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잘 못해도

“참 잘했어요” 하는 도장을 받았지

그땐 그걸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말이 그립다

이젠 무엇을 해도

“참 잘했어요” 하는 도장을 받을 수 없다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 나한테 “잘했어” 하는 말을 해준다면

조금 쑥스러워도

무척 기쁠 듯하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칭찬은 마음을 춤추게 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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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9-10-27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의 글을 읽으면 참 글을 잘 쓰시구나 생각해요. 읽을때마다 댓글을 남기지 않았지만, 이번 글은 남기고 싶네요.
희선님, 참 잘했어요~~@

희선 2019-10-27 23:26   좋아요 0 | URL
보슬비 님 이렇게 기분 좋은 말씀을 해주시다니 고맙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 칭찬 잘 못하면서 칭찬받고 싶다 하다니 하는 생각을 했어요 좋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그때가 지나면 아무 말 못하기도 하는군요


희선
 
장자인문학 - 속박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조언
안희진 지음 / 시그마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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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옛날 사상가 이름에는 거의 ‘자’가 들어간다. 이 ‘자子’는 선생이라는 말이란다. 장자는 장 선생이라 하면 될까. 노자, 공자도. 이건 그리 중요한 건 아니구나. 얼마전에 철학 웹툰을 보고 앞으로 철학책을 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 제목을 보니 동양철학이라는 것도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해도 거의 중국 사람이 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종교는 철학과 아주 상관없을까. 종교철학이 있다는 말 들은 듯도 하다. 철학은 우리와 그리 멀지 않고 서양 동양 다 있다. 그런 걸 다 공부하기 어렵겠지만. 난 이렇게 생각해도 둘 다에 관심을 가지고 즐겁게 공부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러면 뭔가 깨닫게 될까. 그럴 수도 있고 그저 지식만 쌓을 수도 있을 듯하다.

 

 내가 철학을 알면 좋겠다 생각한 건 왤까.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웠으면 하는 것도 있지만, 철학이라는 걸 조금이라도 알면 있어 보일 듯한 마음도 있어서다. 장자 하면 ‘호접몽’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이름만 아는 사람이다. 이 책 한번 봤다고 다 알아듣지도 못하고 내 마음이 자유로워질 것 같지도 않다. 장자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꾸고 나비가 자신인지 자신이 나비인지 한다. 이건 꿈과 현실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말로 알았던 것 같다. 나비와 장자는 겉모습은 다르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한다. 껍데기보다 그 안에 있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철학을 조금이라도 알면 괜찮아 보일 듯하다는 생각도 껍데기를 보는 거겠지. 철학을 알고 그걸 내 안에 녹여내면 훨씬 좋을 거다. 그러고 싶은데.

 

 지금까지 자기 신념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살기 어렵게 된 사람을 보고 대단하다거나 좋게 여겼다. 장자는 그걸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자기 생각에 빠진 거다 여겼다. 장자는 삶과 죽음, 옮고 그름이 다르지 않고 이어졌다고 한다. 세상에는 흑과 백으로 분명하게 나눌 수 없는 게 아주 많다. 거의 모든 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나누려고 한다. 자신과 다르면 틀리다고 한다. 그건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것인데. 틀에 박힌 생각도 안 좋겠지. 틀에 박힌 생각을 해서 흑과 백으로 나누려 하는 건지도. 나도 그런 마음이 없지 않구나. 내가 싫은 건 받아들이지 못하니 말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 안 좋다는 것도 안다. 이 책을 보면서 조금 알쏭달쏭 무슨 말인가 했는데 아주 모르는 건 아니구나 싶기도 하다. 알아도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것일 뿐이겠지. 자기 안에 있는 여러 가지에 얽매여서.

