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설 1 황제내경 : 내경의 철학을 밝힌다 강설 황제내경 1
유장림 지음, 조남호 외 옮김 / 청홍(지상사)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양의 나라에서, 동양의 문화권에서, 동양 사람으로 살아가면서도 동양의 철학에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학문의 기초라고 해서 교양 필수 과목으로 서양철학사를 머리 싸매고 공부했으면서도, 동양 철학에 관해서는 무엇을 배웠나 아무리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봐도 희미한 윤곽조차 그려지지 않는다. 만일 서양 사람들이 "동양의 철학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본다면 막막할 것 같다. 

뜬금없이 동양 철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우연히 청홍의 <황제내경(黃帝內經)>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이다. 흔히 줄여서 <내경(內經)>이라고 부르는 <황제내경(黃帝內經)>은 가장 오래된 중국 의학서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청홍이 <강설 1>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출간한 <황제내경(黃帝內經)>은 ’내경의 철학을 밝힌다’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동안 의학서적으로 알고 있던 <황제내경(黃帝內經)>이 사실은 고대의 중요한 철학 저작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의학적 내용말고도 상당히 많은 편에 당시 철학의 영역에 속하는 중요한 주제가 서술되어 있다.

<황제내경(黃帝內經)>은 의학오경()의 하나이다. 책의 제1장은 내경의 형성 연대를 살피는데, 중국 신화의 인물인 황제와 그의 신하이며 천하의 명의인 기백()과의 의술에 관한 토론을 기록한 것이라 전해지는데, 책으로 만들어진 것은 진한()시대에 황제의 이름에 가탁()하여 저작한 것 같다. 청홍이 발간한 <황제내경(黃帝內經)>은 <황제내경(黃帝內經)> 전문을 번역한 책이 아니라, <황제내경(黃帝內經)>에 관한 ’분석과 해설’의 책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중국 철학사상의 중요한 개념인 기(氣), 음양(陰陽)론, 오행(五行)과 체계이론, 형(形)과 신(神), 천(天)과 인(人), 방법론으로 본 장상(藏象)으로 나누어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철학을 설명한다. 내용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꼼꼼이 읽다 보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의 출처도 찾을 수 있어 흥미롭니다. 놀라운 것은 고대 중국의 과학자들이 세계를 인식하는 독창적 사유 방법이다. 

<내경(內經)> 철학의 특징은 네 가지로 정리된다. 사람을 철학의 중심에 놓았다는 것, 우주의 통일성을 강조했다는 것, 사물의 기능, 구조와 평형을 중시했다는 것, 그리고 일부 철학범주는 의학 등 자연 과학의 중요한 범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한의학은 사람이 자연의 산물이고 자연계와 상통하며, 통일된 본질과 규칙이 있다고 본다. "순리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연상시키는 사고 방식이다. 이러한 철학적 바탕에서 의학의 기본 원리가 생성되는데, 사람과 질병을 설명하자면 자연계 전체를 연구하고, 사람과 자연계의 관계를 연구해야 한다. 이렇게 인체의 생리, 병리에 대한 탐구와 자연관에 관련된 이론을 같이 통일시켜야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한의학은 인체를 전체 자연계의 일부분으로 간주하고, 바로 그러한 시각에서 병의 근원을 치료하는 원리를 찾아낸다. 한의학은 철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의학이 만나 이루어진 학문인 것이다.

이 책의 추천인인 임응추 교수는 "한의학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하고 있다. 이 책은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의학을 재구성함으로써 한의학이 철학에서 출발한 의료 과학임을 밝힌다. 그러면서 과학에서 출발한 한의학이 어떻게 인체에 관한 하나의 과학이론으로 성립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 철학이 과학을 앞설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요한 또다른 특징은 한의학을 철학적 측면과 더불어 방법론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연구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요한 이론적 구조는 시스템론이다. 시스템론은 인체나 사회를 자연과학적인 기초 위에서 그것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큰 유기체라는 큰 틀로 해석하는 것이다. 체계론을 응용하면 대상이 총체적으로 지니는 특수한 법칙을 파악할 수 있는데, 고대 초기의 체계론을 공부하는 재미가 있다.

