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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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나이 17세, 신체 나이 80세, 누구보다 빨리 자라, 누구보다 아픈 아이 아름, 각종 합병증에 시달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아름에게 어느날 시련이 닥쳐오는데.....' 아름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TV 프로에 나온 영상의 첫 화면이다. <두근두근 내인생>은 열일곱살의 엄마, 아빠가 결혼을 해서 낳은 열일곱살의 아름이가 조로증에 걸려 80세가 되고, 병마와 싸우는 가족의 이야기다. 

어두운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내는 김애란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함에 웃기도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참 슬픈이야기다. 체육고등학교에 다니다 자퇴한 아빠와 예술고등학교 진학을 반대하는 가족에게 반항했던 엄마, 결혼을 하고 아름이를 낳고도 막노동을 전전하는 아빠가 신경쓰여 외할아버지는 스포츠용품 대리점을 차려주지만 빚만 잔뜩진채 망한다. 그 상황에서 아름이의 육체적 나이는 하루, 한달, 일년씩 가속도가 붙는다. 유일한 친구인 60세 장씨할아버지와 서로 의지하며 둘만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안타까움이 인다. 암치료를 받고 있는 이서하와 메일을 주고 받으며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서하는 가상의 인물로 소설가가 꿈인 30대 남자가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을 알게 되면서 아름이는 상처를 받는다.  

작가는 마치 시인처럼 함축된 의미의 글을 중간중간 그려넣고 있다. 아빠와 아름이의 대화에서 "네가 하지 말아야 할것은 미안해 하지 않는 거야.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 건 흔치 않는 일이니까....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 그러니까 너는 자라서 꼭 누군가의 슬픔이 되렴."

가족을 한단어로 표현한다면 '삶자체'라고 말하고 싶다. 외로울때, 기쁠때, 슬플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가족이니까, 지금 지치고 힘이 들어도 가족은 살아가는 힘이 되니까. 아름이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서로 의지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거다. 가족은. 이 책은 다 읽고 나서도 우울해지지 않아서, 비극이 아닌 희망이 보여서 좋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부는 것은 나무들이 제일 잘 안다. 먼저 알고 가지로 손을 흔들면 안도하고 계절이 뒤따라온다. 봄이 되고 싶은 봄. 여름이 하고 싶은 여름. 가을 혹은 겨울도 마찬가지다. 바람이 '봄'하기로 마음먹으면 나머지는 나무가 알아서 한다. 자연은 해마다 같은 문제지를 받고, 정답을 모르면서 정답을 쓴다. 계절을 계절이기에 하는 건 바람의 가장 좋은 습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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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7-11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인용하신 세줄을 비롯해서, 싯구 같기도 하고, 오랜 성찰이 담긴 듯 베껴두고 싶은 구절이 여기 저기 숨어 있었어요. 해마다 같은 문제지를 받고 정답을 모르면서 정답을 쓰는 것은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했답니다.

세실 2011-07-11 13:16   좋아요 0 | URL
언뜻 듣기에 김애란 작가가 시도 썼다죠?
전 이런 느낌 참 좋아요. 소설이면서 시적인 내음이 물씬 풍기는 책. 무언가 읽는 보람이 더 있잖아요.
정답을 모르면서 정답을 쓰는거....억지만 아니라면 그렇게 살아야죠 뭐. 맞아요. 우리의 삶이죠...

하늘바람 2011-07-1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슬플것같네요

세실 2011-07-11 13:17   좋아요 0 | URL
그렇게 슬프지도, 그렇게 어둡지도 않아요. 물론 눈물은 나지만 웃음도 난답니다.

2011-07-11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1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2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3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3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07-13 17:29   좋아요 0 | URL
ㅋㅋ 달려갑니다^*^

프레이야 2011-07-11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문 마지막 문장 짧지만 강하네요.
계절을 계절이게 하는 건 바람의 가장 좋은 습관.
나의 계절엔 지금 어떤 바람이 불어오고 또 지나가고 있는지...^^
이 책 요즘 인기가 대단하네요. 전 아직이지만.

