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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와 올리브나무 - 양장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신동욱 옮김 / 창해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세계화는 일종의 경제적 유행이 아니다...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의 국제관계는 물론 국내의 정치판도까지 결정짓는 국제 시스템이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함께 냉전 체제를 대체해 버린 지배적인 국제 시스템인 것이다. (P.42~43)
나는 새로운 세계화 체제가 본질적으로 새 세상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믿는다...정치, 문화, 국가안보, 금융시장, 기술, 환경 등 여섯 가지 모든 차원에서 중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68)
세 가지의 근본적인 변화가 이들 장벽을 한 방에 날려 버렸다. 그것은 통신방식의 변화, 투자방법의 변화, 세계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방법의 변화였다. (P.103)
세계화 체제의 핵심이라고 할 기술의 민주화, 금융의 민주화 그리고 정보의 민주화 (P.150)
네 번째 민주화, 즉 의사결정의 민주화 또는 정보면역 결핍증의 예방제 또는 회복제로써 권력구조의 분산이 원용될 수 있다. (P.170)
세계화 체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지 신흥시장뿐만 아니라 ‘신흥사회’가 있어야 한다 (P.290)
전자투자가 집단이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는데 일조하는 과정을 ‘외부로부터의 혁명’ 또는 ‘글로벌루션’ (P.299)
전자투자가 집단은 안정성, 예측가능성, 투명성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사유재산을 보호받고 (P.303)
여섯 가지 키워드...투명성, 기준, 부패, 자유언론,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민주화 (P.303)
'얼마나 잘 연결되어 있는가?‘라는 질문과 ’창출형인가, 적응형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두 질문 다음으로 다음의 아홉 가지 질문을 통해 한 국가 또는 기업의 경제적 능력과 잠재력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P.367)
오늘날 국제관계의 드라마는 결국 새것 즉, 세계화의 각종 압력과 유인요인 그리고 복잡성이, 옛것 즉,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올리브나무에 대한 열정과 맞부딪치며 일으키는 상호작용이다. (P.459)
모든 것을 동질화시켜 버리는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항해 세계 각국이 다중 필터를 스스로 개발해 냄으로써...각 주체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필터가 ‘글로컬화’하는 능력이라고 믿는다...글로컬화의 목적은 결국 세계화의 충격에 압도됨 없이, 자기 나라와 문화가 더 윤택해지고 다양해지도록 세계화의 각종 면모를 우리 것으로 동화시키는 것이다. (P.500~501)
건전하지 못한 글로컬화란, 자기 문화와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무언가를 흡수하고 있으면서, 그들 문화를 잃어버린 탓에 그것을 자기네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P.504)
환경과 문화의 보존 없이는 지속가능한 세계화는 불가능 (P.511)
환경 없이는 지속가능한 문화가 있을 수 없고, 지속가능한 문화 없이는 지속가능한 지역사회가 있을 수 없으며, 지속가능한 지역사회가 없이는 지속가능한 세계화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P.514)
소득불균형이야말로 세계화 체제의 가장 불안한 사회적 부산물이다. (P.526)
오늘날 세계화 체제의 가장 큰 위협은 바로 세계화다. 현 체제는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잠재력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P.678)
세계화, 너무나 가혹하다
세계화, 연결이 과도하다
세계화, 단절이 심하다
세계화, 주제넘게 끼여든다
세계화, 너무나 불공평하다
세계화, 너무나 비인간적이다
시장의 비전만으로는 불충분하다...너무나 잔혹해서 정치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복지주의의 온정주의는...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P.744)
세계화를 민주화하기 위한 적절한 사회적 합의를 발견하고 도출해 내는 것...‘통합 및 사회적 안전망주의’...‘제3의 길’...제3의 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한 길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말하는 균형잡힌 접근법이다. (P.744~745)
세계화의 민주화, 그것은 세계화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뿐만 아니라, 자기 이익추구에 부합하면서도 도덕적인 정책으로써 어느 나라 정부든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P.757)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은 모든 사회가 매일같이 실행하고 노력해야 하는 사안이다...건전한 글로벌 사회는 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다. (P.797)
이상과 같은 본문의 구절만 읽어봐도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렇다. 세계화, 그것이 800면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의 줄기를 관통하는 키워드이자 주제다.
2006년도 연말을 목전에 둔 시점에 너무 진부한 주제가 아닐까 우려도 있지만 출간된 지 햇수로 7년, 개정판이 나온 지 6년이 경과하여도 여전히 그의 논의는 유효성을 담보한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는 세계화에 무지하다.
‘세계화’에 대한 개념정립조차 이루어지지 않던 때 이미 그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은 확실히 언론인다운 발 빠른 감각이다. 우리 정부는 그때 세계화의 영문표기를 Globalization 이 아닌 Segyehwa 라고 정하는 소동을 벌였던 기억이 난다. 그 차이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답변을 하지 못하면서.
세계화의 물결에 영향을 받지 않는 국가는 거의 없다. 세계화는 좋든 싫든 외면해서 해결할 수 있는 유형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 삶의 많은 영역에 관계를 맺고 있다. 거창하게 인터넷과 IT를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시장과 마트에만 나가봐도 중국산 제품이 압도적으로 쇄도하고 있다. 그리고 연간 수백만의 사람들이 인천국제공항을 빠져나간다. 목적은 단순관광에서 유학, 비즈니스출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결국 국가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다른 세계와의 네트워킹 구축이라는 관점에서는 동일하다.
세계가 고립주의로 회귀하지 않는 한 세계화의 테제는 지속적으로 논의와 주목의 대상이므로 귀 기울여 살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빛을 발한다. 그저 흔하디흔한 유형의 책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이제야 접하게 되니 만시지탄이다.
한 가지 국내 독자라면 자존심 상하는 부분 중 하나는 우리나라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같은 수준의 국가로 취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IMF 금융위기를 겪은 대가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인식에는 대만보다도 하위에 놓여있다. OECD에 가입하여 득의양양하던 시절이 어제련만. 하여튼 미국에서도 주류언론인 ‘뉴욕타임스’ 컬럼니스트의 시각이 이렇다면 즉각적 울분을 표출하는 대신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남이 나를 평가하는 명확한 우리나라의 현주소이자 참모습이라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 후 현상을 개선하기 위하여 어찌 노력할 것인가를 고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