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의 섬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4
에도가와 란포 지음, 채숙향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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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도가와 란포라는 이름은 에드거 앨런 포를 본떠서 만들었다. 일본 미스터리를 알게 되고 에도가와 란포를 알았는데 책은 못 본 것 같다. 책이 하나도 없었던 건 아닐 텐데. 옛날 사람이라 생각해서 못 본 걸지도. 에도가와 란포는 한국이 조선에서 일제강점기를 지나고 1965년까지 살았다. 란포가 태어난 1894년은 조선에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해다. 란포는 잠시 마산에 살았던 적도 있다고 한다. 신기한 일이지만 그때 그렇게 한국에 살았던 사람은 란포만이 아니다. 이름을 우연히 알고 에도가와 란포상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에도가와 란포는 잘 모른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4권에서는 에도가와 란포 이야기를 한다. 그런 책도 많겠구나. 란포는 일본에서 추리소설을 쓰는 많은 작가한테 영향을 미쳤다. 란포가 만들어 낸 명탐정 아케치 고고로도. 란포는 아서 코난 도일이나 에드거 앨런 포 같은 다른 나라 작가한테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는 짧은 이야기 두편 <심리시험> <지붕 속 산책자>와 긴 이야기 두 편 <도플갱어의 섬> <검은 도마뱀> 네 편이 실렸다. 세 편에서는 아케치 고고로라고 하는데 <도플갱어의 섬>에서는 기타미 고고로라고 한다. 이 사람은 이름만 같은 다른 사람이겠지. 탐정이어도 성이 다르니. 보통 추리소설은 살인사건이나 어떤 일이 일어난 뒤에 탐정이 수수께끼를 풀고 범인을 찾는데 여기 실린 건 그렇지 않다. 범인이 누군지 먼저 알려주고 범인을 찾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런 것과는 조금 다르다. 평범하지 않은 범인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 실린 소설을 보면서 란포가 여기 나온 걸 하고 싶어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고 싶은 것은 아니고 그런 걸 상상하고 즐긴 듯하다. 란포 자신을 소설에 쓰기도 했다.

 

 첫번째 소설 <심리시험>을 보니 도스토옙스키 소설 《죄와 벌》이 생각났는데 그 소설을 보고 이걸 썼다고 한다. 비슷한 건 수전노인 할머니를 죽이는 거다. 그런 사람은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게. 《죄와 벌》은 읽지 않았지만 그건 알았다. 친구 하숙집 주인을 죽이고 돈을 훔친 후키야 세이이치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했지만 아케치 고고로한테 딱 걸린다. 돈만 훔쳐도 됐을 텐데 왜 사람도 죽인 건지. <지붕 속 산책자>에도 별난 사람이 나온다. 고다 사부로는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고 하숙집도 자주 옮겨 다녔다. 란포도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이사를 자주 다녔다고 한다. 그런 건 란포와 비슷하다. 고다는 지은 지 얼마 안 된 하숙집에 살게 되고는 벽장에서 잤다. 어느 날 고다는 천장으로 올라가고 그곳을 돌아다니면서 하숙집 사람들을 엿보았다. 그러다 천장에서 독약을 떨어뜨려 사람을 죽인다. 그런 게 뭐가 좋다고 한 건지. 그 일도 아케치 고고로가 알아낸다.

 