동양의학인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근본적 차이는 철학적 사고에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연(우주)과 인체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접근방식과 풀이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다. 한의학 전공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동양철학의 근원과 초기 방법론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독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철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의학과 관계 없이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톰소여 비행 클럽 - 판타스틱 청춘 질주 사기극
하라다 무네노리 지음, 임희선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수업 시간에 책상 밑으로 몰래 펼쳐 두고 읽었던 그때 그 시절의 책처럼,
그렇게 몰래 읽어야 할 것만 같은 소설이다. 
심지어 귀 밑 아래로 머리카락을 4cm 이상 길러서는 '안 되는' 나의 청소년기가 무색하게도,
<톰소여 비행 클럽> 안에서는 청소년들이 하지 말아야 할 모든 금기가 일상으로 버무려진다.
엄마에게 반항하기, 오락실 출입(시대 착오적인 금기인 것 같지만), 
수업(학원) 땡땡이, 여기까지는 그래도 명색이 질풍노도의 시기이니 귀엽게 봐줄만 하다.
모텔 출입, 소매치기, 도청, 마약, 대학입학 입시문제를 빼내려는 입시 부정까지
그들의 일탈은 범죄 수준에 이른다.

그러나 <톰소여 비행 클럽>은 사회 고발 소설이 아니다. 
그러니 지나친 문제의식을 가지고 분석적으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입시'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앞에 두고 
질식할 것만 같은 현실과 불안한 미래의 중압감에서 탈출하고자 전심전력으로 분투하는
청춘의 용감무쌍하고 흥미진진한 도발에 가담하여 함께 질주해 보는 거다.
책도 스스로 '판타스틱 청춘 질주 사기극'이라고 이름 붙이고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나도 '판타스틱' 하게 이들의 이야기를 '즐겼다.'

천부적인 손가락의 감각을 '약간' 사용하여 소매치기로 용돈을 벌어 쓰는 '노무라 노부오',
허클베리 처럼 집이 있으나 집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수학'(별명),
순진한 것인지 발칙한 것인지 정의를 내리기 힘든 4차원 소녀 '가쿠치',
우연히 대입 문제지를 빼돌리려는 야쿠자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이들 셋은
위험천만한 작전에 돌입한다.
야쿠자가 입수한 문제지를 다시 빼돌려 최고 명문대에 진학하려는 꿈을 꾸며 말이다.

이 세 명의 청춘이 벌이는 범죄 행각에 동정심을 갖게 되는 것은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 남을 해치고자 함이 아니라, 
결국 스스로에게 상채기를 내는 그들의 무모한 몸짓이 애처롭기 때문이다.
여린 날개를 퍼덕이며 탈출구를 찾아 헤매는 이 어린 새들이
창공으로 멋지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길을 내주고 문을 활짝 열어주고 싶다.

