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 그날 고려 편 4 - 충렬왕에서 최영까지 역사저널 그날 고려 편 4
KBS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지음, 이익주 감수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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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는 조선 앞이었던 나라로 왕건이 세웠다. 이건 잊어버리지 않았다. 이것뿐 아니라 고려 사람 이름도 여럿 기억한다는 거 알았다. 그저 이름만. 이 책 《역사저널 그날 고려 편》은 모두 네권이고 이번에 마지막 4권을 보았다.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은 해도 알려고 애쓰지는 않았다. 안다고 해도 소설 보고 조금 아는 정도다. 역사를 잘 알면 소설 볼 때 더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소설로 역사를 다 알기는 어렵겠다. 소설을 보고 역사에 관심을 갖는 건 괜찮겠다.


 충렬왕도 기억하는 이름이다. 문종 다음이 충렬왕이고 충렬왕부터는 뒤에 왕이 붙는다(다른 왕도 이름에 왕을 붙이는 거겠다). 그건 몽골, 아니 원한테 정치 간섭을 받아설까. 어떨지 모르겠다. 충렬왕은 원 황제 쿠빌라이 칸 딸과 결혼하고 원 사위(부마)가 된다. 그나마 고려는 나라가 그대로고 왕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충렬왕은 고려에 이익이 되게 외교를 하려 했는데, 아들인 충선왕은 그걸 조금 다르게 했다. 충선왕도 고려를 생각하기는 했다. 충선왕은 충렬왕과 몽골 공주 사이에서 태어나고 혼혈이었다. 이런 건 몰랐던 거다. 고려 왕실은 몽골 피가 섞였다. 이때 왕씨는 나중에 어떻게 됐을까. 충렬왕이나 충선왕이나 고려를 생각했지만, 충선왕은 원에 가서 힘을 기르려 했다. 그게 그렇게 잘 될까. 고려 왕 자리는 내놓아야 하고 시간이 흐르고 원 황제가 바뀌고는 충선왕은 티베트로 유배를 간다.


 언젠가 고려 시대에 공녀가 있다는 것만 알았다. 사람도 바쳐야 하다니. 그것도 여성을 말이다. 이런 것도 말을 잘 했다면 그런 일 일어나지 않았을지. 원이 아닌 거란한테는 보내지 않았는데. 원에 보낸 여성은 궁에서 일을 했나 보다. 거기에서 일하다 황후가 되는 건 꽤 출세하는 거겠다. 고려 사람이 원 황제와 결혼한 건 기황후다. 기황후도 언젠가 이름을 알고 고려 시대에 그런 사람이 있었구나 했다. 기황후 평판은 그리 좋지 않았다. 자신이나 식구만 생각하지 않고 정치를 했다면 좋았을 텐데. 기황후 형제는 고려에서 마음대로 한 듯하고. 기황후가 고려 왕을 정했는데, 그건 공민왕이었다. 공민왕도 기억한다. 아내가 죽고 그리워한 사람이구나. 이런 것밖에 모르다니. 공민왕은 원에서 독립하고 싶어하고 그걸 이룬다. 한때는 승려였던 신돈을 앞세우고 정치를 했다.


 공민왕이 원과 관계를 끊으려 했을 때 이성계 아버지 이자춘 도움을 받는다. 이성계라니. 최영도 일찍 나왔는데. ‘황금을 돌같이’ 이런 노랫말이 들어간 노래가 있구나, 최영은. 공민왕은 고려를 개혁하려고 했는데 실패하고 죽임 당한다. 원 정치 간섭에서 벗어난 게 어딘가 싶기는 한데. 공민왕 아들이라는 우왕은 진짜 아들인지 아닌지 분명하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왕으로 세웠구나. 기황후가 원이나 고려를 망하게 했다는 말도 나오는데. 또 하나 왜구 때문이다는 말도 나왔다. 왜구를 물리치면서, 원은 망하고 중국은 명나라가 들어선다. 큰 나라를 섬기는 건 오래전부터 이어진 일이었구나. 다음은 명이라니. 최영과 이성계는 요동을 얻으려는 생각이 달랐다. 최영은 싸워야 하고 이성계는 외교로 얻어야 한다 했다. 다음 조선 왕이 누군가, 바로 이성계다. 하늘은 이성계 손을 들어준 것 같구나. 세계를 잘 읽어야 운도 자기 걸로 끌어들이겠지.