 란포가 쓴 소설에는 <괴인 20면상>이 있다. 20면상은 변장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던가. 여기 실린 소설에도 그런 사람이 나온다. 지붕 속을 다니던 고다 사부로는 변장을 즐기기도 했다. <도플갱어의 섬>에서 히토미 히로스케는 자신과 얼굴이 아주 닮은 고모다 겐자부로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고모다가 되려 하고 그렇게 했다. 고모다는 부자였다. 히토미 히로스케는 이상향을 만들고 싶었다. 그걸 만드는 데 고모다 재산을 거의 다 쓴다. 히토미 히로스케가 만든 곳은 어쩐지 이상하다. 히토미는 그곳이 좋은가 보다. 돈이 없으면 거기 있던 사람들은 다 없어질지도. <검은 도마뱀>에도 변장을 잘하는 여자 도둑 미도리카와 부인이 나온다. 이거 진짜 이름일까. 여자 도둑을 검은 도마뱀이라 한다. 여기에서는 검은 도마뱀과 아케치 고고로가 대결한다. 적이었던 둘은 서로한테 마음이 기울기도 한다. 이건 연극이나 영화로도 만들었다고 한다. 검은 도마뱀뿐 아니라 아케치 고고로도 변장을 잘했다. 검은 도마뱀도 이상한 취미를 가졌다. 아름다운 보석을 훔치는 건 그렇다 쳐도 사람을 박제로 만들다니. 그런 건 돈 많은 사람이 가질 만한 취미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떤 이야긴지 잘 모르지만 란포가 쓴 소설에는 《인간의자》가 있는데, 검은 도마뱀은 사람을 의자에 넣어서 끌고 가기도 한다. 란포는 추리소설에 괴기 환상도 더했다. 멋진 환상이 아닌 이상한 환상이구나. 란포가 이런저런 상상하기를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닐까 싶다. 란포는 여기 저기 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글로 쓰는 걸 더 좋아했다. 소설은 밤에 꾸는 꿈과 다르지 않겠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 나온 어떤 사람은 란포가 그린 세상에 들어가고 싶다고도 했다. 소설에 나온 이야기지만 실제로도 그런 사람 있을까. 책을 보고 나면 거기에서 빠져나와야 할 텐데. 많은 사람이 그러겠구나. 현실이 힘들어도 꿈꾸면서 살면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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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마음을 나누게 되어 무척 기뻐

 

세상에는

더하면 더할수록

좋은 게 많겠지만

마음은 나누면 나눌수록 더 좋아

 

웃음과 기쁨

그리고 이야기

마음을 나누면

느낄 수 있는 거군

 

좋은 마음뿐 아니라

여러 가지 마음을 나누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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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낮을 가리는

어두운 밤이 내리면

세상은 조금 조용해진다

 

밝은 낮도 아름답지만

어두운 밤은 그것대로 멋지다

 

낮이 있기에

밤은 빛난다

 

낮과 밤은

서로를 돕는 친구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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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마음이 가라앉고

눈이 편안해집니다

숲길을 걷는 건 그래서겠지요

 

발밑에 펼쳐진 풀밭도 좋고

높이 죽죽 뻗은 나무도 좋아요

 

생각해 보면 풀빛은

언제나 우리 둘레에 있어요

아주 고마운 일입니다

 

“고마운 풀빛

사라지지 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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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자면서 얼마나 많은 꿈을 꿀까. 꿈을 꿔도 깨고 나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때가 더 많아. 무언가를 보고 자면 그게 꿈속에 나오기도 하고 그 일은 같은 것만 되풀이되기도 해. 어떤 때는 친구가 나오기도 해. 무서운 꿈은 어떤 게 있을까. 귀신 같은 게 나온 적 있기도 한데 모습은 어땠는지 생각나지 않아. 꿈속에서 뭔가한테 쫓기면 잘 뛰지 못해. 이건 실제로도 그럴 것 같아. 무서운 게 보이면 빨리 달아나고 싶어도 발이 그곳에 얼어붙기도 하잖아. 그런 일은 꿈에서 더 자주 일어나던가. 실제로는 그런 일 겪고 싶지 않기는 해. 무서워도 꿈은 깨고 나면 마음이 놓이지만 현실에선 죽을지도 모르잖아. 살다 죽으면 그런가 보다 해도 죽임 당하면 아프고 괴로울 거야. 이런 생각도 하다니.

 

 꿈을 꾸지 않아도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시인은 자신이 꾼 꿈을 시로도 쓰겠군. 아니 꿈처럼 썼을까. 강성은 시집에 실린 시를 보니 꿈 같아. 춥고 어둡고 길고 긴 꿈. 춥다고 느낀 건 눈 때문일지도 모르겠어. 어떤 사람은 늦은 밤에 일하다 사무실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끝없이 눈이 내리고 그 사람은 거기에 갇혀. 잠을 깨야 사무실에서 나올 수 있을 텐데. 눈, 유령이라는 말도 자주 나와. 시 제목이 유령Ghost인 시가 여러 편이야. 죽은 사람도 유령과 다르지 않군. 죽은 뒤에도 자꾸 무언가를 하는 사람 이야기도 있어. 그건 정말 죽은 걸까. 죽은 것처럼 사는 사람을 나타내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지금 들었는데.