 

 어떤 경지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훈련을 하고 그걸 잊어야 비로소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을 잊는 거다. 물아일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 잘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되어 본 적이 없어서겠지. 자신을 잊고 소통하기. 자기 생각이나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게 아니고 물체나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너와 내가 하나다 생각하기. 남은 바꿀 수 없고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이것도 생각하고 하기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으면 괴로워한다. 아이는 아이 본성이 있는데 그걸 보지 않다니. 있는 그대로 보면 좋겠지. 자기 자신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남과 견주지 않고.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다. 사람도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쓸모없음에서 쓸모있음 찾기. 그런 거 못 찾으면 어때 하는 마음도 있다.

 

 이 책을 보니 장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건 진짜가 아니다 말한다. 청렴함이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은 깨끗한 것만 옳다 여기고 다른 사람도 그래야 한다 여긴다. 그건 남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거겠지. 세상은 업적 같은 게 있는 사람을 칭송한다. 그런 데 장자도 들어가지 않을까. 장자는 자신이 한 말이 오래 남은 걸 알면 싫어할 듯하다. 장자는 드러나기보다 있는 듯 없는 듯한 것을 바랐다. 이름이 남지 않은 많은 사람 삶이 헛될까. 그런 사람이 있어서 지금이 있다. 그걸 역사라고 할 수도 있겠지. 드러나는 것에 마음 쓰지 않아야겠다. 겉이 아닌 마음속이 중요하다. 그걸 알아볼 수도 있다면 좋겠다.

 

 

 

희선

 

 

 

 

☆―

 

 장자는 ‘남들이 좋다는’ 모습으로 ‘세상에서 좋다는’ 인격으로 바꾸는 것을 경계한다.  (170쪽)

 

 

 내 안에 진정한 가치를 모두 녹여서 맑고 조용한 영혼의 눈이 뜨이면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맑고 조용한 생각으로 사물을 대하면 사물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때 보이는 모습이 사물이 가진 본질이다. 그 본질은 내 맑고 조용한 정신세계와 교유하고 소통한다. ‘참된 나’와 ‘참된 사물’이 만난 것이다. 이것이 물아일체物我一體다. 하나를 이루었다는 건 서로를 모두 받아들이고 서로를 잊었다는 것이다.  (238~239쪽)

 

 

 눈이나 귀로만 보고 듣거나 자기 마음에 맞는 대로만 생각하기를 멈추면 깊은 마음의 눈이 뜨인다.  (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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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마운 일을 생각해 볼까 해

 

난 두 다리로 걸어서 어디든 갈 수 있고

눈이 보여서 아름다운 것이나 재미있는 책을 볼 수 있고

귀가 들려서 세상에서 나는 멋진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아주 어렸을 때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자주 아프지 않아(가끔 마음은 좀 아프던가)

 

머리가 아주 좋아서 많은 걸 아는 건 아니지만

그냥 보통은 돼서 이런저런 걸 알아들어

슬픈 건 좀 알아도

잘 모르는 감정도 있어

다른 사람은 느끼지만 난 잘 모르는 것이 있더라구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달라서 그런 거겠지만

조금 아쉽기도 해

 

어릴 때 한국에서 쓰는 한글을 배워서

내 마음을 글로 나타낼 수 있어

모든 걸 다 쓰지는 못하지만

말을 잘 못하는 나한테는 글이 말이야

편지도 쓸 수 있어

내가 쓰는 재미없는 편지를 받아주는 친구가 몇 사람 있는 것도

무척 고마운 일이야

 

언젠가는 아침을 맞이할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날마다 아침을 맞이해

(다른 사람보다 좀 늦은 아침이지만)

 

오늘을 살도록 해야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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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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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 소설은 다 보고 한가지 제목으로 정리하기 어려워. 해설에서는 세편씩 묶었어. 작가가 따로따로 소설을 썼다 해도 그렇게 묶을 수도 있겠지. 소설을 읽다보니 페미니즘이 생각나기도 했어. 정세랑이 그걸 생각하고 썼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니 여성이기에 그런 걸 쓴 게 아닐까 싶어. 친구를 모델로 쓴 이야기도 있어(<효진>). 그런 일이 한번이 아닌가 봐. 정세랑 소설 여러권 봤는데 어떤 게 그 친구인지 난 잘 모르겠어. 모를 수밖에 없군. 정세랑도 정세랑 친구도 내가 모르는 사람이니. 무언가 글을 보면 ‘그건가’ 할 때도 있지만, 소설을 봐도 소설가 이야긴지 다른 사람 이야긴지 잘 몰라. 어쩌다 한번만 짐작해.

