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신장판 4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권에서는 지휘자 치아키의 면모가 비로소 대중에게 드러난다. 이전의 지휘 경력은 학교 오케스트라였던 만큼 베일에 싸여있던 그의 엄청난 실력에 저명한 음악 평론가는 물론 음악계 관계자, 방일 중이던 독일 연주계의 거장들이 감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클래식 라이프의 음악 평론가의 마음을 통해 우리는 치아키에게 몰입할 수 있다.

 

당신은 재능이 넘치고, / 그렇게나 음악에 대한 정열을 갖고 있는데 / 왜 늘 절망을 짊어지고 있는 거지?

 

치아키의 라이징스타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노다메가 최면요법 시도를 생각하고, 이로써 치아키를 괴롭혔던 비행 트라우마가 어이없을 정도로 손쉽게 치료되는 장면은 희극적이지만 어쩔 수 없다. 이제 치아키는 일본을 떠나야만 하니까.

 

노다메는 어떨까? 졸지에 지도교수가 부채 교수로 바뀌게 된 노다메는 레슨을 거부하다가 결국 상호 간의 타협으로 어찌어찌 레슨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곧 노다메는 피아노 콩쿠르에 도전한다. 치아키와 함께하고자 하는 노다메의 다급한 속내를 짐작게 한다. 노다메와 부채 교수의 레슨과 합숙 훈련은 해학미와 비장미를 동시에 갖춘 흥미로운 장면인 동시에, 노다메의 엄청난 실력과 발전 속도에 놀라움을 갖게끔 한다.

 

노다메만 콩쿠르에 도전한 건 아니다. 프로 연주자가 되려면 저명한 콩쿠르 입상 경력은 필수이므로 라이징스타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거의 전원이 도전한다. 성공한 사람도 있는 반면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고배를 마신 단원도 있다. 오보에의 쿠로키, 바이올린의 키요라가 그렇다. 자신은 절망하고 대중은 냉담하지만, 치아키와 단원들의 신뢰는 조금도 흔들림 없다. 그것이 이 만화에서 작가의 지향점이다.

 

라이징스타 오케스트라 공연곡이 4권 주요 소개곡이다. 노다메에 대해서라면, 슈베르트의 소나타 제16번이 인상적이다. 만화는 물론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에서도 새삼 느끼는 바지만 이런 멋진 작품을 비로소 알게 되다니 하는 만시지탄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노다메를 향한 치아키의 따뜻한 조언과 함께.

 

신장판 4권의 보너스 만화인 부채 칸타빌레를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익히 알던 부채 교수 에토 코조를 다른 시각에서 보게 해준다.

 

<소개곡>

모차르트 : 오보에 협주곡 C장조 K.314

브람스 : 교향곡 제1C단조 Op.68

슈만 : 만프레드 서곡 Op.115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제16A단조 D.845

드뷔시 : 기쁨의 섬

 

<등장곡>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제7E flat 장조 D.568

생상스 : 첼로 협주곡 A단조 Op.33

바흐 :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2권 제16G단조 BWV885

쇼팽 : 연습곡 Op.10-4

슈만 : 피아노 소나타 제2G단조 Op.22

리스트 : 초절기교 연습곡 제5도깨비불

브람스 :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5-1

라벨 : 밤의 가스파르 중 스카르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다메 칸타빌레 신장판 3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권의 압권은 치아키와 슈트레제만이 협연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다. 이 연주를 들은 음악 잡지 평론가는 극찬의 기사를 게재하는데, 피아니스트로서 치아키가 최상급의 실력자임을 보여준다. 한편 연주에 감동한 노다메의 요청으로 치아키는 노다메와 다시 이 곡을 피아노 듀오로 협연한다. 노다메의 연주 장면을 지켜본 부채 교수는 치아키를 놓친 실패를 노다메를 통해 만회하기로 결심한다.

 

슈트레제만은 일본을 떠나기에 앞서 꽤나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긴장하는 치아키에게 음악 자체를 즐기라고 말하며, 노다메에게는 음악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비로소 진심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고 그래야 치아키와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비로소 거장의 품격다운 대사다. 이 두 대사는 이후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만큼 중요한 임팩트를 담고 있다.

