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영성작가들, '하나님의 약속'을 말하다 기독교 영성작가 시리즈 2
존 R. 스토트. A.W. 토저 외 지음, 최은미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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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약속(언약)의 종교..... 다른 종교와 비교할 때 기독교의 특성을 나타내는 표현 중의 하나입니다. 언약과 그 언약의 성취가 곧 기독교의 역사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의 근간이 되는 그리스도와 구원에 대한 성경의 첫 언약은 창세기 3장 15절의 '여자의 후손'에 대한 언급에서 시작됩니다. 구약시대를 살펴볼 때도 하나님은 믿음의 조상들과 이스라엘 민족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언약을 상기시켰고, 또한 갱신하기도 하십니다. 그리고 더욱 극적인 반전은 예수님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이스라엘 안에 머물렀던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서 모든 인류의 구원자로서의 메시지를 지니기 시작하였으니까요. 그리고 현대 기독교의 기반은 바로 약속되었던 메시야의 출현과 그가 남긴 여러 약속의 말씀과 재림의 약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믿는 이들이 자신의 앞날을 두려워하지 않고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 것도, 눈앞의 어려움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것도, 과거의 잘못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함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성경속에 반복되어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말씀과 그 말씀을 신실하게 지키는 하나님의 성품에 근거를 둔 약속들에 대한 믿음 때문이겠지요..... 이 책은 그러한 신앙의 바탕이 되는 하나님과 예수님의 약속에 대한 영성작가들의 글모음집입니다. 보는 눈과 듣는 귀가 열린 이들이기에 한층 깊이  있고 넓은 말씀의 묵상을 기대할 수 있고, 같은 말씀을 여러 작가들이 자신의 신앙과 관점으로 묵상한 부분들이 있어서 흥미로움을 더해주는 부분도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의 눈을 넓혀주는 기회가 될 수 있겠지요.....

 이 책은 유명한 영성 작가들 - 존 파이퍼, 맥스 루케이도, 스탠리 존스, 디트리히 본회퍼, 헨리 나우웬, 마틴 로이드 존스, 존 스토트, 마르틴 루터, 앤드류 머레이, 워렌 W. 위어스비, D.L. 무디, C.H. 스펄전, 프란시스 A. 쉐퍼, 성 어거스틴 등 -의 성경에 언급된 약속의 말씀에 대한 묵상이나 설교 등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 대하면서도 매번 밋밋하게 넘어가던 약속의 말씀들에 담긴 의미를 새롭게 보고 알고 깨닫게 해주는 글들이라는 생각입니다. 어느 순간 익숙한 성경구절이 되어 매번 볼 때마다 동일한 감정과 방식으로 이해하던 말씀을, 더 넓고 깊은 시각으로 다시 묵상하게 하곤 합니다. 차가워지고 밋밋해진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고 활기를 불어넣는다고 할까요..... 또한 여러 주제별로 -예를 들면 주님의 탄생, 삶, 죽음, 부활에 대해서. 구원, 용서, 믿는 자의 삶, 두려움과 염려의 떄, 고난의 때, 시험의 때, 인도가 필요할 때, 다시 오심, 천국 등- 묶여 있어서 우리 각자의 상황에 맞는 곳을 펼쳐 읽는다면 훨씬 진지하고 은혜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각각의 글들이 한페이지 정도라는 면이 여전히 갈증을 느끼게 하는 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또한 우리가 짧은 시간들을 이용하여 읽고 묵상할 수 있는 책을 원한다면 단점이라기보다는 장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각자가 마음에 깊게 새기는 은혜스러운 말씀들이 하나, 둘 쯤은 생기게 됩니다. 각자에게는 그 말씀이 바로 자신의 신앙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이라는 의미가 깃들어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보살핌과 구원과 동행과 위로 등의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각자의 마음속에 담겨 있겠지요. 모두가 이 책을 통해서 그런 우리 마음속의 은혜로운 말씀을 하나에서 둘로, 그리고 둘에서 셋으로..... 풍성하게 더할 수 있는 그런 읽고 묵상하는 시간들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The LORD is my shepherd, I shall not be in 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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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수사 이야기
마크 베네케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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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드라마 <CSI> 시리즈에서, 사건을 기가 막히게 해결해 가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감탄사가 흘러 나올 때가 있습니다. 살인과 관련된 사건을 여러가지 정황과 증거물들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통해 범인을 색출해 내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고문이나 윽박지르기의 거친 수사를 거치지 않고서도 완벽하게 범죄를 증명해 내는 모습이 경탄스럽게까지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드라마니까 극적인 요소를 더 극대화하고 덮고 싶은 부분은 슬쩍 넘어간 면이 있겠지만, 범죄의 경계에 있는 까칠한 사람들에게는 두고두고 두려움을 느끼게 할 만한 내용들이기도 하겠다는 조금은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이 책도 제목을 처음 접하면서, 드라마 속에 나오던 CSI 요원들의 깔끔하고 단정하면서도, 완벽하고 멋지게 문제를 해결하던 모습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런 흥미와 재미를 지닌 멋진 이야기로 통쾌하게 범죄를 해결해 가는 모습을 기대하였습니다. 하지만.....