 

 여기 담긴 소설은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면서도 그렇지 않기도 해. 아니 <웨딩드레스 44>는 많은 사람 이야기고 실제 그런 일이 있기도 하겠군. 웨딩드레스 삶이면서 그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성을 말해. 결혼과 거기에 딸려오는 것들을. 결혼은 제도에 묶이는 것이기도 하겠지. 배우자 비자를 받으려고 혼인신고를 한 친구한테 다른 친구는 공무원 아파트 당첨 확률을 높이려고 신고할 거다 해. 지금 사회는 결혼한 사람한테 이득이 있지. <이혼 세일>은 결혼이 끝나버린 거군. 어쩐지 이재 남편은 나쁜 짓을 한 듯해. 이재는 그걸 용서할 수 없었던 건 아닐지. 차라리 바람이 난 거였다면 나았을지도. 그래서 이재는 친구들한테 물건을 판 걸까. 그거 보면서 난 안 살 텐데 하는 생각을 했어. 이재 친구 다섯은 좋은 사람이군. 이재가 남달라서 친구들은 이재가 쓰던 물건을 가지면 자신도 이재처럼 될지도 모른다 생각했을지도. 그런 마음뿐 아니라 이재가 마음 편하게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겠지. 이재가 한 결정을 축하한 게 아니고 축복한 걸 거야.

 

 앞에서 페미니즘이 생각나기도 한다고 했는데 <효진>과 <알다시피, 은열>은 그런 게 커 보여. <영원히 77 사이즈>도 좀 그런가. <옥상에서 만나요>도 그리 다르지 않군. <효진>에서는 부모가 아들과 딸을 차별했어. 그런 게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몇마디만으로도 알 수 있었어. 그래도 효진은 스스로 자기 길을 가. 자신은 그걸 달아났다고 말했지만. 달아나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알다시피, 은열>은 역사를 말해. 실제 은열이라는 여성이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역사학도인 정효가 우연히 은열을 알게 되고 논문을 쓰려고 해. 은열이 일본 사람 중국 사람과 함께 한 걸 보고 지금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해. 재미있게도 정효가 하는 밴드 알다시피에도 여러 나라 사람이 있었어. 사람은 나라와 문화를 넘어 잘 지낼 수 있고 무언가를 함께 할 수도 있지.

 

 이 책 제목이기도 한 <옥상에서 만나요>는 재미있어. 《규중조녀비서》라는 고대 주문책이 나오기도 해. 그런 것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있어. 회사에서는 여성을 힘들게 해. ‘나’는 회사에서 다른 사람 접대를 해야 했어. 정말 그런 것만 하는 사람을 따로 뽑기도 할까. ‘나’는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었어. 집안에서 돈 버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거든. 괴로워서 옥상에 간 ‘나’를 같은 회사에 다니는 세 언니가 도와줬어. 그런데 세 언니가 차례로 결혼해. 세 언니가 가르쳐준 게 바로 《규중조녀비서》로 그 안에는 남편을 부르는 주문이 있었어. 앞부분은 무척 현실에 가깝고 뒷부분은 환상 같지. ‘나’가 부른 남편은 사람이 가진 절망을 먹는 괴물에 가까웠어. 그런데 그게 ‘나’와 여러 사람한테 도움이 되고 ‘나’가 새로운 길을 가게 해. ‘나’는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 자기 다음으로 온 사람을 위해 이 글을 쓰고 옥상 한곳에 두었어. ‘나’ 다음에 온 사람은 옥상에서 ‘나’가 남겨둔 걸 찾을까. 찾았으면 해.

