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억지로 잇지 못해

오고가는 마음

주고받는 마음이어야지

 

스치는 인연

스치지도 않는 인연

아쉬워도 어쩔 수 없어

 

사람 마음은

가장 잡기 어려워

알아주지 않는다고

괴로워하기보다

그냥 내려 놓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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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 앞에

눈을 꽉 감은 내가 보였어

난 내 몸을 나왔나 봐

내가 나를 보는 느낌은 이상했어

언제 어쩌다가 난 정신을 잃었을까

기억나지 않아

난 이대로 내 몸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걸까

다시 깨어나기보다 이대로 떠나고 싶어

내가 떠나고 시간이 흐르면

난 숨을 멈추겠지

편하게 해주고 싶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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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 사육법 1
우츠기 카케루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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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와기 소라 아빠는 모험가로 여러 가지 물건을 소라한테 보내는가 보다. 이런 걸 보니 예전에 본 만화영화 <금색의 갓슈벨>이 생각났다. 거기에서도 고고학자인 아버지가 고등학생인 타카미네 키요마로한테 무언가를 보낸다. 무언가는 아이다. 평범한 아이가 아니고 마왕 후보 백명에서 하나인 갓슈였다. 마왕 후보는 다른 마왕 후보와 싸우고 이겨야 한다. 마계에서 사람이 사는 세상에 아이를 보내 시련을 겪게 하고 거기에서 이긴 사람이 마왕이 되는가 보다. 지금쯤 만화는 끝났을지. 마왕 후보라 해도 싸우기 싫어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런 아이는 다른 인격이 나와서 억지로 싸운다. 그 만화영화 재미있으면서도 찡하기도 하다. 싸움에서 진 아이가 마계로 돌아가면 남은 사람은 슬퍼했다. 함께 지내면서 정이 들었겠지. 마왕 후보만 자라지 않고 짝인 사람도 자란다. 타카미네 키요마로는 더 그랬다.

 

 이번에 본 <미이라 사육법>은 <금색의 갓슈벨>처럼 싸우는 건 아니겠지. 어쩐지 다른 작은 동물이나 생물체가 나올 듯하다. 소라한테 온 미이라는 아주 커다란 관에 들어 있었는데 미이라는 손바닥 만했다. 그런 미이라라니 귀엽겠지. 실제 그림 보면 귀엽다. 소라가 미이라를 다시 돌려 보내려 하니, 미이라는 자신을 돌려 보내지 마라고 소라한테 부탁했다. 아쉽게도 미이라는 사람 말 못한다. 소라는 미이라 움직임으로 말을 알아들었다. 미이라가 집안 일 돕는다고 한 걸 소라는 어떻게 알아들었을까. 그렇게 작은 몸으로 집안 일을 어떻게 하나. 무언가 하려는 모습 기특하고 귀엽다. 소라도 그랬겠다. 개가 나타나서 짖고 소라가 안아주는 걸 본 미이라는 개처럼 왈왈 짖었다. 말은 못해도 짖기는 하다니. 개가 미이라를 먹으려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미이라는 개와 잘 어울리고 사료도 얻어 먹었다. 미이라도 뭔가 먹어야 하는구나.

 

 소라는 미이라한테 미이 군이라 이름 붙였다. 미이 군이라니, 미이라 그대로잖아 싶지만 미이는 그 이름 좋아했다. 소라가 하는 말을 미이가 알아듣는 것 같으면서도 못 알아듣는 것도 있는 듯하다. 미이는 아이 같다. 몇살쯤 아이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소라는 학교에서 친구인 타즈키한테 미이 이야기를 하고 집에 함께 간다. 미이는 집에 잘 있었던 것 같은데 말랐다. 물을 먹이니 괜찮아졌다. 미이는 왜 물기가 없어졌을까. 물을 마셔도 소라가 없어서 외로워서 그렇게 된 건 아닐지. 미이가 소라는 무척 좋아했는데 타즈키는 좀 무서워했다. 미이가 보는 타즈키는 짓궂은 모습이었다. 타즈키는 미이를 만지다가 붕대 안은 어떨까 보려 했다. 소라 아빠가 보낸 편지에는 미이 붕대를 풀면 안 된다는 말이 있었다. 그건 왤까. 붕대를 벗기면 몸이 엄청 커지고 무서워지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다니.