 책의 처음은 끝까지 읽어내기에는 조금은 역겨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물론 내용 자체가 역겹다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의 <CSI> 시리즈에서 보아왔던 기가 막힌 솜씨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이지만, 저자가 1부에서 말하는 그런 문제해결의 열쇠들은 가까이 하고 눈으로 보며 이야기하기에는 속을 메스껍게 만드는 것들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구더기와 파리, 바퀴벌레와 거미, 송장벌레와 달팽이 등의 곤충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행히 흑백사진으로 실리기는 했지만,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실린 다양한 사진이나 그림들은 보통 사람들이 아무 감정의 흘들림없이 보기에는 조금 과한 사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기에 훨씬 현실적이고, 범죄 생물학 또는 곤충 법의학이라는 내용에 충실한 책이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1부에서는 바로 여러가지 곤충이나 구더기 등을 통해서 사체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 -사인에서 부터 시작하여, 어떤 상태로 죽은 것인지, 얼마나 오랫동안 버려졌는지, 그 자리에서 죽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옮겨진 것인지 등-를 얻어내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내었던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낯설고 생소한 분야이고, 내용에 등장하는 여러 해결사들의 모습이 친근하거나 사랑스럽지는 못하지만, 자못 흥미스러운 내용인 것도 사실입니다.

 2부는 범죄와 관련된 DNA 분석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이제 일반인에게도 기본적인 지식 중의 하나이지만, 이에 대한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이 담겨 있습니다. 즉 DNA 분석의 여러 방식과 장단점에서 시작하여, 검사 결과의 해석과 그에 대한 이해, 사건 해결에 사용된 실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모계나 부계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mtDNA와 Y 염색체에 대한 설명과 이것들의 이용법에 대한 내용도 실려 있습니다. 단순하게 그리고 막연히 알고 있는 DNA 검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정확히 할 만한 내용들입니다. 또 한가지 관심이 가는 부분은 범죄자나 기타 그에 합당한 이유로 데이타 베이스화 되는 사람들의 DNA 분석자료들의 악용 가능성에 대한 저자가 태도에 관한 것입니다. 저자는 강한 어조로 그러한 악용을 가능하지 않다고 부인하고 있는데, 이유인즉슨 범죄자의 신원확인을 위해서 사용되는 유전자 감식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 최근에 완성된 DNA 지도라는 의미에서의- 부호화 된 DNA에 대한 연구가 아니라 '부호화 하지 않은 영역'에 대한 연구이기에, 유전자 주인의 신원확인 외에는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에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면에  대한 것은 많은 논의와 고민이 필요한 것이지만, 저자가 말하는 이론적인 면에서의 그러한 악용 가능성의 부인은 타당한 면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3부는 히틀러의 독일 치하에서 활개를 쳤던 범죄 생물학의 어두운 면에 대한 반론의 글들입니다. 인종의 우월과 인종 개량의 미명하에 유대인의 대학살이라는 비극의 씨앗을 잉태하고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반복하여 재생산했던 범죄 생물학의 헛점과 신중하지 못함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조상들에게로 이어지는 아픈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라고 할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과학 수사대(CSI)라는 말도 최근의 미국 드라마를 통해서 우리 귀에 익숙해진 것이지만, 이젠 낯설지 않은 용어입니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범죄 생물학이라는 분야는 비록 유전자 분석이라는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낯설고 아직까지도 우리에게는 설익은 분야인 것만을 확실한 것 같습니다. 특히 1부에서 말하는 시신에 기생하는 여러 곤충들을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기법에 대한 것은 의외의 내용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그런 류의 책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세상의 모르던 영역으로의 관심과 흥미를 조금 더 넓힐 수 있도록 호기심을 자극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막연히 알거나 오해하고 있었던 범죄에 이용되는 유전자 감식에 대한 바른 지식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내겐 뿌듯한 기쁨을 주는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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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3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3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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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의 황량한 대지를 거닐면서 무수한 정보를 지구에 전송해 주고 있는 무인 탐사선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아직 살아 있다'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처럼 꿈을 꾸지도 말을 하지도 못하는 한갖 고철덩어리에 불과하지만, 그 탐사선이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며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은 .....

