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양장) -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 이야기
설흔 지음 / 창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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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처음 개설한 인문학 강좌에 80여명 가까운 수강생이 꼬박 3시간동안 미동도 하지 않고 열심히 듣고 있다. 요즘 조선후기 사상사를 다루면서 박제가, 이덕무편 강의가 있었고 다음주엔 고미숙의 박지원 강의와 채운의 이옥편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기대되는 강의는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적극 추천한 채운의 이옥에 대한 강의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는 정조의 문체반정으로 화를 입어 평생 떠돌면서 지낸 이옥과 김려의 이야기로 김려가 화자인 역사소설이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 놓고는 정리가 끝나자마자 대출해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이옥과 김려의 아름다운 우정이야기와 그들의 주옥같은 글이 중간중간 실려 있고, 그 시대의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룬 이 소설은 참 따뜻하다. 자신때문에 친구의 인생까지 망쳤다는 죄책감으로 김려의 유배지였던 부령과 진해를 찾아가 삶의 흔적들을 더듬으며 죄를 조금아나마 덜고자 애썼던 이옥의 우정을 읽는 대목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또한 일개 성균관 유생이었던 이옥과 김려의 글이 소설 문체라는 이유만으로 평생을 옥죄었던 정조의 편파적인 시각과 시대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 지금 읽어도 이해하기 쉬우며, 소리내어 읽다보면 글속의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살아있는 글인데.....

내가 더부살이하는 점사는 저자에서 가깝다. 매달 2일과 7일이 들어가는 날에는 저자의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온다. (......) 12월 27일은 장이 서는 날이다. 나는 대단히 심심해서, 문구멍을 통해 바깥 저자의 광경을 엿보았다. 소와 송아지를 몰고 오는 자, 두 마리 소를 끌고 오는 자, 닭을 안고 오는 자, 문어를 끌고 오는 자, 돼지의 네 다리를 묶어서 매고 오는 자, 청어를 묶어서 오는 자, 청어를 엮어서 늘어뜨려 가져오는 자, 북어를 안고 오는 자, 대구를 가져오는 자, 북어를 안고 대구나 혹문어를 가지고 오는 자, 담배풀을 끼고 오는 자, 땔나무와 섶을 메고 오는 자, 누룩을 짊어지거나 혹 이고 오는 자, 쌀 주머니를 메고 오는 자, 곶감을 끼고 오는 자, 한 권의 종이를 끼고 오는 자, 접은 종이를 손에 들고 오는 자, 대광주리에 순무를 담고 오는 자, 짚신을 늘어뜨려 들고 오는 자, 새끼로 꼰 신발을 들고 오는 자, 큰 베를 끌고 오는 자, 목면포를 묶어서 휘두르며 오는 자, 자기를 끌어안고 오는 자, 분과 시루를 짊어지고 오는 자, 자리를 겨드랑이에 끼고 오는 자, 나무로 돼지고기를 꿰어 가지고 오는 자, 오른손으로 엿과 떡을 움켜쥐고 먹는 아이를 업고 오는 자, 오른손으로 엿과 떡을 움켜쥐고 먹는 아이를 업고 오는 자, 병 주둥이를 묶어서 허리에 차고 오는 자, 물건을 짚으로 묶어서 가져오는 자, 버드나무 광주리를 짊어지고 오는 자, 소쿠리를 이고 오는 자, 표주박에 두부를 담아서 오는 자, 주발에 술이나 국을 담아서 조심스럽게 오는 자가 있다.
      
                                                                                                                                    - 이옥의 市記 중에서 -   

 

갑진년도 저물어 한 해를 마치는 이옥은 시의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옛사람의 의로운 일을 삼가 본받아 글의 신의 영전에 고합니다. 글의 신이여! 내 그대를 저버린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젖니를 갈기 전부터 글을 썼으니 그대와 벗한 지도 어느덧 이십이년이 되었습니다. 내 천성이 게으른 탓에 <서경>은 겨우 사백 번 읽었고, <시경>은 일백 번을 읽었습니다. <주역>은 삼십번을, <사서>는 오십 번을 읽었습니다. 내 성품이 <이소>를 가장 사랑했지만 일천번을 채우진 못했습니다...... 하나 빼놓지 않아도 읽은 서책이라야 수레 한대도 채우지 못할 분입니다. 그러니 입에서 내뱉는 말은 거칠고, 가슴에서 뽑아내는 생각은 졸렬하여 문인의 반열에 들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말입니다. 오늘날 세상을 내 일찍이 깊숙이 들여다 본 적이 있습니다. 박학으로 이름을 날리는 자를 만나 질문을 해 보면 독 속에 들어앉아 별을 세는 꼴이고, 글 잘 짓는다고 소문난 자의 글을 읽어보면 남의 글을 흉내내고 훔친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중략)

