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정지용 시집 (미니북) - 1935년 시문학사 초판본 오리지널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정지용 지음 / 더스토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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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 전(2014)부터 일제시대에 시를 쓴 시인 시집 초판본이 나왔다. 다른 출판사에서 처음 나온 건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이다. 사두기만 하고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건 처음 나왔을 때 글자 그대로여서 바로 못 본 것 같다. 김소월 이름은 알아도 김소월이 어떤지 잘 몰랐다. 그 뒤에 김소월을 알았느냐 하면 아니다. 내가 안 건 김소월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뿐이다. 이런 말은 김소월 시집을 본 다음에 썼다면 좋았을 텐데. 초판본 김소월 시집 다음에 윤동주, 백석, 한용운 시집이 나오는 걸 보고 정지용 시집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래전에 나온 초판본을 지금 볼 수 있게 해준 곳은 다른 곳이지만, 그곳 말고 여러 곳에서 초판본을 냈다. 이것도 초판본이기는 하지만 한글은 지금 말로 고친 것 같다. 여기에서는 시집을 두가지로 냈다. 하나는 보통 크기, 하나는 좀 작은 것으로. 내가 본 것은 작고 귀엽다. 글자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읽기에 그렇게 힘들지 않다. 그래도 한번에 죽 보기보다 조금씩 보는 게 나을 듯하다.

 

 

 

유리창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방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유리창1>, 21쪽

 

 

 

 중학교인지 고등학교인지 잘 모르겠는데, 학교 다닐 때 일제강점기 시인이나 소설가를 좀 알았다. 알았다기보다 국어시간에 배웠다고 해야겠다. 그 안에 정지용 시도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시는 <유리창1>이다. 그 시를 선생님이 가르쳐준 건지 책에 있었는지. 학교에서 배운 게 아니고 다른 데서 듣거나 본 걸 학교에서 배웠다고 기억하는지도 모르겠다.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건 내가 학교 다닐 때 시와 소설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설지도. 공부라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국어 영어 수학에서 국어 점수가 그나마 나았던 것 같기도 한데. 국어 좋아하지 않았지만 싫어하지 않았나 보다. 그때도 시를 좋아했다면 좋았을 텐데. 또 이런 부질없는 생각을 하다니. 고등학교 다닐 때 책은 거의 읽지 않았는데 그런 내가 문예부였다. 글 쓰는 게 좋아서 거기에 들어간 건 아니고 거기가 남아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문예부였다 해도 글 쓴 기억은 거의 없다. 그때 뭐 하고 시간을 보낸 거지. 내가 문예부였던 적 한번 더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다. 그때도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들어갔겠지. 두번이나 문예부였다니.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를 쓰고 시집도 냈다. 선생님은 프랑스말을 가르쳤는데. 예전에 내가 시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시와 아주 먼 것도 아니었구나. 좀 우습다. 책(시 소설)은 고등학교를 마치고서야 봤다. 중, 고등학생 때 책은 잘 몰라서 읽지 않았지만 일기나 편지는 썼다.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

 

-<호수1>, 77쪽

 

 

 

 앞에서 김소월 잘 모른다고 했는데, 정지용도 잘 모른다. <유리창1>에는 아이를 잃은 슬픔이 담겼다. 다른 시에도 그런 걸 조금 담았다. 김소월은 이름만 알고 시 조금만 알았는데, 정지용은 예전에 시집을 한권 보았다. 거기에서 기억하는 시는 <향수>와 <호수1>이다. <향수>는 노래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알겠다. <향수>를 보면 정겨운 시골 모습이 떠오르고, 그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구나. 한때 정지용 시도 볼 수 없었겠지. 정지용은 일제강점기에 시 쓰는 사람으로 여러가지 했는데,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북으로 가고 거기에서 죽었다. 정지용 시는 윤동주도 좋아했다. 정지용은 윤동주 3주기 유고시집에 서문을 썼다. 그 일을 윤동주는 저세상에서 기뻐했을까.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슬이 나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햇빛이 입맞추고 가고,

 

해바라기 첫 시약시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깩! 지르고 간 놈이─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구리 고놈이다.

 

-<해바라기 씨>, 102~103쪽

 

 

 

할아버지가

담뱃대를 물고

들에 나가시니,

궂은 날도 곱게 개고,

 

할아버지가

도롱이를 입고

들에 나가시니,

가문 날도

비가 오시네.