 Homoartex. 잘난 사람들이 받는 노벨상..... 배꼽빠지게 기발하지만 자신의 연구에 진지하기까지 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 /  지저분한 항구의 이주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을 달래던 더럽고 음탕한 춤, 탱고..... 하지만 이제는 성공한 사람들의 즐겁고 유쾌한 춤, 탱고..... / 우리의 자랑스런 한글..... 배우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영어..... 매년 10개씩 사라지고 있는 인류의 유산인 멸종 언어들..... / 사람들로 붐지는 복합 상영관..... 하나씩 사라져가는 단관 극장들..... 그리고 하나 남은 단관 영화관 화양극장(드림시네마)의  마지막 불꽃, 20년전 입장료에 추억의 영화를..... / 어두움과 우울함..... <비틀쥬스>, <가위손>, <배트맨>..... 팀 버튼..... 삶의 대부분이 우울했던 소년..... / <은하 철도의 밤>..... -은하 철도 999, 철수, 메텔-..... '세상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지는 데 내 책이 분명 도움이 될거야'..... 희생하는 삶의 가치..... 미야자와 겐지..... / 한 쪽 눈을 잃고 사물의 본질을 간파하고 두 눈을 감고 우주를 보다..... 삼각형, 마름모, 사각형, 원은 같다. 도넛과 커피잔은 같지만 축구공과 도넛은 다르다..... 중요한 것은 '연결된 방식'..... 레온하르트 오일러..... / '가격은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벌어들이는 것입니다'..... 가치투자..... 재산의 상속보다는 돈을 벌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 미국의 정신..... 워렌 버핏..... / '울고 싶을 때면 우는 대신 차라리 울고 있는 내 모습을 그렸다'..... 사고와 고통, 사랑과 혁명, 그리고 배신..... 마지막 일기장의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페미니즘..... 부활..... 프리다 칼로.... / 느리고, 타기 불편하고, 냄새가 심하고, 이상하게 생긴 답답한 동물..... 하지만, 유일하게 거친 사막을 건널 수 있었던 동물.....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주면서도 오만하게 걸을 수 있는 것은 그들만이 알고 있는 100번째 신의 이름(?)..... 눈을 감고도 걸을 수 있는 낙타....