 

 뱀파이어가 나오는 이야기도 있어. 그건 <영원히 77 사이즈>야. 여기에서도 현실 문제를 짚고 넘어가. 여자가 살기에 무서운 세상이다는 걸. 사람이 죽으면 살이 찌거나 빠지지 않겠지. 영원히 77 사이즈는 여자가 죽어서야. 그러고 보니 여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때문에 살을 빼려고 했군. 지금은 몸매, 겉모습을 다른 사람한테 맞추려는 게 여자만은 아니야. 건강하게 있는 그대로 살면 좋을 텐데. 사람은 다 다른 사람 눈길에서 자유로울 수 없군. 그런 이야기를 하는 소설은 아니지만. 제목이 ‘영원히 77 사이즈’여서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군. 이제 세상은 여자한테 위험한 곳이 아니고 여자가 위험한 것이 돼. <해피 쿠키 이어>에서는 신기한 일이 일어나. 그건 귀가 자라는 거야. 아랍에서 한국으로 공부하러 온 이스마엘은 거절하지 못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쪽 귀를 다쳐. 그 귀가 제대로 아물지 않고 어느 날부터 자라. 그것도 과자가. 작가가 이런 생각을 하다니. 다른 나라 사람이 나오면 어두운 이야기일 때도 있는데 이건 그렇지 않아. 이스마엘이 일하려고 온 사람이 아니고 의사가 되려고 공부하러 온 학생이서 그랬겠지. 의학생이어서 여자 친구 콩 알레르기를 낫게 해주려고도 해. 그리고 떠나.

 

 마지막 소설 <이마와 모래>도 환상소설 같지만 그렇지도 않군. 대식국 소식국 두 나라가 나오고 큰 싸움이 일어나려는 걸 이마와 모래가 막아. 이마는 소식국 사람으로 예전에 대식국 사람과 결혼하고 대식국에 잠깐 살았어. 모래는 대식국 사람으로 상인으로 소식국에 다녔어. 둘은 자신이 사는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를 조금 알았어. 그렇다고 서로의 나라를 다 좋아하지는 않았어. 대식국과 소식국은 아주 다르니 그럴 수밖에 없겠어. 서로 달라도 그걸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좀 낫겠지. 한편 말하지 않았군. <보늬>. 보늬는 밤 속껍질이라는 뜻이래. 보늬는 갑자기 죽었어. 동생 보현과 보현 친구 규진과 매지는 보늬처럼 갑자기 죽은 사람을 알아보고 그런 사람이 몇 사람 건너서 있다는 걸 알게 돼. 몇 사람 건너서 아는 사람이 죽은 사람이기도 하다니. 이런 것보다 보현과 규진 매지는 비슷한 슬픔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한 건 아닐지. 가까운 사람이 갑자기, 아니 갑자기가 아니어도 세상을 떠나는 건 마음 아프고 슬픈 일이야.

 

 

 

희선

 

 

 

 

☆―

 

 뚜렷하게 보이는 요소들이 있었다. 과로, 스트레스, 인격모독, 열악한 작업환경, 경쟁에서 시작해 착취로 끝나는 업계 분위기, 뒤늦게 발견된 질병, 운동 부족, 폭음 문화…… 그렇지만 모든 경우에 들어맞지는 않았다. 도무지 왜 죽었는지 모를 사람도 많았다. 말 그대로 그냥 죽어버린 사람들 말이다. 전조도 없이 죽은 다음, 마땅한 까닭도 남겨주지 않는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보늬>에서, 131~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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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리 슬픈지

주룩주룩

하늘이 하루 내내 눈물 흘려요

 

누가 하늘 눈물을 닦아줄지

 

날이 저물기 전 잠시

해가 얼굴 비치자

하늘은 조금씩 눈물을 그쳤어요

 

해가 하늘 눈물을 닦아주었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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