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하늘 꽃잎처럼 떨어지는 눈아

오랜만이야

세상을 하얗게 덮을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찾아왔구나

 

지난밤엔 좀 춥더니

네가 와서 그랬구나

아침엔 네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어

 

언젠가 또 올 거지

 

다시 만나고 싶어

꼭 와

믿을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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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거 범죄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난 어떤 사정이 있든 죄를 지으면 죗값을 치러야 한다 생각한다. 처음부터 이런 말로 시작하면 왜 이런 소설을 보느냐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게 난 어쩌다 이런 소설을 보게 됐을까. 내가 알고 싶은 건 누군가를 죽이게 된 까닭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죄를 없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죄를 짓게 되는 건 어떤 때일까. 본래부터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남을 때리고 돈을 빼앗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러고 보니 그런 사람이 여기에도 나오는구나. 동네 불량배로 부모를 믿고 남을 괴롭히는 사람이다. 여성을 마음대로 하려 하고,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때린다. 그런 사람을 신고해도 경찰은 잠깐 잡아두기만 하고 쉽게 풀어준다.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니 바로 풀어주겠지. 그런 사람은 나중에 자신을 경찰에 잡혀가게 하다니 하면서 복수할 거다. 그런 일이 되풀이되면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까. 자기 몸을 지키려다 큰일을 저지를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중국은 워낙 넓고 사람도 많고 사는 것도 한국하고는 많이 다를 듯하다. 아니 비슷한 곳이 아주 없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중국 사람도 휴대전화 쓰고 거리에는 CCTV도 많겠지. 소설에 그런 게 나와서 중국에도 CCTV가 있구나 했다. 좋은 아파트가 나오기도 했으니. 이 소설에 나오는 때가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몰라도 우리하고 아주 똑같다고 보기도 어렵다. 예전에는 누구나 휴대전화기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말도 있으니. 그런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해서 범인을 잡기 어려웠다고 해도 괜찮을까. 경찰이 하는 일은 적지 않을 거다. 일하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고. 사건은 자꾸 일어나고 쉽게 범인을 잡지 못하면 질질 끌다가 피해자만 힘들게 하겠지. 중국만 그렇지는 않겠다. 어느 나라나 해결하지 못한 사건은 많을 거다. 그렇게 해서 일어나는 범죄도 있을 듯하다. 이건 여기 나오는 이야기라 해야겠구나.

 

 추리, 범죄 소설을 많이 봤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내가 이런 걸 알게 된 건 이제 열해가 조금 넘었으니. 그래도 어느새 열해가 넘었구나. 일본소설을 많이 만났다. 중국소설은 거의 처음이다. 중국 소설을 하나도 안 본 건 아니지만, 본 게 얼마 안 돼서 중국이 어떤지 잘 모른다. 그래도 알려고 하면 북한보다는 쉽게 알 텐데. 중국도 한국 사람이 알아야 할 곳이기는 하구나.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연예인도 많겠지. 한때 사드 때문에 좀 안 좋기도 했지만. 중국 사람도 일본 추리소설을 많이 볼 듯하다. 인터넷 책방에서 일본소설이 중국말로 나온 거 보기도 했다. 책을 다 보기 전에 마지막에 있는 옮긴이 말을 조금 봤다. 그걸 안 봤다면 좀 나았으려나.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이 소설은 《용의자 X의 헌신》을 생각하게 한다는 말이다. 작가도 2012년에 이 소설을 읽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주 똑같지는 않다. 법의학자였던 사람이 젊은이 두 사람이 저지른 범죄 증거를 없앴다. ‘용의자 X의 헌신’은 꽤 예전에 읽어서 많이 잊어버렸지만, 죄를 저지른 사람 사정이 안됐다고 생각한 사람이 증거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서는 두 사람이 죄를 저지른 걸 안됐다 생각한 것 말고 다른 생각도 있었다.