 Homoviolence. 왜 사람들은 비인간적인 명령도 맹목적으로 따르는지, 왜 정의롭지 못한 권력자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는지, 왜 평범한  사람들이 끔찍한 대량학살을 저지르는지 정말 알고 실었다.....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 복종실험..... 놀라운 결과..... '내가 왜 그런 무자비한 일을 했을까요?', '제 자신이 이해가 안 갑니다', '시켜서 한 것뿐이에요'...../ '어떤 외부 간섭도 배제한다...'..... 권력의 횡포와 이름 없는 시민들의 응원..... 동아투위, 비겁한 자 물러나도 용감한 자는 굳셉니다..... 그 후 15년..... 새로운 언론의 탄생, 한겨레 신문, '우리는 떨리는 감격으로 이 신문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는 ?...../ 물, 공공재?, 경제재?..... 물은 보통 공짜로 사용하곤 했지만, 이제는 유용한 상품이다..... 20세기의 블랙 골드 석유, 21세기의 블루 골드 물..... / 태평양 전쟁시절 강제 동원되었던 조선인의 주거지가 되었던 우토르..... 가해자 일본으로부터 돌아오는 것은 학교 폐쇄, 강제 지문 채취, 강제 조사 및 연행, 그리고 강제 퇴거..... 한국 정부보다 마음이 먼저 달려가는 한국의 시민들..... 5억여원의 성금..... '우리에게도 조국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 군번도 계급도 없었던 이들..... 그리고 이름마저도 남지 않은 이들.....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사람들..... 그 이름은 ?, 북파 공작원...../ 미완의 혁명..... 모든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꿈꾸어보지 않았을 뿐..... 인간 해방에의 꿈..... 68 혁명..... / 68년 멕시코 올림픽, 시상대에서 고개를 숙이고 오른손과 왼손을 치켜즌 두 흑인 선수..... 이기면 미국이 이긴 것이고, 지면 검둥이가 진 것?..... Olympic Project for Human Rights..... 누가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는가?..... / 보스니아 내전시 세르비아 군과 민병대에 의해 자행된 부녀자 집단강간..... 가해자는 선량한(?) 얼굴의 세르비아와 보스니아의 시민들..... 아무런 책임도 짊어지지 않고, 선량한 얼굴로 거리를 거닐고 있다!..... '엄마, 난 아빠 어디를 닮았어?', '넌 나를 닮았단다.'...... 영화 <그르바비차>...../ 다시 재현된 5.18 민주화 항쟁..... 1988년 마얀마, 랑군..... 2007년 양곤과 만들레이..... 다국적 기업들은 인권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외면당하는 버마의 봄, 한국은 그들을 이해해 줄 것인가?..... / 살기 위한 몸부림, 보이기 위한 치장(정화)..... 법과 인지상정(?)..... 삶을 죄어오는 법과 권력앞에 몸에 불을 붙인 떡볶이 아저씨..... '저도 살고 싶습니다'.....

 Homoethiques. 광우병..... / 두바이의 두얼굴..... / 강북 뉴타운 개발계획의 허와 실..... / 의료보험제도와 의료 양극화..... / 성매매 특별법과 성매매 여성들..... / 주민등록증과 그것마저 말소된 사람들..... / 영어 공용화와 경쟁력..... /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건..... / 변호사 조영래..... / 아시아의 슈바이처 이종욱....

 그리고,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겠지만.... 그 뒤를 채워야 할 사람들은 우리 모두가 아닐까요..... 열린 마음, 열린 가슴..... 함께 느끼고 가슴에 담아서 서로 소통하지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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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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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느끼는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즐거움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많은 이들에게서 대동소이하게 보이는 사실들도 있겠지만 사람마다 가지는 독특함이라는 특성이 그러한 다양성의 이유가 되겠지요. 노란 표지의 '지식 e'로 짧은 5분 동안의 방송이 허락하지 못했던 반복될 수 있는 여운을 안기며 가슴을 파고 들었던 '지식 e'가 이번에는 빨간 표지를 하고서 자신의 카메라 앵글로 들여다 본 세상에 깃든 희로애락에 대해서 들려 줍니다. '지식 e'가 느끼는 희로애락이란 어떤 빛깔을 지니고 있을지......  괜시리 프로그램의 주는 무게만큼이나 주제가 무겁게 느껴질려고 합니다.

