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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강신주 지음 / 사계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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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일어난 생각은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생각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그대들이 10년 동안 행각하는 것보다 좋을 것이다. 나의 생각에는 불법에는 복잡한 것이 없다. 단지 평상시에 옷 입고 밥 먹으며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 <임제어록>-47쪽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다"라는 철저한 부정 끝에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는 긍정이 찾아올 수 있는 법이다. 결국 참된 자유 혹은 참된 해탈은 우리가 타자를 기억이나 기대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삶으로 응대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51쪽

깨달은 자의 마음은 맑다. 그렇지만 맑고 고요한 물이 외부의 바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처럼, 맑은 마음은 타자에 대해 섬세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마음이다. 번뇌에 사로잡힌 사람에 공감하면서도, 깨달은 사람은 그의 번뇌를 치유할 수 있다.
(...)
특정 사람만을 사랑하려고 고집한다면, 우리는 타자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을 유지할 수 없다. 손으로 연필을 잡고 놓지 않으려고 한다면, 컵, 책, 나아가 타인의 차가운 손도 잡아줄 수가 없다. 따뜻한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모든 사람들의 차가운 손을 어루만져주기 위해서, 우리는 매번 자신이 잡았던 손을 놓아주어야만 한다.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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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차라투스트라를찾아서>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 - 이진우 교수의 철학적 기행문
이진우 지음 / 책세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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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의 자취를 찾아 돌아다니는 저자는 나는 누구인가, 삶이 내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여행서도 니체의 철학을 소개하는 철학서도 아니다.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결국 나 자신을 자신의 인생을 긍정하기 위함인데... 때론 그런 의문을 품고 사는 자체가 피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나도 했었다. 사유의 고통에 몸부림치다 결국은 정신착란의 상태에 이르는 니체를 보면 그런 의문들은 위대한 사상가의 몫이고 나 같은 범인들은 그들이 생각해낸 결과만을 향유하면 될 것 아닌가 하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끝없이 걷고 또 걸으며 사유의 핵으로 파고 들어갔던 니체의 정신력에 혀를 내두르며 반성하게 된다. 나는 왜 나를 알 수 없는가. 나는 나를 극복할 수 있을까. 평소에 이런 의문들을 품었던 적이 많았다. 오, 해답은 니체에게 있었던 것이다. 책에는 니체의 저서들에 등장하는 문장들이 거의 그대로 인용된다. 전후맥락 없이 뚝 잘라놓은 문장들이지만 평생 니체의 전집들을 들여다볼일 없을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꽤 훌륭하다.  
 니체는 삶을 긍정했다. 인간의 위대함이라면 아모르 파티, 운명애라고 그는 말했다. 앞으로도, 뒤로도, 영원토록 다른 것은 갖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 내 운명을 사랑할 수 있을지 아직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렇게 되는 순간 세상만물이 나를 돕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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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덕과 악덕에 관한 철학사전
A. C. 그레일링 지음, 남경태 옮김 / 에코의서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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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기, 절제, 희망, 관용... 이런 키워드들은 일상을 무심코 살면서는 대개 깊이 생각하는 것들이 아니다. 우리가 얼마나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나름의 기준을 내면에 세워두고 실천하며 사는 것은 자신의 삶을 좀더 풍성하게 만든다. 덕이란 것은 태어나면서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길러지는 것들이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는 것들은 결코 덕이 아니다. 행동으로써 실천되었을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이 책은 미덕과 악덕의 여러가지 주제들에 관해 서너페이지 분량으로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다. 글은 짧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이라도 인지하는 순간 우리의 삶의 방향은 조금 변화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저자의 다양한 인용들 덕분에 재밌게도 읽을 수 있었다. 밑줄친 부분이 엄청 많은데 그중 몇가지만 옮겨본다.  

 

관용은 다양한 생활방식이나 사고방식이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만약 우리가 타인의 행동에 불쾌감을 느낀다면 그것을 지나치게 신경 쓰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관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남들을 제대로 관용할 수 있다. 그 방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문명 생활이 달성해야 할 한 가지 목표다.

용기와 양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가장 힘든 상태(패배가 대표적인 예다)에서 가장 값진 교훈이 나온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보면 진짜 패배란 패배감에 빠져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 경우다.

