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나를 깨운다

 

                                                      황인숙

 


 

슬픔은 분명 과로하고 있다
소리없이 나를 흔들고 깨어나는 나를 지켜보는 슬픔은
공손히 읍하고 온종일 나를 떠나지 않는다
슬픔은 잠시 나를 그대로 누워 있게 하고
어제와 그제 그끄제 그 전날의 일들을 노래해준다
슬픔은 책을 펼쳐주고 전화를 받아주고 세숫물을 데워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식사를 하시지 않겠냐고 권한다
나는 슬픔이 해주는 밥을 먹고 싶지 않다
내가 외출을 할 때도 따라나서는 슬픔이
어느 결엔가 눈에 띄지 않기도 하지만
내 방을 향하여 한 발 한 발 돌아갈 때
나는 그곳에서 슬픔이
방 안 가득히 웅크리고 곱다랗게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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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 않은 길


                                고은

 

이제 다 왔다고 말하지 말자
천리 만리였건만
그동안 걸어온 길보다
더 멀리
가야 할 길이 있다


행여 날 저물어
하룻밤 잠든 짐승으로 새우고 나면
더 멀리 가야 할 길이 있다


그동안의 친구였던 외로움일지라도
어찌 그것이 외로움 뿐이였으랴
그것이야말로 세상이었고
아직 가지 않은 길
그것이야말로
어느 누구도 모르는 세상이리라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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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니 발자크에게 급 관심. <고리오 영감> 읽어봐야겠다. 안경잡이의 가방에 들어있는 것은 책이라는 보물! 금지할수록 더욱 고귀해지는 법. 요즘 책이 홀대받고 있는 것은 너무나 많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때문일지도. 아름다워진 바느질하는 소녀는 과연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을까. 이 작고 얇은 책 너무 좋았다.

 

영국에 관한 여행서이면서 문화 전반에 대한 소개 정도. 눈이 무지무지 즐겁다. 문화적으로 이렇게 풍요로울 수 있다는 거 정말 부럽다. 그런데 이책 너무 쫙쫙 잘펴져서 다 뜯어질 것 같다. 중간부분에 실도 보이긴 하는데. 겉표지 특히 염려스러움. (윌리엄 모리스에 관련된 책 찾아볼 것, 카디프 기억해 둘 것 )

 

 

조용한 곳에서 이 책을 보다가 터져나오는 웃음 때문에 당황하게 될지도 모르니 주의. 고양이도 표정이 있다. 그런데 저자 이름 때문인지 남자인줄 알았는데 여자분이시네.

 

 

이책을 작년 가을 판매되기 시작하자 마자 주문하고선 그제 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의 정민이의 이야기 이후 부터 뭔가가 헤깔리기 시작했다. 결국 70페이지를 남겨두고 다시 처음 부터 읽기로 했다. 좀 답답해서 책소개글을 보았더니 (부분 발췌)

그 노트에는 '나'가 베를린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로부터 들은 기구한 사연들, '나'가 기억하고 상상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뒤섞여 있다. 거기에는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뒤 죽은 동료의 이름으로 개명하고 제3세계 망명객들의 후원자가 된 헬무트 베르크의 이야기, 떠돌이 일용직 노동자에서 '광주의 랭보' 이길용으로, 다시 혁명적 문화운동가 강시우로 "이 세상에 두 번 다시 태어"난 사람의 기막힌 사연, 모범적인 고등학생에서 느닷없는 폭행으로 망가져 자살에 이르는 정민 삼촌의 비극 등 역사의 우연한 폭력에 의해 삶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사람들이 이야기에서부터, 평생을 무주 산골에 살면서 세상천지 안 가본 데가 없다는 정민 할머니 등의 이야기들이 서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여러 이야기가 뒤섞여 있었던 것. 게다가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이 사람들 이야기를 하다가 저 사람들 이야기로 마구마구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것 같다. 다시 앞부터 정독해야 해야 하나 ㅠㅠ  일단, 다음 타자 군침도는 김영하의 '퀴즈쇼'부터 읽어야 겠다.