세실 2011-07-12 09:21   좋아요 0 | URL
김애란 작가는 시인같은 포스가 느껴집니다. 전 이런 소설이 좋아요.
글안에 시가 들어있어 무언가 여운을 남기는 소설....

읽어보면 분명 좋아하실거예요.
언니 잠깐~~~

꿈꾸는섬 2011-07-15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사두고 아직도 못 읽고 쟁여두고 있어요. 얼른 읽고 싶네요.^^

세실 2011-07-16 09:25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좀 슬픈 내용이기는 하지만 마음이 쿨해지는 느낌이랄까. 통통 튑니다^*^

희망찬샘 2011-07-17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눈에 밟혀 오는 책이네요.

세실 2011-07-18 08:31   좋아요 0 | URL
호호호 그렇죠?
 
물려줄 게 없는 부모는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라 - 가난한 아빠 한희석이 만들어낸 아이들의 공부 기적
한희석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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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차상위 계층이다. 경제적 빈곤층 서열을 따지자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바로 다음인 2위에 해당한다. 성적으로 치면 뒤에서 두 번째. 그러니 나로 말하자면 이 시대 아빠중 가장 무능한 사람에 속한다. 내 직업은 작가다. 작가는 대표적인 비정규직이다. 물론 유명한 작가는 다르겠지만 그런 분들은 전체 작가중에서 1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9퍼센트는 나처럼 히트작 하나 없는 무명작가다." 프롤로그에 적혀있는 저자의 프로필이다. 이 책은 학창시절내내 사교육을 전혀 받아본 적 없는 딸을 고려대 경영학과에 수시로 합격시킨 아빠의 생생한 학습코칭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딸이 중학교 1학년때 받아온 36명중 27등이라는 성적표를 보고는 가난을 되물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저자는 직접 아이의 학습코칭을 담당한다. 아이와의 소통을 위해 아이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 언어를 사용하는 것, 아이들 먹거리 문화에 공감하고 거기에 철저히 동화되고자 떡볶이, 피자,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하니 정성이 놀랍다. 뉴욕대학에 다니는 조카가 알려준 공부비법인 수업시간에 선생님 설명 열심히 듣고 기록하기위해 선생님과 시선 맞추기, 선생님께 자주 찾아가 질문하기등 단순하지만 중요한 방법을 차근차근 익혀 간다. 신문 칼럼을 통해서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는 훈련을 터득하고, 방학을 이용해 인사동, 대학로, 음악회, 미술관등을 찾아다니며 예술에 대한 견문을 키워주는 노력도 했다. 무조건 큰소리로 말하는게 가장 중요한 영어공부법, 수학은 문제를 풀기전에 개념에 대한 이해부터 하기, 언어영역 정복의 왕도는 독서라는 단순 명쾌한 진리를 강조한다. 자녀가 중학교 3학년때부터 입시설명회에 꼭 참석하라고 조언한다.

칭찬도 연구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아이를 위해 함께 공부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물겹고 아름답다. 대학에 들어간 딸은 유학을 준비한다고 한다.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도 공부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지인들의 도움과 장학금의 혜택으로 길은 많다. 아이가 위축되지 않도록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것, 지치고 힘들때 힘이 되어주는 것, 진정한 부모의 몫이다. 글쓰는 것만으로는 살기 힘들어 막노동 일을 하면서도 세 아이의 멘토가 되어준 아빠의 힘은 참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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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7-04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의 한계는 참 많습니다.
읽고 제 자식에게 그대로 하려고 하면, 백에 백 모두 싸우죠. ㅎㅎ
왜냐면, 부모도 다르고 자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잘 맞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 정도죠.
그러니 애들 철들 7살 무렵이면 학교를 보내지 않겠어요? 잘 맞으면 홈스쿨링 하지.

세실 2011-07-05 09:40   좋아요 0 | URL
"안싸우면서 제가 우리 아이들 가르쳐 보겠습니다. 앞으로 1년후 기대하세요..."라고 말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ㅎ
푸하하 홈스쿨링. ㅋ 그게 그런 논리가 형성되는군요.