 

 미이는 소라가 학교에 갔다 오면 말랐다. 소라는 그게 걱정돼서 미이를 학교에 데리고 간다. 소라가 미이한테 인형인 척하고 꼼짝하지 마라 하니 그 말을 들었다. 그런 것도 참 귀엽구나. 하지만 그런 미이를 노린 아이가 있었다. 체육시간에 소라가 농구에 빠졌을 때 오카모리가 미이를 가지고 갔다. 타즈키는 오카모리가 미이를 뚫어지게 본 걸 알았다. 소라는 오카모리가 미이를 훔쳐갔을 리 없다 여겼다. 소라는 다른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구나. 오카모리가 미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제야 타즈키 말을 믿었다. 소라가 오카모리한테 미이를 돌려달라고 했지만, 오카모리는 미이가 자기 거다 한다. 오카모리는 미이를 여자친구한테 준다. 훔친 걸 여자친구한테 주다니. 좀 어이없구나. 여자아이는 미이를 마음에 들어했다. 소라가 여자아이한테 사정을 말했지만 여자아이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둘이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이런 일이 생기다니. 둘이 만나고 잠시 헤어지는 이야기는 어디에나 나오는 것 같다. 앞에서 말한 <금색의 갓슈벨>에서도 갓슈가 잠깐 집을 나가고 나츠메 우인장에서는 나츠메와 싸운 야옹 선생이 집을 나간다. 갓슈와 야옹 선생은 다시 돌아온다. 미이도 소라한테 오겠지. 다른 아이는 미이를 그저 인형으로 안다. 귀여우니 갖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지. 미이가 소라를 찾아가는 길 힘들지 않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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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 우연한 사랑, 필연적 죽음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박이서 등 16명 지음 / 푸른약국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서울 어딘가에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이라는 책방이 있고 그걸 줄여서 아독방이라 한다. 그 책방은 약국 안에 있단다. 약국과 책방 어쩐지 별난 조합이다. 약국 하는 사람이 책을 좋아해서 책방을 들였을지, 책방을 하고 싶다는 누군가 약국 한쪽을 빌려달라고 했을지. 찾아보면 그런 말 나올까. 어떤 소설에서는 마음 아픈 사람한테 책을 처방해주지 않던가. 약국과 책방 아주 동떨어지지 않았구나. 책방에서 책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남다르게 했다. 글 쓴 사람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썼다. 여기에 누가 참여했는지 찾아보면 나올까. 한사람은 아는데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다. 글을 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조금 있는데 맞을지, 안 맞을지. 틀릴지도 모르니 말 안 할까 한다. 그런 거 꼭 맞혀야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이야기를 만나면 된다. 그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괜찮겠지. 시와 에세이도 나왔다고 한다.

 

 소설 봤으면 소설이 어떤지 쓰기는 해야 할 텐데 무슨 말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책방은 아직 독립하지 못했지만 소설은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다. 이 안에 책방과 약국이 나오는 이야기는 없다. 난 약국에 거의 안 간다. 약 먹을 일이 없어서. 아파도 약 안 먹고 저절로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약 안 먹어도 낫는 거여서 그렇구나. 약 많이 먹는다고 좋을 건 없다. 푸른약국에 가면 약보다 책을 사는 사람이 많은 거 아닐까. 약국은 약을 못 팔고 아독방은 독립해서 약국을 나오고 책방 이름이 바뀔지. 그때는 이 책 제목처럼 이제 막 독립한 책방이 될지. 별걸 다 생각했구나. 약국 안에 책방이 있다는 게 남다르니 굳이 독립 안 해도 괜찮겠다. 독립하면 ‘아독방’이라 할 수 없잖아.

 

 

 

 

 

약국 안 책방

 

 

 

 

 약국 한쪽에 자리잡은 책방 이름은 아독방,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이었다. 거기에는 책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약국 안에 책방이 있다니’ 하고 신기하게 여기고 들르는 사람이 많았다. 아독방에는 잘 알려진 책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이 많았다. 사람들은 다른 책방과 다르다면서 좋아했다.

 

 책방 소문을 들은 여러 작가가 아독방에 들르고 책을 만들면 어떨까 한다. 이름이 알려진 작가 신인 작가 아직 작가란 이름을 얻지 못한 사람이 이름을 가리고 소설 시와 에세이를 쓰기로 했다. 출판사는 푸른약국으로 정했다.

 

 아독방 이야기는 인터넷에 퍼지고 많은 사람이 아독방에 찾아오고 책을 사 갔다. 아독방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은 여러 작가가 이름을 가리고 쓴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누가 어떤 글을 썼는지 생각하기도 했다.

 

 약국은 약국대로 책방은 책방대로 자기 할 일을 했다. 두 곳은 몸과 마음이 아프면 낫게 해주고 때로는 비타민이나 영양제도 주었다. 약국은 좀 아쉬웠다. 지금까지 책방이 약국 안에 있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책방 안 약국이 될 것 같았다. 그래도 약국은 사람들이 독한 약보다 부작용 덜한 책을 보는 게 낫겠다 여겼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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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3-19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약국 안 책방. 이 조합 멋져요. 약과 책. 몸과 마음 치료제. 책 표지 넘 이뻐요. 희선님 리뷰도 님만의 특색이 가득합니다 ㅋ

희선 2021-03-20 23:30   좋아요 0 | URL
어쩐지 약국에 갔다가 약은 안 사고 책을 사는 사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 어떨지... 2021년 1월에도 책이 나왔더군요

행복한책읽기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내일은 내일 해가 뜬다고

거짓말

 

오늘 안 좋으면

내일도 안 좋아

 

오지 않은 날은 모른다고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도

 

내일도 어두울 거야

내게 밝은 날은 없어

 

하지만

 

네겐 밝은 날이 찾아오길 바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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