너무 버거워서 빨리 소모해버리고 싶었던 청춘의 무게,
그 어떤 것도 전혀 사소하지 않아 앓고 또 앓아야 했던 청춘의 가슴,
숨막힐 듯 답답하고 불안했던 그 시절을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보낸 청춘의 벗,
그렇게 너무 뜨거워서 위태로웠던 나의 청춘에 대한 옛 기억이
<톰소여 비행 클럽>과 만나 하룻밤을 무한 속력으로 질주했다.
아무것도 분석하지 않고, 아무것도 문제 삼지 않고, 아무것도 비판하지 않고,
어떤 의미 부여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즐긴 것으로 마무리해야겠다. 
이제 막 시작된 그들의 봄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며,
뒤돌아보지 않으며 나는 가던 길을 열심히 마저 가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하마오 미노루 지음, 이민영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최근 '자녀'에 대한 두 가지 상반적인 태도가 목격된다. 
아예 낳지 않거나, 자녀에게 전부를 쏟아붓거나. 
저출산율도 세계 수준이고, 자녀에게 쏟아붓는 교육열도 세계 수준이다.
자녀에 대한 태도가 이렇게 극단적인 양상을 띄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 사회의 개인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좁은 소견으로는 자녀를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전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자녀 교육에 대한 연구와 관련 서적, 관련 세미나, 교육 프로그램도 급속도로 증가하는데
왜 자녀를 키우기가 '더욱' 힘들다고 느낄까?
우리 부모님 세대는 더 배운 것이 없고, 더 가진 없이 없을 때에도
자녀를 몇 명씩 낳아 키우셨는데 말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작동하고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자녀 양육과 교육에 대한 '부담감'이 갈수록 증가한다는 것이다.

좋은 엄마, 좋은 아빠가 되고자 노력하는 부모라면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 법>이라는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44가지'라는 부제이다.
각종 심리상담 이론을 보고를 접할수록 절실하게 깨달아지는 것은
자녀에게 영어 단어, 수학 공식 하나 더 암기하도록 시키는 것보다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의 중요성이다.

살면서 경험한 바로도 그렇고, 이론적으로 학습한 바로도 그렇고,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내가 가진 한 가지 신념은 이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이 '먼저' 가르쳐주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나는 읽었다.
저자는 가장 먼저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정말 단절되었나?>를 질문한다.
그리고 이렇게 진단해준다.
"부모 자식 간의 단절은 그저 아이와의 단절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던 순수한 마음과 단절되었다는 뜻이 된다. 
즉, 우리는 내부의 동심과 단절되면서 아이와도 단절된 것이다."
이처럼 저자가 부모의 마음 상태를 먼저 점검해주고 있는 점이 신선하다.

이 책은 마치 부모의 자기계발서와 같은 인상을 주는데,
<’글의 꽃다발’을 갖고 있나?>라는 질문에서 더욱 그러한 확신이 생긴다.
저자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글을 발견하면 노트나 작은 카드에 적어 두라고 충고한다.
이런 글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며,
삶을 살아가면서 ’글의 꽃다발’을 많이 가질수록 
삶의 풍파에 쉽게 쓰러지지 않고, 넘어지지 않는 힘을 얻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자녀를 훈육하는 구체적인 지침도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동궁 시종으로서 천황, 황태자 나루히토 친왕,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 친왕, 기요코 내친왕 등을 모셨다고 한다.
매우 차분한 어조로 지혜롭고 현명한 부모의 삶을 전하는 저자에게
귀기울여 보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메가 포인트 경제학 - 글로벌 경제 위기의 해법을 제시한다
알프레드 박 지음 / 팜파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복잡계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사회학 특강’으로 진행된 수업을 통해 이 이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그때 <복잡계 개론>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책의 부제는 ’세상을 움직이는 숨겨진 질서 읽기’였다. 그 ’복잡계 이론’을 알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만한 경제학 서적이 나왔다. 바로 이 책 <오메가 포인트 경제학>이다. 이 책의 부제는 ’혼돈의 세계 경제에 숨어 있는 질서를 찾아라’이다.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종교인이라면 더욱 흥미를 가질만 하다. 아니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의 해법을 제시한다는 당찬 플랜카드를 내걸고 있는 <오메가 포인트 경제학>은 그 접근과 해석이 독특하다.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와 해법의 큰 그림을, 추천사를 통해 정리하면 이렇다. 

