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디스 메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에는 사람뿐 아니라 여러 동, 식물이 산다. 동물 안에 곤충이 들어갈까. 곤충은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데 아주아주 옛날에는 컸다고 한다. 크기가 작아져서 오래 살지 못하게 된 건 아닐까. 오래 살지 못하는 만큼 아주 많은 알을 낳는 거겠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이어왔겠지. 벌은 어떨까. 사실 난 벌을 잘 모른다. 아는 건 그저 벌이 사라지면 사람도 살기 어렵다는 것 정도다. 이제는 이 말이 어울릴 듯하다. ‘그 많던 벌은 모두 어디에 갔을까’다. 곤충에는 무리지어 사는 게 있는데 개미와 벌이 그렇지 않나 싶다. 그밖에도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게 있던가. 잘 모르겠다. 벌과 개미는 많이 닮았구나. 일벌이 암컷인 것처럼 일개미도 암컷이겠다. 벌과 개미는 모계사회구나. 여왕벌이나 여왕개미는 그리 좋지 않을 듯하다. 거의 알만 낳을 테니 말이다. 이건 내가 사람이어서 그런 걸지도. 벌 수컷도 그리 좋지 않다. 결혼 비행을 하고 나면 죽고 겨울에는 벌집에서 쫓겨난다. 그건 벌과 개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사람이 간섭하면 안 되겠구나. 벌만 말해야 하는데 개미도 말하다니.

 

 이 책 《할아버지와 꿀벌과 나》는 소설이 아니다. 처음에는 소설인지 알았는데, 작가인 메러디스 메이가 쓴 산문이다(산문 소설). 어린 시절을 썼다고 해야겠구나. 지금 메러디스는 저널리스트면서 벌치기도 한다. 이야기는 메러디스가 다섯살인 1975년부터 시작한다. 들어가는 글은 1980년이지만. 메러디스가 다섯살일 때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고 엄마와 메러디스 그리고 동생 매슈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 살게 된다. 메러디스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사는 건 잠시일 거다 여겼다. 아빠가 와서 자신들을 데리고 가리라 믿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엄마가 메러디스와 동생을 돌봐야 했는데, 엄마는 방에만 있었다. 어쩌다 한번 나와서는 메러디스와 매슈를 힘들게 했다. 아이를 낳는다고 다 부모가 되는 건 아니다.

 

 엄마는 아빠와 헤어지고 자기 삶은 실패했다고 여긴 걸까. 어릴 적 상처 때문에 다시 일어서지 못한 건지. 메러디스는 대학에 가게 됐을 때 엄마가 어렸을 때 아버지한테 맞은 일을 알게 된다. 함께 사는 할아버지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다. 메러디스는 할아버지가 한 사람 더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좀 혼란스러워했다. 그때 할아버지는 여왕벌이 새끼를 돌보지 않고 유모벌이 대리 부모라는 걸 알려준다. 유치원도 부모가 가서 말하기도 하는가 보다. 메러디스가 유치원에 다닐 때 아빠와 함께 하는 공부 시간이 있었다. 그때 할아버지가 함께 가겠다고 한다. 메러디스는 할아버지를 좋아하고 아빠 대신 온다고 해서 기뻤지만 조금 걱정했다. 할아버지는 유치원에 가는 날 수염도 깎고 잘 차려 입었다. 할아버지가 말할 차례가 왔을 때는 멋지게 말하고 벌 이야기도 했다. 메러디스한테는 할아버지와 벌이 부모나 마찬가지였다. 피붙이는 아니었지만 할아버지는 메러디스와 매슈를 자기 손자처럼 여겼다.

 

 할머니도 나름대로 메러디스와 매슈한테 마음 썼지만, 딸인 엄마를 더 생각했다. 어쩌면 그건 엄마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엄마를 제대로 도와주지 못해설지도 모르겠다. 할머니도 예전 남편한테 맞았다. 헤어져서 다행이구나. 할머니가 다시 결혼한 사람은 배관공에 벌치는 사람이었다. 할아버지는 결혼할 마음이 없었는데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살지 않았다면 메러디스와 매슈가 더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건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메러디스가 처음부터 벌을 좋아한 건 아니다. 메러디스는 벌이 사람을 쏜다고 여기고 죽이려 했다. 그때 할아버지는 메러디스한테 그러면 안 된다고 하고, 사람이 벌을 건드리지 않으면 괜찮다고 했다. 그때부터 메러디스는 벌한테 관심을 가지고 할아버지와 벌통을 보러 가거나 벌떼가 나타났다는 전화가 오면 할아버지를 따라갔다.

