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려와도

세상은 어둡지 않아

내 마음에 내린 어둠은

세상을 밝히는 빛도

어쩌지 못한다

 

내 마음을 밝혀줄 빛은

어디에……

 

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저 건?

 

내 마음에 내린 어둠을

밝히는 빛은

줄곧 내 마음속에 있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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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땐 무엇에서든

슬픔을 느낀다

 

파랗고 맑은 하늘을 봐도 슬프고

쓸쓸하게 내리는 비도 슬프고

예쁜 꽃도 슬프게 보인다

그리고

바람은 슬픔을 실어온다

 

슬픔은 사라지지 않고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함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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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3-20 14: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엇을 보든 자기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 같죠.
쓸쓸하게 뒹구는 낙엽도
제가 기분이 좋을 땐 활기 있어 보이더군요.

희선 2020-03-23 01:23   좋아요 0 | URL
자기 마음에 따라 웃기는 게 나와도 자신이 슬프면 하나도 웃기지 않겠지요 기분이 좋으면 뭘 봐도 좋을 테고...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겠습니다


희선
 
한밤중에 나 홀로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19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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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겠지. 다음으로 무서운 건 뭘까. 어둠. 밤에는 바깥에 돌아다니지 마라 하고 해가 지면 산을 넘어가지 마라 한다. 어둠은 어둠에 녹아들기 쉽다. 낮이라고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겠지만. 귀신이 돌아다니는 것도 어두울 때다. 무서운 짐승도 밤에 먹이를 잡아먹는다. 옛날에는 호랑이가 있어서 밤에 돌아다니지 마라 했겠지. 그 많던 호랑이는 이제 없지만.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은 적이 있었을지 몰라도 사람은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호랑이를 잡았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다니. 사람이 살 곳이 늘어서 호랑이가 나타나게 된 것이기도 하다. 산짐승은 조용히 산에 살고 싶었을 텐데. 한국에서 사라진 게 호랑이만은 아니구나. 호랑이가 아주 사라진 건 일제강점기 때다. 일본은 한국말과 문화재뿐 아니라 동물까지 없애려 했다.

 

 지금까지 난 공포소설을 별로 만나지 않았다. 책을 보면 거기에서 뭔가 뜻을 찾아야 해서. 이건 책을 읽고 쓴 다음부터 생긴 버릇은 아닐지. 무서운 이야기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지도. 세상에는 뜻깊은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기도 하다. 공포소설이라 해도 뭔가를 담을 수도 있겠지. 아니 나도 잘 모르겠다. 알 수 없는 거 까닭을 모르는 이야기도 있을 수 있다. 난 세상에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도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것도 어느 순간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 원한이 깊으면 죽어도 죽지 못하겠지. 그런 건 옛날 이야기일까. 억울하게 죽은 여자가 귀신이 되어 나타나는 것. 두번째 이야기 <검은 여자>는 그야말로 귀신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얻으려고 남자를 병실에 가둔다. 처음에 좋아한 사람도 아닌데 그 사람 이름을 부르고. 여자한테 잡혀간 남자는 달아나려 하지만 끝내 달아나지 못한다. 어둠속에 검은 옷을 입고 머리카락이 긴 여자가 있으면 조심하길.

 

 여자 귀신만 무서운 건 아니다. 진짜 자신을 숨긴 사람도 있다. <히치하이커(들)>에서는 차를 얻어탄 사람 분위기가 안 좋아 보였는데, 어느 순간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더 위험한 게 아닐까 했다. 뉴스에 나오는 연쇄살인마. <취객들>에서는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고 자는 사람이겠지 한 사람이 움직였을 때 중요한 걸 알게 된다. 편의점에서 밤에 일하는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죽이는 사람. 사람이 무섭구나. <Hard Night>에서 형사는 자신이 한 마약거래를 들키지 않으려고 폭력배 사무실에서 장부를 빼내오려 했다. 형사는 사람을 죽이고 약에 취해 좀비처럼 된 사람도 죽인다. 형사 아들은 아팠다. 형사가 돈을 마련하려 한 건 아이 병원비 때문이었을지도. 형사는 다른 경찰이 왔을 때 힘들게 다른 건물로 갔는데 장부를 놓고 왔다. 형사는 다시 돌아갔을까. <구멍>은 평소에는 얌전한테 술을 마시면 힘을 가진 듯한 남자가 나온다. 남자는 장애인 여자아이한테 나쁜 짓을 했다. 남자는 지금까지 술을 마시고 나쁜 짓을 하고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남자는 풀려났다. 이번에는 한쪽 팔이 구멍에 끼어 나오지 않았다. 남자는 그렇게 있다 죽을지도 모르겠다. 술을 마셔서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고 남자가 한 짓 용서할 수 있을까.

