 할말이 없겠지만, 멋지고 화려하게 포장된 그리고 청바지의 삶을 감각적으로 따라간 글들을 떠올리면서 또 한편의 멋진 광고 한편을 읽은 것은 아니었는지 내 자신에게 되물어봅니다. 맥도널드 햄버거나 스타벅스 커피, 코카콜라 자체가 진정으로 세상을 지배한 것이 아니듯이 청바지 자체가 이 세상을 진정으로 점령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그리 한 번 되묻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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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힐에서 온 편지 - 발도르프 아줌마의 삶과 교육 이야기
김은영 지음 / 지와사랑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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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장애인 하면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가야 할 존재라기 보다는 한쪽에 조용히 있어야 할, 자신의 주장보다는 눈치를 살피며 한쪽 구석에 머물러야 할 존재로 여겨지는 면이 짙게 배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방적인 도움을 받거나 정상인들의 양보와 희생을 통해서만 그들의 삶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도 사실인 듯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신의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캠프힐이라는 공동체가 특이해 보이고, 대단해 보이는 것이겠지요. 한 인간이라는 동등한 가치를 지녔고, 약간의 배려가 필요하지만 나의 행복에 그들이 행복도 포함되어 있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이 공동체의 모습은 분명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대부분의 내용이 저자의 늦깎이 유학생활과 새로운 체험들에 대한 기록들로 채워져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저자가 꿈꾸며 이루기를 바라는 캠프힐 공동체 속에 담긴 이상을 통해 우리 사회에 공동체라는 의미에 대한 건강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표지 사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담긴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뉴튼 디 캠프힐 정원에서 포즈를 취한 앤과 안나'. 그리고 그 페이지에 달린 제목은 '인생은 아름다울까?' 입니다. 캠프힐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거주하며 살고 있는 비장애인 거주자들에게 그리 사는 것이 의미가 있고 가치있는 것인지, 그들도 행복과 기쁨을 느끼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잘 사는 것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부분입니다. 표지 사진에 있는 두사람을 자세히 보면, 정상적인 이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어색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그들의 표정을 보면, 그 어색함을 덮을 수 있는 순수하고 맑은 멋진 미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분명 캠프힐에서 생활하고 있는 앤과 안나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인생을 누리는 듯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캠프힐의 비장애인 거주자들의 인생은 아름다울까? 아마 저자는 비장애인이라면 장애인 앞에서 뭔가를 양보하고 희생해야 하는 것이라는 사고에 젖은 자신과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을 건드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캠프힐이 말하는 함께 하는 삶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방적인 비장애인의 희생에 의한 장애인의 부양이 아닌, 말 그대로 서로 함께 하는 삶, 부족한 부분은 서로 메워주면서 자신의 가치만큼 상대방의  가치도 인정하고 공동체의 가치와 의미를 함께 만들어가는 실천하는 삶의 방식과 가치관에 대한 것이라는 저자의 어렴풋한 깨달음 속에서 우리의 자아상에 대한 일그러진 부분을 새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 40에 자신의 꿈과 이상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용기, 그리고 자신이 가는 길에 놓여있는 많은 일과 사건들속에서 자신을 키우고 성숙하게 만드는 열매들을 수확해 가는 기쁨을 있는 그대로 들려 주는 것..... 이 책이 읽는 이들에게 주는 첫번째 선물 또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캠프힐이라는 공동체에서 어울려 사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하는 사회, 서로를 존중하며 사는 사회의 모습에 대한 열린 시각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두번째 선물일 듯 합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장애인 교육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을 소개하는 인지학과 발도르프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자세가 어찌 변해가야 할 지에 대한 나름의 지도 하나를 일반인들도 들춰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 세번째 선물이 되지 않을런지.....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을, 그것도 한없이 어둠속에 숨겨지기만 해온 우리 사회의 약자인 장애인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용기있게 나서서 세상에 도전장을 내밀고 당당히 꿈을 이루어 가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읽는 이들의 마음 속에 담길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선물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표지 사진속의 앤과 안나의 해맑은 멋진 미소처럼, 저자가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이끌며 여기까지 이루었듯이..... 꿈의 나머지 부분도 멋지게 이루어갈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나라의 캠프힐을 기대하고 기다릴 많은 이들이 자신들이 꾸었던 꿈이 이루어지는 멋진 세상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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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열두 걸음 - 모든 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
다이애나 루먼.줄리아 고도이 지음, 이덕열 옮김 / 지성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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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부모..... 행복한 아이..... 두 말 할 것도 없이 부모된 이로서 이것을 바라지 않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을 조금 과장한다면,  좋은 부모보다는 화나고 억압하고 고삐를 죄는 부모와 웃음을 잃고 의미를 잃고 자신의 어깨에 지워진 책가방의 무게만큼이나 불행을 안고 사는 아이가 주변에 더 많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헌신하고자 하는 좋은 부모가 넘치는 현실속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지적하면, 그에 대한 원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겠지요. 물질이나 출세가 우선시 되는 것, 함께 사는 것보다 혼자만 잘 살고 잘 나고자 하는 이기심 등에서 시작하여 교육제도나 입시제도의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그러한 여러 진단들이 나름의 일리를 지니고는 있겠지만 딱 맞아떨어지는 답이 아니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요..... 

