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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갈나무 투쟁기 - 새로운 숲의 주인공을 통해 본 식물이야기, 개정판
차윤정.전승훈 지음 / 지성사 / 2009년 5월
평점 :
상수리나무와 비슷한 신갈나무의 친구들은 여럿이다. 참나무류라고 불리는 데 상수리나무외에도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들이 있다. 그중 신갈나무가 어린 씨앗에서 다 큰 나무가 될 동안 또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은 계절의 변화 속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적응시켜가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과학적인 설명뿐 아니라 화자가 나무인 것처럼 표현하기도 하는데 굉장히 문학적인 문장들이 돋보였다.
사람들이 겉에서 보는 숲은 굉장히 평화로워 보인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의 마음속에 숲은 어머니와 같은 평화로움으로 이 땅의 많은 생명을 품는 존재로 늘 그려져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그 내막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조금이라도 빛을 더 받고자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에 맞서고자 신갈나무는 부단히도 투쟁 중이었던 것이다. 그런 신갈나무의 생을 생각하면 과연 나는 얼마나 열심히 살았나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해이해진 마음을 잡기에 의외의 책이 나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책에는 신갈나무의 이야기 외에도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꺼리들로 가득하다. 청소년권장도서이긴 하나 어른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적어본다.
* 식물이 장수할 수 있는 것은 동물과 달리 오랜 기간 동안 생장과 발달이 정지된 상태로 머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있는 플라타너스의 잎이나 열매의 털이 사람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오해받는다. 그러나 알레르기 반응이란 일종의 항원항체반응으로 단백질이 관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알레르기 반응이 아니고 피부를 자극하여 가려움을 유발하는 것이다. 오히려 플라타너스의 솜털은 도심의 훌륭한 청소기 역할을 한다고 한다.
* 식물은 몸의 일부가 손상되더라도 곧 보상의 생장이 일어나 전체적인 생명이 유지된다. 동물처럼 몸의 어디에도 치명적인 조직을 만들지 않고, 어디서나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복병을 배치하는 것이야말로 식물이 오랜 세월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던 기본 힘이다.
* 나이테는 여름과 겨울이라는 기온차에 따라 생장의 차이가 발생함으로써 만들어진다.
* 화분에 우유나 달걀껍질을 주는 것은 별 도움이 안된다. 우유속의 단백질 성분은 식물에게 질소를 공급하게 되는데 토양 내 미생물에 의해 질산 형태의 단순한 구조로 분해된 후에라야 흡수가 가능한 것이다. 오히려 화분의 흙 표면에 막을 형성하여 공기의 유통을 방해하기 때문에 흙이 썩을 염려가 있다. 달걀껍질 역시 칼슘성분을 식물이 바로 이용할 수 없다.
* 서리 맞은 감이 단 이유는 과일안의 수분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