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다르게 했다면 좋았을 텐데,

하지

 

사람은 앞날을 알 수 없다

그때는 그게 가장 좋다고 여겼을 거다

 

자신이 결정한 일이

안 좋게 나타나도

자신이나 둘레를 탓하지 말자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크게 휘두르며 32

히구치 아사

講談社  2019년 11월 22일

 

 

 

 한해가 가고 새해가 왔구나. 내가 사는 세상은 새해가 왔지만 만화속 세상은 아직 한해도 지나지 않았다. 몇해나 이 만화를 봤는데 여전히 아이들은 고등학교 1학년이다. 그래도 봄 여름이 가고 지금은 가을이구나. 가을도 곧 갈 듯하다. 가을대회는 끝났던가. 지금 하는 경기는 네 개 시대회였던 것 같다. 만화는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흘러도, 난 책을 보고 시간이 흘러서 잊어버리기도 했구나. 언젠가 고등학교 야구대회가 어떤 게 있는지 나온 것 같은데 그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내가 하는 게 아니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니시우라는 봄대회는 나가지 않고 여름과 가을대회에 나갔다. 고시엔은 여름대회가 가장 인기 있는 듯하다. 니시우라는 비죠다이사야마한테 지고 사이타마 베스트 16이었다. 그래도 처음 나간 것 치고는 잘하지 않았을까 싶다. 니시우라 야구부 아이들 목표는 고시엔 우승이다. 지금 1학년 아이들 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2학년 3학년이 되는 모습도 나올까. 1학년일 때도 무척 오래 나왔는데, 2학년 3학년까지 나온다면 얼마나 걸릴지. 지금은 그 생각 안 해야겠다. 지금이 중요하니.

 

 사키타마와 니시우라는 여름대회에서 한번 만났다. 그때 사키타마에는 이시나미가 나오지 않고 사쿠라는 투수도 하지 않았다. 이번에 이시나미가 나오고 사쿠라가 공을 던져서 니시우라는 점수를 별로 내지 못했다. 지금은 9회말이다. 앞부분 경기 천천히 흘렀구나. 사키타마는 8점이고 니시우라는 6점이다. 니시우라가 공격하는 차례로 원아웃에 1루다. 지난번에 7번 타자 나오고 공 던졌던가. 7번은 볼넷으로 1루로 나갔다. 이시나미는 사쿠라한테 주자를 채우고 아웃시키자고 한다. 다음 8번은 아베였다. 아베는 공을 치려고 했는데 몸에 공이 맞았다. 그걸 보고 미하시가 더 놀랐다. 다음은 9번 미하시가 타자 자리에 섰다.

 

 미하시는 스퀴즈를 해야 했는데, 3루에 있던 타지마가 달려왔다. 사쿠라는 그때 공을 던졌다. 타지마는 정말 대단하구나. 투수가 공 던지지 않았을 때 홈으로 달려가도 될까. 타지마가 홈으로 들어오고 니시우라는 1점을 더했다. 8대 7이 되었다. 이러면 니시우라 욕심 나겠지. 이번 회에 동점 만들어서 연장전 하고 싶을 거다. 이런 모습 토세이와 경기했을 때와 반대구나. 그때 니시우라가 지금 사키타마와 같았다고 해야겠다. 아니 조금 다르구나. 사키타마는 여름에 니시우라한테 지고 이번에는 꼭 이기려고 했으니 말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누가 더 크냐에 따라 이기고 지는 데 영향을 줄지도.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는데 이런 말을. 미하시가 공을 쳤을 때 3루에서 홈으로 달려왔지만 아웃이었다. 미하시는 1루로 갔지만, 투아웃에 주자는 1, 2루다. 이즈미가 1루로 나가고 1, 2, 3루가 다 찼다. 기회지만 잡기는 어렵겠지. 오키는 부담스럽게 여겼다.

 