바라건대, 그대 글의 신은 나를 비루한 놈이라 여기지 말고 바보 같은 성품의 나를 한 번 더 도와서 예전의 습성을 씻어 버리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 비록 어리석기는 하나 새해부터는 조심해서 그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은 세모입니다. 내 감회가 절로 일어 붓꽃을 안주 삼아 들고 벼루 샘물을 술 삼아 길어 올립니다. 마음의 향기 한 글자가 실낱같이 가늘고 희게 타오릅니다. 글을 잡고 글의 신에게 고합니다. 신령은 와서 흠향하소서!

이옥의 아들 우태는 아버지의 글을 백성의 삶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엿보는 듯한 방관자적 입장을 취한다고 비판하지만 이옥은 정조의 끊임없는 탄합에도 자신의 스타일을 굽히지 않았던 강직함과 유머, 천재성을 겸비한 멋진 사람이다. 어느 문인은 이옥을 가르켜 "그의 시문에서는 기이한 생각과 감정이 마치 누에고치가 실을 토하듯, 샘물구멍에서 물이 용솟음치듯 흘러나온다"고 평가했다는 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멋지다는 표현을 즐겨 썼지만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이옥. 친구로 인해 10년 넘게 유배생활을 했지만 원망하기 보다는 천재성을 인정하고 이옥의 글을 모아 문집으로 간행한 김려의 우정이 아름답다. 요즘 태어났더라면 둘 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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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5-05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우' 사백 번... 헐~

맛있는 음식,은 뭘 드셨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멋있는 책 한 권은 확실히 읽으셨네요^ ^

세실 2011-05-06 06:31   좋아요 0 | URL
그쵸? 이덕무 만큼이나 다독가였네요. 그 시대 참 멋진 사람 많았어요.
나두 책만 보고 살았음 좋겠다~~~

보림이가 내일부터 시험기간이라 오늘은 잠깐 나가 점심만 먹고 들어왔습니다.
안심스테이크 먹었어요. ㅋㅋ
이 책 참 괜찮습니다. 역사소설로 최고예요~~

하늘바람 2011-05-05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궁금해서
보려고요
어린이날 잘 보내셨어요?
어린이날인데 시험기간인 보림이

세실 2011-05-06 23:21   좋아요 0 | URL
요책 술술 잘 읽히면서도 재미있답니다. 요즘 강추하고 있습니다.
그냥 점심만 먹고 들어왔습니다.
내일이면 끝나니까 이번주엔 좀 쉬어야 겠죠?
태은이랑 편안한 어린이날 보내셨죠.

순오기 2011-05-06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독서가였군요. 좋은 글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군요.
이옥과 김려의 우정도 부럽고요.

세실 2011-05-06 23:21   좋아요 0 | URL
네. 이덕무 못지않은 이옥이네요. 요즘 세상에 태어났더라면 환영받을 문체예요.
몇년을 앞선거야 대체.....
꼭 읽어보세요. 님도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섬사이 2011-05-06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이달의 주목신간 페이퍼에 올릴까 말까 망설였어요.
그러다가 결국 주목신간 페이퍼를 다시 수정했습니다. ^^
신간평가단 책으로 선정이 되든 안되든 어떻게든 읽어볼 책 중 한 권이군요.
세실님 쪽 도서관 인문학 강의, 정말 흥미진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박정수 선생님의 철학 강의가 거의 끝나갑니다.
마르크스 강의만 하나 남았어요.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