 

-<할아버지>, 116쪽

 

 

 

별똥 떨어진 곳,

마음해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소.

 

-<별똥>, 120쪽

 

 

 

 정지용은 동시도 썼다. 정지용 시를 본 뒤 윤동주는 시를 조금 다르게 썼다 한다. 여기에도 동시가 실렸다. <호수1>도 동시처럼 보이는데,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잘 담겼다. 시를 쓰려면 어린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한다. 무엇에든 관심을 갖고 새롭게 보는 게 어린이 마음인가. 난 어린이였을 때 그러지 않은 것 같은데, 더 어릴 때는 달랐을까. 어렸을 때 난 글짓기 대회에 나가 본 적은 없지만, 글짓기 시간에 쓴 글 칭찬받은 적은 있다. 겨우 한번이었던 것 같다. 난 그걸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때 난 무엇을 좋아했을까.

 

 시집 이야기보다 재미없고 생각도 잘 나지 않는 내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이 시집을 봤기에 그때 일을 떠올린 거니 괜찮은 거 아닌가 싶다. 일제감정기에 한글로 글 쓰기 어려웠을 텐데, 한글로 시나 소설 쓴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 사람에서 한사람이 정지용이다. 정지용이 한자말을 아주 쓰지 않은 건 아니지만, 한글을 잘 살려썼다. 그런 부분을 눈여겨 보면 괜찮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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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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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나온 날은 2016년 9월 12일이다. 그날 경주 쪽에서 진도 5.8 지진이 일어나고 많은 곳에서 그것을 느꼈다. 여진은 몇달 동안 이어지고 요새도 지진이 자주 일어난다. 그 지진으로 한국도 지진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지진 대피훈련을 하게 되었다. 라디오 방송 사이에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하는 게 나왔다(요새는 나오지 않는다).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난 것과 이 책이 나온 날짜가 같은 건 그저 우연일 거다. 우연이지만 말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한국에서 이 책을 한국말로 옮긴 건 영화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2015년에 영화가 했지만. 경주나 경주와 가까운 곳만큼은 아니지만 지진이 일어나는 걸 몇번 느껴서 가끔 걱정한다. 지진이 일어나는 꿈을 꾸기도 했다(이 말은 처음이 아니구나). 지진이 일어나는 건 막을 수 없다. 지진 때문에 사람이 죽는 게 아니고 건물 때문에 사람이 죽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건물을 짓지 않을 수 없겠지. 일본은 지진이 자주 일어나서 그것을 생각하고 건물을 지었지만 한국은 그렇게 지은 지 얼마 안 됐을 거다. 일본도 많이 다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먼 앞날까지 보지 않았을 거다. 지금 돈을 벌려고 빠르게 건물을 올렸겠지. 이제는 빠르고 편한 것보다 다른 걸 생각해야 한다.

 

 앞에서 지진 이야기를 해서 마치 여기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 같구나. 지진은 일어나지 않지만 책속 배경은 한신 대지진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다. 그때는 원자력발전소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지진 때문에 원자력발전소에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런 소설을 썼겠지. 한신 대지진이 일어나고 시간이 흐른 2011년 3월 11일에 일본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 그것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이어졌다. 지진 해일로 죽거나 집을 잃은 사람도 많고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죽거나 살던 집을 떠난 사람도 많다. 사람만 피해를 입은 건 아니다. 동물도 죽고, 죽이고 식물도 방사능에 오염됐다. 그 일을 당한 사람과 보기만 하는 사람 마음은 다를 거다. 재해나 사고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무척 우울하지만. 사람이 편하게 살려고 만드는 것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을 거다. 많은 사람 희생이 있어서 과학이 발달한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이런 생각은 못해봤다. 예전에 핵분열을 찾아내고 연구한 과학자도 백혈병으로 죽었다. 그걸 보고도 과학자는 그 연구를 그만두지 않았구나.