"현 금융 위기와 같은 복잡한 사회현상은 경제학적 지식만으로는 해결은 물론, 해석조차 어렵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 사회학, 그리고 경제학 간의 연계성을 논하며 포괄적인 시각에서 경제현상을 해석하고 있다. (...) 특히 사회경제와 윤리적 가치의 연결고리를 제시한 저자의 통찰력은 이 책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다"(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

"경제와 시장을 총체적으로 보지 않고 분리해서 보는 습관적인 시장 접근에서부터 투자의 오류가 시작된다. 이 측면에서 본다면 종종 역사적, 문화적, 지정학적 요소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론적으로 적용되는 전통 경제학이 현 경제 상황을 만족스럽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마크 파버, 마크 파버 그룹 대표).

21세기 사회는 혼돈으로 이루어진 사회이다. "단순히 경제가 복잡해졌다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포함하는 사회 매커니즘 자체가 본질적으로 복잡해졌다." 이 책은 바로 이 혼돈의 경제 안에 숨겨져 있는 ’본질’을 탐구하는 책이다. 드러나는 ’현상’이 아니라, 그러한 ’열매’의 원인이 되는 ’뿌리’를 밝혀 세계 경제의 ’본질’을 꿰뚫고자 한다. 

현상만을 다루는 1차원적 경제학만으로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과 한국 경제를 제대로 분석할 수 없다. 저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회윤리적 시각에서는 물론이고 사회경제적 시각에서 바라보아도 돈의 옳고 그름, 즉 돈의 ’사회적 효용’은 결국 개인의 의도, 동기 그리고 소비의 목적과 방법론에 의해 결정된다. (...) 한 사람의 속마음을 보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면 수많은 사람들의 속마음이 어우러져 구현되는 경제와 자본시장의 본질을 보는 것이 쉬운 일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투자를 매우 단순하게 생각한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현상이다. (...) 외양만 갖춘 전문가들과 그들을 따르는 대중이 경제의 일시적 ’현상’에 이러저리 휘둘리는 동안 세계 경제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소수의 엘리트 집단은 미래와 현재를 잇는 차익 거래를 하나둘 차례차례 구축해나간다."

<오메가 포인트 경제학>은 경제현상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는 해법을 이렇게 제시한다. "경제현상의 ’본질’은 가장 기초적인 학문인 논리학에서 시작하여 수학, 물리학, 사회과학, 정통 경제학, 물리 경제학 순으로 전개되는 지식계층과 조화를 이루는 통섭적 접근에 의하여서만 만족스럽게 설명될 수 있다. 이 책의 주제인 <오메가 포인트>는 바로 그 질서를 주관하는 핵심 원리이자 원소를 의미한다."

<오메가 포인트 경제학>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금융 위기를 이렇게 진단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있는 금융 위기는 <혼돈이론>에 입각한 경제의 ’프랙탈 현상’과 <게임이론>에 입각한 ’절대 우월 전략’이 만나면서 빚어진 결과이다. 즉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물리적 현상과 ’눈으로 볼 수 없는’ 인간정신(심리)의 상호작용 결과인 것이다."

세계의 최고 지식인층은 ’정신’과 ’윤리’를 이해하기 위해 종교와 신학의 영역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저자의 증언이 흥미롭다. 어떤 독자들은 <오메가 포인트 경제학>이 가진 종교적인 색체에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세포 하나 하나로 분해하며 탐구하는 생물학적 접근만으로는 인간이 가진 정신의 위대함과 그 속성까지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심리학 이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응용하고 활용하는 현장이 바로 ’기업’이다. 그런 점에서, 경제 현상의 숨은 본질을 윤리와 가치를 연결고리로 하여 풀어내는 저자의 통찰력에 열린 마음으로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학 이론을 설명하는 용어들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경제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의 흐름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롭게 읽힐 것이다. 가장 고등한 진리 탐구 방법을 만난 듯 하다. 한마디로 신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린다 성경 : 절기 이야기 - 성경의 비밀을 푸는 절기이야기 열린다 성경
류모세 지음, 권혁승 감수 / 두란노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약 사복음서 중에 <요한복음>이 우리에게 없었다면 어떨까? 예수님의 공생애는 최소 6개월에서 1년으로 사역이 끝났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을 3년 반으로 알고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바로 '요한복음' 때문이다. 요한복음에 보면,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고 총 3회의 유월절이 언급되고 있다. 공관복음, 즉 마태, 마가, 누가가 전하는 복음서에는 유월절이 한 번밖에 언급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유월절'이라는 유대인의 절기가 예수님의 사역 기간을 증언해주는 강력한 증거가 되는 것이다. 만일 '유월절'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은 풀지 못한 수수께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성경> 책은 일반적인 책 읽기만으로는 그 깊은 의미를 다 헤아릴 수 없는 책이다. <성경>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책이 아니다. 성경은 이스라엘 땅을 배경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써 내려간 유대적인 책이다. 다시 말해, 특정한 민족의 특정한 역사를 배경으로 기록된 책이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과 언어와 문화라는 장벽이 존재한다. 해설과 자막이 필요한 드라마 '사극'처럼, 성경의 언어, 역사, 문화, 지리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성경이 전하는 메시지가 입체적으로 살아날 것이다. 
 