세실 2011-05-07 08:16   좋아요 0 | URL
올리길 잘하셨어요. ㅎㅎ
주옥같은 글들이 특히 아름다운 꽤 괜찮은 책이랍니다. 저 별다섯개는 거의 주지 않아요.
다음주 고미숙님, 그리고 채운님 강의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워낙 두분이 명강의로도 유명하시다네요. 오실래요? ㅎㅎ
마르크스라 수준 상당히 높으십니다. 벌써 끝나가는군요.
저흰 아직도...10월까지 계속된답니다.
지금까지는 거의 듣지 못했고, 이제부터 열심히 들으려고 합니다.
담당자임에도 쉽지 않아요. ㅠ

석란1 2011-05-07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서평단 모집에 신청했는데 떨어져서 사봐야 겠습니다. 관심을 확 끄는군요.^.^

세실 2011-05-07 08:16   좋아요 0 | URL
아 서평단도 모집했군요.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랍니다^*^
반가워요 석란1님!

마녀고양이 2011-05-09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이거 너무 좋네요.
인용글 읽는데, 화악 당겨요. 아 저두 인문학 강의 듣고 싶당. ㅠ
언니의 멋진 리뷰로 인해 바로 장바구니로 들어갔슴다. 이 책으로 인한 적립금이 들오면 절 생각하소서. 흐

세실 2011-05-09 20:31   좋아요 0 | URL
그쵸 이 책 참 괜찮아요. 아이들 학습지 샘, 과외샘 드리려고 2권 구입했답니다.
당분간 홍보에 열 올릴듯 해요. 이런걸 좀 알아줘야 하는데....ㅋㅋ
인문학강좌를 듣고 있어서 더 좋은가 봅니다.
채운님 강의는 녹음해 놓을까봐요. ㅋ

양철나무꾼 2011-05-10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쟁여놓고 있어요.
박제가와 이덕무도 그렇지만...고미숙의 박지원은 완전 멋지잖아요.
이옥을 채운님이요?

늘 님이 조금씩 부러웠는데...오늘은 완전 부러운걸요~^^

세실 2011-05-11 09:51   좋아요 0 | URL
아직 안읽으셨어요? ㅎㅎ 님이랑 코드가 참 잘 맞을거예요.
오늘 고미숙의 박지원 강의가 있답니다. 꼭 들을거예요.
녹음도 할까요? (사실 스마트폰으로 녹음하는거 잘 몰라용)

이따가 후기 올릴께요.
그냥 땡땡이치고 청주로 날아오세요. 맛난 점심도 사드릴께요. ㅋ

희망찬샘 2011-05-14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곧 생길 것 같아요.(서평도서 신청했거든요.) 책 다 읽고 서평 쓰고 다시 들어와서 세실님 글 읽어야겠어요. 아무 정보없이 책을 읽는 것도 커다란 즐거움을 주더라구요.

세실 2011-05-14 12:47   좋아요 0 | URL
아 요즘 강추하는 책입니다. 우리도서관 주부독서회 토론도서로도 선정했어요.
어떤 말들이 나올지 다음달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님도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리뷰 기대할께요^*^
 
멋지다 열일곱
한창욱 지음 / 예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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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열일곱>은 바이크 레이서를 좋아하는 고등학교 1학년 재하가 주인공인 성장소설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자기개발서의 느낌이 강하다. 자기개발서를 좋아하지 않지만 끝까지 읽어나간 이유는 주인공이 꿈을 향해 도전하는 구체적인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첫사랑 다연이를 만나기 전까지 재하의 유일한 꿈은 멋진 바이크를 자신의 능력으로 장만하는 것이다. 학교 성적은 바닥이고, 선생님께 인정받지 못하던 재하는 다연이의 독서토론 모임인 '드림 레이스' 가입을 권유받으면서 일곱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3%의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일곱가지 미션은 나의 일대기를 적어 보는 것, 중, 단기 계획을 세우는 것, 파워지수를 높이는 것, 시간을 관리하는 것, 인맥을 쌓는 것, 교양을 쌓는 것,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교양을 쌓는 여섯번째 미션으로 '고등학생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100권',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100곡', '월드 뮤직 100곡', '세계 100대 미술가', 한국 현대 미술가 100인', '세계 영화 100선'..... 으로 이루어진 목록이다. 공부 하면서 가끔은 책도 읽고, 음악도 읽고, 전시회도 가면 좋겠지. 책의 내용처럼 구체적인 꿈을 위해 미래에 내가 다닐 대학교를 방문하고, 최고급 호텔에서 정식을 먹어 보는 것도 동기유발에 도움이 되겠다.    

