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가고

따스한 봄이 오면

마음도 따듯해요


추운 겨울도 나름대로 괜찮지만,

따스한 기운을 주는 봄은 더 좋지요


봄엔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기지개 켜요


봄맞을 준비 됐지요


“어서 와, 봄아”





*가을에 봄맞이라니. 가을맞이를 썼다면 좋았을걸.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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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 창비시선 480
유혜빈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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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자고 일어나도 하나도 편하지 않아.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가벼워야 하는데, 언제부턴가 일어나기 힘들고 몸은 자꾸 무거워. 꿈 때문일까. 이런저런 꿈을 꾼다는 건 기억하지만, 뚜렷하게 생각나지 않아. 그저 별로 꾸고 싶지 않은 꿈이군 할 뿐이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나와서. 만났으면 하는 사람은 꿈에 잘 나타나지 않기도 하지. 언젠가 겪은 안 좋은 일을 꿈속에서 또 겪기도 하고. 똑같지는 않지만. 꿈은 꿈일 뿐이겠지. 그러기를 바라. 꿈은 자신을 해치지 못할 거야. 안 좋은 꿈도 즐겨야 할까. 그러면 좀 더 나을 것 같아.


 한번은 과학소설 같은 꿈을 꾸기도 했어. 이건 깨고 나서 생각한 거야. 그 꿈을 잊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이 시집 《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를 보고 꿈을 잠깐 생각했어. 여기 나오는 시에서는 꿈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 그래도 꿈이어서 다행이군. 아니 그건 다른 일이 안 좋은 꿈으로 나타난 걸지도 모르겠어. 꿈이 좋으면 좋을 텐데. 꿈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군. 자기 무의식은 다스리기 어렵기도 하지. 깨어 있을 때 좋게 생각하면 무의식을 달랠 수 있으려나. 나도 잘 못하는데 이런 말을 했군. 아니 이런 생각을 하니 깨어 있을 때 우울하고 어두운 생각보다 좀 더 나은 생각을 해야겠다 싶기도 해.




 꿈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가만히 누워 잠을 기다리고 있으면 오래된 기억들이 초대를 시작하지 좋은 기억이든 슬픈 기억이든 이미 지나온 길을 거슬러 가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시간의 일이니 유리 조각을 밟고 지나가는 것처럼 따가울 따름이야 그건 당연한 거야 발이 만신창이인데 피는 흐르지 않는 꿈 나 혼자서만 이게 아프구나 할 수 있는 꿈 손톱으로 아무리 긁어도 자국만 남고 흉터는 남지 않는 꿈


 너덜너덜한 발로 꿈의 세계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두 발은 깨끗하겠지 나는 버려지고 쫓기고 두려움에 잠기기도 하며 누군가의 시선 끝에 있기도 하다 내가 들고 있는 사랑이 산산조각 나기도 하고 연인은 하얀 금 바깥에 영원히 서 있을 뿐이다 운이 좋으면 금방 죽임을 당할 수 있다 나는 꿈에서 운 적 없고


 잠이 온 것인지 꿈이 온 것인지 나는 모른다

 오랜 꿈의 말로는 바다를 보는 것이었지 파란 바다가 밑으로 흐르며 햇빛에 빛나고 있는 장면 곧 세상이 바다에 잠긴다고 하던가 약속된 시간에 밀려오기로 한 바다를 바라보는 건 아름답고 다급하고도 평화로운 일이었는데


 밤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 몇 개를 끌어안고 가라앉는 배일까


 지나간 꿈이 쪽지를 남겼나


 나를 보라고 나를 기억하라고 나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 것이란다


 -<고요의 바다>, 64쪽~65쪽




 꿈을 말하는 시는 여러 편이야. <고요의 바다>는 거기에서 하나야. 마지막 말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는군. ‘나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 것이란다’ 가. 이건 어린시절 겪은 슬픔이나 아픔 같은 걸까. 그때만 아픔이나 슬픔을 느끼는 건 아니겠지만.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자신 안에는 어린아이가 살기도 하지.




그건 정말이지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잠들도록

한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잠들 수 있도록

이마를 쓰다듬어주는 일이야


늦은 여름 아침에 누워

새벽을 홀딱 적신 뒤에야

스르르 잠들고자 할 때


너의 소원대로 스르르

잠들 수 있게 되는 날에는


저 먼 곳에서

너는 잠깐 잊어버리고

자기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 한 사람이 너를 잠들게 하는 것이라는 걸

멀리서 너의 이마를 아주 오래 쓰다듬고 있다는 걸


아무래도 너는 모르는 게 좋겠지


-<낮게 부는 바람>, 66쪽~67쪽




 이 시 <낮게 부는 바람>은 <고요의 바다> 다음에 실린 시야. 여름에 낮잠 잘 때가 생각나게 하는 시야. 여름이어도 바람이 살살 불면 잠이 스르르 들잖아. 그 바람은 누군가 멀리서 자기 이마를 오래 쓰다듬어주는 거군. 난 누가 이마 쓰다듬어주면 잠 못 잘 것 같아. 그건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나 할 수 있겠군. 난 그저 낮게 부는 바람만 좋아할래.