 

 어둠이 무서운 이야기 <크고 검은 존재>. 마지막에 날이 밝아오자 크고 검은 건 물러났다. 희수는 집으로 돌아갔을까. <마지막 선물>은 따스한 이야기다. 조금 무서우면서도 따스하다고 해야겠다. 여기에도 검은 옷을 입은 여자가 나오다니. 그 여자는 다리가 없었다. 태풍이 몰아친 날 ‘나’ 는 개울에 빠져 죽을 뻔했는데 살았다. ‘나’는 이제 아내한테 마지막 선물을 주려 한다. 그건 자신이 없어도 앞으로도 살라는 말이다. 모두 다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구나. 하나라도 따스한 이야기가 있어서 괜찮았다.

 

 

 

희선

 

 

 

 

☆―

 

 모든 죽은 자들은 사랑하지만 지상에 남겨둘 수밖에 없는 사람을 위해 딱 한번 그들을 도울 수 있다. 그게 죽음의 법도다. 죽은 자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마지막 선물. 나는 열두 살 여름에 엄마한테서 그 선물을 받았다.  (<마지막 선물>에서,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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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3-20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는 느낌을 갖곤 해요.
마치 어떤 천사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 나를 도와 줄 때 꼭 아버지가 보낸 것 같단 생각이 들거든요. 확신할 수 없어서 누구에게 말은 안 하지만... ㅋ
이것에 대해 언제 기회되면 글을 써 보겠습니다.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가 될 테지만요. ㅋ

희선 2020-03-23 01:21   좋아요 0 | URL
세상을 떠난 누군가 자신을 도와준다고 여기는 거 좋은 듯해요 페크 님은 아버님이 도와주셨다고 느끼셨군요 그렇게 느끼셨다면 맞을 거예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모르는 힘에 도움을 받았다고 느낄 때도 있으니... 옛날에는 조상이 돌봐준다는 말 많이 했잖아요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페크 님은 페크 님 아버님을 떠올리시겠습니다


희선
 

 

 

 

너와 내 마음이

선명한 적도 있었는데

어느새 빛바랬어

 

다시 돌릴 수 없겠지

무엇이 잘못된 걸까

 

잘못된 것도 없고

누구 잘못도 아닌,

그저 그렇게 될 거였겠지

 

난 잠시

슬퍼할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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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색 책에는 하늘만 담겼다는 말을 듣고, 전 언제나 병실에서 지내는 친구한테 그 책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병실에서도 하늘을 볼 수 있었지만 낮에는 커튼을 닫아야 했어요. 친구는 햇볕을 쬐면 안 됐어요.

 

 책방에도 도서관에도 파란색 책은 없었어요. 파란색 책이 보여서 봤지만 그건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었어요. 친구는 제가 어떤 책을 건네든 밝게 웃었어요. 친구는 책을 좋아했어요.

 

 친구한테 가져다 줄 책을 도서관에서 찾다가 책장 끝에 눈이 갔어요. 거기에는 제목도 쓰여있지 않은 선명한 파란색 책이 있었어요. 저는 혹시나 하고 그 책을 펴 보았어요. 책 속은 파란하늘 구름 가득한 하늘 해질 무렵 하늘 할 것 없이 이런저런 하늘이 담겨 있었어요. 저는 그 책이 제가 찾던 책이라는 걸 바로 알았어요.

 

 책을 빌리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서 사서 선생님한테 물어보니, 그건 도서관에 등록되지 않았다고 했어요. 제가 사서 선생님한테 병원에 있는 친구 이야기를 하니 사서 선생님은 책을 빌려주었어요.

 

 도서관을 나와 저는 바로 친구한테 갔어요. 친구는 제가 준 책을 보고 어느 때보다 밝게 웃었어요.

 

 이튿날 친구는 저를 보고 말했어요.

 

 “희진아, 이 책 무척 좋아. 내가 이 책을 펼쳤더니 진짜 하늘에 있는 것 같았어. 마지막은 하늘이 아니고 바다였어. 멋진 하늘 멋진 바다 보여줘서 고마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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