 

 예전에는 전기가 모자라서 가끔 전기가 끊기기도 했다. 지금은 그런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겠지. 아주 더운 여름에 잠깐 끊길까. 원자력발전 때문에 전기가 끊어지지 않겠다. 일본은 한국보다 땅이 넓어서 원자력발전소가 더 많다. 지금은 한신 대지진이 일어난 1995년보다 더 늘었겠다. 한국은 원자력발전소가 동쪽에 모여있고, 오래된 것도 있고 새로 짓는 것도 있다. 지난해 9월 12일에 경주에 지진이 일어난 다음에 한국에 다른 일이 터져서 원자력발전소 일을 덜 생각하게 된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원자력발전소 잊지 않아야 한다. 원자력이라 하지만 이건 핵이다. 핵은 무섭게 들리지만 원자력은 무섭게 들리지 않는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는데 왜 그때 일을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까. 나도 원자력발전이 위험하다는 걸 안 건 얼마 되지 않았다. 2011년에는 조금 생각했겠지만 잠깐이었다. 그때도 한국에 원자력발전소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몰랐다. 어느 정도나 있는지 찾아본 건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알고 난 뒤다. 한국에서 먼 곳에서 일어난 사고라 할지라도 그런 일이 한국에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원자력발전을 잘 아는 사람은 그게 진짜 안전하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니시키 중공업 고마키 공장에서 시험 비행을 하려는 커다란 헬리콥터 ‘빅 B’가 저절로 움직였다. 누군가 빅 B를 훔친 거였다. 그것을 훔진 사람은 자신을 천공의 벌이라 하고 빅 B를 신양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하늘 높이 띄웠다. 천공의 벌은 빅 B에 폭발물이 실렸다고 하고 자신이 하는 말을 듣지 않으면 헬리콥터를 원자로에 떨어뜨린다고 한다. 빅 B 안에는 헬리콥터를 연구한 야마시타 아들이 타고 있었다. 천공의 벌이 바란 것은 일본 안에 있는 원자로를 모두 쓸 수 없게 하는 거였다. 정부가 그 말을 들을까. 아이를 구할 때도 속임수를 썼는데. 천공의 벌은 빅 B에서 아이를 구하게 했다. 거기에는 조건이 있었다. 지금 움직이는 원자로를 모두 끄고 그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중계하는 거였다. 다행하게도 아이는 구했다.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사람과 결정한 일을 하는 사람은 다르다. 그런 일은 어디에서든 일어나겠다. 결정이라도 잘못하지 않아야 할 텐데 싶다.

 

 빅 B에서 아이를 구하려고 원자로를 끄고 여러 곳 사람 모습이 나온다. 이 일이 일어난 때는 팔월로 무척 더웠다. 잠깐 더운 것을 안 좋게 여기는 사람이 많았고 원자력발전이 없으면 안 된다 생각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사는 곳에 원자력발전소가 없으면 괜찮다 여겼다. 원자력발전을 깊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거기에서 일하고 병에 걸린 사람이나 원자력발전이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 한국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 거다. 원자력발전이 아닌 다른 것도 있을 텐데, 그것을 생각하는 사람 있을까. 원자로에 쓰이는 연료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 테니 아주 없지 않겠다. 좀더 많은 사람이 원자력발전에 관심을 가져야 할 텐데. 그걸 안다고 바로 뭔가 할 수 없다 해도 전기를 아껴쓰려 하지 않을까.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구나. 더울 때는 덥게 추울 때는 춥게 지내는 것도 괜찮다. 전기를 아주 안 쓰는 건 어렵겠지만 덜 쓰는 건 할 수 있겠지.

 

 이 책을 보면 원자력발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는 옳은 일만 일어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자기 일이 아니면 옳지 않은 일을 보고도 그냥 지나칠 거다. 나도 다르지 않다. 큰 일은 못하더라도 작은 일은 실천하고, 가까운 곳에 힘든 사람이 있으면 돕기를 바란다. 그것만 해도 세상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세상을 바꾸는 건 그렇게 큰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작은 일이 자꾸 일어나고 그게 쌓여서 조금씩 바뀔 거다. 원자력발전소도 천천히 없애면 좋겠다.

 

 

 

희선

 

 

 

 

☆―

 

 일상생활 속에서는 원전을 별로 생각하지 못했다. 한신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조차 아주 가까이에 원전이 있다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 뒤 여러 매스컴에서 ‘지진과 원전’이라는 문제를 다루었을 때에야 겨우 그 일의 심각성을 깨달았을 정도다. 모르는 척했다고도 할 수 있고 익숙해졌다고도 할 수 있다. 어쨌든 감각이 둔해졌다는 증거였다.  (96~97쪽)

 

 

 “세상에는 없으면 곤란하지만 똑바로 바라보기는 싫은 게 있어. 원전도 결국 그런 것에서 하나야.”  (5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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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83

오다 에이치로

集英社  2016년 11월 04일

 

 

 