 

 벌이 늘어나거나 살던 곳이 안 좋으면 다른 곳으로 옮기는데 그때 모두가 함께 결정한다고 한다. 집은 따듯한 봄에 옮겼다. 벌은 일을 나누어서 한다. 이런 건 다들 조금 알지도 모르겠다. 벌이 사는 사회야말로 공동체구나. 어릴 때 메러디스는 엄마가 자신과 동생을 돌아보리라 여겼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엄마가 알코올 의존증이나 약물 중독이 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인가. 할머니 할아버지 옆집에 살게 됐을 때는 엄마가 메러디스를 심하게 대했다. 그때 메러디스는 중학생으로 사춘기였다. 사춘기 때 겪는 일도 누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1980년대 미국도 성교육을 제대로 안 했나 보다. 할아버지는 메러디스가 앞날을 생각하게 이끌어 주었다. 메러디스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가려 했다. 아빠는 여름마다 만났다. 멀리 있어서 그렇게 많은 도움은 되지 않았겠지만 멀리에라도 있어서 괜찮았겠지.

 

 이제는 벌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는 그걸 1980년대에 알았구나. 그때도 세상은 빨리 바뀌었겠지. 벌에 부저병이 생겼을 때 메러디스는 꿀을 얻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할아버지는 메러디스한테 벌이 꿀만 만들지 않고 과일이 열매 맺게도 한다고 알려준다. 맞다 벌은 사람이 먹는 많은 채소 과일을 맺게 한다. 벌이 사라지면 사람은 먹을 게 없어질 거다. 벌이 줄어드는 까닭은 잘 모른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생기는 기후변화 영향이 크지 않을까. 화학약품이 들어간 살충제, 그게 지구를 안 좋게 만들겠지. 벌은 번식력이 커서 조금만 도와주면 개체수가 늘어나지 않을까. 메러디스는 자신이 일하는 곳 옥상에 벌통을 놓았다고 한다. 사람은 지구에 사는 생물과도 힘을 합쳐서 살아야 한다. 사람은 지구 주인이 아니다. 할아버지는 돈을 벌 생각으로 벌을 친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벌과 살려고 했다.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10-14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5 0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눈이 오지 않아

눈사람 영혼은 자기 몸을 가지지 못했어요

 

겨울이라 해서

눈사람 영혼은 지난 겨울에 왔던 곳을 찾아왔는데

지난 겨울보다 덜 추웠어요

 

잠시라도 눈사람 영혼은

어딘가에 들어가 쉬고 싶었어요

 

어느 집 창으로 안을 들여다 보니

눈사람이 보였는데,

그건 눈사람 인형이었어요

그래도

눈사람 영혼은 살며시 그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 집에는

눈사람 인형한테 인사하는 아이뿐 아니라

눈사람 인형을 발로 툭툭 치는 고양이도 있었어요

눈사람 영혼은 그곳에서 봄이 올 때까지 쉬었어요

 

눈사람 영혼은 추운 걸 좋아하지만,

그 겨울만은 따스하게 보냈어요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한때는 뜨겁기도 했는데

언제부턴가 식더니

미지근해지고

이젠 차가워

다시 따듯해지면

좋을 텐데

 

델 만큼 뜨거운 것보다

얼지 않을 만큼

따스하다면

좋겠어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20-10-10 0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좋은밤되세요^^

희선 2020-10-12 00:01   좋아요 1 | URL
지금도 밤이고 새로운 주가 시작하는 날이네요 서니데이 님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세요


희선

sklee8811 2020-10-10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연은 때가 있듯이 사람에도 때가 있거군요. 최고의 보석 블루 다이아몬드 인생의 주인공이 되세요.

사실, 당신이 보석입니다

희선 2020-10-12 00:02   좋아요 0 | URL
인연도 흘러가는 거겠지요 늘 그자리에 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하는군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희선
 
한밤중 달빛 식당 - 제7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이분희 지음, 윤태규 그림 / 비룡소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은 좋은 기억은 괜찮게 여겨도 안 좋은 기억은 잊고 싶어한다. 안 좋은 기억에는 어떤 게 있을까. 슬프고 괴롭고 부끄러운 기억. 안 좋은 기억이라고 다 안 좋기만 할까. 안 좋은 기억을 잊어버리면 다른 기억도 사라질 것 같은데. 좋은 기억과 안 좋은 기억은 그리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만나서 좋았는데 헤어지면 차라리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걸 생각하기도 한다. 사람이 누군가와 헤어지고 슬픈 건 다시는 말하지 못해서겠지. 만나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건 누군가 죽었을 때구나. 다시는 만나지 못하고 말하지 못해서 슬퍼도 가끔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면 괜찮을 텐데.

 

 언덕 꼭대기에는 밤이면 한밤중 달빛 식당이 나타났다. 거기에서는 여우 두 마리가 손님을 맞는다. 늦은 밤 연우는 우연히 언덕 꼭대기에 가고 한밤중 달빛 식당에 간다. 첫날 연우는 낮에 친구 자리에 떨어진 돈을 주운 기억을 음식값으로 냈다. 한밤중 달빛 식당에서 음식값으로 받는 건 나쁜 기억이다. 첫날에는 하나지만 갈수록 둘 셋으로 늘어난다. 좋은 기억이 아닌 나쁜 기억이라 하면 쉽게 그런 거 없어도 되지 할 것 같다. 연우도 그랬다. 다음날 연우는 가방속에 새 실내화가 있는 걸 보고 뭐지 한다. 그건 친구 돈을 주워서 산 거였다. 그걸 본 친구는 연우를 수상하게 여겼다.