작가가 읽은 책들에 대한 간략한 독서후기 정도. 그런데 내용이 좀 부실한 듯. 개인적으로 <풍선>이 훨씬 더 좋았다. 안읽어본 책 제목은 메모하였음.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지혜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가 동시에 만난다. 서로의 모습에 낯설어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초반의 무궁한 상상력에 비해 후반부가 좀 지루했다. 외계인 등장은 좀...

 

 

큭큭거리게 만드는 이 책. 재밌다. <말리와 나>나 혹은 <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에서 보여지는 그런 식의 유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책.

정녕 유기농 사과는 재배할 수 없는 것?? 그럼 시중의 그 유기농의 탈을 쓰고 나오는 채소는 뭔지.. ㅋㅋ

순간 작년 봄 우리집 마당에 있는 복숭아나무에 열린 작고 벌레먹고 어설픈 복숭아 한개에 너무나 감동해하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큭..

스타일 앤 더 시티 ㅋㅋ

재밌고 발랄하고 솔직하다. 낸시 랭에 관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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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도 아닌 한겨울에. 우부메의 여름이라니. 그런데 나는 왜 예전부터 이 책 제목을 우무베의 여름이라고 알고 있었지. 발음도 우무베가 더 자연스러워 -_- 어흑 그런데 이 책 이런 내용인줄 몰랐다. 요괴, 빙의, 음양사 .. 꽥 나랑 전혀 코드가 안맞아서 심지어 열장 남겨놓고 읽기를 그만둠 -_- 뒷 내용 궁금하지도 않음. 오히려 처음에 장광설.. 이 부분이 더 재밌었다. 20개월 동안 임신한 애가 안나오도록 그만 두다니. 너무 짐승스럽잖아 ㅠ.ㅜ

 

요시다 슈이치의 책은 거의 다 읽었는데 이상하게 이것까지만 읽고 이 작가와는 결별!이라고 작정하고 나서도 신간이 나오면 힐끔힐끔 보게 된다. 게다가 이건 제목까지 포근포근 하니. 내용은 그럭저럭. 이보다 더 쿨할 순 없다. 뜨끈한 온천에 몸 담그며 읽었으면 더욱 좋았을 책. 그런데 난 온천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단 말이다.

 

호호. 나는 이 아저씨가 너무 마음에 든다.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와 거의 흡사한 분위기의 책이다.

대충대충 설렁설렁 투덜투덜

내 습성과 너무 비슷해서 정이 간다.  이 아저씨처럼 살아간다면 날마다 금요일일것 같다. 기분이 좋아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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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열심히 읽지만 아마도 유식해지지 못하는 이유는 (왜 유식지려는건데?) 대부분이 문학쪽의 책이거나 비문학이어도 읽고 나서 내용이 한쪽으로 증발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록을 하는 것도 아니며 지식을 체화하고자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나는 늘 공대생이면서 인문학도에 대한 열등감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문과생 같은 이과생이어서 그런걸수도 있고. 이책은 얇으면서도 저자가 쉽게 써서 그런지 금방 읽혔다. 열명의 경제학자,철학자, 사상가 들의 특징을 쉽고 간단하게 요약해주고 있다. 물론 열명이어서 그들이 서로 연관되어있거나 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서 다른 참고문헌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저자 후기를 보니 감옥에 2년 있었는데 그때 공부계획을 세우고 고전들을 읽기 시작해서 다 읽는데 20년이 걸렸다고 한다. ㅋㅋ 도덕경이나 국부론 같은 책들 내가 살면서 어디 들춰나 볼까. 노자는 "배움을 끊어야 근심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거이거 나같이 어설프게 책읽는 사람은 근심이 끊이질 않는가 보다. 어머, 노자가 내 스타일인가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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