 몇권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인섬편이 끝날 때쯤에 빅맘이 나왔을 거다. 그때 빅맘 무섭게 보였다. 과자 같은 단 것을 좋아하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하도 먹어치웠다. 사람처럼 보이지 않지만 사람이다. 보통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생각하니 루피와 동료가 나중에 싸우게 될 상대가 먼저 조금 나올 때 다 무서웠다. 지금까지 싸운 게 누구더라 하고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게 얼마 없다. 오래 돼서 이름 잊어버리기도 했다. 루피는 처음부터 이기기 어려운 상대와 싸우고 이겼다. 루피와 동료는 갈수록 힘을 붙였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자라는 것으로, 사람이 살면서 맞닥뜨리는 힘든 일과 같은 거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루피와 싸운 상대는 시간이 흐르고 루피를 도와주기도 했다. 루피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난 그런 게 없구나). 그래서구나. 빅맘하고 싸우는 건 좀 이르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싸우기는 해도 그렇게 길지 않겠지. 이렇게 말하니 <원피스>가 싸우기만 하는 만화 같구나. 싸우기는 하는데 모험이 중심이다. 싸움은 자유와 권리를 찾으려고 하는 거다.

 

 이번에 하나 깨달았다. 빅맘이 자식 이름을 먹을 거(서양 과자이름)로 짓는다는 거. 상디와 결혼한 사람은 빅맘 서른다섯번째 딸 푸딩이다(지난번에 프링이라 했는데 고쳐야겠다, 이번에 보면서 일본에서는 푸딩을 프링이라 한다는 것이 생각났다). 푸딩은 루피 쵸파 나미가 상디 동료라는 걸 알고 도와주기로 한다. 상디와 푸딩은 한번 만났다. 상디는 푸딩한테 푸딩하고 결혼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 하고 동료한테 돌아가고 싶다고 했단다. 아주 놀라운 걸 알았다. 빅맘은 딸이 39명에 아들이 46명으로 모두 85형제를 두었다. 이 말 들었을 때는 친자식이 아닌가 했다. 놀랍게도 모두 빅맘 자식이었다. 남편은 43명이었다. 아이를 여든 다섯이나 낳았다면 빅맘은 지금 몇살일까. 쌍둥이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구나. 그렇다 해도 엄청나다. 빅맘은 식구를 중심으로 하는 해적단을 만들려고 아이를 그렇게 많이 낳았다. 남편은 자식을 낳고는 버린 것 같다. 빅맘은 자식을 힘을 키우는 일에 썼다. 힘을 가진 집안 사람과 딸을 결혼시켰다. 상디 집안은 사람을 죽이는 일을 전문으로 하고, 과학을 이용해서 그런 것을 한다. 전쟁도 하는 듯하다.

 

 푸딩은 빅맘이 있는 섬에 가는 지도를 루피한테 그려주고 다음날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일이 잘 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빅맘이 있는 홀케이크섬에 가서는 루피 나미 쵸파 캐럿은 이상한 숲으로 들어가고 브룩과 페드로는 빅맘이 가지고 있는 포네그리프를 찾으러 갔다. 배 안에 있어야 할 페콤즈는 없었다. 페콤즈는 카포네 갱 베지한테 잡혀갔다. 베지가 페콤즈한테 총을 쏘았는데 어떻게 됐을지. 지난번에 잘못 생각한 게 하나 더 있다. 스릴러 바크에서 만난 로라 엄마일지도 모르겠다고 한 사람은 엄마가 아니고 언니였다. 빅맘이 나왔을 때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빅맘이 로라 엄마가 아닐까 했다. 그 생각이 맞았다니. 로라는 먹을 거 이름이 아니다. 일부러 그런 건가. 루미 나미 쵸파 캐럿이 들어간 숲은 빠져나오기 힘든 곳이었다. 빅맘도 루피가 찾아온 것을 알고 상디와 만나지 못하게 하려 했다. 쵸파와 캐럿은 거울 속 세계에 갇히고 루피와 나미는 숲에서 땅속에 묻힌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이 로라 아빠였다.