 오키가 나오자 이시나미가 타임을 말하고 사쿠라한테 갔더니 사쿠라가 투수를 2학년 이치하라로 바꾸자고 했다. 다시 이치하라가 공을 던져서 오키는 사쿠라보다 낫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키는 아웃되고 말았다. 마지막에는 볼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심판은 스트라이크라 했다. 사키타마가 8점으로 이겼다. 경기, 공식전은 다 끝났다. 니시우라는 ARC하고 야구 경기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경기 없으면 무슨 이야기 나올까. 경기 끝나고 사키타마 아이들하고 니시우라 아이들은 함께 점심 먹으러 갔다. 그건 타지마가 말해서 그렇게 됐다. 잊어버렸는데 이시나미는 키가 그렇게 크지 않은데 홈런을 쳤다. 타지마는 공을 잘 치기는 해도 홈런 치기 어려웠다. 타지마는 어떻게 하면 홈런 칠까 이시나미한테 물어보고 싶었다. 이시나미는 타지마가 홈런 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팔 다리 짧은 사람이 더 공치기 낫지 않느냐고 한다. 다음에 거기에만 사로잡히면 안 된다고도 말한다. 이시나미와 타지마는 키는 비슷해도 체격은 다르다. 타지마도 연습하면 홈런 한두번 칠까. 몸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은 분명 볼이었지만, 고등학교 야구에서는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보기도 한단다. 9회말에는. 난 스트라이크 존 세로가 긴 직사각형이 아닐까 했는데, 긴 타원형이라 한다. 처음 알았다. 타지마는 사키타마 아이들한테 자기들하고 야구 판정 이야기 들어보지 않겠느냐고 한다. 그걸 말해주는 건 타지마네 형이다. 타지마 형에는 야구 판정하는 사람도 있다. 야구하는 사람은 판정을 알아둬도 괜찮겠지. 사키타마에서는 겨울 오후에 여드레쯤 아르바이트 해 보지 않겠느냐고 한다. 그 일은 연하장 분류다. 그런 아르바이트도 있다니. 아르바이트 한 돈 부비로 쓰면 좋지 않겠느냐고. 사키타마는 그걸 전통처럼 했단다. 분명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야구하는 데 돈 많이 드는가 보다. ARC는 천만엔쯤 든다고 한다.

 

 모모 감독은 야구 판정 이야기 듣는 건 괜찮지만, 아르바이트 할 시간에 연습하는 게 낫다고 여긴다. 그날 연습하다가 운동장이 어두워지자 하나이는 생각한다. 조명이 있으면 좋겠다고. 연습 끝나고 하나이는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조명 달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자 다른 아이들도 좋은 생각이다 한다. 다음 이야기는 야구 연습하고 아르바이트 하는 모습 나올까. 야구부는 경기가 없어도 쉬지 않는다. 이건 어느 운동이나 마찬가지겠다. 언젠가 니시우라가 다른 학교와 연습 경기하는 모습 나올지도 모르겠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따스한 봄볕이

슬픔에 찬 마음을

녹이고

웃음 짓게 하네

 

추운 겨울이 가고

다시 깨어나는 세상을 맞이하라고

봄볕은 속삭이네

 

슬픔이 가득해도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19
박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집은 일찍 사두었는데 바로 만나지 못하고 이제야 봤습니다. 박준 첫번째 시집은 2012년에 나왔는데 두번째 시집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군요. 그동안 박준이 시를 안 쓴 건 아니겠지만, 첫번째 시집은 나오고 시간이 좀 지난 뒤에 알았는데 두번째 시집은 나오는 거 바로 알았습니다. 저는 시집이 나온다고 했을 때 알았지만, 나오기 전부터 나온다는 걸 안 사람도 있었겠습니다. 박준 시집이 나오길 기다린 사람이 그랬겠습니다. 저는 나오면 볼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온도가 그리 높지 않은 마음이군요. 많은 것에 그런 반응입니다. 어쩌다 한번 조금 들뜨기도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 가지 않습니다. 그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니, 덜 기대하기. 이런 말하는 것 자체가 아직 기대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그런 마음이 없다면 아무 말도 안 할 테니.

 

 제가 시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괜찮게 생각합니다. 예전에도 한번 한 말인데 제가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시도 가끔 봤어요. 알고 본 건 아니고 그냥, 잘 몰라도 느낌이 좋았습니다. 아쉽게도 시를 만나지 않은 시간도 있었어요. 그런 시간 없이 줄곧 봤다면 나았을지. 그건 모르겠군요. 예전보다 지금 제가 책을, 시를 잘 읽는다고 말하기 어려우니(이 말도 여러 번 했군요). 전 시는 언제 누가 보든 괜찮다고 생각해요. 나이 성별을 떠나서. 제가 살았을 때 어느 정도나 시를 만나고 책을 볼 수 있을지. 여전히 많이 보고 싶은 마음과 천천히 깊이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왔다 갔다 합니다. 잘 모르고 시간이 흐른 다음에 잊는다 해도 책 보는 게 낫겠지요. 그 안에 시가 있다면 더 괜찮을 듯합니다.

 

 한국말로 시를 쓴 지 일백년쯤이 되었군요. 이런 건 거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시는 늘 있었다 생각한 건 아닌지. 조선시대에는 한시를 썼겠습니다. 한글은 진작부터 있었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조선시대에도 한글로 쓴 시 있지 않았을까요. 황진이 생각나는군요. 조선시대에 한글로 쓴 소설도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은 지금도 시를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70, 80년대에 더 많이 좋아했다는 말도 있지만, 70, 80년대는 시대가 그랬으니. 일제강점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글을 마음대로 쓰지 못할 때 시인은 한글로 시를 썼습니다. 그때 시는 공부 시간에 배워서 어렵게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주제 상징 은유, 이밖에 어떤 말이 있던가요. 다 잊어버렸네요. 학교 다닐 때라고 그런 걸 잘 알았던 건 아니군요. 시 이론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시를 느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인이 이론대로 시를 쓰지도 않겠지요. 그저 말하고 싶은 걸 말하고 보여주고 싶은 걸 쓸 거예요.