<열린다 성경> 시리즈는 성서 시대 유대인들의 문화적 장벽을 제거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그중 <열린다 성경>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인 ’절기 이야기’는 시간적 배경이 되는 ’절기’와 공간적 배경이 되는 ’성전’을 중심으로 요한복음의 스토리를 드라마 포맷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가 공감하듯이, 따분하고 지루한 성경 공부가 아니라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생동감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특별히 '절기'라는 키워드를 선택한 저자는 성경의 절기가 지닌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절기들은 단지 유대인들의 명절이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제정하신 ’여호와의 절기’이고 그 안에 하나님의 인류 구속의 계획들이 암호화 되어 있다."

<열린다 성경> 시리즈는 목차만 읽어도 집어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목차에서 제시하고 있는 질문이 상당히 흥미롭기 때문이다. 나는 주변 사역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을 하며 이 책을 읽었다. "최후의 만찬에서 베드로는 어디에 앉았을까?", "예수님의 부활과 관련된 절기는 무엇인가?", "시편 기자는 죄사함을 왜 동이 서에서 먼 것에 비유했을까?", "간음한 여인이 현장에서 잡혔을 때와 관련이 있는 절기는 무엇인가?", "예수님은 왜 소경에게 실로암 못에서 눈을 씻으라고 했을까?", "나사로가 죽었던 살아난 계절은 언제이며, 그 사건은 어떤 절기와 관련이 있을까?"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나사로가 죽었다 살아난 것이 겨울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죽은지 나흘이 되어 냄새가 난다'는 구절 때문에 이것이 여름에 일어난 일이라고 그저 막연하게 생각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왜 이틀을 더 지체하시고 나흘만에 나사로를 살려 내었는지, 그 문화적인 배경도 처음 알았다.

 

유대인의 절기는 그 기원이 하나님께 있다. 기념할 '날'을 정하시고, 그 절기에 대한 의미 부여를 하나님께서 직접하셨다는 말이다. 절기 속에 이렇게 깊은 구원의 계획과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데 그것을 여태 모르고 성경을 읽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온다. 요한복음을 적어도 수십 번은 읽었는데, <열린다 성경> '절기 이야기'를 통해 요한복음에 기록된 절기에 관한 어떤 성구는 마치 처음 읽는 듯 그렇게 생소할 수가 없다. 성경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캐어도 캐어도 다 캐낼 수 없는 보화가 가득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도, 마치 이제는 다 아는 내용이라는 듯이 무심하게 흘려 읽으며 그것을 캐내는 데에 게을렀던 나의 교만을 회개한다.


이 책은 목회자를 상당히 긴장시킨다. 입체적이고 역동적으로 성경을 가르치고 전하고자 하는 목회자라면 이 책을 읽고 흥분하며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누구보다 먼저 목회자가 읽기를 권한다. 동역자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며, 나도 곧바로 다른 시리즈를 읽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