 지식 e의 희(喜, gladness). 성공한 삶이라는 한가지의 가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삶을 피해, 윌든 호숫가의 오두막에서 자발적 가난의 풍요로움을 누린 헨리 데이빗 소로우를 통해 말하는 '단순하게 사는 법'. 자신의 존재감과 상실감의 결여를 채우고자 현대인이 숭배하는 명품의 '이름값'. 인간 관계를 견고하게 연결시켜주는 사회적 신호이자 질병과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힘까지도 지닌 인류의 방탄조끼로서의 웃음에 대한 이야기 '하하 호호 히히 깔깔'. 기쁠 때나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을 통해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치유의 효과를 통해 보는 '눈물의 선물'. 효율적인 수면과 적절한 낮잠을 통해 보는 수면의 경제학 '나에게 잠을 허하라'. 눈의 착시현상을 통해 들여다보는 인간의 한계와 이해를 담은 '눈의 착각'. 술 그리고 폭탄주에 얽힌 이야기 '술'. 컴퓨터 자판에서 스페이스바나 지키던 시련속의 엄지가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라는 통로를 통해 엄청난 힘을 가지고 돌아온 이야기 '엄지의 귀환'. 가수 박인희의 노래와 아버지의 실연과 아들의 실연이 얽힌 '유행가'. 보이저 호에 잡힌 작고 푸른 점 지구 - 그안에 지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니....-의 모습과 보이저 프로젝트 등의 외계인과 접촉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을 담은 '창백한 푸른 점'..... 지식 e가 말하는 기쁨입니다. 웃음이 담겨 있지만 열가지 이야기에 담긴 기쁨이나 웃음의 의미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의 뜨거움도  아마 제각각이겠지요.