이번 기말고사에는 정말 손을 놓았습니다. 그냥 옆에서 있어주기만 했답니다. 전엔? 채점도 해주고, 잔소리도 하고요~~~

마녀고양이 2011-07-04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코알라가요, 스스로 많이 해서 요즘 너무 기특해요.
하라는 말 안 하고 그저 스케줄표 사주고, 학원 줄여주고, 네 맘대로 해라 했더니
스스로 잘 하더라구요..... 공부 아니더라도 뭘 하든지 혼자 판단해서 잘 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어요.

세실 2011-07-05 09:41   좋아요 0 | URL
오홋 역시 학원을 줄여야 하는구나....
스스로 하는게 가장 중요하죠.
저두 이번 기말고사엔 손 놓고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요. ㅎ

2011-07-04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5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5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5 11: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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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7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8 0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뜨거운 침묵 - 한 걸음 뒤에서 한 번 더!
백지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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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리쳐 외치지 않아도 세상이 나를 주목하게 하는 힘. 뜨거운 침묵은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가장 큰 울림으로 말하는 것이다. 간절할수록 천천히 하라. 설익은 말은 자칫 나를 망치는 함정이 되지만, 뜨거운 침묵은 결정적인 순간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함성이 될 것이다.” 『뜨거운 침묵』의 책날개에 적힌 이 글은 침묵의 중요함과 나를 온전하게 채우는  침묵의 지혜를 이야기 하고 있다. 입사 5개월 만에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동하다가 국내 최초 프리랜서 앵커를 선언하고 현재 <피플 인사이드>에서 게스트들과의 수준 높은 인터뷰쇼를 보여주는 백지연. 『뜨거운 침묵』은 소리치지 않아도 세상이 나를 돌아보게 하는 힘인 침묵에 대한 이야기와  인터뷰 내용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나를 온전하게 채우는 6가지 침묵의 지혜라는 소제목이 달려있는 두 번째 장에는 침묵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첫 번째 뜨거운 말은, 말이 가진 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말은 되새김질하듯 머릿속에서 한 문장씩 먼저 흘려보내고 그 다음에 입으로 내보내는 훈련을 몸에 익혀야 함을 강조한다. 앵커답게 진정성이 있는 스피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두 번째 뜨거운 생각은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은 변화할 수 있고, 변화하지 않는 사람은 변하지 못함이 아닌, 변할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그녀의 말에 공감한다. 소극적인 성격, 부정적인 성격도 책을 통해, 혹은 마인드 콘트롤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뜨거운 감정에서는 <난타>의 제작자 송승환을 인터뷰했을 때 “후배가 가끔 어려운 일을 갖고 오면 이런 조언을 해줘요. 야! 네가 지금 끌어안고 있는 고민이 내년 크리스마스에도 그렇게 힘들까? 라고 말이에요. 그러면 그 말이 그때의 문제를 털 때 큰 도움이 됐다고 나중에 후배들이 말하더군요.” 긍정적인 생각, 긍정적인 감정의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네 번째 뜨거운 표정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호감을 갖는 ‘왠지 기분이 좋게 만드는 사람’ 즉 보면 기분 좋은 사람, 편안한 사람, 여유 있어 보이는 사람, 무언가 플러그 기운이 있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한다. 피하고 싶은 사람보다는 무언가 다가오고 싶게 만드는 플러스 기운이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다섯 번째 뜨거운 관계는 비호감 5퍼센트의 사람에게 95퍼센트를 할애하기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말한다. 나도 20대에는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지만 지금은 나를 긍정적으로 기억해주는 사람들과 편안한 관계를 맺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여섯 번째 뜨거운 나는 내안의 진정한 나를 찾는 상처의 치유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자주 침묵하며, 나의 존재감을 찾고 상처를 녹이려 노력하는 것, 내 삶을 과거가 아닌 미래에 두는 것은 현명한 치유법이다.     