 

 잠깐 다른 곳 이야기를 해야겠다. 빅맘은 자신이 먹고 싶은 게 생각나면 그것을 바로 먹어야 한다. 빅맘은 자신이 먹고 싶은 걸 부하가 바로 주지 않으면 미친다. 이번에 찾는 게 없어서 도시를 부수었는데 그곳에 징베가 나타났다. 징베는 빅맘이 먹고 싶다고 한 걸 가져왔다. 정신이 돌아온 빅맘한테 징베는 할 말이 있다고 한다. 빅맘은 징베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었다. 징베는 빅맘을 떠날 수 있을까. 그 일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징베가 선장인 배 동료들은 징베한테 떠나라고 했다. 언젠가 해적단이 폭력조직(야쿠자) 같다고 했는데 진짜 그렇게 보인다. 상디는 오랜만에 누나와 아버지를 만났지만 식구라 여기지 않았다. 상디는 네쌍둥이에서 셋째였다. 네쌍둥이였다니. 상디 아버지는 상디가 어렸을 때 다른 세아이와 다르게 힘이 없고 요리를 해서 거의 버렸다. 버리고서 이제야 찾은 건 사랑하는 자기 아들을 빅맘한테 보내고 싶지 않아서였다. 상디 아버지는 상디를 산제물이라 했다. 부모 같지 않은 부모구나. 왕족과 결혼해서 자신들을 편하게 해주기를 바라는 사보 부모가 생각났다. 상디 누나가 루피를 구해줘서 좀 괜찮은가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레이주는 그저 일어나는 일을 즐겁게 보는 사람 같다. 그렇다 해도 가끔 이런 사람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거울속 세계에 갇힌 쵸파는 그 안에 있는 거울 가운데는 빅맘이 있는 성으로 나가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말 그럴 것 같다. 루피는 빅맘 열번째 아들 크래커와 싸웠다.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다음권에서 어떻게 되겠지. 나미는 로라 아빠 파운드와 함께였다. 나미는 로라가 준 빅맘 비블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써서 숲을 빠져나갈 생각이다. 비블 카드가 있어서 빅맘을 만날 수 있겠다. 홀케이크섬에서도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 같지만 그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빅맘은 섬에 사는 사람 수명을 받고 그곳을 지켜주었다(자식을 많이 낳은 것과 다른 사람 수명을 빼앗는 힘은 상관있을까). 빅맘은 그냥 해주는 게 없구나. 남한테 인심 쓰는 척하고 더 빼앗으면 끝이 안 좋던데. 이번 거 그렇게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다음에는 어떤 일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원피스>는 늘 다음을 기다리게 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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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길을 걷다 편지함을 보면 사진으로 담는다

저런 편지함으로 편지를 받는 기분은 어떨까

편지가 중요하지 편지함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구나

 

 

 

 

 

 

 

 

 

 

 

 

 

 

 

 

 

 

 

 

 

 

꽃은 언제든 피지만 봄에 피는 꽃은 더 반갑다

잿빛이었던 세상을 밝게 만들어주기 때문이겠지

아직 벚꽃은 피지 않았다

바로 위에 것은 매화다

섬진강에는 매화마을이 있다던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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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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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한테 그림자란 무엇일까. 자기 발밑에 붙어서 언제나 자신을 따라오는 것 말고 다른 것은 생각나지 않는다. 그림자 없는 사람은 없겠지. 자신과 그림자가 따로따로 움직이는 일도. 이야기 속에서는 그림자가 좀 다르다. 마치 자신만의 뜻이 있는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 그림자를 잘라내서 그것을 죽은 사람 몸에 넣고 자기 말을 잘 듣는 좀비로 만들기도 한다. 그림자를 빼앗긴 사람은 해가 뜬 낮에는 다니지 못하고 밤에만 다녀야 한다. 그림자는 밤에도 생기는데. 그림자 없는 사람은 뱀파이어 같은 느낌도 든다. 뱀파이어는 거울에 비치지 않던가. 그건 그림자가 없어설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그림자와 그림자 사이를 다니면서 생물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이건 좀 무섭겠다. 그래도 그림자 속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아주 위험하지 않다. 다른 약점도 있어야 할 텐데. 동물이나 작은 벌레는 쉽게 잡아먹지만 사람은 쉽게 잡아먹지 못한다고 하면 좀 나을까. 이건 사람한테만 특권을 주는 거겠다. 그건 다른 세계 괴물로 우연히 우리가 사는 곳에 올 때가 있다고 하면 되겠다. 예전에 생각한 게 하나 더 있다. 그것도 괴물이기는 한데 그림자만 먹는 거다. 그림자 먹는 괴물나무였던가.