 

 세해 전부터 청시라는 곳에서 연쇄 살인이 일어났다. 이번이 다섯번째였다. 범인은 피해자를 줄넘기 줄로 목졸라 죽이고 그 줄을 버려뒀다. 거기에는 지문이 있었는데, 지문으로 범인을 잡지는 못했다. 범인은 피해자 입에 리췬 담배를 물리고 ‘나를 잡아주십시오’라는 말이 적힌 종이를 두고 갔다. 다섯번째에서는 ‘본지인’이라는 글자도 있었다. 지문이 있어서 범인을 바로 잡을 것 같지만, 청시가 그리 좁지 않아 모든 사람 지문을 다 대조해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다섯번째 사건 뒤, 다른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동네 불량배가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다. 깡패가 죽은 곳에 있던 맥주캔에 묻은 지문이 연쇄 살인에서 나온 지문과 같았다. 그래서 경찰은 시간이 걸려도 청시에 사는 사람 지문을 채취하려고 한다.

 

 여기에는 경찰 자오톄민뿐 아니라 수학자인 옌랑이 나온다. 옌랑은 본래 경찰이었는데, 예전에 범인을 불쌍하게 여기고 증거를 만들어 내서 경찰을 그만둬야 했다. 범인한테 동정을 하다니. 그런데도 자오톄민은 옌랑을 찾아가 도움을 바란다. 쯔진천은 옌랑과 자오톄민이 나오는 소설을 더 썼나 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물리학자를 나오게 했는데, 여기에는 수학자가 나오다니. 수학자는 방정식을 풀 듯 범인을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다원 5차 이상의 방정식은 거꾸로 풀어야 한다. 답을 먼저 정해두고 다른 건 맞춰보는 식이다. 옌랑은 어떤 사람을 다시 만나고 바로 그 사람이 범인이라는 걸 알았다. 그렇다고 바로 경찰이 그 사람을 잡은 건 아니다. 답으로 증거를 찾아야 하니 말이다. 아니 증거보다 자백일까.

 

 앞에서 말했듯 난 어떤 사정이 있든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 생각한다. 아무리 죄가 있다 해도 말이다. 내가 범인 처지가 아니니 이렇게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순간에 큰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고, 자신이 당한 걸 갚아주고 싶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가 자신을 스스로 제어하기는 힘들 거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딱 좋은 답은 없다. 경찰도 누군가를 괴롭히고 때리고 집안에서 식구를 때리는 사람을 오래 가둬두지는 못한다. 경찰이라고 범인을 잡고 싶지 않은 건 아닐 거다. 경찰이 해결해주지 않아서 자신이 스스로 범인을 찾아야겠다 생각하거나 그 사람을 찾도록 이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이 그런 거였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죽여서 경찰을 움직이게 하다니.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하는 사건도 있겠지만, 그런 일은 아주 많지 않을 듯하다. 죄를 지었다면 죗값을 치르는 게 마음 편하지 않을까. 사회가 죄를 짓게 하지 않게 해야 할 텐데. 그런 사회 만들기 무척 어렵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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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9-30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추석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희집에도 이 작가의 책이 있어요. 다른 시리즈에 나왔던 인물들도 나오고, 이 작가의 책 중에는 유명한 책인 것 같았습니다. 중국 작가의 추리 미스터리 소설도 최근에는 조금 더 많이 출간되는 것 같은데, 읽어보면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 같은 것들도 있어서, 외국 작가의 책도 읽어보게 되는 것 같아요.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0-09-30 23:24   좋아요 1 | URL
중국에도 추리 미스터리 소설 쓰는 사람이 있구나 하기도 했네요 어느 나라에나 있는데 그걸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중국은 워낙 넓고 사람도 많으니 쓸거리는 더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쓴다고 해서 바로 책으로 내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좀 달라졌을지, 아직도 아주 자유롭다고 하지는 못할 것 같네요

명절이 지나면 조금 더 서늘해지고 가을이 깊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좋은 밤 보내세요


희선
 

 

 

 

레이먼드 카버

고영범

 

 

 

 안톤 체호프라는 이름은 알지만 소설은 거의 못 봤습니다(몇달 전에 희곡 읽어봤어요). 안톤 체호프를 좋아하면 미국 소설가 존 치버나 레이먼드 카버도 좋아할까요. 존 치버는 몇해 전에 일기와 편지가 책으로 나와서 이름을 알았습니다. 저는 빨리 몰랐던 거고 아는 사람은 알았겠네요. 그래도 레이먼드 카버는 존 치버보다 먼저 알았습니다. 김연수가 한국말로 옮긴 《대성당》도 만났지만……. 그 책을 봤을 때는 책만 보던 때여서. 책을 보고 느낌을 조금이라도 썼다면 집중하고 뭔가 알아봤을지. 어쩐지 그리 다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잘 모르는 거 많고 소설뿐 아니라 다른 책도 그리 잘 읽어내지 못합니다. 어쩐지 이 말 평생 할 듯합니다. 죽을 때도 난 대체 무엇을 알았을까, 아는 게 아무것도 없구나 하겠지요. 이런 생각하니 조금 슬프네요.