그녀의 책은 막연함이 아닌 구체적인 생각을 갖게 하며, 주먹을 불끈 쥐게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고개를 들 때, 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긍정의 힘과 비전을 제시해 준다. 말보다 위대한 힘을 발휘하는 침묵의 지혜를 통해 영롱한 빛이 나는 다이아몬드 자체가 되라고 말한다. 남보다 튀려고 애쓰거나 포장하기 보다는 그 자체로 빛나는 사람, 그 깊이로 빛나는 사람이 되는것, 내가 다이아몬드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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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6-26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리뷰 고마워요.
역시 살아가면서 점점 더 '깊이'가 중요해지네요.
비오는 주말 편안히 보내세요^^

세실 2011-06-26 13:42   좋아요 0 | URL
아 님 이렇게 연달아 두 권을 쓰고 싶지는 않았는데 원고 의뢰가 들어와서 정리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긍정의 힘은 참으로 중요해요.
마인드 콘트롤로 어느 정도는 치유가 가능하지요.
님도 편안한 주말 되세요^*^

꿈꾸는섬 2011-06-27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멋져요. 내가 다이아몬드가 되자.ㅎㅎ 저도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하네요.^^

세실 2011-06-27 23:32   좋아요 0 | URL
그쵸. 다이아몬드를 부러워하기 보다는 내가 스스로 빛이 나는 다이아몬드가 되요. 우리~~~

마녀고양이 2011-06-27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헙, 이 책 확 끌리는데요.
백지연 님의 책을 다시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이 책은 읽어봐야겠어요.
'특히 간절할수록 천천히 하라' 는 인용구가 마음에 가득 와닿아요.

세실 2011-06-27 23:36   좋아요 0 | URL
힘을 주는 책이예요. 단순한 자기개발서가 아닌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 주네요^*^
말을 아끼고 살아야겠다는 생각해요. 요즘.

비로그인 2011-06-27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에너지 넘치고 힘을 주는 세실님의 시선답습니다.

그런데 이 글씨체, 보면 볼수록 어릴적의 책들의 글씨체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막 중독될려고 하네요~

세실 2011-06-27 23:37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제가 좀 심하게 긍정적이죠^*^

호호호 그렇죠. 처음엔 이 글씨체 그저 그랬는데 눈에 익어서 그런지 편안하네요. ㅎㅎ
 
크리티컬 매스 - 1퍼센트 남겨두고 멈춘 그대에게
백지연 지음 / 알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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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그녀의 토크쇼인 <피플 인사이드>를 시청하는데 마지막 멘트에 "사랑하세요 그리고 많이 아세요(독서를 통한 앎, 지식)" 하던 그녀의 자신있고, 당당한 목소리에 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크리티컬 매스>는 인터뷰어 백지연이 안철수, 광고인 이제석, MCM 회장 김성주, 피아니스트 서혜경, 디자이너 폴 스미스, 팝 음악의 퀸시 존스등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 하면서 그들을 통해 알게 된 삶의 지혜를 다룬 에세이집이다. 

크리티컬 매스는 "내 안에 나만이 갖고 태어난 능력의 씨앗이 있다. 그 씨앗이 발아하고 꽃 피우기 위해서는 내 안의 온도가 15도에 이르러야만 한다. 바로 이 15도가 크리티컬 매스다. 나는  그 온도에 이르기 위해서 자가발전기를 돌려야 한다. 그것은 0도에서 시작한다 이것저것 해보며 발전기를 돌릴 능력을 찾는다. (중략) 15도에만 이르면, 폭발에 필요한 임계질량인 15도만 만들어내면 폭발할 수 있는데, 당신은 그 크리티컬 매스를 채우지 못해 주저앉고 만 것이다."

인터뷰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이 40세이고, 100명을 인터뷰한 그녀는 4천년의 지혜를 얻었다고 말한다. 한사람을 인터뷰하기 위해서 100권의 분량이 되는 자료를 모으고 연구한다고 하니 가히 그녀의 프로 근성이 놀랍기만 하다. 퀸시 존스와의 인터뷰에서 행복한 성공에 대해 묻는 질문에 " 행복한 성공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가장 중요한거 같아요. 왜냐하면 다 생각하기 나름이거든요.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른 겁니다.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생각을 바꾸면 말도 바꿀수 있어요. 정말 놀라운 일이죠. 그래서 이런말도 있습니다. 사람은 사랑, 즐거움, 삶 그리고 나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고. 그중에서도 즐거움, 즉 많이 웃는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유머감각은 아주 중요해요."

