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 <파우스트>에서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 세기의 문학을 읽다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요즘의 나의 독서 상태는.. 집근처의 도서관 두군데에서 세권씩 빌려다 놓고 이것도 모자라 내가 산 책과 전부터 읽어야지 하면서 읽지 못하고 있는 책들이 방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는 상황이다. 무엇때문에 이리도 책에 집착하는 것일까. 애초에 좋아서 읽기 시작한 것이 작금의 상황으로 보아서는 일종의 노동으로까지 보여지는.. 어서 읽어야하는데 하는 무거운 마음이 언젠가부터 자리한것 같다.
요즘 나의 일상이 '사막'이라고 생각했는지 이 책을 읽다가 나는 너무나도 지금의 내 심정에 맞아떨어지는 '사막에서 버티기'라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무의미한 일상' 에서 어떤 '의미'를 늘 찾아야만 할것 같은 불안한 마음.. 이에 대한 해결이기라도 한듯 나는 까뮈의 페스트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여러 곳의 책장 귀퉁이를 접어놓았다.
우리는 그저 무의미한 세계에서 무의미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건가요? 그건 아닙이다. 그는 부조리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오직 하나 있다고 했습니다. '반항'이지요. 그리고 반항을 '사막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그 속에서 버티는 것'이라고 풀이합니다. .. (중략) 따라서 '사막에서 버티기'는 삶과 세계의 무의미성, 곧 부조리 앞에서 '희망을 갖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구원을 호소함없이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살로써 회피하거나 기권하지 않는 것, 그리고 '쓰라리고도 멋진 내기를 지탱하는 것'이라 하지요.
이 밖에도 이 책에는 여러 권의 고전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서 철학적으로 그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철학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씌여져 있다. 늘 읽어야겠다고는 하지만 막상 우선순위에 밀려 뒷전이었던 책들에 대한 목록을 보며 다시 한번 일독에 대한 의지를 다지게 된다. 혹은 읽은 책들에 대해서는 그 책을 읽을 당시에 대한 추억을 조용히 불러 일으켜준다.
중1에 읽었던 무슨 뜻인지도 잘 몰랐던 <데미안>, 대학교 1학년때 읽었던 <당신들의 천국>, 2,3년전에야 비로소 읽은 <구토>.. 특정시기에 어떤 책을 읽었다는 기억이 명료하게 남아있던 책들이 이 책속에 등장하니 반가움 마음 또한 금할 길 없다. 이미 읽은 책은 지금 다시 읽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새롭게 다가온다.
혹시, 난 지금 사막에서 버티기의 한 방편으로 '독서'를 택한 것이 아닐런지..
문득 불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