 지식 e의 로(怒, indignation). 시사저널 사태를 담은 '기자'. 한미 FTA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그리고 광우병에 대한 '아무도 모른다'. 정치에서 정책을 빼고 인물과 지역에 기반을 주고 감정적인 자극을 덧씌워 정권을 창출하곤 하던 정치권에 대한 야유, '정당'. 제이미 올리버를 통해 정크푸드의 문제점과 학교 급식 개혁의 필요성을 열변하는 '웩, 우엑?'. 강제입원과 까다로운 퇴원 절차 등으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정신병원과 정신병 진단과정에 담긴 불합리성을 고발하는 '제정신으로 정신병원 들어가기'. 모든 이의 짐이 되어버린 치매노인과 현대판 고려장의 염려를 자아내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허와 실을 들춰 낸 '치매, 기억을 잃다'. 무어와 부시, 911 테러와 화씨 911 등의 내용을 통해 현실과 픽션의 혼란을 이야기하는 '픽션 vs 논픽션'. 이스라엘의 레바논 카나 폭격을 통해 말하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분쟁, 그 뒤에 가려진 힘없는 사람들의 피해, 그리고 미국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감싸기를 지적하는 '사람들'. 신화화된 가미카제의 이야기 뒤에 숨겨진 한 영혼의 진실한 외침과 끝나지 않은 일본의 군국주의적인 야욕을 말하는 '보내지 못한 편지'. 청계천의 강제철거 후에 옮긴 동대문 운동장에서마저 내몰릴 위기에 처한 힘없는 이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인사말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 뉴이어'..... 이상의 열가지 에피소드가 '지식 e'가 독자들에게 말하는 자신의 노여움입니다. 공감하는 이야기들이지만, 세상은 여전히 견고하게만 느껴진다고 말한다면 너무 나약한 모습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지식 e의 애(哀, melancholy). 번창하던 탄광촌의 영화를 뒤로 한 채, 이젠 모두에게 잊혀지져 버린 기차역 구절리와 탄광촌의 변신을 말하는 'Happy birthday to you'. 벗들과 할머니, 할아버지, 이웃들의 마음이 함께 오가며 담겨 있던 골목길에 대한 기억을 담은 '그 길'.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려는 성한 사람들을 막고, 자신들도 안전하게 지하철을 타게 해달라고 지하철을 막아선 시각장애인들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어느 퇴근길'. 어른들과 사회의 이기적인 꿈으로 인해 자신들의 삶을 담보 잡히고 허덕이는 초등생들의 고통의 소리 '대한민국에서 초딩으로서 산다는 것'. 3.1 운동과 4.19 혁명, 한일회담 반대시위와 6월 민주항쟁의 역사를 통해 직접 행동의 마당이 되었던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전태일의 삶과 죽음 그리고 꿈을 생각하게 하는 '하루'. 서식지를 잃고, 애완동물로 팔리고, 식용으로 밀렵되며 멸종되어가는 야생동물들의 암울한 미래를 말하는 '미니는 어디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남루한 일상을 사진기에 담으며 그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품고 사는 작가 최민식의 이야기 '길 위의 인생'.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강제동원으로 끌려가 포로감시원이 된 조선 사람들의 삶의 질곡과 애환을 담은 '나의 살던 고향은'. 한국에 와서 정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보통사람'..... 애처럽기도 하고 눈물이 날려고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우리의 과거와 현실에 담긴 슬픔들입니다. 하지만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지식 e의 락(樂, delight). 영국밴드 첨바왐바가 신자유주의와 대처리즘에 시원한 하이킥을 날린 이야기 '이상한 밴드의 이상한 댄스음악'. 즐거운(?) 불협화음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사람의 노력과 열정을 들려주는 '아버지의 아들, 찰스 아이브스'. 행동과 표정으로 모든 것을 말하고 표현했던 찰리 채플린의 이야기 '주도 면밀한 희대의 사기꾼'. 노래하는 기적 스티비 원더의 음악과 삶 'He is wonder'. 쿠바 혁명과 함께 숨어버렸던 쿠바 음악의 살아있음을 보여준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소박한 전설'. 시대를 너무 앞서간 비운의 천재,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삶과 작품세계에 대한 '렘브란트의 모델'. 김홍도와 신윤복, 그리고 우리의 풍속화에 대한 '화인열전'. 영원히 태극마크를 달고 42.195Km를 뛰고 결승점에 가슴을 들이댈 것만 같은 봉달이의 이야기 '2등 전문가 이봉주'. 듣는 이의 마음 속에 여백을 남겨 주었듯이 자신의 인생 나머지도 여백으로 남겨 버린 가수 김광석 '서른 즈음에'. 동화 속에 사는 어린이의 현실이 아닌 현실 속에 담겨있는 소재들로 동화를 쓴 영원한 어린이들의 동반자 권정생 선생의 삶과 꿈을 담은 '정생'..... 이 속에 담긴 즐거움은 단순한 것들이 아닌 듯 합니다. 눈물도 있고, 아쉬움도 있고, 가난과 고독과 배신도 함께 담겨 있는데, 그 안에 즐거워서 크게 노래할 만한 이유들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즐거움..... 우리 삶에만 한정시켜 생각한다면 훨씬 간단한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지식 e'의 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세상살이의 희로애락은 그러한 단순함을 조금만 뛰어넘어 주위를 살펴보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가끔 내 삶의 기쁨이 주변의 슬픔이 되고, 내 삶의 슬픔이 때론 주위에 기쁨을 선물할 수도 있는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희로애락이란 바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이란 것도 바로 그런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러한 것들 중에 힘겨운 것은 나누어지고, 좋은 것들은 함께 나눌만한 넉넉한 사회, 건강한 사회가 바로 우리 이웃, 우리 나라의 모습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깃든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실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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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사랑한 산
앨리스 맥레런 지음, 김동미 옮김, 최효애 그림 / 꽃삽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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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로만 이루어진 메마른 산. 어떤 식물도, 동물도, 새도, 벌레조차도 살지 못하는 외로운 산. 오로지 해와 달과 별과 구름, 그리고 비와 눈과 바람만이 스치고 지나가는 산. 누가 보아도 아무런 생명에의 기대를 가질 수 없는 모습입니다. 황량하고 거칠어서 외면당하고, 그러한 외면이 다시 황량함과 거친 모습으로 순환하는 그러한 산에 작은 새 한마리가 날아옵니다. 이름은 '조이'.... 산은 조이가 자신과 함께 머물기를 원하지만 이내 자신의 모습속에는 조이가 깃들만한 보금자리와 먹이들이 없음을 알게 됩니다. '여기서 살 수 없다면 언젠가 다시 와 줄 수 있겠니?'라는 산의 물음에 조이는 대답합니다. '.....그 동안 많은 산에서 쉬었지. 하지만 그 산들은 내가 오는지 가는지 관심조차 없었어. 꼭 다시 돌아올게. .....네겐 먹을 것이나 마실 것이 없으니 너랑은 몇 시간밖에 지낼 수가 없겠구나.' .... '몇 시간이라도 좋아. 너를 다시 볼 수만 있다면 난 정말 행복할 거야.' 조이는 산의 관심에 산을 위해서 봄마다 찾아 올 것을, 따뜻하게 인사를 하고, 그 위를 날아주고,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또 딸의 이름을 조이라고 짓고 자신이 죽는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조이가 영원히 산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합니다. 메마르고 외로운 산의 생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서로의 관심과 사랑으로 발전한 순간입니다.  '네가 나랑 같이 있으면 좋겠어. 하지만..... 돌아오기만 해도 난 기쁠거야.'