"인간의 능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무한한 능력을 얼마만큼 끄집어 내느냐에 따라서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는 걸 보면 말야. "예전에는 몰랐는데 미션을 하나씩 수행해 가면서 알았어. 내안에 나도 몰랐던 무한한 능력이 잠재되어 있다는 걸! 열정만 있으면 이 세상에 해내지 못할 일이 없는거 같아!" "열정에다 긍정적인 사고까지 겸비한다면 그야말로 무적이지! 긍정적인 사고는 흥부네 제비처럼 신념의 씨앗을 물어다 주거든. 그런데 막상 나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에 빠지게 되면 그게 잘 안 돼.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게 되고.... 모든 걸 팽개치고 나만의 동굴로 도망가고 싶어지기도 하고 말이야."
                                                                                                                           - 재하와 다연이의 대화중에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재하, 창수, 태훈의 우정도 빛이 난다.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아닌 win-win하는 친구가 주변에 있다면 꿈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이 덜 힘들듯 하다. 살아가면서 혼자 결정하기 힘들때, 감당하기 힘든 일이 생길때 우리는 누군가에게 나의 힘듦을 이야기할, 나아가 무언가 조언을 해줄 멘토를 원한다. 가족이 그 역할을 해주면 바람직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때 친구 혹은 선배, 선생님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나의 삶에 도움이 되어 줄, 나를 업그레이드 해 줄 누군가가 내 곁에 있다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재하에게 다연이와 다연이 삼촌이 있는 것처럼. 만약 아직 멘토가 없다면 지금부터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막연한 꿈을 꾸고 있는 청소년, 성적이 중간 정도의 의지가 약한 청소년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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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5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5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1-05-05 19:37   좋아요 0 | URL
그럼, 현실성이 있나없나 보림양에게 평가를 맡겨 보죠. ^^

세실 2011-05-05 21:15   좋아요 0 | URL
호호호 그러죠~~ 어제, 오늘 읽은 두 권의 책 보림이에게 추천했답니다.
엄마처럼 두 권 모두 금방 읽어야 할텐데...ㅋ

hnine 2011-05-05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교적 긍정적이고 밝게 끌어가는 구성이 돋보인다는 평을 듣고 궁금해져서 저도 언제부터인가 보관함에 담아놓고 아직 읽어보진 못한 책이랍니다.
멘토라는 말은 예전엔 참 흔하지 않던 말이었는데 요즘은 초등학생에서부터 성인까지, 멘토의 역할이 참 많이 강조되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일곱가지 미션, 정말 멋진 미션인데 현재의 열일곱 아이들이 실제 미션으로 삼고 있는 것과 얼마나 비슷할까 생각하니 한숨도 좀 나오고요. 에효~

세실 2011-05-05 17:22   좋아요 0 | URL
편안한 휴일 보내고 계시겠죠. 보림인 내일부터 시험이라 꼼짝없이 집에 있습니다.
점심 먹으러 잠깐 나갔었는데 초여름 날씨네요.

이 책 조금은 작위적인 글들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청소년이 읽으면 도움이 될듯해요. 보림이 시험 끝나면 읽게 하고 느낌 들어보려고 합니다. 제 느낌과는 사뭇 다르겠지요.
내년이면 열일곱이 되는 보림이(와우~), 이런 구체적인 미션을 실천하며 살았으면 좋겠네요. ㅎㅎ

순오기 2011-05-06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거 읽고 리뷰 써야 하는데...
우리 애들은 청소년을 위한 책은 절레절레 사절해서 읽을지 모르겠어요.ㅋㅋ

세실 2011-05-06 23:19   좋아요 0 | URL
읽기도 쉽고, 리뷰쓰기도 쉬운 책이랍니다.
정작 열일곱의 청소년들은 읽기 싫어하는 책읽까요? 내일 보림이 시험끝나면 ㅋㅋㅋ

마녀고양이 2011-05-0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인 100곡 하니 생각나는데,
제가 이번에 홈쇼핑 보다가 코알라의 책을 화악 질렀잖아요?
전기 관련 세트와, 고학년을 위한 웅진 소설 세트.
어마어마한 양인데, 과연 울 딸네미가 언제 읽을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안 그래도 읽을 것들과 할 일 쌓아놓고 절절 매는 중인데 말이죠.
차라리 제가 읽을까요?