사람은 행복할땐 사소한 것에도 웃을 수 있는 긍정적인 사고가 생겨나지만 조금만 우울해도 부정적인 사고가 온 몸을 지배한다. 그러다 보면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고 행복과는 멀어지게 된다. 알면서도 쉽게 바뀌지 못하는 나약한 성격을 어느 정도 떨쳐내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타인의 이야기가 도움을 준다. 마치 이 책처럼! 
세상에 공짜는 없고, 죽을만큼 노력하라! 미칠만큼 사랑하면, 미칠만큼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들. 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나 자신을 믿고, 대화하고, 재해석하며,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노력하면 내 안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그녀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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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6-1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늘 명료하고 밝은 리뷰 잘 읽었어요.
백지연답게 똑똑한 내용 같아요.
정말 진정한 유머감각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겠죠.^^

세실 2011-06-19 22:0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신문글을 염두에 두고 쓰다 보니 대부분 밝은 리뷰가 됩니다.
원고없이 콕콕 짚어 인터뷰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인 사람이예요.
억지로라도 유머를 익히려고 합니다^*^

마녀고양이 2011-06-19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프야 언니 말처럼 정말 백지연 답군요.
그런데 '사랑하세요 그리고 많이 아세요'에서 아세요는 지식을 말하는건가요?
굉장히 독특한 멘트인데요....

아, 죽을만큼 노력하라.... 에구구. ㅠㅠ.
너무 더운 하루예요, 여름은 또 어찌 보내나 하는 걱정이 들어요, 건강하세요~

세실 2011-06-19 22:04   좋아요 0 | URL
네. 독서를 통한 지식을 말해요. 마지막 멘트가 참 인상적 이었답니다.
인터뷰내내 막힘없이 술술.....참 당당해요.

성공한 사람,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그래야 할꺼 같아요. 죽을만큼 노력하기.....
매실따러 나섰다가 그냥 돌아왔답니다. 무더운 하루였어요.

꿈꾸는섬 2011-06-20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명쾌한 리뷰에요. 백지연답다고 표현한 프레이야님 말씀 공감이요. 그걸 명쾌하게 쓴 세실님 어떤 책인가 궁금하게 만드시네요.^^

세실 2011-06-20 13:54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맞아요. 책 백지연스러워요.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ㅎ
실제 인터뷰한 내용들을 엮어 놓아서 그런지 흔한 자기 개발서랑은 달라요^*^

2011-06-20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2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2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2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6-2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백지연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늘...님의 서재에 들어오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구 마구 얻어가게 되는 거 같아요.
오늘도 통통 튀는 것이 참 경쾌해요~^^

세실 2011-06-22 09:12   좋아요 0 | URL
엥. 전 MBC 앵커인 백지연을 모른다고요? ㅎ. '잘'의 의미를 새겨듣겠습니다.
참 멋지게, 할 말 다하는, 삶을 주도적으로 사는 백지연. 그래서 전 그녀를 좋아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통통튀고 싶어요. ㅋㅋ

2011-06-22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2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6-22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지연은.. 이상하게 정이 안가요.
특히 말할때 모습이요. 그리고 말 안할 때 모습두요.
엥??? ^^

세실님은.. 이상하게 정이 가요.
특히 리뷰를 쓰실 때, 그리고 안 쓰실 때두요.
^^

세실 2011-06-23 09:11   좋아요 0 | URL
어머 그렇구나. 전 똑부러지는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라 맘에 들어요. 딸도 그렇게 컸으면 하는 바램도 있구요. ㅋㅋ

아웅 포피 포피 포핀스님^*^ 이리 예쁘게 말씀해주시면 더 사랑할 수 밖에 없어요. 메리포핀스님을요!!

