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반정보
- 레이블: MUSICPHIL
- 음반번호: MonoPoly 2068
- 수록시간: 55:52
2. 연주자
- 피아노: 조지현 (JI-HYUN CHO)
1) 담백하고 깔끔한, 자연스러운 음악...
요즈음은 음악을 들으면서 늘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전에는 그 작품을 쓴 작곡가의 마음을 나름대로 헤아려보면서 연주자가 그것을 파악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는데, 이제는 작곡가의 생각보다는 듣고 있는 음악을 통해 연주자의 성격이나 심리를 짐작하는 일이 훨씬 더 많아지고 있다.
피아니스트 조지현의 연주를 들으면 우선 '야무지다'는 느낌부터 받게 된다. 음 하나하나에 힘이 들어가 있어 어느 하나도 허투루 지나가는 것이 없다. 한결같이 저러자면 어디선가는 맥이 풀리기도 하고 언젠가는 흐트러질 것 같은데 무슨 '깡'인가 싶을 정도로 끄떡도 없다. 그것이 억지라면 듣는 사람도 부담스럽겠지만 스스로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이 역력하니 보기에도, 듣기에도 흐뭇하다. 아마도 매사에 저토록 적극적이고 열성적일 터이니 연주가 끝나고 무대 뒤에 가서도 수다가 그치지 않을 듯 싶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음악이 무척 밝은 편이다. 그리고 자연스럽다. 그것이 바로 피아니스트 조지현의 삶이 아닌가 싶다.
'Shall We Dance'라는 음반의 제목처럼 무슨 일이든 누군가를 붙잡고 함께 하자고 할 성격이다. 그것도 역시 억지가 아니다. 뭐 그리 대단한 일을 거창하게 하자는 것보다는 이래저래 서로 기분 좋고 부담 없는 일을 즐기면서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충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흐지부지 할 일이면 처음부터 말 것이지, 시작했으면 무슨 일이든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니 들리는 음악이 야무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은 잘 꾸며서 설득하려 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도 얼렁뚱땅 둘러대기만 하고 하도 귀찮게 보채기만 하는 세상이라 그런지 담백하고 깔끔한, 자연스러운 조지현의 음악이 오래도록 귓가에 맴돈다.
자, 오늘은 겉만 번드르하고 그럴듯하게 포장된 네온사인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조지현이 내미는 손을 잡고 무도회로 가보자. - 홍승찬 (음악평론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2) 피아니스트 조지현은 끝없는 학구열과 실험정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후 도미하여 줄리어드 음대에서 석사학위를, 맨하탄 음대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하였다. 국내에서는 김종애, 김미숙, 서계숙 교수를, 국외에서는 Oxana Yablonskaya, Constance Keene, Ada Kopetz-Korf 교수를 사사하였다.
IBLA Grand International Competition(3위), Trani International Competition(디플로마), 육영 콩쿨에서 입상하였으며, 특히 뉴욕의 Artists International Competition 우승으로 Carnegie Recital Hall에서 데뷔 독주회를 가졌고, 이후 Artists International Competition의 Alumnus Winner로 선정되어 뉴욕 Merkin Hall에서 초청 독주회를 가졌다.
예술의전당 주최 ‘유망 신예 초청 연주회’와 ‘젊은 연주자 시리즈’ 초청 독주회, J. M. (Jeuneses Musicales) 시리즈 데뷔 독주회를 가졌고, 뉴욕 한국 문화원 초청 독주회, 월간 ‘피아노 음악’ 주최 ‘건반 위의 비르투오조 2001’독주회, 금호아트홀 주최 초청 독주회(금요콘서트), 금호 리사이틀홀 주최 쇼팽 녹턴 독주회(쇼팽 피아노 전곡 기획 시리즈), 음연 주최 초청 독주회 등을 비롯한 다수의 초청 독주회를 가졌다. 또한 코리안 심포니, 강남심포니, 울산시향,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서울대 동문 오케스트라, 서울 아카데미 앙상블, Orchestra of the Swan, Elim Symphony Orchestra, Kaunas Chamber Orchestra 등과 협연하였고, 유엔 본부 초청 ‘세계 평화를 위한 음악회’, 드보르작 서거 100주기 기념 Panocha String Quartet과의 협연, 부천시향 실내악 페스티벌에서의 연주,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전곡 연주와 실내악단 ‘화음’의 객원 멤버로 정기적인 실내악 연주를 하는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02년부터 주제가 있는 기획 독주회 시리즈 '피아노 앨범'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6년 교향악 축제에서 성남시향과 협연하였다.
Brooklyn Conservatory of Music (뉴욕 소재)와 서울대, 단국대 강사를 역임하였고, 현재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조지현은 학교에서는 학구적인 스승으로, 무대에서는 활발한 연주가로서 독창적이고도 모범적인 음악가상(像)을 구축해 가고 있는 피아니스트이다.
[내지에서...]
3. 녹음
1) 녹음일자: 2006.01
2) 녹음장소: Kumho Art Hall
4. 프로그램
01. F.Chopin: Waltz in D-flat Major, Op.64, No.1 (1:44)
02. F.Chopin: Waltz in c-sharp minor, Op.64, No.2 (3:08)
03. F.Chopin: Waltz in A-flat Major, Op.69, No.1 (3:59)
04. F.Chopin: Waltz in F Major, Op.34, No.3 (2:11)
05. F.Chopin: Mazurka in g minor, Op.24, No.1 (2:52)
06. F.Chopin: Mazurka in C Major, Op.24, No.2 (2:02)
07. F.Chopin: Mazurka in b-flat minor, Op.24, No.4 (5:37)
08. F.Chopin: Andante Spianato and Grand Polonaise Brillante, Op.22 (14:14)
09. J.Brahms: Waltz in B Major, Op.39, No.1 (0:50)
10. J.Brahms: Waltz in E Major, Op.39, No.2 (1:34)
11. J.Brahms: Waltz in g-sharp minor, Op.39, No.3 (0:51)
12. J.Brahms: Waltz in e minor, Op.39, No.4 (1:30)
13. J.Brahms: Waltz in d minor, Op.39, No.9 (1:21)
14. J.Brahms: Waltz in G Major, Op.39, No.10 (0:32)
15. J.Brahms: Waltz in b minor, Op.39, No.11 (1:22)
16. J.Brahms: Waltz in A-flat Major, Op.39, No.15 (1:33)
17. J.Brahms: Waltz in c-sharp minor, Op.39, No.16 (1:01)
18. F.Liszt: Valse de l'opera Faust de Gounod (9:25)
쇼팽, 브람스, 리스트의 춤곡 작품들로 꾸며진 음반이다. 쇼팽의 왈츠와 마주르카, 브람스의 왈츠, 리스트의 왈츠인데, 흔히 피아노 작품에서 춤곡이라고 할 때, 쇼팽이야 기본 레퍼토리니 그렇다고 해도 브람스와 리스트가 선곡된 것이 다소 의외다.
내지의 해설처럼 연주 특성은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며 절제의 맛이 풍긴다. 인위적이지 않고 악상 전개가 자연스럽다. 다만 타이틀처럼 춤곡의 정신에 충실한다면, 어느 정도는 화려한 무도회장의 분위기를 풍겨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