세실 2011-05-09 20:36   좋아요 0 | URL
ㅎ 아이들 어릴땐 질러주는게 예의죠. 요즘 규환이도 세계명작 열심히 읽고 있답니다.
삼총사, 지킬박사와 하이드...요런거요.
전집은 좀 질리니까 낱권을 보여주는것이 좋을듯해요.
전 세계명작은 한번에 한권씩만 빌려다 줘요.
코알라랑 같이 읽으세요~~ '재밌다, 재밌다'를 연발하면서요.
 
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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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쓰지 않지만 참 괜찮은 사람...... 

진보.개혁 진영의 사람들은 예리한 비판에 능하죠. 그런데 비판을 너무 심하게 하면 비판을 받는 사람에겐 상처가 남습니다. 개인감정이 상하게 되면 상대방 말이 맞아도 같이하기 싫어지죠.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되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살려주면서 합의점을 찾는 식으로 작업해야 합니다. 진보.개혁 진영 내에서 벌어지는 논쟁들이 서로 할퀴는 논쟁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이 있기에 가슴이 아파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p.40

진보. 개혁 진영의 사람들은 매력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진보의 가치만이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도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보수라고 여기는 이들이 '저 사람 생각에 동의하진 않지만 저 사람 괜찮은 사람이야, 믿을 만해"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야죠. 이런 일을 진보, 개혁 진영의 사람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 친구, 지인들은 크게 네 가지 그룹으로 나뉩니다. 생각이 진보적이고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 생각은 진보적인데 인간적으로 싫은 사람, 생각은 보수적인데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 생각이 보수적이고 인간적으로도 싫은 사람입니다. 이념, 가치의 문제와 인간의 문제는 항상 잃지하지 않거든요. 과거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도덕적 우월감을 내비치거나, 상대방과 소통하기 보다는 가르치고 지시하려 한다면 좋아하는 사람이 없겠죠.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그 사람의 고민과 처지를 인정하면서 조금씩 소통하게 되면 서로 인간적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p.41-42 

다른 정치인들이 배워야 할 유시민의 강점 중 하나는 책으로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 아닐까요? 그가 가장 최근에 쓴 <청춘의 독서>를 읽어보면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죠. 정치권에서는 '싸가지' 없다는 말까지 듣지만 그 책을 읽으면 그의 지식과 지혜, 고뇌뿐 아니라 비전, 나아가 겸손까지 느껴지거든요. 지식정보화시대에는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면 마이크 잡고 짧게 감각적으로 말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권의 책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p.276 

넬슨 만델라가 인용하면서 유명해진 윌리엄 헨리의 시 <인빅투스>의 한 구절을 빌려 말하자면, 우리는 '정복되지 않는 영혼'을 가져야 합니다. 진보와 개혁의 길에서 순간 순간 고민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때는 록 밴드 '이글스'의 명곡 <데스페라도>의 다음과 같은 가사를 기억하십시오. "다이아몬드 여왕을 뽑지 말게나. 그녀는 가능한 때가 오면 당신을 때려눕힐 거야. 하트 여왕이 언제나 자네가 걸 최고의 패란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p.315

나는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의 매력은 세가지에서 나온다고 본다. 첫째는 그가 내세우는 가치다. 왜, 어떻게 세상을 바꾸려 하는지, 그 정치철학에 사람들이 끌려야 한다. 둘째는 그의 인간 됨됨이다. 살아온 길은 물론, 품성에 이르기까지 저 사람이라면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셋째는 권력의지다. 세상을 크게 한번 바꿔보겠다. 어떤 고난을 당하더라도 내가 앞장서겠다는 의지가 확실해야 한다. 그래야 지지자들이 따른다. p.31 

참고

Invictus / William Ernest Henley  (1849-1903)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It matters not how strait the gate,
How charged with punishments the scroll,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

굴하지 않는다

온 세상이 지옥처럼 캄캄하게
나를 엄습하는 밤 속에서
나는 어떤 신들에게든
내 굴하지 않는 영혼을 주심에 감사한다.