 

 

 

창문에 돌을 던졌는데

깨지지 않는다

 

생각날 때마다 던져도

깨지지 않는다

 

밤이면 더 아름다워지는 창문

 

환한 창문에 돌을 던져도

깨지지 않는다

 

어느 날엔 몸을 던졌는데

나만 피투성이가 되고

창문은 깨지지 않는다

 

투명한 창문

사람들이 모두 그 안에 있었다

 

-<채광>, 17쪽

 

 

 

집은 햇빛에 불타고

나는 깨끗한 물에서 잠들었다

입술이 파래질 때까지 여름 속에서 나오지 못했다

 

-<환상의 빛>, 20쪽

 

 

 

 앞에서 말한 눈이나 유령이라는 말은 하나도 나오지 않는 시군. <채광>도 <환상의 빛>도 꿈 같아서. 이것 말고 꿈 같은 시는 더 있어. <채광>을 보면 두 가지가 생각나. 어딘가에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 없는 것과 꿈속 일이. 죽은 사람을 생각할 수도 있겠어. 죽은 사람이 아무리 창문에 돌을 던져도 깨지지 않고 아무도 모를 테니 말이야. 이것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사람에 들어가겠어. 여러 시 가운데서 이 두 편을 함께 옮기다니.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시 <환상의 빛>을 보니 무척 더웠던 2018년 여름이 떠오르기도 했어. 그러고 보니 <환상의 빛>이란 시도 세 편이군.

 

 

 

새벽 두 시 유모차를 밀며 가는 젊은 여자

한없이 맑은 고층 빌딩 유리창으로

날마다 날아가 부딪치는 여자

여름에도 겨울에도 맨발로 다니는 여자

혼자 동물원에 가는 여자

눈이 내릴 땐 죽고 싶은 여자

불가능과 불가해와 영원이라는 말을 늘 생각하는 여자

파도가 검은 빛으로 변하는 걸 지켜보는 여자

죽은 아이를 업고 다니면서도

왜 몸이 무거운지 모르는 여자

깊은 밤 거울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가라앉아도

다시 살아 기어 나오는 여자

아름다움을 슬픔으로

사랑을 고통으로 아는 여자

그날 이후 얼음이 된 여자

얼음을 도끼로 내리치는 여자

매일 밤 베틀 앞에서 자신의 수의를 짜는

죽지 않는 늙은 여자

 

-<Ghost>, 43쪽

 

 

 

 제목이 Ghost인 시에서 한 편이야. 여자 이야기여서 옮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 이 시에 나오는 여자들은 왜 저런 걸 하는 걸까. 갑자기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별걸 다 생각했군. 가끔 그런 소설을 봐서 그런지도. 요즘 세상이 무섭기도 하지. 여기에는 <유령선>이라는 시도 있는데, 그걸 보니 세월호가 생각났는데 그걸 생각하고 쓴 시일지(위에 옮긴 것도 이제와서 세월호가 생각나는군).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 우리 출항은 순조로워 보였는데 / 날씨는 맑았고 / 우리가 당도할 항구 날씨는 더 맑고 따뜻했는데 /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유령선>에서, 53쪽)” 이 부분을 보니 더 그랬어.

 

 난 잘 모르겠지만 여기에 실린 시에는 실제 일어난 일도 있을지도. 죽음을 기억하려고 한 걸까. 꼭 죽음만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따돌림 당하고 약한 사람을 생각하기도 해. 거의 힘없는 사람을 생각하는 거군. 세상에는 힘없는 사람 많지. 꿈이라도 좋다면 나을 텐데. 안 좋은 꿈만 자꾸 꾸고 쉽게 깨어나지도 못하는군. 아니 꿈이라면 언젠가는 깨어나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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