 

 자신과 늘 함께 있는 그림자는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겠다. 갑자기 그림자와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림자는 사람처럼 말하기 어렵겠지. 잘 아니까 그림자하고 굳이 이런저런 말을 나누지 않아도 괜찮겠다. 이건 그림자를 좋게 생각하는 거구나. 어쩐지 이 소설에 나오는 그림자는 안 좋게 보인다. 어느 날 그림자가 일어나고 어딘가로 가려 한다. 그 그림자를 따라가면 안 된다. 어떤 사람 그림자가 일어서느냐 하면 사는 게 힘든 사람이다. 마음 깊은 곳에서 느낀 절망이 그림자가 일어서는 걸로 나타나는 걸까. 자기 그림자가 일어서도 잘 달래서 사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 것 같다. 그림자가 뜯겨나가 좀 달라진 사람도 있다. 그림자에는 자신의 기억이 있다는 건지도. 자신의 그림자에 짓눌린 사람도 있다. 그건 대체 뭐지. 그 사람한테 찾아온 슬픔이 넘쳐서 그림자가 짙어지고 그게 자신을 짓누른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니 슬프구나.

 

 여기 나오는 사람은 잘사는 사람이 아니다. 전자상가는 도심에 있지만 곧 사라지게 생겼다. 가 나 다 라 마동으로 이루어졌는데 가동은 헐리고 거기에는 공원이 생겼다. 앞으로 다른 곳도 헐리겠지. 소설에 나오는 전자상가 같은 곳 실제 있었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전구를 파는 오무사 이야기는 인상 깊다. 주인 할아버지는 전구를 사고 가져가다 깨뜨릴 수도 있다면서 손님이 달라는 것보다 한개씩 더 주었다. 그런 곳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어떨지 상상이 간다. 오래되고 낡은 것은 안 좋은 걸까. 그렇지 않을 텐데, 지금은 그런 곳이 별로 없다. 새로운 게 많이 생겨도 못사는 사람은 여전히 못산다.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 때문일까. 오무사가 한번 사라져서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건가 했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한 거였다. 그때는 이사한 거였지만 전자상가 가동이 헐리고는 아주 없어졌다. 처음에 더 먼곳으로 이사했다면 나았을 것 같은데. 가게를 잃은 할아버지는 정말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두 사람 은교와 무재 이야기도 볼 만하다. 그게 중심이기도 하다. 그렇기는 해도 다른 사람 이야기도 중요하다. 힘들게 살아야 하는 세상에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낫다는 건지. 은교와 무재 그림자도 일어섰지만 아직은 괜찮다. 서로가 있기에 괜찮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람 마음을 잡아주는 게 이성만은 아니겠지. 사람이 아닐 때도 있다. 살기 힘들고 어두운 세상이라 할지라도 그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괜찮겠다. 어느 날 자신의 그림자가 일어서도 놀라지 말고 따라가지 말기를. 당신 마음을 이 세상에 단단하게 묶어두기를 바란다. 이 말은 다른 사람은 그러지 않아서 죽은 것 같구나. 그런 게 아주 없지 않은 것 같다. 사는 게 힘들고 자기 마음과 다른 세상 때문에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겠지. 어쩌면 그것도 아주 잠시일지도 모른다. 그때를 잘 넘기면 좀 나을 거다.

 

 힘들게 사는 사람 이야기를 하지만 아주 어둡지 않다. 이 소설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작은 불빛 같다. 불빛이 있기에 우리는 길을 잃지 않겠다.

 

 

 

희선

 

 

 

 

☆―

 

 언제고 밀어 버려야 할 구역인데, 누군가의 생계나 생활계, 라고 말하면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지니까, 슬럼, 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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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3-28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자상가는 종로와 동대문 일대에 재개발 추진하던 실제를 소설배경으로 차용해서 제겐 머릿속에 그 그림이 잘 그려졌죠^^
제 기억엔 황정은 작가 아버님이 전자상가쪽 일을 하셨던 걸로 아는데...

그림자뿐인가요. 자아, 욕망 온갖 것에 끌려다니는 게 인간 아닙니까ㅎ

희선 2017-03-30 23:28   좋아요 1 | URL
작가 아버지가 거기에서 일했다는 거 보고 그때 일도 쓰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재개발은 돈 있는 사람만 위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요새는 덜 알려진 곳에 사람들이 찾아가면 그곳 땅값을 올리고 그곳에서 일하던 사람을 쫓아내기도 한다더군요 돈보다 다른 걸 먼저 생각하면 좋을 텐데...

저는 게으름에 끌려다닌 듯합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