 이성계는 군대를 끌고 위화도로 갔다가 명과 싸우지 않고 돌아온다. 이걸 왕이나 최영은 허락하지 않았다. 이성계는 자신이 살려고 최영을 체포하고 사형시킨다. 최영은 끝까지 꼿꼿했다. 부러질지라도 굽히지 않겠다는 마음 같았다. 최영이 죽었을 때 많은 백성이 슬퍼했단다. 공민왕 때 신흥 사대부가 나타났다고 하는데, 이 신흥 사대부와 이성계도 만났나 보다. 고려는 사라지고 조선이 나타나는구나. 성리학을 공부하는 성균관은 조선 시대가 아닌 고려 시대 거였다니 처음 알았을지도. 성균관은 조선 시대에도 있었구나. 책 네권 봤다고 어떻게 고려를 다 알까. 조금이라도 알아서 괜찮기는 하다. 언제 또 고려를 만날지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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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아프면

걷는다


거리를 걷고

책 속을 거닐어


길을 걷는 것과

글자 사이를 걷는 건

비슷해


너도 한번 해 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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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서운 꿈을 꾸면

선풍기 네 바람으로 날려 줘


여름엔 무서운 꿈 안 꾸겠어

다른 철엔

무엇이 무서운 꿈을 쫓아줄까


봄엔 꽃비 내리는 꿈을 꾸고

가을엔 곱게 단풍 든 꿈을 꾸고

겨울엔 흰 눈이 내리는 꿈을 꾸어야겠어


꿈은 마음대로 안 되겠지만,

그래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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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무섭지만

비도 무서워요


가끔 비는 무섭게 쏟아져요

그런 비 본 적 있으세요

엄청난 소리를 내고

땅으로 떨어지는, 

아니 쏟아지는 비


지금 바로라도

빗물이 차오를 듯한 모습,

차오르는 모습을 보면 무서워요


여름마다 쏟아지는 비

비에 무서운 말은

붙이지 마세요


하늘에서 정말로 그런 게 떨어지면

살아남는 사람은 얼마나 될지

하나도 없겠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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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의 대명사 문학과지성 시인선 585
오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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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달 전에 오은 시인 시집 《없음의 대명사》가 나왔다는 걸 알았다. 한번 본 시인 시집은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게 나오면 보기도 한다. 아니 지금 생각하니 다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봐도 하나도 모르는 시인 시집은 다시 안 보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내 마음에 들어오는 시가 있으면 다음 시집 보기도 한다. 내가 뭐라고 그러는 건지. 시는 여전히 어렵다. 다른 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진가. 어려워도 자꾸 보면 또 보기도 한다. 신기하구나. 다른 책도 보려고 해야 할 텐데, 과학이나 철학. 시와 어울리는 게 과학이나 철학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은 시인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마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런 걸 쓰다니. 예전에는 나도 몰랐을지도.


 요즘은 시인이 방송에 잘 나오는 것 같다. 방송은 텔레비전이 아니고 라디오다. 내가 그걸 들어서 조금 아는 건지도. 팟캐스트 하는 시인이나 소설가 있지 않나. 지금은 작가와 그걸 보는 사람이 예전보다 조금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친구가 되지는 않겠지만. 작가가 되고 얼마 안 되거나 작가가 되기 전에 알게 된 사람과는 친구가 되기도 하려나. 그 뒤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오은 시인이 나온 라디오 방송 조금 들었다. 이 말은 지난번에 《왼손은 마음이 아파》 보고도 했구나. 오은 시인 시집은 이번이 세번째다. 더 나온 듯한데 다른 건 못 봤다. 보면 보고 못 보면 마는. 어떤 작가는 어쩌다 보니 책을 다 읽기도 하지만.