 

 

 어쨌거나, 이번 생에서 바라던 걸

 얻긴 했나?

 그랬지.

 그게 뭐였지?

 내가 사랑받은 인간이었다고 스스로를 일컫는 것, 내가

 이 지상에서 사랑받았다고 느끼는 것.

 

 -<말엽의 단편>, 《폭포로 가는 새로운 길》, 122쪽  (296쪽)

 

 

 레이먼드 카버는 죽기 전에 자신이 사랑받았다고 썼네요. 비트겐슈타인은 죽기 전에 괜찮은 삶이었다고 했다던데. 카버 소설은 별로 못 봤지만 무척 두꺼운 평전은 읽었습니다. 몇해 전에 봐서 많이 잊어버렸지만, 이 책을 보면서 그걸 떠올리기도 했어요. 작가는 자신보다 작품을 더 보기를 바랄지도 모를 텐데, 어떤 작가는 작품과 아주 가깝기도 하죠. 카버도 그런 사람에서 한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카버는 자기 경험은 쓰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카버 동생이나 아이들은 실제와 다르게 쓴 걸 보고 실망했다고 하더군요. 그 부분은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글 재료는 둘레에서 가져왔다 해도 그걸 그대로 쓰기는 어렵잖아요. 아니 어쩌면 자신이 보는 자신과 남이 보는 자신이 다른 데서 오는 거였을지도 모르겠군요. 카버는 자신만의 눈으로 보고 생각하고 상상력을 더한 거겠지요.

 

 아는 사람 이야기를 쓸 때는 조심해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카버가 그런 생각은 안 했다고 하더군요. 카버가 살아 있다 해도 뭐가 진짜인지 모를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자기 경험 많이 썼다는 건 알겠어요. 카버가 글로 쓰고 달라진 건 그리 없어 보여도. 글 쓴다고 사람이 확 바뀌지는 않습니다. 저도 조금 경험했습니다. 카버가 빠지고 힘들어한 건 알코올 의존증이에요. 알코올 의존증 때문에 아내인 메리앤이 바람피웠다고 의심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딘가에서 보니 알코올 의존증인 사람은 자기 아내를 의심한다더군요. 카버가 소설을 잡지에 발표하고 대학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구하고 집도 괜찮은 데 살았을 때 카버와 메리앤은 둘 다 알코올 의존증에 걸리고 맙니다. 한사람이라도 괜찮았다면 나았을지. 왜 형편이 나아졌을 때 그렇게 됐을까요. 그것 때문에 카버는 사는 게 힘들어지고 빚도 많아져서 파산 신청을 해요. 카버는 두번이나 그랬어요.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칠 때 카버는 소설을 거의 못 썼어요. 알코올 의존증이 심해져서기도 했군요. 존 치버는 카버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친하게 지내기도 했답니다. 존 치버는 알코올 의존증으로 술을 자꾸 마시면 죽는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카버와 같이 술을 마셨습니다. 몇해 뒤 존 치버는 장편소설을 써요. 그걸 본 카버는 어떤 생각을 했을지. 카버도 장편소설 쓰려 했지만 생각만 하고 못 썼습니다. 그래도 카버는 술을 끊으려고 여러 번 애쓰고 해냈어요. 그 뒤로 열해밖에 살지 못했지만. 카버가 메리앤과 일찍 결혼하고 일찍 아이를 가졌지만 그때 그렇게 안 좋았을까요. 안 좋을 때가 더 많았을지 몰라도 괜찮았던 시간도 있었으리라고 봐요. 카버가 공부한다고 여기저기 다닐 때 메리앤은 아이들과 함께 카버를 따라갔어요. 가난한 그 시절이 있어서 카버가 있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술을 끊은 카버는 대학 교수가 됐는데, 얼마 뒤 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에서 스트라우스 기금을 받아요. 그때는 대학 일을 그만둡니다. 다섯해 동안 주는 거였는데 네해 뒤 카버는 폐암이라는 걸 알게 되고 한해 뒤에 세상을 떠납니다. 카버는 그렇게 오래 살지 않았어요. 카버보다 더 조금 산 사람도 있지만. 카버는 1988년 8월 2일에 세상을 떠나요. 두번째 아내 테스 갤러거는 《대성당》 전에 나온 카버 소설을 본래대로 내려고 애씁니다. 카버가 편집자 고든 리시를 만나 세상에 더 알려졌다고는 해도 두번째 소설집은 고든이 무척 많이 자르고 고쳤어요. 카버가 좀 더 세게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다면 좋았을걸. 그래도 《대성당》은 카버 뜻대로 냈어요. 그게 더 잘됐답니다. 편집이 중요하다 해도 작가 뜻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 삶이 잘 굴러가기만 할까요. 좀 더 괜찮게 살고 싶다 생각해도 잘 안 돼요. 이건 저군요. 레이먼드 카버는 어릴 때 가진 작가가 되겠다는 꿈은 이뤘습니다.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카버는 딸도 알코올 의존증이 된 걸 안타깝게 여겼다고 해요. 메리앤은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도 공부했던데. 메리앤이 카버 마음을 잘 받아줬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도 헤어졌지만. 헤어지고 둘은 친구로 지냈다고 하던데. 언젠가 카버 소설 만날지 모르겠네요. 그걸 보고 잘 알지. 소설을 보면 또 다른 카버를 만날 것 같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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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9-28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버가 편집자 덕에 유명해졌다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훌륭하게 고쳤다는 거죠. 그 편집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카버는 없다, 라는 말도 있을 정도에요.
그래서 저는 제가 책을 낼 때 출판사에서 잘 고쳐 줄 줄 알았어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띄어쓰기만 체크해서 보냈더라고요. 출판사마다 다르겠지만요...