생활의 그악스러운 손아귀 속에서도
난 신음하거나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우연의 몽둥이에 맞아
머리에서 피가 줄줄 나도 숙이지는 않는다.

천국문이 아무리 좁아도,
저승명부가 형벌로 가득 차 있다 해도
나는 운명의 지배자요
내 영혼의 선장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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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4-24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구를 읽으니, 정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수백번 하면서도.. 계속 비실대고 있으니. 후아.
언니.. 시가 좋은데요.
내 영혼의 선장, 내 운명의 지배자라.. 힘을 내야겠어요. 언니두 좋은 한주!

세실 2011-04-24 16:42   좋아요 0 | URL
그렇죠. 님도 재밌게 읽으실 거예요.
리뷰를 쓰기엔 좀 그렇고, 읽으면서 괜찮았던 구절만 적어보았습니다.
조국교수 참 멋져요. ㅎㅎ
화이팅해요. 우리!

양철나무꾼 2011-04-26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진보가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좀 회의적이어서,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는 않았지만요...암튼~

영혼의 선장이 있다면 그를 따르고도 싶어지는 걸요~^^


세실 2011-04-26 22:56   좋아요 0 | URL
개혁의 대안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책 읽어보시면 님도 분명 조국교수 매력적으로 생각할거예요~~~ ㅎ

꿈꾸는섬 2011-04-27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어요. 리뷰는 못 썼지만요.
진보가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은 양철댁님과 같은 생각인 것 같아요.
그래도 멋지긴 멋져요.^^

세실 2011-05-01 15:07   좋아요 0 | URL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는 아니더라도 진보는 꼭 필요하죠.
진보는 저에게 늘 로망입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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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표지 그림 한가운데에 유난히 돋보이는 못생긴 여인이 서 있다.  화가 벨라스케스의 작품 <시녀들>이다. 원작에는 못생긴 여인을 부각시킨 느낌이 없는데 표지에는 유난히 그녀만 빛이 난다. 이 책의 제목인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이 그림을 보고 깊은 영감을 받아 만든 피아노곡 제목이기도 하다.  

표지가 시사하듯이 이 책에는 화자인 주인공과 평생을 사랑하게된 참으로 못생긴 그녀, 그리고 직장동료 요한이 나온다.

" 카레가 식을때까지 망연자실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처럼, 나는 그녀를 바라 보았다. 말하자면, 그때까지도 꽤 많은 못생긴 여자들을 봐왔지만 나는 그녀처럼 못생긴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 세기를 대표하는 미녀를 볼 때와 하나 차이 없이, 세기를 대표하는 추녀에게도 남자를 얼어붙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과연 그렇게 못생긴 여자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로 그녀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다. 상업계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백화점에 정식 직원으로 취업했지만 주차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그녀, 어릴때부터 들어온 '못난아, 재수없다 '라는 꼬리표는 열등감과 소심한 성격으로 변해갔다.
그런 그녀를 호기심으로, 연민으로 바라보던 주인공 '나'는 어느덧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는 사랑 뒤에 올지 모를 헤어짐이 두려워 떠나간다. 문득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오버랩된다. 윤여정은 이순재를 좋아하지만 죽음으로 홀로 남는 것이 두려워 사랑하는 마음을 평생 간직하고자 시골로 떠난다. 짧은 시간일수도 있지만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

어느 날 아침 알 수 있었습니다.  
저의 전부가... 보이지 않는 세포 하나하나까지... 당신을 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눈을 뜨고 바라보던 방안의 풍경과...흐트러진 이불이며, 그런 사소한 사물들과...베갯잇에 떨어진 몇올의 머리카락 마저도... 당신을 그리워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결국 매일 아침 당신이 보고 싶고... 당신을 떠나서는 살수 없는 여자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을 떠나왔습니다. 말도 안된다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많은 고민 끝에 저는 이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저는 당신이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중략)