 저자 다이애나 루먼스가 그러한 현실과 이상의 불일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열 두가지 열쇠 -어찌보면 육아교육지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더 크게는 가치관과 관계된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가 바로 이 책의 내용입니다.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고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조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쉽게 이룰 수 없는 조언들인데..... 우리가 삶의 어느 순간엔가 남들에게 보였거나 또는 받았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을, 그러한 세심한 배려와 사랑을 담은 방식들입니다. '솔선 수범을 통한 가르침', '일상적이고 깊이있는 대화', '진지하게 들어주기', '웃음과 놀이, 애정을 나눔', '아이를 인정하고 감사하는 자세', '일관된 환경 속에서 긍정적인 훈련을 정중하게 사용하는 것', '아이가 성장하고 실수할 기회를 용납하는 것', '평생 배우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 '정직과 올바름 등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삶의 모습을 보이는 것', '봉사 등을 통해 이로운 사람이 되는 것', '믿음을 가지고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 '조건없는 사랑을 베푸는 삶을 살 것' 등이 저자가 말하는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고 또한 우리가 바라는 좋은 부모가 되는 열쇠들입니다. 듣기만 해도, 그리고 누군가가 그리 나를 대해준다는 생각만 하더라도 웃음 지을 수 있듯이, 아마 우리 아이들도 부모가 자신들을 이리 귀히 여기고 인정하며 존중해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분명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든든한 아이, 행복한 아이가 될 수 있겠지요..... 

 인생에 연습이 없듯이, 우리에게 주어진 아이를 키우는 것에도 연습이 있을 수 없을 겁니다. 어떤 말이나 행동이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되었다고, 시간을 되돌리거나 글씨를 지우개로 지우듯이 지울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단순한 제안만이 아닌 여러가지 실례를 통해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의 가치와 효과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저자가 말하는 열 두가지 각각을 새기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아이를 대하고 세상을 대하며 사는 삶의 자세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하는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것들은, 아마도 유치원생만 되면 이미 다 알고 있을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 가족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진지한 사랑과 관심, 스스로를 절제시키고 정직을 행하는 것 등의 기본적인 가치관들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리고 우리가 아이를 처음 가슴에 안게 되었을 때 느꼈던 기쁨과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감정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면, 부모로서 아이를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보살피고, 더 좋은 부모가 되기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저자의 이러한 조언을 통해 행복한 아이들이 더 많아지고, 나를 포함한 많은 부모들이 시간이 흐른 다음에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이라는 시를 들여다보며 말못할 회한에 잠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다이애나 루먼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하리라. 

 아이를 바로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더 많이 아는데 관심 갖지 않고 / 더 많이 관심 갖는 법을 배우리라.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도 더 많이 날리리라 / 들판을 더 많이 뛰어다니고 별들도 더 오래 바라보리라.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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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우주지도 강력추천 세계 교양 지도 2
아가타 히데히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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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는 것은 여전히 내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그리며 꿈을 꿀 수 있다는 설레임을 가슴에 안깁니다. 과학이 발전하고, 또한 천문관측 기술과 기기들이 진보하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는 것보다는 알지 못하는 것이 훨씬 많은 곳, 그리고 세상과 우리 인간과 천하만물의 처음을 생각하게 하고, 지나온 과정과 그 마지막을 생각하게 하는 우주는 여전히 알고 있다기 보다는 신비로운 곳이고, 호기심을 가지고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호기심과 신비로움이 어린아이들이라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겠지요..... 나중에 시간이 흘러 이 아이들이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우주에 대한 지식을 쌓을지라도, 그때에도 역시 광활한 우주공간에는 숨겨진 것들이 여전히 더 많고, 탐구해야 할 것들이 수다히 널려있는 그런 곳일테니 말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달, 태양과 여러 행성들, 우리 은하...... 은하수가 흐르는 밤하늘과 신화속의 상상력과 어우러진 여러 별자리들..... 우주선, 우주 정거장, 아폴로호의 달 탐사, 무인 탐사선의 화성 및 그외 행성의 탐사, 우리나라의 첫 우주인 이소연, 무궁화 위성, 아리랑 위성...... 블랙홀과 빅뱅, 다른 은하, 외계 생명체..... 아마도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그려져 있는 우주에 대한 지식의 지도들에는 이런 정도의 지식들이 담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좀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이들도 있겠고, 빛의 빠르기나 지구의 크기, 태양의 크기나 다른 별까지의 거리 등에 대한 특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런 저런 지식들이 뒤섞여있는 일반인들의 머릿속에는 크게 다르지 않은 우주에 대한 지식의 지도가 그려져 있겠지요..... 이 책은 그런 엉성한 지식의 지도를 좀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어찌보면 토막 상식처럼 우주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과 신비로움에 대한 질문과 길지 않은 답으로 이루어져 있는 형식이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어렵지 않게 우주에 대한 많은 것들을 바로 알게 도와 주니까요. 