 

3권에서 처음으로 치아키 가족, 엄밀히는 외삼촌네가 등장하는데, 치아키의 물질적 후원자인 그네들과 노다메의 만남, 치아키에게 노다메가 갖는 중요한 의미를 그들은 이내 발견한다. 그리고 노다메도 치아키의 트라우마를 처음 인식한다. 두 사람이 연주하는 엘가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음악애호가였던 할아버지 시절의 따스한 가족 분위기를 상기시키는 동시에 외삼촌 일가가 치아키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계속 갖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그럼에도 생전 처음 들어보는 엘가의 바이올린 소나타라니 작가의 취향은 고약하다. 그리고 놀랍다!

 

음대를 졸업하게 된 치아키는 미네의 제안 덕분에 새로운 오케스트라를 구상하는 활로를 모색하게 되는데, 여기서 음악제를 통해 알게 된 실력파 학생들이 대거 등장한다. 특히 바이올린의 키요라, 오보에의 쿠로키는 이후에도 계속 작품 속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소개곡>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제2C단조 Op.18

엘가 : 바이올린 소나타 E단조 Op.82

 

<등장곡>

거슈윈 : 랩소디 인 블루 Op.14

모차르트 :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중 도라벨라의 아리아

졸리베 : 타악기 협주곡

리스트 : 메피스토 왈츠 1마을 선술집의 춤

바흐 : 마태수난곡

베토벤 : 교향곡 제5C단조 Op.67 ‘운명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제6B단조 Op.74 ‘비창

브루크너 : 교향곡 제8C단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다메 칸타빌레 신장판 2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권은 지휘자가 아닌 피아니스트 치아키의 데뷔를 준비하는 단계이다. 그리고 음악제를 통해 쉽사리 드러나지 않는 노다메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독자에게 각인시킨다. 음악제 멤버의 다수가 훗날 치아키와 오케스트라를 함께 한다는 측면에서 2권은 다음 단계를 위한 단초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음악적으로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5번이라는 마이너한 곡을 소개하고 있어 이채롭다. 한편 바르토크의 조곡이 정확히 무슨 곡인지 알 수 없었는데, 검색 결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 슈트레제만은 자신이 창설한 S 오케스트라를 스스로 퇴단하고 오히려 타도를 선언한다. 인기남 치아키에 대한 시기와, 적당한 계기에 치아키에게 지휘자 기회를 부여하는 선의와 악의 사이를 묘하게 줄타기하는 슈트레제만이 흥미롭다.

 

치아키가 뛰어난 재능에도 절망하는 까닭은 일본을 떠나지 못하는 트라우마 때문이다. 비행기도 못 타고, 배도 탈 수 없는 그는 섬나라에 고립될 운명이어서다. 2권에서는 음악제를 가는 도중에 해수욕장에 끌려간 치아키의 쩔쩔매는 모습을 통해 오만할 정도로 자신만만한 치아키가 무너지는 대목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그의 트라우마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을 독자에게 각인시킨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일본 고유의 색채가 농후하다. 성적 요소를 담고 있는 언어와 행동, 슈트레제만의 환락가 출입, 코타츠와 프리고로타 같은 일본 문화의 긍정화, 무엇보다 특유의 과장된 언어 구사와 지나친 의미부여 또는 신성화에 가까운 추앙 등이 그러하다. 때로는 살짝 눈살이 찌푸려지는 대목도 있지만 이를 눈감아 줄 수 있는 건 치아키와 노다메의 환상의 쿵짝과 함께 그들의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다.

 

<소개곡>

베토벤 : 교향곡 제3E flat 장조 Op.55 ‘영웅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제2C단조 Op.18

 

<등장곡>

바르토크 : 피아노 조곡 Op.14

드보르작 : 교향곡 제5F장조 Op.76

쇼팽 : 즉흥곡 제4C#단조 Op.66 ‘환상 즉흥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다메 칸타빌레 신장판 1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다메 칸타빌레>의 열렬한 팬이다.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극장판은 물론 국내판 드라마도 빠짐없이 챙겨봤다. 언젠가 꼭 실물 만화책을 소장하고 싶었는데, 신장판이 나온 줄 미처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알게 돼서 전권을 일괄 구입하였다. 최신본다운 깔끔한 편집에 적당히 두툼한 분량에 신장판만의 특별 보너스까지 만족스럽다.

