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변덕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 말라. 

 항상 마음을 잘 다스려서 

 부드럽고 순하고 고요함을 지니도록 하라. 

 마음이 하늘도 만들고 사람도 만들고, 

 지옥도 만들고 천국도 만든다. 

 그러니 마음에 쫓아가지 말고, 

 항상 마음의 주인이 되도록 노력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침저녁으로 아무 거리낌없이 지내던 사람이 사소한 일에 조심성있게 격식을 차리는 모습을 보이는 때는 "새삼스럽게 뭘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그래도 역시 성실해 보이고 훌륭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던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생각지도 않게 허물없이 말을 걸어 올 때도 호감을 갖게 된다.  

 

                                                    - <도연초> 중에서, 요시다 겐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상에서 가장 큰 사건은 두뇌에서 일어난다고들 말하죠. (p.68)   



음악도 그의 마음을 휘젓는 것이었다. 음악 때문에 그는 여러 차례 심란해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음악은 명확한 것이 아니었다. 새 세상을 보여 주진 않았고 단지 약간의 혼란만 일으킬 뿐이었다. 그런데 언어란! 단지 말인데도! 말이란 무시무시한 것이다! 얼마나 분명하고 생생하고 무자비한가! 누구도 자유로운 수 없게 했다. (중략) 과연 언어처럼 실제적인 것이 있을 수 있을까? (p.69)  



결혼의 진정한 약점은 사람을 이타적으로 만드는 거라네. 이타적인 사람은 색깔이 없지. 개별성을 잃어버리니까. (p.148)  



"선하다는 건 자신의 자아와 조화를 이루는 거지."  (p.154)  



더는 사랑하지 않게 된 상대의 감정에는 항상 뭔가 우스꽝스러운 면이 있기 마련이었다. (p.169) 
 


"그를 아주 많이 사랑하니?" 그가 물었다. 그녀는 잠시 대답도 없이 주위의 경치만 보며 서 있었다.
"나도 알고 싶어요." 마침내 그녀가 말했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안다는 건 치명적이지. 사람을 매료시키는 건 불확실함이란다. 안개가 끼면 사물이 훌륭해 보이거든."
"길을 잃을 수도 있어요."
"모든 길을 똑같은 지점에서 끝난단다. 글래디스."
"어떤 지점이오?"
"환멸이지."
"난 거기에서 내 인생을 시작했어요."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p.331)

 

도리언, 자신을 속이지 말게. 인생은 의지나 의도에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네. 인생은, 신경과 섬유조직, 느리게 형성되는 세포의 문제라네. 그 속에서 상념이 숨기도 하고, 열정이 꿈을 꾸기도 한다네. 자네는 자신이 안전하기를 바라고,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어. 그렇지만 방에서 혹은 아침 하늘에서 우연히 본 색조라든지, 자네가 한때 사랑했으며 미묘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특정한 향기라든지, 우연히 다시 마주친 잊었던 시의 한 구절이라든지, 자네가 연주를 하지 않게 된 음악의 한 소절이라든지, 바로 그러한 것들에 우리의 삶이 달려있다네.... 가령 갑자기 하얀 라일락의 향기가 풍겨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러면 당장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기묘한 생활을 했던 한 달 동안을 어떻게든 다시 한 번 살게 된다네.   (p.3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낚시질

                                                          마종기


                      낚시질하다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기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평생을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하다
                      문득 온 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고
                      중년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같이 울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10-09-2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연이 제 마음을 끓어오르게 합니다.
스파피필름님 제가 오랜만이죠? 잘 지내시나요? ^^

스파피필름 2010-09-25 23:21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오랜만이어요.
추석은 잘 보내셨나요? 요즘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하지요?
스산한 마음에..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마지막 연이 인용되어 있네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참 자주 하네요. ^^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   정   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하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