그리고 감사합니다. 당신이 제게 준 빛이 있는 한... 이제 어떤 삶을 살아도 저는 행복할 수 있을 거예요. 매일 아침 당신을 보고싶어하는 여자에게서 도망친 것이 아니라...실은 이 길을 택함으로써 끝끝내 그녀를 보호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그러니까 저...정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 얘기를 꼭 전하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저는 당신을 보고 싶어할 것이고, 또 그런 할머니가 되어 행복한 표정으로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이런 얼굴로 태어난 여자지만 저의 마지막 얼굴은 당신으로 인해 행복한 얼굴일 거예요. 그리고 끝으로...꼭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한 번도 못한 말이고 다시는 못할 말이지만...부디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차곡차곡 이 말을 눌러 쓰면서 알았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인간만이 스스로를 사랑할 수도 있는 거라고... 저 역시 스스로 사랑하면서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안녕히 계시기 바랍니다.  

헤어짐뒤에 그녀가 주인공에게 보낸 편지는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평생을 음지에서 살았던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랑을 평생 간직하고 싶어하는 애틋한 마음이 참으로 안타깝다.      

소비 문화의 상징인 백화점이 주무대이지만 주차요원들이 주인공으로 소시민의 삶과 애환을 보여준다. '나'의 아버지가 유명 배우가 되었지만 못생긴 엄마와 자식을 부끄러워하는 일그러진 아버지의 모습, 가족에 대한 상처로 자살 미수를 하고 오랫동안 병원생활을 하는 요한, 그녀는 야만적이고 외모 지상주의가 심한 우리나라를 떠나 독일에서 평범하게 살며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해간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픈 상처를 보듬어주고, 찍어낸듯 똑같은 성형미인이 아닌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아름다움, 그리고 인생을 살아갈 힘을 얻는 참된 사랑의 가치를 강조한다. 사랑함으로써 더욱 빛이 나고, 아름다워지는 사랑의 위대함이여! 내가 한없이 보잘것 없는 존재라고 느껴질 때 이 책을 읽으면 힘이 샘 솟을듯, 부끄러운 내가 아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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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4-19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주무시고 낼 마저 쓰셔요~
박민규 저도 읽었어요.
님이 읽고 해석하신 박민규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세실 2011-04-19 20:35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박민규 참 멋진 작가예요. 이제 쓰려고 합니다. ㅎ

오늘 서울 국립중앙도서관 출장 다녀왔어요. 따뜻한 봄 햇살과 기분 좋은 바람이 터미널에서 도서관까지 걷는 즐거움을 주었답니다. 특별강연도 좋았구요. ㅎ

꿈꾸는섬 2011-04-19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참 재밌게 읽었어요.^^

세실 2011-04-20 21:57   좋아요 0 | URL
아 님도 읽으셨군요. 궁중요리 배우시라, 아이들 키우시랴, 책 읽으시랴.....참 부지런 하십니다^*^

2011-04-21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1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4-2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참 좋게 읽었는데 호불호가 꽤 극명하게 나뉜 작품이어서 놀랐어요.
윤여정이 아니라 윤소정 씨가 출연한 거죠? 방금 이름 찾아보고 왔어요.^^ㅎㅎ

세실 2011-04-26 22:58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구나. 저도 괜찮았어요. 아주 아주 못생긴 여자라는 억지 설정이 조금 인위적이긴 하지만
분명 가능한 얘기잖아요.

그대를 사랑합니다. 윤소정씨요. ㅋㅋ
 
약해지지 마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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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때의 취미는 독서, 영화, 노래감상, 중년에는 일본 무용이었고, 현재는 시쓰기인 저자 시바타 도요. 그녀는 올해 백살이다. 허리가 아파 취미였던 일본 무용을 할 수 없게 되어 낙담했을때 아들의 권유에 의해 아흔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산케이 신문의 <아침의 시>에 입선했다는 그녀의 시는 참 곱다.

살아가는 힘//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하루하루/너무나도 사랑스러워//빰을 어루만지는 바람/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들//제각각 모두/나에게/살아갈 힘을/선물하네.

바람과 햇살이//툇마루에/걸터앉아/눈을 감으면/바람과 햇살이/몸은 괜찮아?/마당이라도 잠깐/걷는 게 어때?/살며시/말을 걸어옵니다//힘을 내야지/나는 마음속으로/대답하고/영차, 하며/일어섭니다.