같은하늘 2011-06-24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안녕하셨어요?
세실님의 이런 깔끔한 리뷰 너무 보고싶었어요.^^
저는 정말 오랜만에 서재 나들이중~~~

세실 2011-06-25 10:44   좋아요 0 | URL
아 같은하늘님 반갑습니다. 많이 바쁘셨나봐요.
칭찬 받으면 참 기분좋아요. 감사합니다.
자주 뵈어요^*^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의 창의성과 소통의 기술
박웅현, 강창래 지음 / 알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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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40분, 원하는 시간에 정확히 울려진 나의 알람은 나의 보물입니다.
그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나준 나의 몸은 나의 보물입니다.
그 몸을 수영장까지 데려다준 평범한 나의 차와
그 차의 창으로 잠깐 느낀 신선한 아침 공기는 나의 보물입니다.
뛰어들 때마다 저절로 "아, 좋다" 말하게 만드는 수영장의 찬물과
그 물을 헤칠 때 온몸으로 느껴지는 물살은 나의 보물입니다.
출근길 차 안에서 들은 파바로티의 목소리는 나의 보물이고
그 목소리의 선율을 만들었던 베르디라는 사람은 나의 보물입니다.
구름 사이로 내리비치는 햇살, 장마로 약간 불어난 중랑천의 물길, 
삭막한 시멘트 벽면을 부드럽게 덮어가는 담쟁이 넝굴의 부지런함,
그 담쟁이덩굴에서 볼 수 있는 총천연색 연두색의 향연,
천변에 아무렇게나 핀 노란 들꽃, 그 들꽃을 살짝살짝 흔드는 바람,
그 바람을 헤치는 자전거의 풍경, 그 위를 나는 이름 모를 새의 날개짓,
물새들이 가끔 보여주는 이륙과 착륙의 경이적인 몸짓,
거기에 간지러운듯 반응하는 개천 물의 흰 포말....
출근길에 만나는 이 모든 풍경은 나의 보물이고, 천천히 달리며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준 나의 보물이고, 천천히 달리며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준 교통 정체는 나의 보물입니다.
그 녹차와 함께 업무 모드로 바뀌는 나의 머리와
오늘 처리해야 할 열한 가지 일들은 모두 나의 보물입니다.
늘 그 자리에서 별문제 없이 내 명령을 기다리는 내 노트북과
바탕화면에 깔아놓은 보물 1448호 백자 사진의 단아함은
나의 보물입니다. 그리고 이 원고를 써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이렇게 원고를 쓰고 있는 이 순간은 나의 보물입니다.
오늘 아침은 나의 보물입니다. 나의 일상은 나의 보물입니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는 광고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인 박웅현의 광고와 삶 이야기를 인터뷰어 강창래가 쓴 책이다. 우연히 보게된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서 박웅현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는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생활의 진심, 진심이 짓는다,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하는 유명한 광고를 만든 15초의 광고 예술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광고인이다. 

그는 처음 들어간 직장에서 3년 가까이 지진아, 왕따 취급을 받으며 하루종일 책만 읽었다고 한다. 동양철학에 심취하고 영어사전을 외우며 밀란 쿤데라, 카뮈, 알랭드 보통의 책, 서양미술사, 토지를 읽고 인문학적 창의성을 키운 그는 <TV 책을 말하다>에 나오는 등 책을 많이 읽기로 소문난 사람이기도 하다.
 
박웅현은 좋은 광고인이 되기 위한 조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것임을 강조하였는데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점, 따뜻하고 올바른 시선이 그의 광고에 스며있다. 여백의 미가 아름다운, 노골적이지 않아서 좋은 그의 광고. 메모광이면서 독서광인 그의 샘솟는 창의성과 소통의 기술은 메모와 독서에서 나온다.  "광고는 시대를 읽지 않으면 살아 남을수 없다, 스펙이 아닌 인문학적 소양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한 박웅현, 그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고 닮고 싶은 롤 모델이다.