희망은 실현여부를 떠나 하나의 미덕이다. 희망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가치이자 목적이며, 용기와 상상력, 가능성과 기대에 찬 긍정적인 태도와 관련이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업적이 아니라 그 사람의 희망을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최선은 희망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증오하는 것은 그 내부에 있는 자신의 일부분을 증오하는 것이다. - 헤르만 헤세 

건강할 때는 누구나 아픈 사람에게 좋은 충고를 한다. - 테렌스 

"나는 당신에게 무엇을 주었는지 알지만 당신은 나에게 무엇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냉철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은 다음의 진리를 말해준다. 자신이 받은 선물이 진정 무엇이었는지 아는 사람은 선물을 준 상대방을 아주 잘 알거나 무척 사랑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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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 <파우스트>에서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 세기의 문학을 읽다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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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나의 독서 상태는.. 집근처의 도서관 두군데에서 세권씩 빌려다 놓고 이것도 모자라 내가 산 책과 전부터 읽어야지 하면서 읽지 못하고 있는 책들이 방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는 상황이다. 무엇때문에 이리도 책에 집착하는 것일까. 애초에 좋아서 읽기 시작한 것이 작금의 상황으로 보아서는 일종의 노동으로까지 보여지는.. 어서 읽어야하는데 하는 무거운 마음이 언젠가부터 자리한것 같다.

요즘 나의 일상이 '사막'이라고 생각했는지 이 책을 읽다가 나는 너무나도 지금의 내 심정에 맞아떨어지는 '사막에서 버티기'라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무의미한 일상' 에서 어떤 '의미'를 늘 찾아야만 할것 같은 불안한 마음.. 이에 대한 해결이기라도 한듯 나는 까뮈의 페스트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여러 곳의 책장 귀퉁이를 접어놓았다.

우리는 그저 무의미한 세계에서 무의미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건가요? 그건 아닙이다. 그는 부조리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오직 하나 있다고 했습니다. '반항'이지요. 그리고 반항을 '사막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그 속에서 버티는 것'이라고 풀이합니다. .. (중략) 따라서 '사막에서 버티기'는 삶과 세계의 무의미성, 곧 부조리 앞에서 '희망을 갖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구원을 호소함없이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살로써 회피하거나 기권하지 않는 것, 그리고 '쓰라리고도 멋진 내기를 지탱하는 것'이라 하지요.

이 밖에도 이 책에는 여러 권의 고전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서 철학적으로 그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철학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씌여져 있다. 늘 읽어야겠다고는 하지만 막상 우선순위에 밀려 뒷전이었던 책들에 대한 목록을 보며 다시 한번 일독에 대한 의지를 다지게 된다. 혹은 읽은 책들에 대해서는 그 책을 읽을 당시에 대한 추억을 조용히 불러 일으켜준다.

중1에 읽었던 무슨 뜻인지도 잘 몰랐던 <데미안>, 대학교 1학년때 읽었던 <당신들의 천국>, 2,3년전에야 비로소 읽은 <구토>.. 특정시기에 어떤 책을 읽었다는 기억이 명료하게 남아있던 책들이 이 책속에 등장하니 반가움 마음 또한 금할 길 없다. 이미 읽은 책은 지금 다시 읽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새롭게 다가온다.

혹시, 난 지금 사막에서 버티기의 한 방편으로 '독서'를 택한 것이 아닐런지..

문득 불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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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 Philosophy + Film
이왕주 지음 / 효형출판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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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다른 건 잘 기억을 못하는데 어떤 영화를 어느 극장에서 누구와 함께 봤는지는 거의 다 기억을 한다. <디 아더스>는 H와 지금은 없어진 신촌의 모극장에서 <집으로>는 L과 종로의 모극장에서 <중경삼림>은 비디오로도 여러번 집에서 봤었다. 우연히 집어든 이 책은 영화속에 녹아든 철학이야기를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나같은 사람은 플라톤,니체, 후설, 하이데거가 이런 말을 했었다는 걸 알기까지 몇십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무지 몽매한 나에게 위대한 철학자들의 이론을 쉽게 설명해주니 이보다 감사한 일이 있을까. 물론 이런 류의 책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들을 봤다는 전제하에서 읽는 것이 더 이해가 잘된다. 이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는 거의가 4,5년전 영화라 다행히도 그때 영화를 왕성하게 볼때라서 대부분이 아는 영화였다. 

<중경삼림>을 소개하는 내용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겨울이 왔으니, 봄도 곧 올것이다. 하지만 겨울이라는 고통의 시간도 소중하게 여겨야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억인 과거와 기대인 미래에만 머물지 말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야겠다. 좋은 친구와 영화한편 보는 일, 커피 한잔 마시며 이런 좋은 책을 보는 일, 하루하루 감사하며 건강하게 보내고 싶다. 2007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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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1-07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피필름님, 안녕하세요? 저도 이 책 참 재미나게 읽었어요. 영화를 좋아하는데 철학적 소고를 해 보는 기회에서 의미있더군요. 철학의 대가들을 간접적으로 만나보기도 했구요. 중경삼림은 아직 못 본 영화에요. 언젠가 꼭 보고 싶은 영화에요^^

스파피필름 2007-01-07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혜경님 오랜만이에요.. ^^ 잘 지내시지요? <중경삼림> 오래된 영화인데.. 그 영화에 나오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곤 하죠.. 나중에 시간되면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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