저도 대성당, 이라는 소설집 읽었는데 괜찮았어요. ^^

희선 2020-09-29 23:30   좋아요 0 | URL
예전하고 지금이라는 것도 있고 편집자마다 다르기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은 작가가 쓴 걸 많이 고치려는 사람 없을 것 같아요 만화영화에서 본 건데 만화 편집자는 만화가한테 이런저런 말을 하거나 고칠 게 있으면 고치라고 하더군요 다른 글을 편집하는 사람은 어떨지... 편집자 덕에 이름 잘 알려진 사람 더 있겠지요

페크 님은 고칠 게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명절 연휴 시작이네요 명절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드립백 코스타리카 라스 로마스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알라딘은 책 사는 곳인데 이젠 커피 사는 곳이기도 하다 할 듯해. 이번 커피 코스타리카 라스 로마스는 어떠냐면, 괜찮아. 겨우 이런 말밖에 못하다니. 이걸 먼저 마신 사람이 쓴 글을 보니 산미 덜하다 했는데, 난 신맛 많이 느꼈어. 고소하고 끝맛은 조금 단 것 같기도 해. 난 이정도밖에 모르겠어. 커피맛 잘 말하는 사람 있던데 난 아무리 마셔도 제대로 말하지 못할 것 같아. 어떤 음식이든 다르지 않나. 맛있다, 맛없다로밖에는.

 

 커피맛 제대로 말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마셔 본 알라딘 커피는 다 괜찮았어. 알라딘 커피는 누구나 편하게 마실 듯해. 커피가 거기에서 거기겠지 하는 생각도 조금 들어. 이런 말 커피를 낮잡아 보는 건가. ‘미안해, 커피야.’ 지금 생각하니 믹스커피도 다 좋지는 않았어. 어떤 건 내 입맛에 맞지 않았어. 그건 내가 산 게 아니고 누가 우리 집에 준 거였어. 커피를 많이 사고 남아서 준 걸지도. 난 커피 남게 사지 않고 많이 사도 내가 다 마셔. 좀 이상한 말을.

 

 

  

 

 

 

 아무래도 나 알라딘 커피에 맛들였나 봐. 커피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마시는 것도 이제 좀 괜찮아. 커피 한모금 마시고 ‘와, 맛있다.’ 하는 날 올지. 그런 모습 만화영화에서 봤는데. 드라마도 아니고 만화영화라니. 그건 사람이 내린 것도 아니고 동물이 내린 거였어. 커피콩 고르기부터 볶기도 다 동물이 했는데. 그 동물 이름은 잊어버렸어. 사람이 그 동물 제자로 들어가. 재미있지. 만화여서 그런 일도 있는 거군.

