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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일약국 갑시다 - 무일푼 약사출신 CEO의 독창적 경영 노하우, 나는 4.5평 가게에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배웠다!
김성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저자의 강연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잘 나가는 강사의 일반적 강연의 경우 강단에 화이트보드를 준비하거나 또는 화려한PPT가 스크린을 비추고 있는 걸 자주 보게 된다. 반면 강연자 김성오는 조용히 책상에 손을 얹고 의자에 앉아 사회자의 소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구십도로 인사를 한 후 강연을 시작하는데 그대로 자리에 앉아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이 정도면 인기 강사로는 완전히 낙제라고 하겠다. 하지만 나중에 전체적인 강의 평가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얻은 게 이번 강연이었다. 결국 저자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겸손한 성공담이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혹 유명인 중에는 참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와는 관계가 먼 딴나라 이야기처람 흘려듣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그렇지 아니하였다.
현재 메가스터디 엠베스트 대표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데 과거에는 약사였다고 한다. 돈도 없어 빌린 돈으로 마산시 구석에 조그맣게 시작한 보잘것없는 개업의. 그가 끊임없는 노력과 깨우침으로 기업형 약국으로 성장시킨 후 엠베스트로 변신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수록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런 유형의 책에서 뭔가 심오한 진리를 발견하려고 머리를 싸맬 필요는 없다. 성공한 사람은 대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요인을 분명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위인전과 성공시대가 우리에게 끼친 영향이다. 반면 흔히 이는 그들만의 토픽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나와는 무관하지 않은 평범한 이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을 위해 애쓰는 과정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나는 현 상태를 유지하기보다 끊임없이 새롭게 변신하기를 꿈꾼다. 사소한 시도라도 거듭하다보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혁신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고정관념이다." (P.35)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생각에 멈추면 '공상' 불과하지만, 몸을 움직이면 '행동'이 된다." (P.14)
"어제는 바꿀 수 없지만 오늘은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다." (P.112)
"아기들은 일어서는 것을 배우게 되지만, 이상하게도 어른이 되면 주저앉는 것을 배우게 된다." (P.140)
"한두 번 실패했다고 해서 절망할 것은 없다.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경험이자 노하우다." (P.144)
"우리는 해보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너무 쉽게 '안 된다'고 단정 짓는 버릇이 있다. 발걸음을 내딛기도 전에, 불가능하다며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한다." (P.205)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든 시작하지 않으면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호흡이 거칠어질수록, 옷이 땀에 젖을수록 정상과는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P.227~228)
저자의 제일 강조점은 실천 내지 행동이다. 책 전체에 걸쳐 표현은 다소 다르지만 요지는 동일한 제안이 반복된다. 백가지 공상보다 한가지 행동을 그는 중시한다. 누구나 주장한다. 나도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움직이는 극소수가 주목받게 된다. 누구나 꿈속에서는 대통령이자 과학자이며 예술가가 된다. 꿈을 깨면 현실은 엄연하다. 평범한 월급쟁이 직장인. 회사에서 가정에서 쪼임을 당하는 초라한 존재. 그래서 더더욱 인생 역전을 노리거나 덧없는 백일몽을 다시 꾸고자 한다.
저자는 또한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사업을 함에 있어 고객은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있다는 사실을 흔히 간과한다. 불만족한 내부 고객에게 외부 고객에 대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칭찬과 정성을 쏟는 게 중요하다.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들이 기술 위주로 경영에 무게를 두다가 사세가 확장되면서 인간적 갈등으로 주춤하기 쉬운데 그 연유가 여기에 있다. CEO 혼자 모든 일울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어렵고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고객 한 사람이 가진 엄청난 힘도 깨닫게 되었다." (P.72)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P.75)
"CEO가 일개 말단 사원에게까지 정성을 들이고 아끼는 것을 보며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진다." (P.90)
"한 사람이라도 더 남기기 위하여 직원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서해주는 것은 CEO의 필수 덕목이다." (P.94)
"칭찬을 받음으로써 자신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자긍심과 이제까지 자신이 깨닫지 못했던 능력을 확인하게 된다...사람을 성장시키는 비결이다." (P.98)
"우리는 '만나는 사람들을 통하여' 복을 받는다...오늘, 지금 만나는 사람이 복을 주는 것이다." (P.223)
다음 일군의 어록은 개인적 가치관의 발로다. 정직과 성실, 타인에 대한 배려 등.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는 키에 외모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 즉 그는 남보다 우월하지 못한 자리에서 출발하였다. 그래서 항상 겸손하고 성실하다. 조금씩 조금씩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발전 노력을 한다. 1.5배의 친절 전략도 여기서 나온 듯하다.
"자신만을 위해 아등바등거리는 삶은 항상 숨이 가쁘기 마련이다. 그러나 조금씩이라도 남을 위하고 배려하다보면, 오히려 여유가 생긴다." (P.66)
"정직, 이는 큰 경쟁력이 될 뿐 아니라, 위험에 처하지 않게 하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P.124)
"'무리가 가지 않는 맥시멈'은 모든 계약과 비즈니스, 직원과의 관계 등에 적용될 수 있는 '비즈니스 황금율'이다." (P.165)
"선중후경. 중요한 일들을 미리미리 처리해두면 급할 것이 없다. 에상치못한 급한 일이 생겨도, 미뤄둔 일이 없기 때문에 한결 여유가 있다." (P.170)
"1등이라는 교만함보다는 2등이라는 부족함은 성실로 이어진다...'1등 아니면 안 된다'라는 강자만의 논리에서 벗어나자." (P.181)
"자신의 '성공'을 인정해주고 '배우러'왔다는 사람에게, 선배약사들은 반가운 얼굴로 마음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허심탄회하게 자신만의 경쟁력과 성공 노하우를 공개했다." (P.188)
"'타이밍'의 미학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처럼 타이밍을 맞추면 같은 조건에서도 효과는 배로 증가한다." (P.192)
"'컵 속의 물'. 동일한 사안도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P.230)
강연자는 강연을 마치고 다시 허리를 구십도로 굽혀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 나는 그가 질문을 받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달리 질문이 필요할까? 그의 삶과 일에 대한 소위 노하우가 강연에 그리고 여기 책에 모두 들어있는데 말이다. 말로 새삼 확인해본들 실행하지 않고, 설사 움직였다고 하더라도 한두 번 실패에 풀썩 주저앉는 우리에게 무슨 보탬이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