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없는 죽음





세상에 오는 데는 차례가 있어도

세상을 떠나는 데는 차례가 없지


수명은 정해졌을까


일찍 세상을 떠나면

수명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죽음인 건 분명하다


나이 들고

세상을 떠나는 건 어떨까

그 또한 슬픈 일이다


언제 죽음이 다가올지 모르니

그 날이 올 때까지

즐겁게 자기대로 살고

그 날이 오면

웃으면서 떠나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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サエズリ圖書館のワルツさん2 (創元推理文庫)
코우교쿠 이즈키 / 東京創元社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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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2

코교쿠 이즈키






 책은 사람이 보는 거니 사람이 없으면 책도 아무 소용없겠지. 그래야 할 텐데. 어쩐지 지금은 사람보다 다른 게 먼저인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 책도 그런 게 될 날 올지도 모르지. 책이 사치품이 되고 희귀한 건 문화재가 되는.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학생 교과서를 디지털 교과서로 바꾼다고 하던데, 시험으로 해 보고 그리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되기를 바란다. 교과서는 디지털보다 종이가 좋지 않나.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에 드러난 시간이 아주 길다. 학교에서도 그러면 좋지 않을 것 같다. 종이로 된 책을 손에 들고 넘겨야 좋은데.


 누구나 책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야겠다. 눈이 보이지 않거나 팔이 하나라도 없으면 책 보기 쉽지 않다. 책은 눈으로 글자를 읽고 손으로 넘겨야 한다. 세상에는 그걸 못하는 사람도 있겠다. 책이 귀중품이 된 시대 이야기 《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두번째 이야기를 만났다. 사에즈리 도서관은 공립이 아닌 사립이다. 개인이 만든 도서관이라니. 책은 있다 해도 다른 돈은 어떻게 하려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한다. 어딘가에서 도움 받기는 어려운 시대 같으니. 이 도서관을 지은 와루츠 요시아키라가 벌어둔 돈이 있는 걸지. 와루츠 요시아키라는 뇌외과의사고 연구자기도 했다. 사람 기억을 데이터로 만드는 거였다. 책에도 빠진 사람이었다. 그러다 와루츠 유이를 입양하고 자신이 모은 책과 도서관을 와루츠한테 물려줬다.


 책 제목에 나오는 ‘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는 책이 있는 곳 정보를 볼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특별 보호 사서관이다.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전자책보다 종이로 된 책을. 손으로 만지고 냄새도 맡는 책. 그렇다 해도 책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구나. 책을 여러 사람이 보고 시간이 지나면 갈라지거나 책장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책을 고쳐야겠지. 이 이야기 속에서는 책이 귀중하니 다시 사기 어렵다. 책을 고치는 사람이 참 중요하겠다. 치도리 요코는 대학생으로 취직활동을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것보다 치도리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건 책 수복가(수선가)다. 책 수복가라 해야 할지 책 수선가라 해야 할지. 일본말로는 도서 수복가로 쓰여 있다.


 전쟁이 일어나고 많은 게 바뀌었다. 이 시대에 책은 앞날이 없어 보인다. 그것보다 세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그런 때 젊은 사람이 책 수복가가 되고 싶다고 하면 찬성하기 어려울까. 이게 아니구나. 책 수복가 후루하타가 책의 앞날이 없다 여기고 제자를 두지 않겠다고 했다. 치도리가 책 수복가가 되고 싶다고 여긴 건 후루하타가 일하는 걸 보고 나서다. 그전부터 치도리는 손으로 하는 걸 좋아했다. 이 시대는 거의 기계로 한다. 누구나 단말기를 가지고 다니고 종이에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종이도 귀중한 걸지도. 실제 책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치도리는 책 수복가 후루하타를 만나려고 사에즈리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려고 한 거다. 후루하타는 70대다. 건강은 그리 좋지 않다. 자신이 할 일은 책 수복가밖에 없었다고 하면서 치도리한테는 다른 일을 찾아보라 했구나. 다행하게도 후루하타는 치도리 마음을 알아준다. 언젠가 사람이 죽고 세상이 끝난다 해도 사람은 지금을 살려고 한다. 우리도 그러는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도 그게 정말 자신이 해야 할 일인지는 모를 거다. 치도리도 그랬지만, 자신이 전자파에 민감하다는 걸 알고 책 수복가 길을 가기로 한다. 지금과 이 책속에 나오는 거 많이 다르지 않구나. 아직은 종이책이 많지만,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쓰는 건 비슷하다. 스마트폰으로 뭐든 한다. 이 책이 처음 나온 건 2013년이다. 그때 스마트폰 있었던가, 없었던가. 스마트폰 막 쓰기 시작했을 때일지도. 지금도 전자파에 민감한 사람 있을까. 기계를 쓰면 고장이 난다는 사람 있다는 말 들어봤는데. 컴퓨터나 스마트폰 쓰다가 몸이 안 좋아지는 사람 있을지, 있다면 힘들겠다.