 

 소설 《신의 카르테》 3권에서 어떤 의사가 커피와 사과를 함께 먹었어. 커피와 사과 괜찮을까 했는데, 그렇게 먹는 사람 실제 있더군. 알라딘 커피도 사과와 먹기에 좋을까. 괜찮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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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9-27 0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커피에 산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얼마전에 주문할 때 리뷰에 산미 적다고 해서 샀는데 개인차가 있나봐요.
희선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0-09-27 23:40   좋아요 1 | URL
이 커피가 나온 곳을 보니 오렌지 산미라는 말이 있군요 사람마다 물을 붓는 게 다를 테니 조금은 다른 맛이 날 듯도 하네요 물맛에 따라 커피맛도 다르지 않을지... 곧 주말이 가는군요 서니데이 님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9-27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커피에, 알라딘 굿즈에... 책뿐만 아니라 알라딘은 유혹적인 게 많아요. ㅋ

희선 2020-09-27 23:42   좋아요 1 | URL
알라딘에는 책하고 어울리는 물건이 많지요 얼마전에 보니 어떤 쪽 책을 어느 정도 사면 주는 거 있던데, 그거 편지지로 쓰기에 좋을 것 같더군요 그것만 따로 팔면 좋을 텐데 했습니다


희선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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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건축 잘 모른다. 건축만 모르지 않지만, 어떤 건 잘 몰라도 이야기에 빠져들기도 한다. 건축 이야기를 지금까지 봤는지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거기에 빠지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건 내 성격 탓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고 자주 가는 공간이 있다고 하는데 난 그런 곳 없다. 집이 멋지고 살기 편하면 좋기는 하겠지만, 난 그저 조용하고 잠 자고 지내기만 해도 괜찮다. 이래서 내가 정리를 못하는구나. 지금은 괜찮아도 시간이 더 가면 안 좋을 텐데. 늘 정리해야지 생각만 한다. 책 본 다음에 쓰는 건 괜찮은데 왜 이렇게 움직이기 싫은지. 한번 하면 조금만 하지 않을 거다. 집은 갈수록 낡는데 딱히 하는 거 없이 산다. 그런 걸 해야 한다는 생각도 안 했다. 여기에서 오래 살았는데 이 집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조금 아쉬운 건 있다. 낮아서. 좀 높은 곳이었다면 여름에 비 오면 덜 걱정할 텐데.

 

 책 제목은 본래 《화산 자락에서》(책날개에 쓰인대로 썼다)인데 한국에서는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로 바꿨다. 한국에서 지은 제목이 더 좋기는 하다. 이 소설을 쓴 마쓰이에 마사시는 출판사에서 일하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기도 했다. 마쓰이에 마사시는 예전부터 건축을 좋아해서 그런 책을 읽었단다. 자신이 관심 갖고 알아두면 그게 언제 어디서 도움이 될지 모른다. 난 관심 가진 게 별로 없다. 책도 거의 소설만 보니. 소설을 쓰는 데도 전문지식이 있으면 훨씬 좋을 거다. 앞에서 건축 이야기 봤는지 안 봤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소설은 아니어도 미술로 말하는 건축은 몇번 본 듯도 하다. 거의 서양 성당이나 교회 지은 얘기였다. 아직도 다 짓지 않은 성당 있지 않은가. 그렇게 오랫동안 짓다니 대단하다.

 

 옛날 한국도 건축이 지금보다 아름답지 않았나 싶다. 한옥 말이다. 한국은 풍수지리에 따라 지었던가. 자연과 어우러지게 하려 했다. 지금은 빨리 짓는다. 그거 괜찮을까. 빨리 지어서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층간소음 나지 않게 지으면 좋을 텐데. 아파트라 해도 아주 빨리 짓지 않고 시간을 들여 지으면 안 될까. 돈도 덜 들이려 하겠지. 이건 한국만 그런 건 아니다. 일본 드라마에도 높은 건물을 설계도대로 짓지 않는 게 나왔다. 건설회사는 그걸 숨기려 했다. 큰 지진이라도 일어나면 어쩌려는 건지. 그건 그저 소설, 드라마일 뿐이면 좋겠지만. 아파트 설계도 건축가가 하겠지. 여기 나온 무라이 슌스케는 그런 일은 안 하겠다. 큰 공사는 건축회사에서 하려나. 설계도 개인이 하는 사무소와 회사가 있겠다. 그런 건 거의 생각하지 않아서 잘 몰랐다.