 

 학교가 끝나도 연우는 학원에 가지 않아서 할 게 없었다. 연우는 어제 간 한밤중 달빛 식당을 찾아갔지만 없었다. 집에 갔다가 혹시나 하고 다시 밤에 가 보니 좋은 냄새와 따스한 불빛이 연우를 맞아주었다. 그날은 다른 아저씨 손님도 왔다. 아저씨는 자신이 가진 나쁜 기억을 모두 낼 테니 죽은 아내가 끓여준 청국장을 해달라고 한다. 음식값을 낸 아저씨 모습이 처음과 달라졌다. 이튿날 연우는 학교에 가다가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 아저씨를 보게 된다. 지난밤 한밤중 달빛 식당에서 아저씨는 아내가 죽고 슬퍼서 아내와 있었던 기억을 모두 음식값으로 냈는지도 모르겠다. 연우도 이상했다. 엄마가 없는데 엄마를 찾았다.

 

 어릴 때 엄마가 죽으면 무척 슬플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엄마가 죽었다는 걸 잊어버리면 안 될 것 같은데. 다행히 연우도 그렇게 생각했다. 연우는 한밤중 달빛 식당에 가서 자기 기억을 돌려달라고 한다. 기억 돌려주지 않으면 어쩌나 했는데 돌려주었다. 나쁜 기억을 돌려받으면 다시 한밤중 달빛 식당에는 가지 못한다. 한밤중 달빛 식당은 괜찮은 곳이구나. 사람이 잊고 싶어하는 기억일지라도 소중하다는 걸 알게 해주니 말이다. 하지만 한밤중 달빛 식당에 간 모든 사람이 연우처럼 나쁜 기억을 돌려받았는지 그건 모른다. 돌려받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 그건 자신이 결정한 일이니 받아들여야겠구나.

 

 사람한테는 좋은 기억뿐 아니라 나쁜 기억도 중요하다. 앞에서도 말했듯 기억은 모두 이어졌다. 하나나 둘이 빠지면 이상할 거다. 이상하다 해도 나쁜 기억 잊고 싶어하는 사람 있을 것 같다.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10-09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0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언젠가도 한번 숫자를 썼는데, 이번에도 숫자야. 2017년부터 일백일 쓰기를 하고 그 뒤에도 썼어. 이번이 육백예순여섯번째야. 뭐든 쓰려고 하니 쓰게 됐어. 아쉽게도 그뿐이었지. 가끔 내가 썼지만 괜찮다고 느낀 적도 있지만, 이런 걸 왜 쓰나 하는 생각이 더 들었어. 한동안은 우울함에 빠져 그걸 쓰고, 그런 건 쓰지 않으려 했는데.

 

 글을 쓰고 나면 그때는 조금 괜찮아. 시간이 흐르고 다시 같은 생각에 빠진다 해도. 별거 아닌 글이라도 쓰는 날은 기분이 조금 나은데, 쓰지 못하면 아쉬웠어. 하루 이틀 쉬면 더 우울했지. 다음날은 꼭 써야지 하고 이튿날이 오면 어떻게든 썼어. 그렇게 써서 육백예순여섯번째가 됐군. 666(육육육)이야. 악마의 숫자라고도 하지.

 

 악마는 나쁜 것일까. 말 자체에 안 좋다는 뜻이 담겼군. 누군가는 악마한테 영혼을 팔았다고도 하잖아. 그건 영혼을 팔아 자기 힘이 아닌 다른 것의 힘을 빌리는 거겠지. 그렇게 하면 잘된다 해도 자기 것이 아닐 것 같아. 실제 악마는 없지만, 악마라 할 말한 건 있을 거야. 그런 데 넘어가지 않으려 해야겠지.

 

 무언가를 익히고 조금이라도 잘하려면 시간을 들여야 해. 글쓰기뿐 아니라 무엇이든 타고난 사람도 있어. 세상에는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니어서 다행이야. 누구나 하나에 시간을 들이고 애쓰면 조금 나아지기도 하잖아. 글쓰기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난 큰 꿈을 가지지는 않았지만(내가 이래).

 

 난 앞으로도 지금처럼 쓸까 해.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페크pek0501 2020-10-09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기술을 연마하든 반복과 꾸준히, 가 답이라고 하더라고요.

희선 2020-10-10 00:18   좋아요 0 | URL
실제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도 있기는 해요 그런 사람은 그런 사람이고 평범한 사람은 자꾸하고 꾸준히 하는 것밖에 없겠지요 글도 그렇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해요 아주 잘 쓰지 않아도 조금은 나아지겠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