 

1권은 치아키와 노다메의 만남, 그리고 미네, 마스미같은 주요 배역과 부채 선생, 마지막으로 슈트레제만의 등장까지 향후 작품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인물들을 줄줄이 소개한다. 1권의 핵심은 치아키와 노다메가 협연하는 모차르트의 연탄곡이다. 부채 선생에게 반항한 덕분에 열등반으로 쫓겨난 치아키지만 그것은 차라리 운명이다. 여기서 노다메의 독보적 재능은 물론 이를 맞춰줄 수 있는 치아키의 실력과 함께 두 사람 모두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보여준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두 연주자의 독자적 개성과 유기적 호흡 사이를 오가면서 참으로 매력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후에 치아키는 노다메 못지않은 미네와 예기치 못한 협연에서도 빛을 발하게 된다. 천방지축 날뛰는 미네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섬세하게 리드하는 치아키를 통해 미네 역시 진지하게 음악을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원래부터 치아키를 은근히 연모하던 노다메는 협연 이후 치아키에게 완전히 빠져든다. 자신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멋진 피아니스트, 치아키와의 만남을 통해 노다메는 음악과 사랑의 아름다움에 비로소 눈뜨게 된다. 구박받으면서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치아키에게 다가가고 그의 방에 근거지를 마련하는 노다메, 잔뜩 구박하지만 결국은 노다메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마는 치아키 두 청춘남녀의 아옹다옹을 보는 재미가 클래식 음악이라는 다소 정적인 소재에 활기를 불어넣는 힘이다.

 

<소개곡>

모차르트 :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 KV 448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제5F장조 Op.24 ‘

베토벤 : 교향곡 제7A장조 Op.92

 

<등장곡>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제8C단조 Op.13 ‘비창

쇼팽 : 야상곡 제2Eb단조 Op.9-2

베토벤 : 교향곡 제1C장조 Op.21

베토벤 : 교향곡 제9D단조 Op.125 ‘합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자소학 - 교수용 지도서 한자한문교육총서 4
함현찬 지음 / 전통문화연구회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수년 전 한자 공부에 매진하였다. 덕택에 꽤 높은 급수의 자격증을 획득하였지만, 시력 약화를 대가로 지급하였다. 이후 방치하다시피 세월을 보내다 보니 요즘 현격한 실력 퇴보를 절감하고 있다. 한자도 까먹지 않고 한문 공부도 새롭게 할 겸으로 한문 고전을 조금씩이나마 다시 시작하련다.

 

새로운 책은 아니지만 우선 손에 잡힌 김에 우선 첫 번째로 <사자소학>을 펼쳐 들었다. 이 책은 나름의 장점이 있으니 교수용 지도서라는 점이다. 기존의 <사자소학>은 한자 공부 목적에 치중하여 본문, 한자, 해석의 간단한 구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 책은 본문, 해석, 한자 구성은 동일하되, 문장 구조, 주요 한자의 문법 해설, 출전과 쉼터라는 심화학습과 고사 소개 등이 추가되어 있어 좀 더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고 있다. 그리고 부록으로 한문의 구조와 형식’, ‘허사(虛詞)의 용법을 추가하여 단순히 한자 학습을 넘어 한문 해석을 위한 도움을 주려고 함을 볼 수 있다.

 

父生我身, 母鞠吾身으로 시작하여 非我言耄, 惟聖之謨로 끝맺는 이 책은 조선 시대의 아동교육 도서다. <논어>, <예기> 등 유학 고전에서 인간과 사회의 기본 질서를 설명하고 수용할 것을 가르치는 내용이다. 당대의 가치관으로서는 지극히 타당한 내용이겠지만 현대의 관점에서는 지나치게 전통적이고 유가 편향이 한계로 다가온다. 오늘날 여기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지키라고 요구했다가는 많은 반발을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조선 시대의 윤리 도덕이 이러하다고 하는 점을 이해하고 그것이 요즘의 것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무엇보다 오늘날 독자는 이 책의 내용보다는 한자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리라. 등장하는 한자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수준이 아니고 반복되는 한자도 제법 많다. 따라서 한자 학습을 위해서는 꽤 좋은 교재라고 하겠다. 다만 지나치게 한자 자체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제목처럼 네 자 자구가 네 구절로 구성하여 나타내는 전체적 뜻을 음미하면 더욱 좋다. 단순한 한자 모음이 아니라 자체로 교훈적 목적을 위해 엄선한 문구들이다. 덧붙인다면 문장이 비교적 쉬우므로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구조를 파악하는 연습도 유용하다.

 

<사자소학> 외에도 기초 한문 교재로 <추구>, <계몽편>, <동몽선습>, <격몽요결>, <천자문> 등을 거친 후 비로소 사서삼경으로 나아갔다고 하니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간다면 이것도 제법 흥미로울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