약해지지마//있잖아, 불행하다고/한숨짓지 마//햇살과 산들바람은/한쪽 편만 들지 않아//꿈은/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나도 괴로운 일/많았지만/살아 있어 좋았어//너도 약해지지 마.

저금//난 말이지, 사람들이/친절을 베풀면/마음에 저금을 해둬//쓸쓸할 때면/그걸 꺼내/기운을 차리지//너도 지금부터/모아두렴/연금보다/좋단다.

화장//아들이 초등학생때/너희 엄마/참 예쁘시다/친구가 말했다고/기쁜 듯/얘기했던 적이 있어/그 후로 정성껏/아흔일곱 지금도/화장을 하지//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아흔이라는 나이에도 이처럼 소녀적 감성을 간직하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치 보너스로 사는 삶처럼 하루하루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이 시에 고스란히 베어있다. 현재 가진것에 만족하고, 사소한 일에도 기뻐하면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요즘 매사 불만이고, 신경질적인 내 맘을 들켜버렸다. 그리고 나의 걱정을 저멀리 달아나게 하는 기쁨을 주었다. 이 시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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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3-21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세실 님이 시바~ 할머니보다 행복한 나이잖아요. 아무리 신경질이 많아도 말입니다. ^^
시바~ 할머니는 진심으로 그렇게 부러워하실 걸요.

세실 2011-03-23 10:52   좋아요 0 | URL
호호호 아이들에게, 옆지기에게 있는대로 신경질을 부렸어요....
지금은 다행히 평상심을 찾았답니다.
시바 할머니는 저를 아직 어린애라고 생각하시겠죠? ㅋㅋ

양철나무꾼 2011-03-21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참 예쁘네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다시 소녀로 돌아가는 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바람과 햇살이 몸은 괜찮아?하고 물어준다는 발상도 그렇지만, 한쪽 편만 들지 않는다는 것도요.
마흔인 지금도 화장을 잘 안 하는데, 아흔일곱이 되면 달라질까요?^^

세실 2011-03-23 12:40   좋아요 0 | URL
그렇게 되나 봅니다. 그랬으면 좋겠어요. 다시 소녀로....호호호
작가의 맘이 참 예쁘죠?
혹시 알아요. 그땐 예쁘게 꽃단장 하실지...전 할꺼 같아용^*^

비로그인 2011-03-21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마치 제게 하는 말 같습니다.
왜인지 꽤 긍정적인 느낌의 시집일 것 같다는 생각인데요. 꼭 읽지 않아도 그 느낌을 알 것 같기도 하고요.

덕분에 긍정의 힘을 얻고 갑니다 ! ^^

세실 2011-03-23 16:44   좋아요 0 | URL
네 삶의 지혜를 터득하신 분 같으세요.
여기에 올린 시들은 제 마음에 감동을 준 시랍니다. 괜찮죠.
저도 이 시 읽으면서 긍정의 힘을 얻었답니다. 이신전심이세요^*^

프레이야 2011-03-2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딱 저에게 필요한 시들이네요.
특히, '저금'이 맘에 들어요.
즐겁게 한 주 시작해요, 우리.^^

세실 2011-03-23 16:4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구나. 힘 내세요. 프레이야님.
제가 베푸는 친절도 피드백이 되서 돌아올꺼 같아요.
이 시 읽으면서 그런 생각도 했답니다.
4월에 우리 만나요^*^

책가방 2011-03-2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먹는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걸 배우게 해 주네요.
세상을 초연하게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세실 2011-03-23 16:46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구나. 맞아요.
여유, 초연, 관조, 감사....이런 느낌이 들죠.
긍정의 힘 같아요.

잘잘라 2011-03-22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금」이라는 시, 정말 좋아요.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다른이가 베푼 친절..

세실 2011-03-23 16:47   좋아요 0 | URL
님도 좋으시구나.
맞아요. 친절을 받으면 오래 기억하고 꺼내보는 그 감사하는 마음. 힘들때 큰 도움이 될꺼 같아요.
이렇게 댓글 달아주는 님도 저에게는 큰 친절.
가끔 꺼내 읽으면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