 어느 도서관 책이든 전자책으로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와루츠는 데이터보다 진짜 책을 사람들이 보고 좋아하기를 바란다. 전자도서관 사서는 AI가 될 수도 있겠다. 전자도서관 사서가 사에즈리 도서관에 전자편지를 보내서 장서를 데이터로 만들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멋대로 그런 걸 보내다니. 한두통이 아니고 하루에 삼백통쯤. 그 뒤에는 사람이 있을지도. 이런 부분은 조금 추리소설 같기도 하구나. 지난 1권에 나온 사람도 잠깐씩 나온다. 그 사람들은 여전히 사에즈리 도서관에 다녔다. 도서관에 개가 한마리 늘어난다. 와루츠는 개를 무척 무서워하는데, 자기 일을 하려면 그것도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 버린 개를 아이들이 데리고 오고 와루츠는 도서관에서 개를 기르기로 한다. 이름은 포루카다. 이 말 일본말 발음은 포루카고 춤 종류인 폴카다. 이 도서관에는 특별 보호 사서관 와루츠(왈츠)와 경비원 탄고(탱고) 그리고 개 포루카(폴카)가 있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탄고와 포루카는 위험에 빠진 와루츠를 구한다. 앞에서 종이책을 읽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고 했는데, 경비원인 탄고가 그랬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탄고는 백화점에 있었는데 폭탄이 터졌다. 그때 탄고는 오른손과 어머니를 잃었단다. 치도리는 탄고를 보고 눈매가 사납다고 했는데, 이제는 사에즈리 도서관 경비원으로 잘 어울리게 됐다. 탄고와 와루츠를 보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 나온 시오리와 고우라가 생각났다. 시오리는 책을 좋아하고 책을 아주 잘 알지만, 고우라는 책을 오래 못 봤다. 탄고는 의수로는 책장을 넘길 수 없다고 했다. 한쪽은 괜찮으니 그 손으로 넘기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지금 들었다.


 지난번에도 썼는데, 종이책이 오래오래 남기를 바란다. 사람이 세상에 있는 한은. 그 뒤는 모르겠다. 책은 사람한테 읽혀야 좋은 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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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쓸쓸한데

마음을 더 쓸쓸하게 만드는 음악

자꾸 들으면

조금 위로가 돼

신기하지


기분 좋을 때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음악을 들으면

한층 더 기분이 좋아


슬픈 음악도

즐거운 음악도

사람 마음을 어루만져 줘


세상에 음악이 있어서

다행이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야


음악 즐겁게 들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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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만난 날

──글





언제 널 처음 만났을까

첫 날은 기억나지 않아

미안해


일기쓰기로 만났을지

어버이 날 편지쓰기로 만났을지

글쓰기 시간에 만났을지


널 즐겨 쓴 건 생각나

중학교 때 일기와 편지를 썼어

그땐 억지로 쓰는

일기와 편지가 아니었어

쓰고 싶어서 쓴 거지

책을 만나고서야

이야기도 쓰고 싶어졌어


널 만난 첫 날은 기억하지 못해도

너와 헤어질 날은 쉽게 오지 않을 거야

앞으로도 잘 지내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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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보여?

네 곁에 착 달라붙고

떨어지지 않는 죽음이


죽음이 보이느냐구

죽음은 형태가 없기는 해


형태가 없고 보기 어려워도

죽음은 분명히 있어


네 곁을 지키는 건

죽음만이 아니야

삶도 있어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아

삶에 죽음이 있는 거지


늘 함께 생각하도록 해

삶과 죽음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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