 창의력을 기르려면 뭘 해야 하나요?
"누구나 그것을 물어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질문한 사람에게 오늘 뭐 하기로 했는지 되묻습니다. 영화 보기로 했다고 하면, 영화를 잘 보면 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집에 가서 미드를 본다고 합니다. 그러면 미드 잘 보라고 합니다. 홍대 앞 클럽데이에 간다고 합니다. 그러면 가서 잘 놀라고 합니다. 이게 제 답입니다. 사실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 무엇을 하는 건 없습니다. 뭘 하든 안테나를 세우고 '잘'하면 됩니다." 
인문학적인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은? 책을 잘 읽는 수밖에 없죠.

바람은 모든 것을 악기로 바꾸어 놓는다.
나뭇가지가 노래를 하고, 바위가 화음을 넣고, 나뭇잎이 박수를 친다.
바람은 바깥 풍경을 한 편의 교향곡으로 바꿔놓는다

비는 풍경을 깨운다. 비가 내리는 순간
모든 것이 살아난다. 색깔과 냄새가 서로
당신의 주의를 끌기 위해 다투고
들리는 소리는 오직 하늘이 땅을 두드리는 소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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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6-13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모광이라...성공했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한 것 같아요.
영화를 보기로 했다면 영화를 잘 보고, 미드를 보기로 했다면 미드를 열심히 보고, 무엇을 하든 하기로 한 것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 크~ 그거였군요. 저도 오늘 하기로 되어 있는 일들을 집중해서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실 2011-06-13 21:32   좋아요 0 | URL
메모 참 중요해요. 알라딘은 저에게 훌륭한 메모장. ㅎㅎ 가끔 쓴 글 읽어보면 새로워요. 기억하고 싶은 구절은 그래서 열심히 적어놓는 답니다. 왜 농담처럼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고 하잖아요. 집중한다는 의미,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한것...다 통하는 말인거요.

섬사이 2011-06-13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 하든 안테나를 세우고 '잘'하면 됩니다...
참 어렵고도 좋은 말이네요.
뜬금없이 사람들 머리 위로 두 개의 안테나가 솟고, 서로 텔레파시를 주고 받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어요.
뭘 하든 '잘'하시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세실 2011-06-13 21:34   좋아요 0 | URL
그쵸. 지금 하고 있는일에 충실할것. 괜히 다른 생각하기 없기. 평범하지만 기억해야 겠습니다.
요즘은 반만 발을 담그고 있는거 같거든요.
호호호. 두개의 안테나, 텔레파시 ㅋ 재미있는걸요. 님도 창의력이 뛰어나세용^*^
오늘 뭐 했더라?
일하면서 알라딘 기웃, 페이스북 기웃 거리느라 소득이 없었어용.

양철나무꾼 2011-06-13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인가...손석희의 시선집중 '토요일에 만난 사람'에 강창래 님이 나왔었어요.
쿨하고 총기있다는 느낌보다는 겸손하고 어눌하다는 느낌이 들었었거든요.

바람은 모든 것을 악기로 바꾸어 놓는다.
나뭇가지가 노래를 하고, 바위가 화음을 넣고, 나뭇잎이 박수를 친다...저 구절 좋은 걸요.
오늘 하루 읊고 다녀야 겠어요, 감사~^^

세실 2011-06-13 21:36   좋아요 0 | URL
아 손석희도 아직 하는군요. 챙겨봐야 겠습니다. 요즘 최고의 사랑, 신기생뎐에 푹 빠져 삽니다. 딱 2개만 봐요. ㅎ
아 강창래도 나왔군요. 전 박웅현만 봤어요.

그래서 저도 읊조렸답니다. 외우고 싶은 구절이예요.

양철나무꾼 2011-06-14 11:58   좋아요 0 | URL
아마...박웅현일거예요,제가 잘못 적었어요.

손석희의 백분토론은 진행자가 다른 사람으로 바꿔어서 하고 있는데 잘 안보게 되고요.
제가 말씀드린 시선집중은 라디오 프로그램이어요~^^

세실 2011-06-14 22:17   좋아요 0 | URL
거의 광고계의 일인자인듯. 탄탄한 독서력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더라구요. 독서의 힘에 대해 자꾸 PR을 하면 좋겠어요^*^ 라디오도 들으시는구나. ㅎㅎ

2011-06-13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3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