 

 이야기가 참 천천히 흐른다. 사카니시 도오루는 마지막으로 무라이 설계사무소에 들어갔다. 마지막이라 한 건 무라이 슌스케 나이가 많아 일할 사람을 더는 뽑지 않았는데, 사카니시 도오루를 일하게 했다. 그때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경합에 무라이 설계사무소가 나가서였다. 설계사무소도 그런 데 나가기도 하는구나. 무라이 슌스케는 일을 빨리 하지 않고 천천히 했다. 그런 게 더 좋지 않나 싶은데. 집을 지어달라는 사람과 이야기를 오래 나눴다. 무라이 슌스케가 다른 말은 잘 안 했지만 사람이 살 집 이야기는 오래 했구나. 집만 지은 건 아니지만. 교회도 지었다. 무라이 슌스케는 거기에 다닐 사람을 생각하고 교회를 설계하고 지었다. 건축가는 예술가기도 하다고 하는데, 무라이 슌스케는 건축은 예술이 아닌 현실이다 말한다. 사람이 편안하게 살 집과 편안하게 갈 곳을 지어서 그렇게 생각했겠다.

 

 여름이면 무라이 설계사무소는 해발 1000미터인 아오쿠리 마을에 지은 여름 별장으로 옮겼다. 여름 동안이기는 해도 난 그런 거 싫을 것 같다. 모두가 같이 생활하고 돌아가면서 밥을 해야 하니. 난 그래도 무라이 설계사무소 사람은 그때를 기다렸을지도 모르겠다. 사카니시는 겨우 한번밖에 거기서 지내지 못했다. 음식은 잘 모르겠고, 사카니시는 새 이름을 참 잘도 알았다. 건축가인데 그런 걸 잘 알다니 했다. 사카니시는 어렸을 때 들새를 찾아다니는 모임에 들어갔다고 한다. 여름 별장 둘레에는 들새가 참 많았다. 그런 새 지금도 있을까. 1982년 여름이어서 새가 많지 않았을까. 여기 나오는 시대는 좀 옛날이다. 1980년대여서 느긋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한국도 1980년대를 그리워하기도 하지 않나. 1980년대는 정치가 별로 안 좋았던가. 재개발이 많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건 1990년대쯤일까.

 

 다른 나라 건축가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그건 작가가 넣고 싶었던 건지도. 집을 천천히 짓는 모습을 글로 써도 괜찮을 것 같은데. 거의 비슷한 일만 해서 심심할까. 사람이 사는 데 큰일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사카니시는 여름 별장에서 보낸 시간을 오랜 시간 기억했다. 존경하는 선생님 설계사무소에서 일하고 여러 가지 배우고 높은 산에 있는 별장에서 지냈으니. 무라이 슌스케 조카인 마리코한테 마음이 가기도 한다. 어쩐지 그건 무라이 선생님이 사카니시와 마리코가 결혼하길 바란다는 말을 들어서인 듯하다. 두 사람 마음을 생각도 안 하고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무라이 슌스케는 여름이 다 가고도 사카니시한테 마리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결혼은 둘레 사람이 시키는 게 아니고 두 사람이 하는 거여서 그랬겠지. 그랬기를 바란다. 둘이 사귀는 듯하면서도 그 사이를 여러 사람한테 말하지 않았다. 둘은 결혼하지 않고 헤어진다. 사카니시는 마리코 집안이 부담스러웠을까. 잘 모르겠다. 여자 남자가 꼭 결혼을 생각하고 사귀지는 않겠구나.

 

 여름이 가고 시월에 무라이 슌스케가 쓰러진다.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그다음 이야기는 어쩐지 쓸쓸하다. 사람은 다 나고 살다 가지만. 여름에 힘써서 준비한 현대도서관 설계는 다른 사람 쪽이 된다. 무라이 설계사무소에서 설계한 도서관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 해도 무라이 슌스케가 한 게 다 사라지지는 않겠지. 무라이 슌스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사람은 사람 기억속에 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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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6 12: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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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7 0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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