또한 여러 내용을 쉽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과 우주에 대한 다양한 호기심 어린 질문들-지구에서 우주끝까지와 그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여러 의문들- 을 담고 있다는 사실도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책이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단순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깊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저자의 절제의 미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처음 지도를 배우게 될 때는 전문가들이 쓰는 세밀한 지도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집이나 학교 주위의 모습을 자신들이 직접 만들어 보고, 중요한 것들만 기록되어 있는 지도를 먼저 대하게 되지요. 다른 학문적인 것들을 접하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의 방식일거고, 우주에 대한 것도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알 수 있는 정도의 안내서라면 우주로 향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길잡이로서의 역할은 충분할 테니까 말입니다. 꿈 많고 호기심 많은 어린이를 위한 우주여행의 첫 길잡이로서, 아이들의 손에 들려줄 만한 좋은 안내서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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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조선인물실록 - 역사적 인물들, 인간적으로 거들떠보기
이성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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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지금까지 배웠던 역사와 역사속 인물들에 대한 이미지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기존의 역사적인 시각이나 평가에 길들여진, 어느정도 정형화된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속의 위대한 인물들이나 성인들은 매번 우리의 기억속에서 출력될 때면 훌륭하고 도덕적인 사람들일 뿐이고, 주변에 해를 끼쳤던 인물은 매번 사악한 인물로 반복하여 기억될 뿐이고..... 역사에 기록되고, 때로는 각색되고 꾸며지기도 하고, 그러한 기록을 의심없이 다시 그대로 배우면서, 한 시대를 현실로 살았던 이들은 기록된대로 박제화되고, 생기를 잃고, 책에 기록된 이미지대로 기억되고, 세대를 이어 그러한 이미지가 이어지게 됩니다. 텔리비젼의 사극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 시각화된 이미지로 역사속의 인물들의 삶이 다시 그려진다고 할지라도, 그 안에서 이야기되는 것은 실제 한 인간의 현실적이고 생기발랄한 삶이라기보다는 역사속에서 이어져온 형상을 강화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장치로 꾸며져 있을 뿐,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물론 그런 것이 역사이고, 역사속에 기록된 사람들에 대한 우리 이해의 한계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문득 이 책을 잡고 읽다보면, 전통적인 역사해석의 틀을 뛰어넘어, 그러한 한계를 잠시 열어젖히고, 너무 진지하지도, 너무 열성적이지도 않은, 사람 냄새가 풀풀나는 역사속의 인물들을 만나는 듯 한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내 옆집 아저씨나, 윗층 가족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한 이야기들..... 저자는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을 역사책 속에서 데리고 나와 그런 식으로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비록 역사적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역사가 미처 말하지 못했던 여러 인물들의 생동감 있는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 역사의 넘버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성군 세종대왕이 며느리 문제와 아들들의 여성편력도 성군처럼 다루었을까? 역사책에서는 조용히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마도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을 부모없다는 부모로서의 정과 안타까움이 그러한 문제를 대할 때면 그의 내면에 가득하지 않았을는지..... 그러한 부모의 마음과 빗나간 자녀들의 행동을 요즈음 우리의 현실감 있는 언어로 읽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3대 악성이라고 기억되는 박연, 하지만 저자는 악성이라는 그의 이면에 가려져 있는 고위 공직자 박연의 모습을 드러내 이야기하면서 한 인간의 공직자로서의 성공과 실패, 타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것이 바로 역사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았던 삶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말하고 있지만, 여기에서의 느낌은 그러한 당연함을 넘어선 신선함과 자극이 있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바라고 있는 것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확인이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닌, 현실에 비춰서 역사속 인물들의 삶을 느껴본다는 것, 바로 그런 것이 아닐는지..... 그러한 저자의 의도는 열하일기의 박지원을 북경 친구 사귀기에 집착한 모습으로 그려내고,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의 신화를 깨뜨리고 진실을 드러 내는 면밀한 역사에 대한 고증에서도 드러난다고 하겠습니다. 역사가 그대로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서 미화되거나 왜곡되어 기록되고, 그것이 곧 진실이란 듯이 알려지게 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고, 그들의 삶 이면에 가려진 사실들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실상을 재구성해 내는 저자의 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포함하여 이 책에 담긴 19가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저자가 풀어내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는 역사라기보다는 세상을 살면서 겪었던 경험담이나 어딘가를 여행하고 돌아와서 들려주는 생생한 기행담처럼 느껴집니다..... 

 뭔가 진지하고 역사다운 것들을 바란다면 아마도 이 책을 읽는 것이 실망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역사의 다른 이면을 기대하거나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이해하는 것들에 대한 열린 마음이 있다면 저자가 보여준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역사적인 사실이나 인물들에 대한 이해를 위한 훌륭한 첫걸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듭니다. 이미 기존의 엽기 시리즈로 알려진 저자의 이력이 읽는 이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겠지만, 이러한 저자의 노력이나 열매로 나온 책들이 단지 역사에 대한 가벼운 농담거리 같은 책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훨씬 진지하고 통찰력있는 역사이해에 대한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재미있고, 신선한... 그리고 뒤따라오는 역사에 대한 진지함까지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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