 이 시집 제목은 ‘없음의 대명사’다. 여기 담긴 시 제목은 대명사다. <그곳(세 편)> <그것들(여섯 편)> <그것(열여섯 편)> <이것(한편)> <그들(아홉 편)> <그(아홉 편)> <우리(아홉 편)> <너(네 편)> <나(한편)>. 시는 모두 쉰여덟(58) 편이다. 시집 보고 시가 어느 정도나 담겼는지 세어 보지 않는데, 이번에는 세어 봤다. ‘이것’과 ‘나’는 한편씩이다니. 여기에서 말하는 ‘그것’이나 ‘그곳’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잘 모르겠다. 수수께끼 같은 느낌이 든다. 자꾸 보면 뭔가 떠오를 것 같기도 하다. 거기에 정해진 답은 없을지도. 떠오른 것도 조금 있다.




온다 간다 말없이 와서

오도 가도 못하게 발목을 붙드는,

손을 뻗으니 온데간데없는


-<그것>, 37쪽




 앞에 옮긴 시 ‘그것’은 짧아서. 한번 더 봤을 때는 인연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자신 없구나.




 그것참 맑구나 그것참 예쁘구나 그것참 근사하구나……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것과 멀어졌다 맑은 것 예쁜 것 근사한 것…… 그것은 다 달랐다 그때그때 달랐다 세상은 넓고 변수는 많았다 맑으면서 예쁜 것, 맑고 예쁘고 근사한 것, 맑지만 근사하지 않은 것……  (<그것)에서, 46쪽)




 시에서 말하는 맑고 예쁘고 근사한 것은 뭘까. 그것, 지시대명사기는 하지만 사람을 보고 저런 말할 때 있지 않을까. 명사인 생물이나 무생물일지도 모르겠다. 저기 한부분만 보고 생각하기보다 시 전체를 봐야 할지도.




그것이 왔는데

이미 왔다고 하는데

나는 그것을 기다린다

격하게, 열렬하게


그것을 본 사람들은

그것이 틀림없다고 환호한다

누군가는 지난번의 그것과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을 듣기만 한 사람은

과연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이 쌓일수록

밝았다가 어두워지고

화려했다가 누추해지고

몸집이 커졌다가 금세 쪼그라들기도 하는


그것은 가고

그것은 오고

한번도 마주치지 않은 채

그것은 또 한번 대체되고


주머니 속에서 풀린 털실이

지구를 한 바퀴 휘감고 돌아오는 시간


그것이 왔는데도

꿋꿋이

그것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그것이 온다


-<그것>, 52쪽~53쪽




 시 제목은 또 ‘그것’이다. 이 시 보고 처음에 사무엘 베케트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가 떠올랐다. 오고, 기다렸다는 말이 있어서. 그것은 고도인가, 희망일지도. ‘고도를 기다리며’ 제대로 읽지도 못했으면서 그걸 떠올리다니. 그걸 본 적 있어서 생각했구나. ‘고도를 기다리며’ 한번도 안 봤다면 어땠을지.


 제목이 같은 시 쓰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무엇을 생각하고 썼을지. 앞에서도 말했듯 오은 시인이 생각한 걸 똑같이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뭔가 떠올려주기를 바란 것도 있을 텐데 모르겠다. ‘그’가 창문 세 개가 있는 방이 마음에 들어서 그걸 얻었는데, 나중에 갔더니 창문이 두 개밖에 없었다. 그건 뭘 상징하는 걸지. 주인이 세들어 사는 사람한테 처음 말과 다르게 하는 거. 마지막 시는 <나>다. 마지막 연 ‘내 앞에서도 / 노력하지 않으면 웃을 수 없었다 (<나>에서, 135쪽)’는 어쩐지 슬프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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