 백년이나 반복되는 조이의 방문..... 그리고 산은 매번 물어봅니다.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되겠니?' 조이나 언제나처럼 대답합니다. '미안하지만 안 돼. 내년에 또 올게.' 떠나는 조이를 보며 산은 가슴이 무너지고 메말랐던 곳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그 눈물은 개울을 이루고, 이제는 조이가 찾아와도 울기만 하고, 조이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고는 인사말과 함께 다시 날아가 버립니다. 산의 사랑은 간절하기만 한데, 아직도 일년의 몇시간만 살아있는 생물과 마주할 수 있을 뿐입니다.

 어느 해, 조이는 씨앗 하나를 물고 산을 방문합니다. 여전히 울고만 있는 산은 그 조그만 씨앗의 의미를 알지 못하지만, 여전히 잘 참아내고 있습니다. 씨앗이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리고 조그맣게 자라나기 시작하는 때도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산에 조이는 매년 씨앗을 날라오고, 나무가 자라고 곤충이 바람에 실려 나무들 사이에 머물게 됩니다. 이제는 산은 자신에게 무슨 변화가 생겼는지 알았겠지요. 그래서 이제는 기뻐서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조이에게 묻습니다.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되겠니?' 한결같은 조이의 대답은 '미안하지만 안 된단다. 내년에 다시 올께.'......

 시간이 지나고 이젠 산은 온갖 생물들이 깃들 수 있는 숲을 이루고, 먹을 것과 쉴 곳을 제공해 줍니다. 이젠 외롭고 황량함이 아니라 온갖 생명이 깃든 희망을 간직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이가 찾아 왔을 때..... 조이는 나뭇가지 하나를 물고 옵니다. 맨 처음 씨가 자란 나무에 나뭇가지를 내려놓은 조이는 말합니다. '..... 이제 너랑 영원히 함께 하려고 왔단다.'..... 

 사랑은 요란스러운 것도, 거창한 것도,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은 빨리 이루지 못해서 안달하는 것도,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토라지는 것도, 불쌍하다고 마냥 받아주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의 시작은 산이 조이에게 보였던 작은 관심과 같은 것일 수 있고, 조이와 같은 관심에 대한 정성스런 반응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은 그러한 처음 마음을 이어가며, 언제나 모든 것을 참고, 믿고, 바라며 견디는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사랑은 산과 같은 변함없는 관심과 자신의 마음을 여는 마음과 기다림, 그리고 조이와 같은 묵묵한 방문과 씨앗을 뿌리고 노래를 불러주는 것 안에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산에 번성한 모든 나무와 벌레와 짐승들, 그리고 조이와 산의 앞날에 담긴 희망이겠지요..... 또 중요한 것 하나는, 그러한 사랑의 씨앗이 나와 아이들과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온전히 담겨 있다는 것일지 않을까요..... 덧붙여, 이야기 속에 담긴 의미만큼이나 그림이 예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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