 

 

 

올해 두 살 된 단비는

첫배에 새끼 여섯을 낳았다

 

딸이 넷이었고

아들이 둘이었다

 

한 마리는 인천으로

한 마리는 모래내로

한 마리는 또 천안으로

 

그렇게 가도

내색이 없다가

 

마지막 새끼를

보낸 날부터

 

단비는 집 안 곳곳을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

 

밤이면

마당에서 길게 울었고

 

새벽이면

올해 예순아홉 된 아버지와

 

멀리 방죽까지 나가

함께 울고 돌아왔다

 

-<단비>, 36쪽~37쪽

 

 

 

 앞에 옮겨 쓴 시에서 단비는 개겠지요. 개라고 자식을 생각하지 않을까요. 사람과 살아서 개는 일찍부터 새끼와 떨어지는군요. 어미와 떨어진 새끼는 다른 집에 가서 밤새워 울 듯합니다. 그래도 동물은 어릴 때 어미와 떨어져도 씩씩하게 삽니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좀처럼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고 부모도 언제까지나 자식을 걱정하지요. 그런 마음 애틋하게 보면 좀 낫겠습니다.

 

 

 

그곳 아이들은

한번 울기 시작하면

 

제 몸통보다 더 큰

울음을 낸다고 했습니다

 

사내들은

아침부터 취해 있고

 

평상과 학교와

공장과 광장에도

빛이 내려

 

이어진 길마다

검다고도 했습니다

 

내가 처음 적은 답장에는

갱도에서 죽은 광부들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들은 주로

질식사나 아사가 아니라

터져 나온 수맥에 익사를 합니다

 

하지만 나는 곧

그 종이를 구겨버리고는

 

이 글이 당신에게 닿을 때쯤이면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고

시작하는 편지를 새로 적었습니다

 

-<장마 - 태백에서 보내는 편지>, 48쪽~49쪽

 

 

 

 이 시집 제목이 담긴 시예요. 누군가한테는 아픈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9년 다른 해와 다르지 않게 함께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고 장마를 맞겠지 했는데 그러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소식과 갑작스러운 일. 2019년이 저만 슬픈 해는 아니었겠군요. 해마다 다른 곳에서 아프고 슬픈 일을 만나는 사람 많을 듯합니다. 그저 만나고 헤어지는 것도 슬픈데. 더 볼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거 더 슬픕니다. 별 말 하지 않는다 해도. 나이를 먹는 건 슬픔을 안고 그것과 함께 사는 거군요. 어릴 때는 막연히 생각했던 건데. 박준은 저보다 더 일찍 그런 일을 겪었군요. 이 시집에도 그런 마음을 나타낸 시가 보입니다. 그것이 맞는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흐르는 건 막을 수 없겠습니다. 거기에 휩쓸려 다 흘려보내지 않아야 할 텐데.

 

 

 

게들은 내장부터 차가워진다

 

마을에서는 잡은 게를 바로 먹지 않고

맑은 물에 가둬 먹이를 주어가며

닷새며 열흘을 더 길러 살을 불린다

 

아이는 심부름길에 몰래

게를 꺼내 강물에 풀어준다

 

찬 배를 부여잡고

화장실에 가는 한밤에도

 

낮에 마주친 게들이 떠올라

한두 마리 더 집어들고 강으로 간다

 

-<천변 아이>, 73쪽

 

 

 

 배가 고파도 아이는 게를 불쌍하게 여겼군요. 어릴 때는 그러지요. 그런 마음이 자라서도 사라지지 않으면 좋을 텐데. 모든 먹을거리한테 고맙다고 해야겠습니다. 식물, 동물 다. 욕심내지 않고 딱 자신한테 있어야 하는 만큼만.

 

 저도 몰랐는데 박준을 문학계 아이돌이라고도 하더군요. 재미있는 말입니다. 시인에도 그런 사람 있어도 괜찮겠지요. 예전에도 그런 시인 소설가가 없지 않았겠습니다. 여기에는 한철만 담기지 않았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말합니다. 지금만 말하지 않습니다. 이건 신형철이 쓴 해설을 보고 그렇구나 했습니다. 지나간 날이라 해도 사라지지 않고 지금 찾아오기도 한다는. 예전에는 몰랐던 걸 시간이 흐른 뒤에 깨닫기도 하잖아요. 지금 일은 언젠가 나중에 다가오기도 하겠습니다. 기억과도 같군요. 어떤 시간은 그곳에 남아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흐르는 건 멈출 수 없다 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겠네요.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1-07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08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구나

세상에 오고

세상을 살다

세상을 떠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삶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삶도 흘러간다

 

인류가 사라지지 않는 한

삶은 멈추지 않고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