 다른 시 더 옮겨볼까 했는데 그만 할래. 내가 게을러서 그렇지. 시를 잘 보고 나도 멋진 시나 글 쓰고 싶은데, 시를 봐도 잘 못 쓸 것 같아. 소설 봐도 이야기 못 쓰는데. 그것보다 뭘 써야 할지 모를 때가 더 많군. 내게 다가오는 건 별로 없어. 없어도 생각하지만. 잘 못 써도 쓰는 걸 즐겁게 여겨야겠어. 쓰기 힘든 것도 있겠군. 그런 것도 쓰고 나면 좀 나을지. 유혜빈은 쓰기 힘든 것을 쓴 것 같기도 해. 뚜렷한 건 모르겠지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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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해도

잘 보면 다른 것도 있을 거야

조금 달라도 괜찮지

꼭 같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


한사람 한사람 지나온 시간은 달라

어느 순간 비슷한 게 보이기도 하겠지

그땐 반갑게 여기면 돼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비슷한 삶

자기대로 살아야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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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 들이기는 쉽지 않아요

한번 두번 세번……,

자꾸 하다보면 어느새 몸에 익어요

그때까지 쉬지 않아야 해요


가끔 쉬고 싶을 때 있겠지요

한번이나 두번은 괜찮지만

그 이상은 안 돼요


하고 싶은 건

버릇 들이지 않아도 하네요

하고 싶은 거 즐겁게 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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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거울은 거짓말을 한다 나츠메 형사 시리즈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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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텔레비전을 안 보지만, 예전에는 텔레비전 보다가 가끔 뉴스도 봤다. 뉴스에서는 좋은 소식보다 안 좋은 소식을 더 자주 말했다. 그런 거 보면서 뉴스를 많이 보면 사람이 참 우울해지겠다 생각했다. 안 좋은 걸 자꾸 생각하면 아무도 믿지 못할 것 같다. 세상에는 뉴스에 나오는 일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텔레비전 뉴스 안 본다고 안 좋은 걸 아주 안 보는 건 아니다. 컴퓨터를 켜면 이런저런 기사 제목을 보고 글을 보기도 한다. 그런 거 봐도 알 수 있는 건 얼마 없지만. 예전엔 몰랐는데 인터넷엔 가짜 뉴스도 많다고 한다. 그런 거 본 적은 없는데, 내가 가짜를 알아볼지 모르겠다.


 형사와 검사는 범인이 죄를 인정하면 그걸 그대로 믿겠지. 본래와 다르게 말한다 해도. 외과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로 보였는데, 검사 시도 키요마사는 그 의사가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다 여기고 경찰한테 재수사 하라고 했다. 나츠메도 그 사건을 맡아야 했는데, 나츠메는 여러 남자한테 한사람이 맞는다는 신고가 들어온 걸 알아봤다. 두 가지 일이 상관없어 보이지만, 상관있었다. 키요마사가 짐작한 게 맞기는 했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키요마사는 범인만 잡으면 된다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는데, 모르겠다. 그것보다 자기 아버지가 정치가한테 죽임 당했는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로 사건이 끝나서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키요마사는 잡지 기자였던 아버지를 죽인 정치가를 잡으려고 검사가 됐나 보다. 그 이야기 언젠가 나올지. 나와도 괜찮을 것 같은데.


 차례가 바뀌었지만 세번째 책 《형사의 약속》을 보고 느낀 걸 이 책 《그 거울은 거짓말을 한다》를 보고도 느꼈다. 나츠메는 첫번째 책에서도 그랬을 거다. 형사지만 형사처럼 보이지 않고 범죄보다 사람을 본다는 것. 나츠메가 이번 사건에서 참된 것에 이르게 도움을 준 사람은 검사 키요마사다. 세번째에서도 이 검사 이름 본 것 같은데. 네번째에도 나올지. 그건 책을 봐야 알겠다.


 어떤 사정이 있다 해도 사람을 죽이면 안 되겠지. 사람을 죽이고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그걸 알아도 어느 순간 살의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오래전에 일어난 일을 알게 된다면. 의사는 한번이라도 실수하면 안 된다.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니 말이다. 경험이 없는 의사가 잘못하면 경험 있는 의사가 도움을 준다. 그게 안 좋은 일은 아니겠지. 나도 잘 모르지만 의사는 쉽게 되지 않을 거다. 오래 공부하고 경험을 쌓고 의사가 될 거다. 자기 잣대로 사람을 재면 안 될 텐데. 의대에 들어가려고 공부해도 잘 안 되는 아이한테 안 좋은 일을 겪게 하고 의사가 되는 걸 그만두게 하다니. 그건 잔인했다. 그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그런 건지.


 일본은 부모가 의사면 자식도 의사기를 바란다. 어느 집이나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 많을 거다. 그런 거 드라마에서 자주 봤구나. 부모가 의사라고 해서 자식도 의사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닐 텐데. 그것도 적성에 맞아야 할 거 아닌가. 돈으로 자식을 의대에 넣는다고 괜찮은 의사가 될까. 대학에 떨어지면 재수 삼수 하게 하고 학원비는 아주 비쌌다. 그런 거 중압감 느껴지겠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괴롭겠지. 한국에도 그런 부모 있겠다. 부모가 하는 일을 자식도 하고 싶어한다면 응원해줘도 하고 싶지 않다면 그대로 둬야 한다. 부모는 부모고 자식은 자식이다. 부모는 자식이 자기 길을 찾아가기를 지켜봐주는 게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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